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산(小理山, 480m)
산행일 : ‘12. 8. 4(토)
소재지 :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과 홍천군 서면의 경계
산행코스 : 석산교→소향산장→고개 등산로입구→피난봉→소리산→445봉→출세봉→수리바위→소리산 소금강(산행시간 : 3시간)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징 : 소리산은 그다지 크거나 높은 산은 아니지만, 깎아지른 바위절벽과 기암괴석(奇巖怪石)이 특징인 산이다.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어질 만큼 빼어난 경관에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까지 끼고 있어서 여름철이면 발붙일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빈다. 산행과 물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산행시간이 짧은 게 흠이다.
▼ 산행들머리는 석산교
양평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단월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팔봉산(홍천군 서면)방향의 70번 지방도를 옮긴 후, 이어서 가평군 설악면으로 이어지는 494번 지방도로로 들어서면 얼마 안가서 산행들머리인 석산교(橋)에 이르게 된다.
▼ 494번 지방도(地方道) 상의 석산교(橋) 근처에서 오른편 돌고개마을 입구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승용차나 간신히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00m쯤 들어가면 오른편 언덕위에 테라스(terrace)까지 갖춘 타워(elevation tower)형태의 건물이 보인다. 아까 들머리에서 보았던 소향산장인가 보다.(이정표 : 소리산 정상 1.6Km, 소금강 입구 3.4Km)
▼ 소향산장을 지나 산장을 지나자마자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소리산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왼편은 ‘소리산 참숯 굽는 마을’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고향 동네 뒤안길을 닮은 임도(林道)는 구불구불 휘어지면서 길게 이어진다. 길가에 보이는 묵밭은 온통 개망초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났고, 산비탈에 널린 칡넝쿨들은 넝쿨마다 보라색 꽃술을 매달고 있다.
▼ 비포장 임도를 따라 20분쯤 들어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이곳에서 길찾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왼편의 논골재로 넘어가는 임도가 소리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보다 길이 잘 닦여있기 때문이다.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잠깐 동안 걸으면 고갯마루에 올라서게 된다. 고갯마루에는 이정표(소리산 정상 0.54Km/ 소금강 입구 2.36Km/ 돌고개마을 입구 1.04Km)와 산행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 고갯마루에서 왼편 능선으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시작된다. 산길의 대부분은 경사(傾斜)가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데, 약간만 가파르다 싶으면 어김없이 로프를 매달아 놓았다. 등산로 주변은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철쭉나무가 대부분이다.
▼ 참나무 숲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거대한 암벽(巖壁)이 앞을 가로막는다. 드디어 소리산의 암릉이 시작되는 것이다. 암벽을 우회(迂廻)하여 위로 오르면, 산길은 가파른 오르막길로 변한다. 비록 쉽지 않은 가파른 오름길이지만, 주변을 살피는 일을 빼먹어서는 안 되는 구간이다. 가끔 오른편 나무사이에 얼핏 내다보이는 바위가 빼어난 전망대(展望臺)이기 때문이다.
▼ 시원스레 시야(視野(가 열리는 바위위에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다가 다시 길을 나서면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로프가 메어져 있는데, 정상 가까이에 있는 로프는 오른편에 보이는 바위벼랑과의 경계선(境界線)까지 겸하고 있다. 바위벼랑을 장식하고 있는 고사목(枯死木) 너머로 석산리 풍경(風景)이 선명하게 펼쳐지고 있다.
