용마산(龍馬山, 596m)
산행코스 : 산곡초등학교 입구→검단산갈림길→능선안부→고추봉→용마산→광지원리갈림길→어진마을 버스정류장(산행시간 : 2시간50분)
소재지 : 경기도 하남시와 광주시 남종면의 경계
산행일 : ‘14. 2. 2(일)
같이한 산악회 : 큰아들과 함께
특색 : 용마산이라는 이름을 갖은 산은 전국에 꽤 많은 편이다. 가깝게는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의 최고봉인 용마산 외에도 동작구 대방동에도 또 하나가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제천시 한수면, 창원시 마산합포구에도 또 다른 용마산이 있다. 그 용마산이 경기도 하남시와 광주시 사이에도 있다. 비록 인근에 있는 검단산의 유명세(有名稅)에 가려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산길의 숲이 짙고 흙이 부드러워 산행하기가 좋은 산이다. 거기다가 조망(眺望)도 뛰어난 편이니 꼭 검단산을 잇는 종주산행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올라볼만한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산곡초등학교 입구 버스정류장
용마산은 서울 근교에 위치한 산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을 기점으로 삼아 버스 노선을 찾아보면 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산곡초등학교 입구, 서울에서 이곳까지 다니는 버스는 112번,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6번 출구에서 버스를 타면 35분 정도 후에 버스 차고지의 바로 직전 정류장인 산곡초등학교 입구(하남시 상산곡동)에 도착하게 된다.
▼ 버스에서 내리면 건너편에 ‘(주)잡초’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4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횡단보도를 건넌 후, 이 건물의 오른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들머리에 산행안내도가 세워져 있으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산행이 시작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등산로는 처음의 도로(道路)와 확연히 구분이 된다. 기존의 도로를 도로와 등산로로 나눈 후에, 등산로의 양 옆을 쇠파이프로 예쁘게 난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등산로를 따라 쭉 올라가면 왼편에 산곡초등학교가 나타난다. 운동장과 건물이 보이는데 우리가 늘 보아오던 도심(都心)의 학교에 비하면 왜소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왜소함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웬일일까? 아마 한적하면서도 소담스러운 정경들이 내가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의 풍경을 닮아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 이어서 나타나는 장승들과 눈을 맞추고 나면 산불감시초소이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는 방증일 것이다. 감시초소를 지나서 얼마간 더 오르면 이번에는 ‘어린이 천문대’가 나타난다. ‘어! 송파 천문대네?’ 같이 산행을 하고 있는 큰애의 말마따나 천문대의 이름이 ‘송파, 하남 어린이천문대’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2003년 연세대학교 산하로 출범한 ‘어린이천문대’의 하나로 이곳은 2013에 개관하였다고 한다. 이곳 외에도 일산과 분당, 그리고 동탄, 의왕, 별내에도 있다고 하니 소재지와 천문대의 이름 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천문대에서 얼마간 더 오르면 포장도로는 끝을 맺고, 전형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낙엽송(落葉松 : 일본이깔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길은 호젓하기 이를 데가 없다. 검단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이 코스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 호젓한 산길을 즐기면서 잠시 걸으면 산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지금까지는 평지와 다름없는 반반한 길이었는데, 처음으로 오르막길이 나타난 것이다. 들머리에 들어서서 15분 남짓 되는 지점이다.
▼ 오르막길의 시작은 침목(枕木)으로 된 계단이다. 이어서 나타나는 것은 돌계단, 오르막의 경사(傾斜)가 약한 편은 아니지만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마 모처럼 큰애와 함께하고 있는 즐거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길가에 정성들여 쌓은 돌탑이 하나 보인다. 아마 장수탑일 것이다.
▼ 계단을 밟고 올라선지 15분, 그러니까 산행을 시작하고 35분쯤 지나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타난다. ‘119구호지점 표시목(1-1 : 산곡초교에서 1.3Km 지점)’에는 양쪽 길 모두 검단산 정상으로 가게 되고, 거리 또한 2.4Km로 같단다. 다만 오른편으로 진행할 경우 검단산에서 용마산으로 연결되는 능선 상의 송전탑(0.6Km)을 경유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2~3분 후에 또 다른 삼거리가 나타난다. 비록 이정표는 보이지 않지만 이곳에서 왼편으로 진행하면 송전탑(送電塔)으로 올라가게 되고, 오른편으로 올라가면 능선상의 또 다른 지점으로 올라서게 된다. 만일 용마산 하나만 오르고, 시간까지 단축하고 싶은 경우에는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된다.
