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山 南山第一峰 (1,010m)
산행코스 : 청량동→능선→삼거리(청량사 갈림길)→남산제일봉→돼지골→해인사 민박촌→제1 야영장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산행일 : ‘10. 2. 27(토)
같이한 산악회 : 자이언트산악회
특색 : 매화산은 일명 千佛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매화산의 기암괴석들 모양이, 마치 수많은 불상들이 내려와 앉은 것 같다하여 붙은 이름이란다. 바위를 불상으로 표현할 정도라면 구태여 답사를 아니해보더라도 그 아름다운 형상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산에 우뚝우뚝 솟은 기암괴석들이 아마 천개의 불상들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야와 같다하여 그리 불리우는 모양이다. 화순의 운주사에 가면 절을 품고 있는 영구산 계곡과 산등성이에서 천불천탑을 볼 수 있는데... 여기도 혹시 미륵사상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 산행들머리는 청량사 가는 집입로 초입
해인사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다, 청량사로 향하는 왼편 포장도로로 들어서야 한다. 입구의 가야천(홍류동)계곡을 건너 약 1Km정도 진행하다가 오른편 임도로 오른다. 물론 입구에는 등산로로 이용하지 말라는 경고판... 그러나 一金 2천원(청량사 문화재 관람료)의 위력은 경고판까지도 무시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경고판을 지난다.(50만원의 과태료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흔적이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약 15분 정도 진행하면 작은 능선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 등산로는 급경사에다 흔적까지 희미해져 버린다. 아니나 다를까 아르바이트... 에라 모르겠다. 무작정 치고 오른 끝에 결국에는 흔적이 제법 뚜렷한 등산로를 찾아내고야 만다. 드디어 자연스럽게 목에서는 단내가 나기 시작한다.
▼ 지금까지의 고생을 보상하려는 것일까? 갑자기 등산로는 아라비아산 고급 양탄자로 변한다. 주위의 소나무 낙엽이 떨어지길 오랜 세월... 수북이 쌓인 낙엽은 폭신폭신 포근하기 그지없다.
▼ 폭신폭신한 길의 여유가 끝날 즈음, 능선에 솟아오른 奇巖의 바위 봉우리 하나가 앞을 막는다. 매화산은 그렇게 자기의 아름다운 속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 여기저기 보이나니 奇巖怪石,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할지 무척 고민스럽다. 보이는 것 마다 모두 눈길을 돌리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바위 자체만으로도 저리 아름다운데, 봄이면 연분홍 진달래, 여름이면 진록의 소나무, 가을이면 불타는 단풍, 겨울이면 하얀 눈으로 저 바위를 덧쌓는다면 얼마나 더 환상적일까???
▼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되면 왼편 발아래로 청량사가 내려다 보인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즐겨 찾았다는 신라의 천년고찰 청량사, 지금까지 남아 있는 높은 석축과 넓은 절터 등으로 보아 한때 큰절이었음을 한눈에 알수 있다. 이 절에는 보물 253호인 석등, 보물 266호인 여래좌상과 보물 2호인 삼층석탑등 3점의 문화재가 있다.
▼ 기암절봉에 노송... 그 기암을 오르는 낡은 철계단... 不調和, 그 부조화를 즐기다 보면 이내 청량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나게된다. 등산로는 여기서부터 말끔하게 정비된 모습을 보여준다.
▼ 삼거리에서 주능선까지는 숲이 울창하고 오름길이 연속인 그저 평범한 산이다. 나무계단에 이은 돌계단을 연이어 오른다. 간혹 암자 터로 추정되는 돌 축대가 보이기도 한다.
▼ 잠시 숲길을 지나면 다시 시야가 확 트이며 매화산이 가까이 다가온다. 눈 앞에는 철계단이 어린아이들의 ‘장난감 소방차의 사다리’처럼 기암괴석에 매달려 있다. 이때부터 발걸음을 옮길수록 기이하고 아기자기한, 때로는 집채만한 기암괴석의 잇단 행렬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키재기 경연을 하듯 첩첩이 쌓여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봉우리가 절승이다.
▼ 본격 암릉지대. 사다리만큼이나 고추 세워져있는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암봉 오른쪽으로 에돌아 가기도 한다. 때론 직접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바위 틈새로 기어오르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급경사 침목계단과 돌계단도 이어진다.
▼ 기암절벽의 곳곳에 소나무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새하얀 서리꽃을 머리위에 듬뿍 이고서...
▼ 철제난간은 끊어질 듯, 이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남산제일봉으로 이어진다. 난간은 그냥 나그네들의 산행을 인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 경관을 가슴에 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철제난간 밑의 아찔한 절벽, 천길 斷崖의 스릴을 어찌 아무 곳에서나 느낄 수 있으리오...
▼ 산비알은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비록 시야는 짧지만, 보이는 곳마다 서리꽃을 뒤집어 쓴 나무들 너머로 우뚝우뚝 솟아 오른 바위들... 수많은 기암괴석이 어서오라 손짓하고 있다.
▼ 남산제일봉으로 가는 능선을 그저 암릉이라고 부르는 것은 2% 부족한 표현 기법... 천불산이라는 지명에 걸맞게 곳곳에 부처님들이 둘러앉아서, 찾는 이들을 보호하고 있으니 차라리 하늘길이라고 부르는 게 옳지 않을까?
