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여산(月餘山, 862m)
산행코스 : 신기마을 주차장→원만마을터→7형제바위→월여산 1봉→2봉→3봉→790봉→지리재→신기마을→신기마을 주차장 (원점회기 산행시간 : 3시간)
소재지 :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과 합천군 대병면의 경계
산행일 : ‘10. 11. 21(일)
같이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월여산은 옛날 달맞이를 했다하여 月迎山이라고도 하고, 정상부에 봉우리가 3개 솟아 있다하여 三峰山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가뭄 때 祈雨祭를 지낼 정도로 이 지역에서는 神靈스런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나 정상어림은 바위들로 이루어져있어, 산의 知名度에 비해 빼어나게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바윗길에서 크랙을 잡으며 손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었으나, 최근에 나무테크로 계단을 만들어 버려서 바윗길에서 음미하던 스릴은 사라져 버렸다.
▼ 산행들머리는 거창군 신원면 신기마을
88고속도로 거창 I.C에서 빠져나와, 거창읍 소재지를 통과한 후, 1084번 지방도와 1034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신원면 소재지에서 만나게 되는 59번 국도에서 좌회전 한 후, 조금 더 진행하면 신원면 구사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들어서면 산행들머리인 신기마을 駐車場에 다다르게 된다. 신기리가 生態마을로 지정된 탓인지 제법 널따란 주차장에는 깔끔한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주차장 한 귀퉁이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안내판에도 오늘 찾는 월여산의 지도가 아닌 마을의 생태관련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주차장 들머리의 반대편 언덕 아래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산 아래에 도착하려면 아직은 한참을 더 걸어야하지만...). 등산로(農路)의 오른쪽 언덕 아래에 가을걷이가 끝난 다랑이 논이, 정겹게 다가온다. 도로의 갈림길 마다 이정표가 서 있기 때문에, 결코 길 잃을 염려가 없으니 부담 없이 월여산 방향을 향해 걷기만 하면 된다.
▼ 월여산 방향으로 걷다보면 진행하는 두 방향 모두를 월여산으로 표시해 놓은 이정표가 보이고,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편 방향으로 진행하면 자그마한 저수지가 나온다. 그리고 저 멀리 이곳 원만마을의 명물인 ‘정자나무’ 보인다. 이 정자나무는 원래 원만마을의 입구를 지키는 나무란다. 원만마을은 지난 1974년 颱風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고, 주민들은 산 아래 신기마을로 이주했단다.
▼ 정자나무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또 다른 정자나무가 보이고, 반대편에 건물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집터가 보인다. 이곳이 원만마을의 흔적이다. 집터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다가 우측의 작은 개울을 건넌다. 이곳에 서 있는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월여산 정상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또 하나 보인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진행방향을 따라 계곡을 건너 발걸음을 옮긴다. 주차장에서 약 20분 정도 걸렸다.
▼ 계곡을 건너면 등산로는 감나무 밭의 중간을 통과한 후(감나무들은 여기저기 붉은 색 감들을 잔뜩 매달고 있다. 농촌의 일손이 달려서일까? 모든 감나무들이 수확을 포기한 것 같다.) 급경사를 이루면서 능선을 향해 치솟는다.
▼ 한참을 치솟던 등산로는, 잠깐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또다시 한 번 더 솟구친 후, 널따란 분지위에 가쁜 숨을 내려놓는다. 흙으로 된 분지위에는 커다란 바위 몇 개가, 마치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내팽개쳐둔 공깃돌마냥 널려있다. 그 숫자 7개라서 이곳을 ‘칠형제 바위’라고 부르나 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좋다. 월여산 정상부의 울퉁불퉁한 바위능선과 그 아래 원평마을, 신기마을이 펼쳐져 있다. 계곡에서 이곳까지 약 20분 정도 걸렸다
▼ ‘칠형제 바위’를 뒤로하고 10여분 정도 올라서면 주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정상과 반대방향인 오른편은 팟죽재를 거처 追慕公園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정상을 향한 오름길 여기 저기 조망 좋은 전망 바위가 많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칠형제봉
▼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한마디로 곱다. 등산로 주변은 온통 소나무 一色, 四圍가 온통 누렇게 변해있는데 獨也靑靑 푸른 소나무가 내품는 피톤치드라니... 걷다보면 가끔은 활짝 피어난 억새들에게 둘러싸이는 호사도 누리게 된다.
▼ 삼거리에서 20분 조금 넘게 걸으면 나타나는 암릉, 전에는 꽤나 험했을 성 싶은 바윗길 위에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깔끔하게 단장된 것이 등산객들을 위해 정비한지 얼마 안 되었나보다.
▼ 나무테크 계단을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된다. 좌측으로는 등산로가 아직 개설되지 않은 암봉이 보이는데, 오늘 산행 중에 만나본 봉우리 중에서 제일 빼어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 위험하지 않은 암릉에서 주위 경관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덧 월여산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30분이 지났다.