▼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으면 길의 상황은 지금까지와는 딴판으로 변해버린다. 오솔길로 변한 산길은 오르막의 경사(傾斜)가 무척 심해질뿐더러 길의 상태도 무척 거칠어진다. 산행시간에 쫒기지만 않는다면 이 코스보다는 아까 갈림길에서 송전탑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이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싶다. ‘구호지점 표시목’에서 18분 정도를 힘들게 치고 오르면 드디어 능선안부에 올라서게 된다.
▼ 능선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질퍽이고 있는 길의 풍경이다. 조금 전까지 내렸던 비로 인해 산길이 온통 진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흙산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특성이다. 능선에 올라선 후에는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왼편은 검단산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산길이 비록 질퍽이고 있지만, 걷는 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능선의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해진 탓일 것이다. 용마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드는 산길이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는 전형적인 흙길이 마치 우리가 어릴 때 동무들과 뛰놀던 뒷동산 같아서 일 것이다.
▼ 작은 봉우리 두어 개를 오르내리면 한 그루의 잘생긴 노송(老松)도 만나게 되고, 이어서 전형적인 흙산(肉山)에서 의외의 바위봉우리도 만나게 된다. 산길은 암봉 앞에서 왼편으로 우회(迂廻)를 시키고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고 바위를 잡고 위로 올라선다. 바위 위로 올라서면 전망대(展望臺)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야(視野)가 뻥 뚫린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계(視界)는 열리지 않는다. 안개가 자욱한 탓에 10m만 떨어져도 사물을 분간할 수가 없는 탓이다.
▼ 전망대를 지나서 다시 하나의 봉우리를 넘은 후, 비탈길을 다시 치고 오르면 고추봉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잡목(雜木) 때문에 조망(眺望)이 트이지 않는 고추봉 정상은 별다른 특징이 없이 그저 그렇고 그런 산봉우리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정표(용마산 1.62Km, 엄미1리 버스정류장 4.46Km, 벌봉 9.58Km/ 하남 공영차고지 2Km/ 검단산 2.1Km) 하나만이 외롭게 정상표지석을 대신하고 있을 따름이다. 참고로 고추봉은 두리봉이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능선 안부에서 이곳까지는 22분,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15분이 지났다.
▼ 고추봉를 출발하면 또 다시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능선을 따라 난 길은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한 편이다. 그러나 걷기는 쉽지 않다. 길이 무척 질퍽이고 있기 때문이다.
▼ 가는 길에 만난 이색적인 풍경, ‘어! 강아지를 닮았네?’ 아니라는 큰애의 말을 듣고 다시 보니 거북이를 빼다 박았다. 역시 사람은 감정이 있는 동물인 모양이다. 선입견(先入見)의 차이가 똑 같은 사물을 다른 형상으로 보이게 만드니 말이다.
