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錦山, 701m)

 

산행코스 : 상주리→약수터→쌍홍문→보리암→금산 정상→단군성전→상사바위→제석봉→쌍홍문→상주리 주차장 (산행시간 : 3시간)

 

소재지 :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과 이동면의 경계

산행일 : ‘11. 2. 20(일)

같이한 산악회 : 서울가고파산악회

 

특색 : 아름다운 閑麗水道海上國立公園에, 산으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될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산이다. 奇巖怪石과 남해바다의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는 一石二鳥의 산이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낀 등산로를 영험하다는 보리암을 참배하는 마음으로 걸어 오른다면, 특히 다른 산에 비해 다소 짧은 거리이니 ‘느림보의 미학’을 실천하며 오른다면 틀림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될 것이다. 

 

 

 

▼  산행들머리는 상주리 주차장

남해고속도로 하동 I.C를 빠져나와 19번 國道를 타고 남해읍 방면으로 달려서 남해대교를 건너면 남해도이다. 계속해서 더 들어가면 남해읍을 지나 남해도의 맨 끝자락에 있는 상주리에 도착하게 된다. 도로변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능선의 화강암 바위들이 햇살을 받아 더 멋지게 앞으로 다가온다. 등산로 입구에는 國立公園임을 알려주는 표시석이 서 있다. 금산의 방향을 가로막고 있는 음식점 옆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면 바닥에 납작한 돌을 심어 만든 고풍스런 등산로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흙길은 나무 봉을 이용한 계단, 너덜 길은 돌계단으로 넓게 만드는 등, 國立公園답게 등산로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  물기 한 점 없는 계곡을 건너면 이어서 약수터, 얼마나 가물었는지 약수는커녕 물기조차 구경할 수 없다. 접근이 용이한 산이어서인지, 산의 初入인데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것을 뒷전으로 미룬채로 길가에서 술잔을 나누는 사람들이 보이고 있다. 아서라! 산은 나같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오르면 되는 것을...

 

 

▼  약수터를 지나면 등산로는 급격히 高度를 높이기 시작한다. 일직선으로 힘든 경사는 갈之자를 만들면서... 겨우 700m이니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닌데도, 해수면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되고, 또한 정상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은 탓(2.2Km)에 등산로는 자연스레 急傾斜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쌍홍문(雙虹門),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서면 삼신산의 네 仙女가 놀았다는 사선대가 보이고, 금산의 관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쌍홍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쌍홍문은 커다란 바위에 두 개의 구멍이 뻥 뚫린 것이 마치 해골을 보는 듯, 원래는 천양문이었는데 원효대사가 두 개의 구멍이 마치 쌍무지개 같다 하여 쌍홍문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단다. 역시 깨우친 賢人들 눈에는 같은 사물도 이렇듯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내 눈에는 해골로 보이는데도...

 

 

 

 

▼  쌍홍문으로 들어서면, 하나의 커다란 동굴이다. 입구부터 돌계단을 이용해 오르고, 많은 계단을 올라야 동굴을 벗어날 수 있다. 굴속을 통과하면서 바라보는 바깥세상은 또 하나의 경이로운 세상이다. 왼편 구멍으로는 계단을 따라 쌍홍문으로 줄지어 오르는 群像들이 늘어서 있고, 오른편 구멍으로는 저 멀리 남해 閑麗水道의 萬頃蒼波가 넘실거리고 있다.

 

 

 

 

▼  쌍홍문에 들어서면 머리 위로 구멍이 뚫려있어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옆으로는 몇 개의 구멍이 더 뚫려 있는 것이 보인다. 뒤돌아보면 검을 짚고 장군암(일명: 수문장)이 지키고 있는데 그 姿態가 자못 빼어나다. 지금이 겨울철임에도 장군바위 표면을 파릇파릇한 넝쿨식물(송악)들이 둘러싸고 있다. 역시 이곳은 따뜻한 남쪽나라... * 송악 : 산형화목 두릅나무과의 상록 덩굴식물로서 담장나무라고도 한다. 보통 해안과 도서지방의 숲속에서 볼 수 있으며, 가지에서 공기뿌리가 나오기 때문에 암석이나 다른 나무에 붙어 자란다. 잎은 두터운 가죽질로 윤기가 나는 짙은 녹색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과 줄기는 지혈작용과 경련을 멈추게 하는 작용 등이 있어 한방에서 사용하며, 지지하는 물체에 따라 독특한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관상수로도 이용되고 있다. 참고로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의 송악은 천연기념물 제367호로 지정되어 있다

 

 

▼  쌍홍문을 통과하면 등산로는 두 갈래로 나뉜다. 왼편은 단군성전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편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보리암을 거쳐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오른편에 있는, 돌로 바닥을 두드리면 장구소리가 들린다는 음성굴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그 유명한 보리암이다. 거대한 대장봉 아래에 자리 잡은 보리암은 新羅시대 때부터 海水觀音道場으로 이름이 났었단다. 어쩌면 많은 人波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듯...

 

 

 

 

▼  보리암(菩提庵), 신문왕 3년(683) 원효대사가 이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뒤 산 이름을 보광산, 초암의 이름을 보광사라 지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연 것에 감사하는 뜻에서 1660년(현종 1) 왕이 이 절을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산 이름을 금산, 절 이름을 보리암이라고 바꾸었다. 전국의 3대 기도처의 하나이며 양양 낙산사 홍련암(강원문화재자료 36), 강화군 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관세음보살 성지로 꼽힌다. 문화재로는 보리암전 삼층석탑(경남유형문화재 74)이 있다.

