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방산 (碧芳山, 650.5m)-천개산(521m)
산행코스 : 노산리 가락종친회관→매바위→천년송→천개산→479봉→안정치→벽방산→의상암→가섭암→안정사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10분)
소재지 : 경남 통영시 광도면과 고성군 고성읍, 도산면의 경계
산행일 : ‘11. 3. 1(화)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암봉으로 이루어진 南海가 가장 잘 조망된다고 소문난 산, 정상에 서면 거제도, 미륵도, 사량도 등 閑麗水道 170개 섬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등 장쾌한 풍광이 펼쳐진다. 벽방산은 석가불이 미륵불이 나타나면 드린다는 바리때인 벽발(碧鉢:스님들의 밥그릇)을 가섭존자(迦葉尊者)가 받쳐 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옛 기록엔 대부분 벽발로 기록되어 있다는데, 언제부터인가 벽방이란 이름이 한자까지 얻어 쓰이고 있다. 이 산에 산재해 있는 사찰들에서는 아직도 벽발산이라고 부르고 있단다.
▼ 산행들머리는 통영시 광도면 노산리, 가락종친회관
대전-통영고속도로 北통영 I.C를 빠져나오면 통영시 광도면 소재지이다. 이곳에서 77번 國道를 따라 고성군 방향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노산리에 닿게 된다. 산행은 가락종친회관 건물 우측, 산행안내판의 뒤에 위치한 조그만 봉우리로 올라서는 등산로를 따라 시작된다. 봉우리 위에는 이동통신 중계탑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 통영시 광도면 市街地가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 10여분을 더 오르면, 돌탑과 나무벤치로 깔끔하게 정비되어있는 봉우리 쉼터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부터 나뭇가지 사이로 남해바다가 선을 뵈기 시작한다. 이곳의 이정표에는 안정재까지 5.4Km가 남았단다. 오늘 산행의 주요 포인트가 벽방산과 천개산이니, 里程標에도 천개산을 표기해 주는 것이 당연하련만, 오늘 산행 중에 만난 이정표에서 천개산이라는 地名은 한 번도 구경할 수 없었다. 그럼 천개산이라는 이름은 대체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 매바위, 쉼터에서부터 이어지는 능선은 高低도 크지 않고, 바닥은 두텁게 쌓인 낙엽으로 인해 걷기에 무척 편하다.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부드러운 감촉을 음미하며 쉬엄쉬엄 걷다보면 웬만한 빌딩보다도 더 큰 바위덩어리인 매바위가 보인다. 右回하는 길이 보이지만, 다들 철계단을 밟고 바위 위로 올랐다가 반대편 철계단을 따라 내려서는 코스를 선택하고 있다. 매바위 위에 올라서면 오른편 발아래로 남해바다가 펼쳐지고 있고, 왼편으로는 도덕산 줄기가 잘 조망된다.
▼ 공룡바위, 반대편 철계단을 내려서면 나무푯말에 ‘공룡바위’라고 적혀있어 당황스럽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본다면, 오른편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보일 것이고, 그 모양이 공룡을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공룡바위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돌담에 둘러싸인 채로 녹음을 자랑하고 있는 두 그루의 비자나무(?)가 보인다. 보호수일까???
▼ 지나가는 길에 본 奇巖, 언젠가 마분봉에 올랐을 때 보았던 우주선 바위와 흡사하게 생겨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이곳에서부터 高低가 심하지 않은 바위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거리며 걷게 된다.
▼ 밧줄까지 설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도 밧줄을 두 개나 매어놓은 봉우리를 올라서면 전망이 시원스레 열리는데, 진행방향으로 386봉과 오늘산행의 白眉인 千年松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검푸른 남해바다와 어우러지는 다도해의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바다 위는 그야말로 섬들의 축제장이다.
▼ 돌탑이 있는 386봉, 봉우리 정상에서 오른편으로 20m쯤 치우쳐 千年松이 자리잡고 있다. 화분같이 생긴 바위 위에 앉아있는 소나무가 마치 잘 다듬어진 분재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영양분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척박한 바위위에서 千年동안이나 끈질긴 삶을 이어오고 있단다. 조금만 환경이 나쁘게 변해도, 묵묵히 그 난관을 해쳐나가기 보다는, 不平不滿부터 먼저 토로하는 우리네 삶을 돌아보며, 오늘도 난 또 하나의 삶의 敎訓을 가슴에 담아본다. 386봉 정상에서는 발아래 대촌마을과 앞바다. 그 뒤로 거제도가 널따랗게 펼쳐지고 있다.