▼ 소리산 정상은 대여섯 평 남짓한 흙으로 이루어진 분지(盆地), 커다란 바위가 하나가 누군가 일부러 옮겨 놓기라고 한 듯이 놓여있고, 그 옆에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조망(眺望)이 트인다. 특히 저 멀리로 보이는 문례마을의 조망이 압권(壓卷)이다. 마을은 아늑하니 정겨움이 묻어나오고, 주변의 다랭이 논들이 만들어내는 곡선(曲線)이 무척 아름답다. 소리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정상의 이정표 : 고로쇠마을 930m/ 소금강 1,900m)
▼ 정상에서 소금강 입구로 하산하려면 올라왔던 길의 반대편으로 내려서야 한다. 하산길 오른편은 수십 길의 바위 절벽(絶壁)으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위험표시판이 세워져 있을 정도로 위험한 구간이지만, 절벽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않는다면 괜찮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정상에서 수리바위까지의 구간이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이다. 오른편 절벽을 만들어내고 있는 바위들의 기기묘묘(奇奇妙妙)한 생김새가 볼만할뿐더러, 나이든 노송(老松)들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잘 그린 한 폭의 동양화(東洋畵)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 소리산의 암릉은 아담하면서도 섬세한 풍경(風景)이 보는 사람들의 넋을 잃게 만든다. 절벽(絶壁) 사이사이에는 사철 푸른 소나무가 서 있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만든다. 설악산의 빼어난 자태(姿態)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 정상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면 이정표에 바람굴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보인다. 길을 벗어나 왼쪽 산비탈에 보이는 바위무더기 근처에 있는 모양이나, 구태여 찾아볼 필요는 없다. 나보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 보은에 있는 구병산에 올랐을 때 제대로 된 풍혈(風穴)을 보았기 때문에 시시껄렁한 바람굴 가지고는 내 흥미(興味)를 자극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 바람굴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출세봉이라고 쓰인 이정표(소리봉 정상 834m/ 소금강)가 보인다. ‘이 봉우리에 오르면 출세(出世)를 하게 된다는 의미일까?’ 출세봉은 결코 봉우리라고 부를 수 없는 능선상의 한 지점일 따름이다.
▼ 출세봉에서 10분 조금 못되게 더 내려오면 소리산에서 가장 뛰어난 풍광(風光)을 자랑한다는 수리바위이다(이정표 : 소리산 정상1,150m/ 소금강). 소리산은 이 산의 암벽(巖壁)에 매가 살았다고 해서, 수리산이라고 불리다가 소리산으로 음(音)이 변했다고 한다. 그만큼 매와 인연이 깊은 산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수리바위는 산 아래에서 이 바위를 올려다보았을 때, 그 생김새가 매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소리산 소금강유원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전망대(展望臺)이다.
▼ 수리바위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서서면 능선안부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이정표 : 돌고개마을 2.68Km/ 소금강입구 0.72Km/ 소리산 정상 1.09Km). 왼편은 돌고개 마을로 이어지니, 소금강유원지로 내려가려면 오른편으로 내려서야 한다.
▼ 안부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짙은 숲속에 웅크리고 있는 계곡을 만나게 된다. 물기가 별로 없는 계곡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오른편 나뭇가지 사이로 자그만 폭포(瀑布)가 선을 보이고 있다. 폭포라고 부리기에는 많이 왜소(矮小)하지만, 워낙 폭포가 없는 계곡이다 보니, 저런 규모도 폭포로 대접을 하지 않을 수 없나보다.
▼ 물이 별로 흐르지 않는 계곡을 따라 10분 조금 넘게 걸어 내려오면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스러워지면서 제법 물줄기가 굵은 계곡과 만나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정표(정상 1,793m/ 선녀탕 50m)에 속아 왼편으로 들어가 보지만, 금방 발걸음을 돌리고 만다. 그리고 하나같이 ‘에이 속았다’라는 말을 내뱉는다. 선녀탕은 결코 소(沼)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조금만 물 웅덩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선녀탕에서 소금강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천혜(天惠)의 피서지(避暑地)이다. 물은 깊지도, 그렇다고 얕지도 않다. 가장 깊은 곳이 어른의 허리어림 정도이니 물놀이하기에 딱 좋다. 거기에다 물이 너무 차지도 않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길지 않은 계곡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 산행날머리는 소금강유원지(遊園地)
선녀탕 삼거리에서 소금강입구까지는 금방이다. 사람들로 넘치는 계곡이 끝나고 석산천의 징검다리를 건너면 산행이 종료되는 소금강유원지이다. 여름 한 철 장사라는 소금강유원지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도로 양편에 줄지어 늘어선 차량들로 인해, 지나다니는 차량들은 일방통행만 가능하고, 조그만 공간이라도 있을라치면 어김없이 텐트가 쳐져 있다. 장내 정리를 위해 경찰까지 파견할 정도이니 그 혼잡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에서 소금강유원지까지는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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