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관산 (掛冠山, 1,252m)
산행코스 : 은행마을→안부→북릉(암릉지대)→첨봉→계관산→옛고개→37번 지방도 방향 오른쪽 계곡→대운암 입구 (산행시간 : 여유 없이 바쁘게 걸어서 4시간)
소재지 :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병곡면 경계
산행일 : ‘09. 11. 22 (일)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대부분이 육산이지만 북릉에서 첨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은 다른 어느 有名山의 암릉에 결코 뒤지지 않다. 암릉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보다는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는 것이 한결 나으므로 산행은 은행마을에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 이래서는 안될 것이다 >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지 10년여, 그동안 백두대간과 몇몇 정맥들의 답사를 마쳤고, 그 외에도 有, 無名의 산들을 수도 없이 올랐건만, 오늘 난 모처럼 이상한 광경을 겪었다. 峰이라는 名稱은 그 산의 능선에서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에 붙이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곳 鷄冠峰의 표지석은 양쪽의 봉우리 사이, 움푹 파인 곳에 세워 놓았다, 또 하나 요상한 것은 이곳 표지석의 鷄冠峰 말고는, 지도상에 나타나 있는 掛冠山을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함양군에서 이곳 산의 이름을 바꾸었을 경우에는 지도도 수정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왜 수정했는지를 알렸어야하지 않았을까? 꼿꼿한 기개의 함양의 선비들이 벼슬길에서 물러나 허허로이 고향으로 내려올 때 맞이하는 산이 바로 掛冠山, 갓걸이 산이라고 할 정도로 함양군이 자부심을 가져야할 산의 이름을 바꾸었으니 말이다.
⇩ 산행 들머리는 은행마을
서하면사무소가 있는 송계리에서 백전면을 잇는 37번 지방도(백전행)에 접어들어 차로 2~3분정도 가면 닿는 도로 왼쪽의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杏山齊로 가는 안내비석이 서있다.
⇩ 마을의 담장은 대부분 돌담장, 예스러움으로 인해 정겨운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다. 집안 마당이나 밭두렁엔 아직 손도 안댄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은행마을에 웬 감들만 주렁주렁... 매달린 감은 작은 꼬마전구처럼 그 생김새가 아주 특이하다.
⇩ 동네를 빠져나갈 즈음 거대하고 잘 생긴 은행나무가 서있다. 천태산이나 용문산 은행나무보다도 더 빼어난... 은행마을이란 이름은 아마 이 은행나무가 마을의 지킴이로 서 있기 때문이 아닐까?(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 杏山齊를 지나 농로를 따라 오르다, 왼편 산자락에 몇 개의 리본이 붙어있는 곳이 등산로 입구이다.
⇩ 등산로 초입은 일본입깔나무, 무덤 몇 기를 지나면서부터는 그 자리를 재래종 소나무로 바뀐다.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길은 마치 융탄자를 깔아놓은 듯, 걷기에 여간 편하지 않다.
⇩ 또다시 몇 기의 무덤을 지나면 무릎에 못 미치는 것부터, 사람의 키를 넘기는 것까지, 크고 작음이 제멋대로인 산죽들이 주욱 이어진다.
⇩ 산죽길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코를 땅에 박다시피 하여야만 되는, 된 비알이 시작된다. 고도차 200m를 좁힐 때까지... 숨이 턱에 차도록 힘들게 안부에 오르면 망이 탁 트이는 암릉길이 시작된다.
⇩ 주능선에 닿으면 길은 암릉이 시작되면서 조망도 터진다. 기암도 많고 바위 전망대도 많아 마음껏 즐기며 올라갈 수 있다.
⇩ 北암릉길을 일반 등산객들이 바위위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크랙이 형성되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몇 곳은 1미터 이상 되는 바위 사이를 건너뛰어야 하기 때문... 그러나 대부분의 암릉은 우회로가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괘관산은 전형적인 육산이나 첨봉에서 은행마을에서 올라오는 안부까지 이어지는 능선만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도 다른 유명한 바위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나게... 北암릉의 마지막 첨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내려다보면, 북릉은 마치 거대한 괴물 같은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 지리산 속에서 느끼는 것보다 차라리 더 신비로운데, 가스로 인해 어슴프레하게 보이는 것이 흠이다.
⇩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누군가 괘관산을 함양의 진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진산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산행 중 어느 한곳에서도 산행 안내판을 구경할 수 없었고, 이정표 또한 정상표지석을 지나고야 만날 수 있었다.
⇩ 첨봉 정상에서 바라본 천왕봉(물론 지리산 천왕봉이 아니다)
첨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환상적, 대충 둘러봐도 인근의 명산은 죄다 조망된다. 멀리 남쪽으로는 지리산, 동쪽으로는 가야산, 북쪽으로는 덕유산, 금원산, 기백산이, 특히 황석산은 지척에서 정수리의 뾰족한 미봉을 서로 뽐내며 마주보고 섰다. 서쪽으로는 백운산이 백두대간에 한 지점을 차지하며 빼빼재를 가운데 두고 괘관산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 첨봉의 정수리에 한 사람이라도 올라갈 수 있는 틈이 있을까? 그러나 보이는 그림처럼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점심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은 충분하다.
⇩ 북릉은 공룡의 등짝처럼 바위와 암릉으로 울퉁불퉁하다. 특히 전위봉인 첨봉은 흡사 삼각추처럼 날카로운 알프스의 마터호른을 닮았다.
⇩ 鷄冠峰 표지석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정상표지석이지만 그래도 어찌하리오~~ 이곳에 다녀갔다는 증거는 남겨야할 것이 아닌가..
⇩ 정상표지석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태양열 발전을 이용한 레이다 시설물(用途는 不明)이 나온다. 이곳 조금 못미처에서 왼편으로 진행하면 천왕봉, 조금더 나아가면 오른편으로 대운암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인다(거리는 1.8Km)
⇩ 실뱀같이 보이는 도로의 언덕배기가 빼빼재, 그 뒤가 서래봉과 백운산이다.
⇩ ‘레이더 시설물봉’에서 빼빼재로 내려서는 길은 한마디로 곱다. 가끔 경사가 심한 곳도 나오지만, 바닥은 폭신폭신... 심성고운 아가씨의 가슴처럼 마냥 포근하기만 하다. 걷다보면 이렇게 소담스런 억새꽃도 만날 수 있고...
⇩ 옛재 사거리, 빼빼재까지 남은 거리는 1.8Km,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고, 그리고 고도차도 심하지 않아 별로 부담은 없지만, 별로 특징이 없는 능선인지라 답사를 생략하고 그냥 옛재에서 오른편 37번 지방도 방향으로 내려선다.
⇩ 옛재에서 내려서는 등산로는 그야말로 無人天下... 거의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없는지 원시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등산로의 흔적도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산행날머리인 37번 지방도
옛재에서 10여분을 내려오면 민가가 보이고, 이곳에서 500m정도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37번 지방도를 만나게 된다. 날머리인 37번 국도에서 대운암 입구까지는 도로를 따라 약 10분정도를 더 내려가야 한다.(대운암 입구에서 괘관산 정상으로 곧장 갈 경우의 거리는 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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