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곡산(梅谷山, 507m)

 

산행일 : ‘13. 4. 27(토)

소재지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행코스 : 문호리(문호교회)→전망대→푯대봉(364m)→무궁화공원묘지→매곡산→공원묘지→도장1리(산행시간 : 3시간30분)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징 : 전형적인 흙산(肉山)인 매곡산은 특별한 볼거리는 차지하고라도 조망(眺望)까지도 신통치 않은 산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등산마니아(mania)들 외에는 찾는 이들이 드문 편이다. 그러나 매곡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푯대봉은 한번쯤 들러도 괜찮을 것이다. 두물머리 조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푯대봉만 둘러보기에는 산행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단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서 매곡산까지 산행을 연장해 보지만,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지자체에서도 푯대봉에는 전망대(展望臺)까지 만들어 놓았지만 이후부터는 이정표 하나도 세워 놓지 않았다.

 

 

산행들머리는 운호교회

중앙선 전철 양수리역에서 내려, 시내버스(8-4번)를 이용하면 산행이 시작되는 문호리까지 갈 수가 있다. 버스에서 내려 352번 지방도를 따라 정배리(수능리)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도로 오른편에 문호교회가 나온다. 등산로는 문호교회 못미처의 대주공인중계사사무소의 옆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나, 잠깐 짬을 내어 문호교회를 둘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문호교회는 100년도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길가에다 번듯하게 새로 세운 커다란 교회당(敎會堂)의 오른편 언덕 위에 오래된 건물 하나가 보인다. ‘한돌성전’이라고 불리는 옛 교회당이다. 이곳 문호리(옛이름은 무내리)는 조선시대에는 아주 번화한 곳이었다고 한다. 뱃길이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던 당시에 ‘무내미 나루터’가 도성(都城)이었던 경성으로 들어가는 관문(關門)이었기 때문이다. 나루터를 중심으로 주막(酒幕)과 여관이 즐비하여 ‘작은 서울’이라고 불리었을 정도였다고 하니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포교(布敎)를 위해 선교사(宣敎師)들이 이곳을 찾았을 것이고, 그 선교사가 곽안련(Charles Allen Clark)이었다. 그가 신자들과 함께 2.5평짜리 건물을 지은(1906년) 것이 문호교회의 시초이다. 1911년에는 183명이 예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건물의 규모가 커졌으나, 6.25동란 때 불타버렸고, 지금의 한돌성전은 1955년에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주공인중계사사무소의 옆길로 들어서면 오른편 산비탈에 설치된 철계단이 보인다. 계단 앞에는 등산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계단에서 50m만 더 오르면 능선위(이정표 : 푯대봉 2.83Km/ 등산로 입구 0.05Km)로 올라서게 된다.

 

 

 

 

 

능선에 올라서면 길은 순해진다. 부드러운 흙길에다 경사(傾斜)까지 완만(緩慢)하니 걷기에 무척 편하다. 거기다 주변이 온통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솔가리(소나무 落葉)가 길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어 폭신폭신하기까지 할 정도이다.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에 코끝을 킁킁거리며 고개하나를 넘으면 체육공원(푯대봉 2.39Km/ 문호4리 0.13Km/ 문호2리 2.21Km/ 등산로 입구 0.49Km)이 나온다. 체육기구들을 설치하느라 공을 들인 것 같지만, 아쉽게도 이용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차라리 동네 주변에 세웠으면 어떨까 싶다.

 

 

 

 

체육공원을 지나면서 산길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행이도 오르막길은 길지 않다. 오르막길이 끝나면 길가에 늘어선 진달래의 개체수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진달래군락으로 알려진 구간에 들어선 모양이다. 그러다가 오른편에 훤하게 트인다. 첫 번째 만나는 포토-죤(Photo Zone)이다. 양수리와 북한강이 잘 조망(眺望)되는 곳이다. 북한강 너머에는 운길산과 예봉산, 그리고 검단산이 버티고 있다.(부근의 이정표 : 푯대봉 0.67Km/ 등산로 입구 2.21Km)

 

 

 

 

 

 

 

 

 

첫 번째 포토-죤(Photo Zone)에서 진달래 꽃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또 하나의 이정표(푯대봉 0.13Km/ 등산로 입구 2.75Km)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진달래 군락(群落)은 끝을 맺는다.