▼ 월여산 정상, 정상은 열 평이 넘을 듯 싶을 정도로 널따란 盆地로서, 정상을 향해 암릉을 걸으면서 멋진 암봉일 것이라고 떠올렸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흙으로 덮여있다. 한쪽 귀퉁이에 타원형의 원석위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월여산’이라고 쓰여 있다. 정상에 서면 또 하나의 암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제2봉이다. 제2봉은 그 빼어난 자태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 월여산 정상에 서면 북쪽에 TV 송신탑이 여럿 설치된 감악산이 또렷하지만, 서쪽방향의 황석산과 금원산은 가스에 가려 아스라하다. 그 언저리에 있을 남덕유산과 백두대간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남쪽방향으로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 동쪽으로는 합천호와 대병3산(악견산, 금성산, 허굴산)이 보인다는데 확인할 수는 없었다.
▼ 제2봉, 월여산 정상에서 제2봉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길, 조심스럽게 내려선 후, 암봉 위로 오를 수 있도록 매어놓은 로프를 잡고 오르면(안잡고 올라도 크게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또다시 나무테크로 만든 계단을 통해 정상으로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 제2봉의 정상은 순수한 암봉, 바위 봉우리인 탓에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이 없어 조망 또한 뛰어난다. 뒤에는 방금 지나온 제1봉의 흙으로 된 봉우리의 뒷모습과 진행방향에 아담한 바위 봉우리인 제3봉의 모습이 뚜렷하다. 가스 탓에 희미하지만 황매산이 어렴풋이 바라보인다. 지리산의 주능선은 그저 짐작으로만 그려볼 뿐...
▼ 2봉에서 바라본 1봉의 뒷모습
▼ 제3봉, 2봉을 내려와 다시 나무테크 계단을 조금만 올라서면 만나게 되는 자그마한 바위봉우리가 3봉이다. 밑에서 바라본 3봉의 자태는 빼어나지만, 막상 봉우리 위에 올라서면, 주위 경관을 바라보는 조망을 빼 놓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 제3봉에서 바라본 2봉의 뒷모습
▼ 제3봉에서 하산은 2봉의 반대방향인 지리재 방향으로,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예쁘장한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곧 이어 산철쭉 群落地가 나온다. 어깨 너머까지 자란 저 철쭉들이 꽃망울 터뜨릴 때면 이곳은 그야말로 또 하나의 天上花園을 만들어내고 있겠지? 이 근처에 있는 황매산이나 황석산 등은 철쭉축제가 열릴 정도로 철쭉으로 소문이 난 곳인데, 이곳의 철쭉 군락지도 제법 넓은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곳 거창은 온 山河가 철쭉으로 포위되어 있나보다.
▼ 널따란 平原의 철쭉들 사이로 화강암으로 만든 祭壇이 설치되어있다. ‘월여산 면민 안녕기원 제단’이라 쓰여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이곳에서도 황매산과 마찬가지로 이른 봄철 철꽃축제를 여나보다. 이곳에서 우측 임도로 내려서면 소야마을(3.6Km)이다. 물론 왼편은 신기마을(4Km)이고... 향후 철쭉들의 향연이 펼쳐질 평원지대에는 철쭉이 파도처럼 너울지고, 드문드문 서있는 소나무 그늘 아래에는 잠깐 쉬어가라며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 철쭉군락지에서 바라본 월여산 제3봉, 麻姑仙女 박랑의 아름다운 딸 월여가 서쪽 철마산에 사는 오빠 독지장군을 바라보로 있는 모습이 월여산이란다. 월여는 용의 등을 타고 내려와 용담에서 목욕을 했는데 그럴 때는 어김없이 비가 온다고 한다. 그 비는 玉皇上帝를 모시는 시동 일야가 월여의 모습에 반하여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흘리는 눈물이라고 전해진다.(어느 거창분이 쓴 "남녘의 산"이라는 등산안내서에 나오는 내용)
▼ 지리재를 향하는 길, 초반에는 능선을 따라 防火線을 만들 듯이 伐木을 한 후, 철쭉꽃밭으로 가꾸어 놓았다. 철쭉군락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암릉, 지도에는 암릉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암릉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설프기 짝이 없게, 큰 바윗돌 몇 개가 바닥에 널려있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산길이 이어진다.
▼ 지리재, 지도에는 반대편 산으로 진행하는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지만 이곳에 세워져있는 이정표에는 신기마을로 내려가는 방향표시 밖에는 없다. 더 산행을 이어가야만할 이유도 없으니 당연히 왼편 신기마을로 내려선다.
▼ 지리재에서 만난 밤나무 古木, 짧지 않은 내 生涯, 그간의 삶에서 쌓아온 지식으로는 결코 저리도 큰 밤나무는 있을 수 없었다. 함께 산행을 한 ‘영철君’과 몇 번을 확인해 봤지만 분명히 밤나무였다. 덕분에 난 또 하나의 살아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 지리재에서 신기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 급경사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키려고 네모반듯하게 절단한 통나무를 이용하여 계단을 조성해 놓았다. 다래와 머루넝쿨이 우거진 계곡을 지나면 축조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수중보에 이른다. 수중보 아래의 담수지에서 웃통을 벗어부치고 냉큼 머리부터 감아본다. 아~~ 오늘 산행도 상큼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 밤나무 농원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지어 놓은 듯한 ‘오두막’에서부터 등산로는 시멘트 포장도로로 변한다. 農路의 양측을 따라 펼쳐지는 밤나무의 사이사이에 이상하게 생긴 燈들이 세워져있다. 아마 나방 등 날아다니는 곤충들을 잡는 設備인 듯... 지루하게 이어지는 농로 주변의 산들은 伐木 후, 두릅나무를 심었는지 산들이 온통 벌거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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