▼ 386봉은 암봉이지만, 내려서는 암릉구간은 나무테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나무계단을 내려서서 조금 더 진행하면 ‘비암(蛇)바구’라고 쓰여 있는 나무푯말이 보인다. 바위 모양이 뱀을 닮아 있다나? 아마 이곳 사람들은 뱀을 비암이라 부르고, 바위를 바구라고 하나 보다.
▼ 도덕산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403봉에는 돌탑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통영지맥이고 높이가 403m라는 친절한 안내판(개인이 설치한 모양)도 보이고... 403봉 정상에서는 벽방산의 하얀 암벽 등 진행방향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 소나무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가다보면,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비온 뒤의 공기에는 티끌 한 점 찾아볼 수 없고, 가녀린 바람을 타고 찾아 온 피톤치드는 청량하기만 하다. 어느새 내 가슴속은 맑고 시원한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천개산, 정상에는 등산객들의 휴식을 위한 정자가 세워져있고, 한 켠에 ‘無人 산불감시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난한 산이어선지 공식적인 정상표지석 하나 없이, 감시탑의 철망에 개인이 붙여놓은 ‘오르고 싶은 산, 천개산 521m’라는 푯말만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다. 천개산 정상에서는 거제도가 잘 조망되고, 진행해야할 방향에는 벽방산의 암벽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온다.
▼ 안정재, 천개산 바로 아래의 헬기장과 은봉암 갈림길을 지나면, 고성만이 잘 조망되는 전망대를 만나게 되고, 곧이어 안정재 林道에 내려서게 된다. 고갯마루에는 간이매점 같은 허름한 施設物이 보이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안정재는 지나온 천개산과 가야할 벽방산의 딱 중간에 해당하는 지점(0.7Km)으로, 옛날엔 동쪽 안정리와 서쪽 완산리 주민들이 넘나들던 고개란다.
▼ 안정재에서 벽방산을 향해 능선을 치고 오르면, 곧바로 나무계단이 마중 나온다. ‘여보! 계단이 몇 개인지 알아요? 249개나 되네요.’ 그냥 걸어 오르기만 해도 힘이 드는데도, 계단의 숫자까지 일일이 헤아린 그녀!, 그녀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힘들어 죽겠다고 끙끙거렸었다. 不可思議... 그래서 옛 賢人들이 못 믿을 것 중의 하나를 女子로 꼽았던가 보다. 오르는 길에 잠시 숨을 돌리며 뒤돌아보면, 발아래 안정재의 임도가 뱀이 똬리를 틀듯이 꿈틀거리고 있다.
▼ 나무계단이 끝나면 너덜지대, 너덜지대 끄트머리의 오른편에 품삯을 주고 쌓은 듯 싶은 돌탑(경상도 지역에는 이런 돌탑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을 지나면, 신우대 숲 사이를 뚫고 등산로가 이어진다. 연녹색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신우대는, 아직은 겨울의 끝자락이건만, 제철을 잊어버린 양 벌써부터 봄기운이 완연하다. 옛날엔 이 신우대 숲속에 만리암이란 암자가 있었단다.
▼ 만리창벽(萬里蒼壁), 신우대 숲을 지나 정상을 향해 놓여있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밟으며 오르다보면, 왼편으로 병풍처럼 널따랗고 웅장한 바위 벼랑이 보인다. 碧芳八景 중 제1경인 만리창벽이다. 벼랑 옆으로 펼쳐지는 쪽빛 바다와, 파도를 타고 넘실대고 있는 조그만 섬들이 마치 한폭의 山水畵를 보고 있는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 마지막 가파른 암릉지대에 있는 나무테크 계단을 오르면 정상이다. 별로 넓지 않은 바위투성이의 정상에는 자연석으로 만든 멋진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정상에 서면 ‘南道第一의 展望臺’라는 어느 분의 얘기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고성만과 사량도, 올망졸망한 섬들이 잔잔한 파도를 타고 흘러 다니고 있다. 쪽빛 바다에 떠 있는 올망졸망한 섬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정겨움을 느끼게 해준다.