 

 

 

이정표를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오르막길을 잠깐 치고 오르면 푯대봉 정상이다. 푯대봉엔 정상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포토-죤(Photo Zone)이라는 이름표를 단 조망(眺望)테크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편의 나무에 ‘푯대봉 354m'라고 쓰인 나무판자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표지석이 세워지기 전에 이곳을 지키고 있던 정상표지판이었나 보다. 포토-죤(Photo Zone)에 서면 북한강과 건너편 문안산이 한눈에 잘 들어온다. 또한 두물머리와 예봉산 그리고 운길산이 선명한 것은 물론이다. 들머리에서 푯대봉까지는 2.88Km, 대략 1시간 남짓 걸린다.

 

 

 

 

 

푯대봉을 지나면서부터 능선은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이어진다. 산길은 푯대봉에 올라올 때보다는 훨씬 흐릿하지만 길을 못 찾을 정도는 아니다. 310봉 등 왼편으로 제법 또렷한 지능선이 분기(分岐)하고 있으나 개의치 말고 주능선을 따라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된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능선은 꽤 오랫동안 이어진다. 능선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밋밋하다. 바위 하나 구경할 수 없는 전형적인 흙산인지라 볼거리가 일절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능선을 온통 참나무들이 포위하고 있기 때문에 조망(眺望)까지도 트이지 않는다. 그나마 가끔 눈에 띄는 진달래꽃이나, 나뭇가지 끝을 간질이며 나오고 있는 연녹색 이파리들로 위안을 삼으며 걸을 따름이다.

 

 

 

 

푯대봉을 출발해서 40분 정도가 지나면 공원묘지로 내려가는 임도(林道)가 있는 안부에 이르게 된다. 오른편에 보이는 광활한 산사면(山斜面)을 온통 묘지(墓地)들이 차지하고 있다. 무궁화공원묘지라고 한다.

 

 

 

공원묘지 안부에서는 임도를 따르지 말고 곧장 능선을 치고 올라야 한다. 산길은 능선의 한가운데를 가르고 있는 공원묘지의 경계를 따라 이어진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10분 조금 못되게 치고 오르면 공원묘지의 정상부에 이르게 된다. 정상부의 조망은 뛰어나다. 용문산과 유명산, 그리고 중미산 등 첩첩이 쌓인 산군(山群)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을 오르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안내판 하나가 보인다. 분묘(墳墓)의 위치를 알려주려는 모양인데 소재지를 기흥으로 적어 놓았다. 여기는 양평군(서종면)인데도 말이다. 아마 기흥에 있던 분묘를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공원묘지의 상부에서 매곡산 방향을 바라보면 높다란 봉우리 하나가 보인다. 501봉으로서, 정상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정상은 그 너머에 있다. 오르막이 길지 않은 501봉을 넘은 후,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한 번 치고 오르면 이내 매곡산 정상이다. 공원묘지 안부에서 이곳까지는 30분 남짓 걸린다.

 

 

매곡산 정상은 10평도 넘을 정도로 제법 널따란 분지(盆地)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은 나무들을 제거하는 등 정비를 한 흔적이 뚜렷하지만 정상표지석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어느 등산마니아(mania)들이 매달아 놓은 코팅지만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을 따름이다. 푯대봉과는 달리 이곳 매곡산은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 조망(眺望)까지도 트이지 않은 정상에서 오래 머물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하산 길을 재촉한다. 날머리를 도장리로 잡고, 가는 길에 연화봉을 거치기 위해 왔던 길로 되돌아 나온다. 연화봉으로 가는 능선이 아까 지나왔던 501봉에서 왼편으로 분기(分岐)하기 때문이다. 501봉 조금 못미처서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편다. 그러나 다들 밥은 뒷전이고 술부터 주고받는다. 역시 땀을 흠뻑 흘린 뒤에는 술이 제 맛인 모양이다.

 

 

 

산행날머리는 도장리의 도장교(橋)앞 버스정류장

501봉에서 연화봉으로 가는 지능선을 포기하고 그냥 공원묘지로 내려선다. 연화봉으로 가는 산길의 흔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무작정 치고 내려가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여성분들을 위해서 모험을 삼가기로 한 것이다. 묘원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저만큼에 도장교가 보인다. 매곡산에서 도장교까지는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오늘도 부지런한 집사람은 산나물을 제법 많이 채취했다. 고사리와 원추리, 그리고 고추나물이다. 덕분에 우리 집 세 식구는 또 한 번 향긋한 봄의 향을 맛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