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天摩山, 812.4m)
산행일 : ‘12. 9. 29(토)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과 진접읍의 경계
산행코스 : 수진사입구→천마의 집→주능선 안부→정상→뾰쪽봉→깔딱고개→야영장→심신훈련장→천마산관리소(산행시간 : 3시간30분)
함께한 산악회 : 집사람과 둘이서
특징 : 통기타로 몸살을 앓던 70-80학번(學番)들에게 강촌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산이다. 그들은 산기슭 야영장에 자리를 잡고, 통기타와 야외전축을 켜고 노래와 춤을 추며 놀았었다.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버린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밀려나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당연할 터인데도, 의외로 아직까지 수도권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숲이 우거지고 식생(植生 : vegetation)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망루(望樓)처럼 우뚝 솟구친 정상에 오르면 서울과 경기 일원의 어지간한 산봉은 죄다 들어올 만큼 장쾌한 조망(眺望)을 선사한다.
* 천마산이라는 이름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 의해 지어졌다는 전설(傳說)이 있다. 사냥을 나온 이성계가 높고 험한 산세를 보고 난 뒤에 ‘이 산은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가히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고 한 데서 천마산(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 산행들머리는 호평 수진사 입구
청량리나 경동시장, 석계역, 잠실역 등에서 다니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잠실역의 출발할 경우에는 9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1000번 버스를 타고 ‘호평 중흥아파트, 호안마을’까지 온 후, 165번 시내버스로 환승(換乘)하여 수진사 방향으로 들어가면 10분도 되기 전에 산행들머리인 천마산 입구에 이를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천마산 방향에 수진사의 이정표를 대신하고 있는 커다란 빗돌 하나가 보인다. 바로 산행들머리로서 왼편으로 가면 수진사, 천마산은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 들머리에서 고민이 시작된다. 수진사를 둘러보고 싶은데도 망설여지는 것은, 도심(都心)의 건물들 사이에 앉아있는 전각(殿閣)들이 왠지 거북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고민을 접고 수진사로 접어든다. 들머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백만이 넘는 신도를 자랑하는 총화종이라는 종단(宗團)에서 얼굴마담으로 내놓은 사찰(寺刹)이라니 뭔가 볼거리가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그러나 수진사는 비좁은 터에 커다란 전각들 서너 채만 답답하게 앉아 있을 뿐, 볼만한 구경거리는 없었다.
* 수진사(修進寺), 대한불교 총화종(總和宗) 소속 사찰(寺刹), 종단인 총화종의 역사가 채 50년이 못 되었음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사찰의 역사 또한 일천하다. 대한불교총화종은 우리나라 불교 18개 종단 중의 하나로서 1969년 최득연(崔得淵)스님이 창립하였다. 원효사상계에 속한 종파(宗派)로서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소의경전(所依經典 : 각 종파에서 근본으로 삼는 경전)으로 삼는다. 소속 사찰이 전국에 667개에 달하고 있으며, 1천여 명의 승려와 1백2십만이 넘는 신도수를 자랑하는 큰 종파이다. 문화재로는 조상경(造像經 : 불상을 조성할 때에 지켜야할 의식과 절차를 적어 놓은 책자)과 현수제승법수(賢首諸乘法數 : 일종의 불교 용어사전) 등 경기도 지방문화재 2점을 보유하고 있다.
▼ 수진사에서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오른편 포장도로(鋪裝道路)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 도로는 ‘천마의 집’ 위에 있는 능선 안부까지 이어지는데, 자동차 통행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인지 널따랄 뿐만 아니라, 경사(傾斜)까지 완만(緩慢)하기 때문에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오를 수가 있다. 산행을 시작되자마자 의아한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추석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천마산이 도심(都心) 근교(近郊)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산책(散策) 삼아 올라도 좋을 만큼 산이 낮고 유순(柔順)하기 때문인가 보다.
▼ 산행이 시작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마산 군립공원’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커다란 문을 만나게 된다. 지도상에 ‘매표소’라고 표기된 지점인데 지금은 화장실을 갖춘 쉼터로 조성되어 있다. 쉼터 주변에 조형품 몇 개가 보이는 것을 보면. 평소에 설치미술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 보다.(이정표 : 천마산 정상 2.6Km/ 호평동 등산로 입구 461m)
▼ 매표소 조금 위에 위치한 ‘상명여대 생활관’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서 이정표(천마의 집 866m/ 호평동 등산로입구 891m) 하나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뉘게 되는데,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천마의 집’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체력을 감안해서 코스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참고로 산책 삼아서 천마산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계속해서 도로를 따라 오르는 게 좋을 것이다. 왼편의 계곡길은 초심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0분 정도가 지났다.