▼ 정상에서 안정사로 下山하려면 오른편이 수백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암릉을 따라 내려서야 한다(안정사까지 2.3Km). 절벽을 따라 안전시설(목책)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암릉은 위험하다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을 듯... 목책에 가까이 다가서면 벽방산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릉을 통과한 후, 별다른 특징이 없는 능선을 따라 얼마동안 내려오면 주능선 안부 사거리에 닿게 된다(의상암 0.2km, 벽방산정상 0.7km). 이곳에서 왼편으로 내려서면 고성의 은월리이고, 곧바로 나아가 능선을 타면 의상봉(549m)으로 해서 황리에 닿게 된다. 안정사로 내려가려면 물론 오른편으로 내려서야만 한다. * 碧芳八景 중 제2경인 옥지응암(玉池鷹岩)?? 옥지응암은 여기의 암봉을 매의 형상으로 보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천개산을 꿩의 형상으로 보아 지은 이름이란다.
▼ 의상암, 주능선 사거리에서 急傾斜 내리막길을 잠깐(200m) 내려서면, 山비탈에 위태롭게 자신의 몸체를 의지하고 있는 자그마한 암자가 보인다. 新羅 문무왕 5년(서기 645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 의상암이다. 터가 비좁은 탓에 규모가 큰 殿閣들은 앉힐 수가 없었는지, 조그만 전각들만 여러 채가 보이는데, 오랜 연륜 만큼이나 낡아서 금방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다. 寺刹 입구에는 「남도제일의 도장(南道第一의 道場)」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있다. 그러나 스님들만의 도장인 듯, 일반 신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 의상암에서 가섭암까지는 무지막지한 急傾斜, 찾아오는 신자들의 편의를 위하려는 듯, 의상암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한 시멘트포장 林道가 개설되어 있다(그러나 四輪驅動 車輛이 아니면 불가능할 듯). 임도는 가능하면 경사를 줄여보려는 듯, 갈之자를 연이어 만들어내지만, 사람이 걸어 내려서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급경사 지름길을 이용해 두어 번 임도를 가로지르면 드디어 과거칠불(過去七佛) 가운데 여섯 번째 부처인 가섭을 모셔 놓은 가섭암이다. 가섭모종(迦葉暮鐘), 가섭암에서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가 碧芳八景 중 하나로 꼽힌다지만, 古風스런 殿閣은 눈에 띄지 않고, 새로 짓고 있는 특이한 구조의 전각만이 파란색갈의 포장에 덮여있다.
▼ 산행날머리는 안정사 앞 駐車場
가섭암에서 안정사까지는, 같이 걷는 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을 만큼 널따란 임도, 왼편의 돌담을 잠깐 벗어나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접어들면 千年古刹 안정사이다. 그러나 자그마한 이정표가 숨은 듯이 가려져 있어 놓칠 염려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희 前대통령과 영부인인 육영수여사를 함께 모시고(엄청나게 큰 초상화) 있는 法堂 옆에서 감로수 한 모금 마신 후, 종루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얼마 안 있어 주차장이 보인다. * 안정사(安靜寺), 新羅 무열왕 1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고려시대에와 조선시대, 가깝게는 1900년대에 걸쳐 중수를 거듭한 끝에 최근에는 이 절이 법화종에서 가장 큰 사찰로 발전하였다. 文化財로는 國寶는 없고, 경남유형문화재 제80호인 대웅전이 있다.
'산이야기(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흙산이 머리위에 바위봉우리를 얹고 있는 수도산-양각산('11.4.9) (0) | 2011.04.12 |
---|---|
주봉보다도 지봉인 수리덤으로 더 알려진 월봉산('11.3.19) (0) | 2011.03.21 |
기암괴석과 만경창파의 어우러짐, 남해 금산('11.2.20) (0) | 2011.02.24 |
한려수도의 조망처인 미륵산('11.2.6) (0) | 2011.02.08 |
제약산('05.10.9) (0) | 2011.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