 

 

 

▼  보리암의 보리(菩提)는 깨달아 도를 이루었다는 뜻으로,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빌면 뭔가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소문이 난, 영험하고 자비스런 관음기도 도량이란다. 그래서 불자나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고, 오늘도 역시 관음보살상 앞에는 간절한 소망을 빌고있는 불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해수관음상 앞에 서면, 발아래 閑麗水道의 시원한 풍광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있다.

 

 

 

 

 

 

▼  정상으로 가려면 보리암 뒷편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서야 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문장암(명필바위)을 지나 정상에 오르면 ‘명승 제39호 금산’이라고 적힌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그 뒤에 금산 제1경인 望臺가 서있다. 망대는 고려시대 때부터 우리나라 최남단의 烽火臺로 사용되어 왔는데, 현존하는 봉화대중 가장 오래된 것이란다.

 

 

 

▼  문장암, 금산 정상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수문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바위이다.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들고 ‘자연보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壯年 분께서 ‘버선바위’로 보이지 않느냐고 물어온다. 그러나 내가 알고있는 상식으로는, 두 개의 바위가 나막신을 나란히 벗어 놓은 형상이라 하여 나막신바위라고도 하고, 명필바위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명필바위(문장암) : 조선 중종 때 대사성을 지낸 한림학사 주세붕 선생이 쌍홍문을 통하여 정상까지 올라온 후, 금산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연암에다 '由虹門 上錦山(유홍문 상금산)' 이라는 글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혹자는 '쌍홍문이 있으므로 금산이 최고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  정상인 제1경 망대(望臺, 701m), 금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서 사방으로 조망이 뛰어나다. 넓고 아름다운 남해바다의 만경창파가 잘 보인다고 해서 망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의 남쪽 끄트머리에 에는 烽燧臺가 있는데, 최남단에 위치한 이곳에서 나라의 병난이나 경축 시 불을 피거나 연기로 알렸다 한다. * 南海錦山烽燧臺 : 전국의 봉수경로 5개 가운데 동래에서 서울에 이르는 경로에 속한 최남단에 자리 잡고 있어 출발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동쪽으로는 창선면 대방리 봉수대를 거쳐 진주로 연결되었으며, 서쪽으로는 남면 봉수대를 거쳐 순천 돌산도로 연결되었고, 북쪽으로는 이동면 원산봉수대로 연락을 하였다.

 

 

▼  망대 안내판 앞, 정상 표시석(681m)이 서있어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망대가 정상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에는 높이가 701m인데, 정상표시석에는 높이가 681m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념사진 찍도록 배려한 듯한데, 이왕이면 고도표시를 일치시켰으면 좋을 듯, 일치시킬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 원효대사가 이곳에 초막을 짓고 수도를 하는 중에 관음보살을 친견한 후, 이름을 普光山이라 하고 절 이름을 보광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뒤에, 산을 비단으로 휘감았다는 의미로 비단 錦자를 써서 錦山이라고 바꿔 불렀단다.

 

 

▼  망대에 올라서면 視野가 시원스레 열린다. 보리암 주변의 奇巖怪石들과, 한려수도의 시원한 풍광이 一望無題로 펼쳐지고 있다. 여유를 갖고 시야를 돌려보면 그야말로 絶景, 자연이 빚어 놓은 壽石展示場은 눈길이 가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저 멀리 남해바다의 萬頃蒼波가 넘실거리는데, 그 파도위에 자그마한 섬들이 마치 돛단배인양 두둥실 흘러 다니고 있다. 아! 저런 아름다움이 있기에 이곳 금산이 山이면서도 유일하게 한려수도에서 포함되어 있나보다. 이곳뿐만 아니라, 금산 어느 곳에서나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  下山은 당군성전 방향으로 잡는다. 등산로는 흙길, 폭신폭신한 것이 그야말로 동네 야산의 산책로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러한 숲속 오솔길을 걷는 산행은 모든 것이 여유로움 그 자체이다. 정상을 빠져나와 헬기장을 지나면 곧이어 오른편에 당군성전으로 향하는 小路가 보인다.

 

 

 

 

▼  군성전은 한옥 지붕을 올린 시멘콘크리트 이층건물, 환인, 환웅, 단군의 세분 할아버님을 모시고 있다 한다. 눈에 익은 전통건물이 아닌 낯선 퓨전 한옥이서인지, 별다른 감흥이 다가오지 않기에 곧바로 발걸음을 돌리고 만다. 등산로 곁에는 단군성전에서 재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밭이 있는데, 푸성귀들의 잎이 푸릇푸릇하다.

 

 

▼  단군성전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수백 길 절벽위에 치솟은 거대한 암봉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웃집 처녀를 짝사랑했던 총각의 전설이 서린 상사바위이다. 상사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보리암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빠짐없이 눈에 들어오고, 한려수도의 秀麗한 풍광이 눈앞에 빈틈없이 들어차고 있다. 건너편 정상아래, 절벽위에 위태로이 놓여있는 보리암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다. 紀念寫眞 찍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상에는 아름다운 絶景 속에 자신의 모습을 심으려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  제석봉, 부처를 모시는 불법을 지키는 신(神)인 제석천(帝釋天)이 내려와 놀다 갔다는 제석봉. 입구에서 보았던 화강암 바위들이 좌우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한편에 보리암이 있다.

 

 

 

▼  상사바위에서 좌선대와 제석봉을 거치면 아까 산을 오를 때 통과했던 쌍홍문이 나온다. 쌍홍문부터는 지나왔던 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산행을 하면서 가슴에 담아 놓은 ‘錦山의 絶景’을 꺼내서, 하나하나 손질한 다음, 추억이라는 빈 공간에 다시 쌓는 시간으로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