▼ 왼편으로 접어들면 등산로는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도록 되어 있다. 등산로 주변은 참나무와 잣나무가 적당히 어우러지는데,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너덜길은 걷기가 만만치 않을 정도로 제법 험하다. 중간에 체육시설을 갖춘 쉼터와 엉성하게 쌓아 놓은 돌탑 몇 기(基)를 지나고 나면 아까 헤어졌던 도로와 다시 만나게 된다. 도로의 건너편에는 ‘서울시 청소년 심신수련장’인 ‘천마의 집’이 보인다.(이정표 : 천마의 집 15m/ 천마산 정상 1568m/ 호평동 등산로입구 1361m)
▼ ‘천마의 집’ 앞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능선 안부에 이르게 된다. 이 고갯마루는 남양주시청에서 조성한 둘레길인 ‘사릉 다산길’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고갯마루에서 포장도로와 헤어진 후,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천마산 정상으로 향한다. 능선으로 들어서면 왜 천마산을 ‘군립공원’이라고 부르는지 실감하게 된다. 등산로를 깔끔하게 정비한 것은 기본이고, 길가에는 곳곳에 벤치를 만들어 쉼터를 조성해 놓았다. 거기에다 쉼터마다 시구(詩句)가 새겨진 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맹목적으로 산행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술(藝術)의 숨결도 함께 느껴보라는 배려인 모양이다. (고갯마루의 이정표 : 오남리 호수공원 5.5Km/ 천마산 정상 1.21Km). 산행을 시작한지 45분이 지났다.
▼ 고갯마루에서 천마산으로 향하는 능선은 대부분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잠깐 완만(緩慢)하다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로 변해버린다. 그러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오르기에는 별로 어렵지 않다. 조금이라도 경사(傾斜)가 심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통나무 계단이나 로프 등을 설치해 놓았기 때문이다. 앞서가던 집사람이 허리를 구부린다. 살림꾼 기질로 다져진 집사람의 눈에 바닥에 떨어져있는 도토리가 눈에 띈 모양이다.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는 먹지 않는다고 하네요.’ 다람쥐의 먹이를 주워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내 나무람에 대한 대꾸이다. 그녀의 대꾸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부지런한 집사람이 있기에 우리 집 밥상은 언제나 풍요롭다. 어디를 가든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가족들의 먹거리를 챙기고 보기 때문이다.
▼ 울창하게 우거진 참나무들로 인해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던 숲을 20분 정도 걷다보면, 갑자기 숲 사이가 뻥 뚫리면서 진행방향의 산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유일하게 만난 헬기장이다. 헬기장에 올라서니 낯선 풍경(風景)이 눈에 들어온다. 한쪽 귀퉁이에 텐트가 쳐져 있는 것이다. 어제 저녁에 비박(주변이라는 ‘Bi’과 감시라는 의미인 ‘Wache’의 합성어)을 하면서 쳐 놓은 텐트인 모양인데, 천마산은 비박을 하는데 별다른 제한이 없는 산인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상어림에서도 비박 에어리어(area)가 눈에 띄었고, 그 곳에는 비박장소임을 알려주는 표지판까지 붙어있었다.
▼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이 구간도 역시 가파른 곳에는 어김없이 통나무계단이나 로프를 설치해 놓았다. 천마산의 하이라이트(highlight)라는 임꺽정바위가 가까워지기 때문인지 군데군데 수시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거대한 암벽(巖壁)이 앞을 가로막는다. 꺽정바위로서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이다. 바위 아래에는 위험지역 안내판까지 세워져 있지만, 노약자(老弱者)만 아니라면 위험할 정도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옛날에 임꺽정이라는 의적이 이곳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는 하지만 개연성(蓋然性)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 고증까지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예를 들면 ‘임꺽정이 이 바위를 이용해 무엇을 했다.’와 같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필요하지 않을까?