▼ 능선은 바윗길이라서 위험한 구간이 많다. 그러나 염려는 붙들어 매어도 좋을 듯...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안전하게 철제난간이 설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 마음 비운 구름들이 쉬면서 불경 한 소절 읊으며 돌아가는 암봉... 오늘따라 구름대신 반갑지 않은 안개만이 자욱한데, 짙은 안개사이로 바람 한줄기, 갑자기 코끝에 흐르는 향 내음 한줄기.... 아~ 여기는 해인사의 앞산이었다.
▼ 암봉들을 힘겹게 넘다보면 정면에 또 하나의 거대한 암봉이 마중한다. 철계단을 따라 오르면 잠깐 평범한 산길이 나오고, 또다시 집채만한 암벽 옆을 따라가다보면 마침내 정상... 대여섯 평 되는 이곳 분지에 기암괴석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정상석 대신에 이정표가 이곳이 남산제일봉의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다.
오늘의 궁금증 하나.... 오늘 오른 남산제일봉과 매화산은 같은 산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매화가 피어있는 형상이라는 매화산(954m)은 남산제일봉의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봉우리이다. 남산제일봉이 비록 매화산보다 높지만, 매화산 자락에 있는 하나의 봉우리로 보면 무난할 것이다.
▼ 南山第一峰
고운 최치원 선생이 ‘달이 머무를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 해서 월유봉(月留峰)이라 일컫던 곳, 남산제일봉은 주변의 거대한 바위들을 잔뜩 모아서, 차곡차곡 쌓아 놓은 듯한 거대한 암봉이다. 신의 작품??? 인간의 힘으로는 저런 빼어난 예술작품을 만들 수 없을테니까...
해인사에서는 대적광전을 마주보고 있는 남산제일봉의 불타오르는 산세 때문에 화기가 절로 날라들어 화재가 잦다는 풍수설에 따라, 바닷물로 불을 막아보기 위해서, 매년 단오날 이 봉우리의 꼭대기에 화재액막이용 소금단지 5개를 다섯 방향에 묻고 불이 나지 않기를 기원한단다. 효험이 있어서일까? 불이 자주 나기로 유명했던 해인사가 이 의식을 거행한 이후 100여년 동안 큰 화재가 없었단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라...’
▼ 하산은 반대편 철계단으로 내려선다. 남산제1봉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기암괴석들이 마치 활짝 핀 꽃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게 솟아오르고 있다.
▼ 바위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척박한 바위틈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느라 고통의 용트림으로 뒤틀린 몸통, 또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은 갈림길. 이정표 하나 외롭게 서있다. 이곳에서 단지봉을 거쳐 고운암 또는 별유산 의상봉으로 갈 수 있지만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로 막혀 있다(몇 년 전에 답사를 마친 난 억울할 게 없다 ^^-*). 당연히 하산은 하나 남은 등산로인 나무계단이다.
▼ 하산길은 서리꽃 天國
안개가 끼어야 함은 물론,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하고, 거기에다 춥기까지 해야만 피우게 된다는 서리꽃... 솜털처럼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서리꽃이 천지라니 이 얼마나 축복받은 산행인가. 여기에 영롱한 햇빛 한줄기 더했으면 錦上添花였으련만...
▼ 나무계단이 끝나면 등산로는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숲길로 변한다. 주위의 나무들은 서서히 단풍나무들로 바뀌어 간다.
▼ 샘은 결코 아닌데, 꽤 많은 양의 물이 솟아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원래는 샘터였을 듯... 이곳을 지나면 제법 요란스런 물소리가 들리는데, 돼지골이다. 계곡은 등산로와 함께 사이좋게 흐른다.
▼ 나무다리를 건너면 계곡 합수점. 치밭골과 만난다. 합수지점에 조그만 동굴이 눈길을 끈다. 유량이 늘어 제법 너른 소와 낮은 폭포도 보인다
▼ 산행 날머리인 해인사관광호텔
등산로가 임도 수준의 산책로로 변할 즈음, 해인사 관광호텔 주차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집단시설지구 버스 정류장까지는 약 10분 정도, 버스가 기다리는 제1야영장까지는 정류장에서 또 10분 정도 거리...
▼ 홍류동계곡 상류(제1야영장 옆)에 있는 용문폭포
가야천 계곡은 홍류동계곡으로도 불리운다. 단풍이 물들었을 때 계곡물도 빨갛게 물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아니나 다를까 등산로 곳곳에 빼곡히 널려있는 단풍나무, 저 나무의 잎들이 냇물위에 하나 둘 떨어져 흐를 때, 그 붉음은 홍류라는 표현이 더 궁색할 수도 있을 성 싶다.
▼ 산사에서 흘러내려온 아름다운 골짜기, 홍류동의 맑은 물소리여 내 귓가를 흐를 때, 세상사에 찌들어 있는 내 마음의 때 한점 함께 갖고 흘러가소서!!
▼ 날씨가 좋으면 이런 절경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데...
매화산은 한마디로 바위산이다.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봉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며 온 산을 뒤덮고 있다. 능선 뒤덮은 기암괴석은 천태만상을 수놓고, 오묘한 암릉은 수석 전시장 방불케 한다. ‘名不虛傳’ 아무리 世態가 변한다지만 소문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佛家에선 남산제일봉을 천불산(千佛山)이라 일컫는다. 송림 사이로 오글오글 솟은 기암괴석이 아마도 천 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실제로 들머리의 천년고찰 청량사를 알리는 커다란 이정석에는 남산제일봉 대신 '천불산 청량사'라고 음각돼 있단다(나는, 입장료 안내려고 샛길로 올라왔으니 당연히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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