▼ 또 하나의 볼거리인 거대한 나무, 마치 용마산을 지켜주는 버팀목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거대한 외양(外樣)은 위엄(威嚴)까지 있어 보이고, 밖으로 돌출된 나무뿌리는 건강미가 넘쳐 보인다. 용마산의 버팀목을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 시간이 흘러도 안개는 걷힐 줄 모르고 있다. 아니 차라리 더욱 짙어지고 있는 것 같다. 고추봉을 지나서 용마산에 이르는 능선을 걷다보면 왼편으로는 한강이 그리고 오른편에는 중부고속도로가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다. 짙은 안개로 둘러싸인 탓에 아무것도 바라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저 앞만 보고 걸을 수밖에 없다. 고추봉을 출발한지 40분 정도가 지나면 삼성1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정표 : 용마산 정상 0.02Km, 엄미1리 버스정류장 2.86Km, 벌봉 7.98Km/ 삼성1리 2.4Km/ 고추봉(두리봉) 1.6Km, 검단산 3.7Km) 하나를 분가시키고 나서 드디어 용마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 꽤 넓은 분지(盆地)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정상표지석 외에도 삼각점(이천 21)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은 괜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드넓은 팔당호 뒤로 정암산과 해협산, 그 너머 용문산 등 첩첩이 쌓인 산줄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산의 형태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짙은 안개가 산하(山河)를 삼켜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용마산은 거문봉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참길향토문화지명연구소에 따르면 일자봉(日紫峰)이 정확한 이름이라고 한다. 또 아까 지나온 고추봉도 갑성봉이 정확한 이름이란다.(한국의 산하)
▼ 용마산 정상에서부터는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정상에서 50m쯤 내려오면 ‘각화사’로 내려가는 길(이정표 : 엄미1리 버스정류장 2.79Km, 광지원리 4.97Km, 벌봉 7.91Km/ 각화사 1.47Km, 삼성1리 버스정류장 2.75Km, 삼성2리 마을회관 2.86Km/ 용마산 정상 0.05Km, 고추봉(두리봉) 1.67Km, 검단산 3.77Km)이 왼편으로 갈려나가고, 다시 20분쯤 더 걸으면 이번에는 어진마을 갈림길(이정표 : 엄미1리 버스정류장 2.07Km, 광지원리 4.25Km, 벌봉 7.19Km/ 어진마을 버스정류장 2Km/ 용마산 0.77Km, 고추봉(두리봉) 2.39Km, 검단산 4.49Km)을 오른편으로 분가시킨다.
▼ ‘어진마을 갈림길’에서 다시 10분쯤 더 걸으면 또 다시 길이 두 갈래(이정표 : 엄미1리 버스정류장 1.61Km, 은고개 버스정류장 2.23Km, 벌봉 6.73Km/ 희망봉 0.52Km, 광지원리(중부농협) 3.79Km, 벌봉 10.39Km/ 용마산 1.23Km, 고추봉(두리봉) 2.85Km, 검단산 4.95Km)로 나뉜다. 이곳에서 어느 곳으로 내려가더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조금 더 길게 산행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은 광지원리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그렇다면 남한산으로 종주산행을 하려는 사람들은 어느 방향으로 진행해야 될까? 어느 방향으로 진행하더라도 남한산(벌봉)에 이를 수 있으니 본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이다.
▼ 길게 산행을 이을 이유가 없어 오른편 엄미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중부고속도로 쪽을 향해 내려와 송전탑을 지나면 ‘엄미리 버스정류장’을 1.25Km 남겨놓은 지점에서 길이 왼편으로 급하게 방향을 튼다. 건너편 산봉우리가 마을에서 제(祭)를 지내는 곳이라서 통행을 금지(禁止)하고 있기 때문이다(마을의 안내판 참조). 그런데 이곳에 기발한 안내판 하나가 보인다. ‘미리 주문하세요. 정성을 다하겠습니다.’고 쓰인 문구 아래에 식당 이름들이 줄줄이 적혀있다. 이게 바로 요즘의 화두(話頭)인 ‘발상(發想)의 전환(轉換)’이 아닐까 싶다. 손님들의 유치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원하는 음식을 금방 먹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그들의 생각이 신선하기만 하다.
▼ 이어서 무덤가를 돌아 내려오면 시멘트포장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잣나무 군락이 보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낙엽송(落葉松 : 일본이깔나무)군락이 나타난다.
▼ 산행날머리는 엄미1리 버스정류장
바닥에 두텁게 깔려있는 낙엽들을 밟으며 부드러운 촉감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전원주택형의 가옥들이 늘어선 마을에 이르게 되고, 이어서 중부고속도로 아래로 난 지하통로를 통과하고 나면 43번 국도를 만나게 되면서 산행이 종료된다. 43번 국도와 처음으로 만나는 지점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지선버스(13번 또는 13-2번)를 타고 나오면 된다. 참고로 서울까지 나오려면 지선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중간에서 간선버스로 환승하는 것이 좋다. 시간을 30분 가까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지원리 갈림길에서 25분, 용마산에서는 50분 정도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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