▼ 밧줄을 부여잡고 바위 위로 올라서면 이번에는 더 큰 암벽(巖壁)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번의 암벽은 로프만 가지고는 오르기에 부대꼈나 보다. 나무테크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길이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바위가 꺽정바위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단(下段)의 바위일까? 아니면 상단(上段)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둘을 합하여 꺽정바위로 부르는 것일까? 이왕에 꺽정바위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안내판 하나라도 세워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나무계단을 밟고 암벽 위로 오르면 시야(視野)가 시원스럽게 열린다. 산행을 시작했던 호평동의 아파트들이 마치 성냥갑을 세워 놓은 것처럼 늘어서 있고, 그 뒤에는 불암산과 수락산이 도봉산과 북한산을 배경삼아 다소곳이 앉아있다. 한마디로 멋진 전망대(展望臺)인 것이다. 마침 암벽위에 벤치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구태여 발걸음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멋진 경관(景觀)을 만난다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 꺽정바위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산행을 이으면 채 5분이 못되어 공원관리소 갈림길과 만나게 되고(이정표 : 정상 0.14Km/ 관리사무소 2.78Km/ 호평동 2.70Km), 천마산 정상은 이곳에서 왼편으로 진행하게 된다. 하산길을 ‘공원관리사무소’로 잡을 경우에는 정상에서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나와 맞은편에 보이는 능선으로 내려서야 한다.
▼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편은 암릉길이니 위험한 바윗길을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오른편의 우회로(迂廻路)를 이용해야 한다. 암릉은 소름끼칠 정도로 위험스럽지는 않지만 짜릿한 긴장감을 주기에는 충분할 정도이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속담(俗談)이 있다. 지금 암릉 위를 걷고 있는 집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뒤를 따르던 어느 남성분이 끝내는 뒤돌아서고 말 정도로 위태로운 길이건만, 집사람은 겁도 없이 잘만 걷고 있다. 그만큼 암릉산행에 이골이 났다는 의미일 것이다.
▼ 바윗길에서 짜릿한 스릴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의 한 가운데에는 이정표가 두 개가 세워져 있다. 하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말뚝 모양의 빗돌이고, 또 하나는 상단(上段)이 싹둑 잘려나간 피라미드(pyramid)모양의 빗돌이다. 정상표지석의 옆에 세워진 국기봉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천마산 정상에서는 하산코스는 네 갈래이지만, 이중 세 곳만 이용할 수 있다. 보광사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기 때문이다.(정상의 이정표 : 관리사무소 2.92Km/ 호평동 2.93Km/ 샘터 0.28Km, 보광사는 폐쇄)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30분 정도가 지났다.
▼ 정상은 시야가 사통팔달로 열리고 있다. 북쪽에는 철마산과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만들어내는 봉우리들이 줄지어 도열(堵列)해 있고, 그 뒤에는 운악산 명지산 화악산이 버티고 있다. 동쪽에는 이성계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서리산과 축령산이 지척(咫尺)이고, 남쪽에는 마치고개에서 마석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 정상에서 바라본 멸도봉, 철마산으로 능선을 이어가거나 보광사로 하산코스를 잡을 경우에는 저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 정상을 둘러보고 만났던 ‘관리사무소’갈림길로 되돌아 나온다. 하산코스를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으면 50m가 채 안되어서 마차고개로 가는 길과 나뉘는 삼거리를 만난다(이정표 : 관리사무소 2.74Km/ 마차고개 3.60Km/ 정상 0.18Km). 관리사무소는 왼편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곧장 내려가면 된다.
▼ 갈림길에서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난 능선은 암릉이다. 덕분에 조망(眺望)이 일품이다. 절벽은 아닐지라도 바닥이 바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야(視野)를 가로막을 나무들이 없기 때문이다. 마석시가지와 천마산스키장을 감상하며 내려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러나 조망을 즐기는 것도 잠시 갑자기 아찔한 절벽(絶壁)이 앞을 가로막는다. 20~30m 절벽에는 쇠로 발판을 만들고, 로프를 매달아 놓았지만 위태롭기는 매 한가지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회로(迂廻路)가 없다는 것이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내려설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왔던 길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오늘 산행 중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이다.
▼ 절벽을 내려오면 흙길이 나타나지만 경사(傾斜)가 가파르기 때문에 내려서기가 만만지 않다. 거기다가 가끔 나타나는 바위절벽은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두 번의 묵현리 갈림길(이정표 #1 : 묵현리 2.53Km/ 관리사무소 2.3Km/ 천마산 정상 559m, 이정표 #2 : 묵현리 1.64Km/ 관리사무소 2.20Km/ 정상 0.72Km)를 지나면 진행방향에 바위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 뾰족봉이다.
▼ 절벽에 늘어져 있는 밧줄을 붙잡고 뾰쪽봉에 오르면 또 다시 시야(視野)가 뻥 뚫린다. 백석시가지가 발아래에 깔려있는 것은 물론이고, 오른편 마차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의 왼편에 보이는 스키장은 천마산스키장이고, 건너편에 보이는 다른 하나는 아마 백봉에 조성했다는 스키장일 것이다.
▼ 뾰쪽봉에서 이어지는 능선도 가파르기는 매 일반이다. 물론 바윗길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그러나 아까 지나왔던 절벽(絶壁)이나 가파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정상을 출발한지 50분 정도가 지나면 의자를 갖춘 쉼터로 조성된 안부사거리에 이르게 된다.(이정표 : 가곡리 3.80Km/ 약수터 0.43Km, 관리사무소 1.49Km/ 정상 1.43Km). 정상에서 여기까지 1.43Km에 불과한데도 한 시간 가까이나 걸린 것은 아마 암릉길을 오르내리는 것이 조심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 천마산은 우리 꽃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깊은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는 산이다. 야생화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우리 꽃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천마산에 쏟아 붓는 정성 또한 지극하다. 우리 꽃 군락지 조성을 위해 등산로 주변에 금계국, 벌개미취, 범부채 등 우리 꽃을 심고 가꾸는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 깔딱고개에서 관리사무소로 가려면 오른편에 보이는 나무계단을 밟고 내려서야 한다. 보통 나무테크 계단은 바윗길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은 흙길인데도 나무테크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의외이다. 아마 가파른 경사(傾斜)를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약수터 하나가 보인다. 물이 넘치고는 있지만 옹달샘 형태인지라 냉큼 마시기에는 망설여지는 약수터이다. 약수터 옆에 붙어있는 수질분석표에 ‘적합’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보이지만 선뜻 마시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 약수터를 지나면서 길은 순하게 변한다. 흙길에 경사까지 완만하니 걷기가 여간 편한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10분 정도를 걷다보면 널따란 쉼터를 만나게 된다. 정자와 약수터 그리고 공연장까지 갖춘 ‘청소년 심신 수련장’이다.(이정표 : 관리사무소 1.06Km/ 깔딱고개 0.43Km, 정상 1.86Km)
▼ 심신수련장을 지나고서도 한참을 내려가야만 관리사무소에 이를 수 있다. 길게 이어지는 길이 다소 지루하기는 하지만 주변의 우거진 숲으로 인해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산책로이다. 길이 넓고도 곱기 때문에 함께 걷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기에 좋으니, 못다 한 이야기가 있거들랑 망설이지 말고 꺼내보자. 청량한 솔바람과 함께 주고받다 보면 그동안 쌓였던 앙금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것이다.
▼ 심신수련장에서 10분 정도를 걸어 내려오면 음식점을 겸한 산중 주막(酒幕)이 보이고, 또 다시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현수교(suspension bridge, 懸垂橋)를 만나게 된다. ‘왜 만들었을까요?’ 어느 젊은이의 말마따나 무엇을 위해 만들었는지가 궁금한 위치에 현수교가 만들어져 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해야할 다른 사물(事物)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꼬드기기 위해서인가보다.’ 현수교를 지나 다시 5분쯤 걸어내려가면 이내 관리사무소가 나온다. 현수교 근처는 밤나무 군락지(群落地), 올해는 밤이 풍년이라는 소문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밤을 줍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 산행날머리는 공원관리사무소
주차장을 겸하고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산행은 끝나지만 걸어야 할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서울로 나가는 버스는 마석까지 나가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사무소 앞에 세워진 ‘천마산 군립공원’이라고 쓴 큰 기둥 문을 벗어나면 마석에서 나오는 구(舊)도로와 만나게 된다. 여기서 오른쪽 서울 방향으로 200여 m 걸어내려가면 ‘천마산입구’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마석휴게소 앞의 ‘쉼터휴게소 정류장’까지 나가서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로 환승(換乘)해도 되지만 운행간격이 길기 때문에 걸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20분 정도만 걸으면 정류장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쉼터휴게소에서 서울로 나가는 광역버스는 여러 개의 노선이 있지만, 잠실로 갈 경우에는 M2316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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