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밀양시, 청도군, 울산시 등에 높이 1000m 이상 되는 7개의 山群(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고헌산, 간월산)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등억온천, 사자평, 얼음골 등 명소와 통도사, 석남사, 운문사, 표충사 등의 사찰 을 안고 있다. 특히,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의 신불평원 60여만 평과 간월산 밑 간월재의 10만여 평, 고헌산 정상 부근의 20만여 평에 억새군락지로 유명하다.


산행코스 : 자수정동굴나라-신불 공룡릉선-신불산-영축산-함박재-백운암-극락암-통도사(산행시간 : 5시간, 극락암 도착까지)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서쪽은 곳곳을 습지로 보존하고 있을 정도로 밋밋한 고원 형태, 반면에 동쪽은 급경사의 암릉지대로 암릉과 육산이 공존하고 있다.  

 

 

산행은 자수정동굴나라 주차장 입구 맞은편에서 시작된다.

울주군과 언양읍은 세계에서 유명한 자수정 산지이며, 특히 그 품질은 국제시장에서 으뜸으로 쳐주고 있다. 자수정동굴나라는 그중 한 폐광을 관광지로 개발한 것이다. 80년대 중반 사업주가 이 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때 실사차 다녀간 적이 있는데, 그때에 비해 지금은 상전벽해라 표현해도 될 듯 싶다.  

 

산행의 시작은 소나무와 함께...

초입의 평탄한 산길은 5분을 버텨내지 못하고, 곧 갈지(之)자 급사면 오름길을 만나면서부터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쉬임없이 30여분을 올라야 능선에 도착할 수 있다.

 

능선에 오르면 소나무와 철쭉이 조화롭고, 간혹 신갈나무도 보인다

70년대 나뭇잎 대신 연탄으로 연료가 바뀐 뒤부터 오랫동안 낙엽이 쌓여왔는지 등산로는 흡사 양탄자 위를 걷는 듯 포근하기 그지없다  

 

 

능선에 올라 또다시 두어 차례 급경사에서 힘을 빼다보면 공룡능선을 만난다. 능선에 가까워지면 규모가 꽤 큰 슬랩을 지나는데, 바윗결이 각이 져서 손에 잘 잡혀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공룡능선

위험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스릴만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능선위에는 운동화 차림의 등산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장비를 갖추지 않는 산행은 위험천만...


 

아니나 다를까 능선위에 헬기가 출동한 걸 보니, 아마 사고가 있었나 보다.  

 

 

공룡능선의 의미는 한번 치고 올라가는 다른 능선과는 다르다는데 있다. 마치 여러 개의 작은 산들을 연이어 타는 것 같은, 공룡의 등처럼 삐죽삐죽 솟아오른 바위산들을 끝없이 넘어야 하는 것이다. 바위봉들의 모양도 가지각색이지만 각 봉우리마다 좌・우로 보이는 산아래 경치까지도 달리 보인다.

 

 

서너번 암팡진 바위와 씨름하다 보면,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암릉 뒤 멀리 부드러운 모습의 신불산 정상이 보인다. 암릉 위험한 곳에는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잘 나 있다.   

 

 

바윗결을 잡고 용틀임하다 보면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목욕을 시작한다.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는 것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어떤 쾌감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 쾌감은 거의 필연적으로 '고통' 뒤에 오기 마련이다. 그 고통이 극점에 달할 때 인간은 단순해진다. 그 어떤 풍성한 행복보다도 더 깊고 매력적이고 본질적인...  

  

능선의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자태...

사진기에 담아오기는 불가능했지만, 내게는 신이 주신 눈이 있기에 한 아름 가득히 담아 올 수 있었다.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씻어낸 채로...

 

 

공룡능선... 칼바위라고도 부른다. 뾰족한 바위로 정점을 이루고 있는 능선... 바로 그 정점을 죽 이어서 가야만 하는 길이기에 공룡능선이라고 이름 붙였나 보다.

 

 

정상에서 바라본 칼바위 능선

이 능선을 따라 약 1시간 남짓 오르다보면 신불산 정상에 닿는다.

 

 

신불산(1209m)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는 산으로 능선에는 광활한 억새와 바위절벽, 완만한 지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불산은 신령님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산이란다. 안타깝게도 정상은 허물어진 돌탑, 통신시설 등 많이 훼손되어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간월산 방향 능선 

보통은 배내고개에서 출발하여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다소 평이한 코스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긴장감을 찾아 공룡능선에서 시작해서 영축산으로... 간월재의 10만평 억새는 신불평원 60만평의 광활함으로 매꿔버린다.

 

  

다음 산행코스인 영축산을 가기위해 신불재 방향으로 향한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광활한 신불평원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이며 일상의 찌든 때가 다 날라가는 듯하다. 

 

 

구름이 머물렀던 철쭉의 향연이 지나고, 무더위와 폭풍우에 할퀴었던 지난 여름의 기억, 그러나 자연은 어느 새 억새꽃이 전하는 가을의 편지를 쓰고 있다.

 

영축산으로 가려면 신불재에서 정면(남쪽) 억새밭 사이 오름길로 올라서야 한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중에서)

무더위에 펼쳐진 지난 여름의 파노라마가 신불산 능선 출렁이는 억새꽃 위에 펼쳐진다.

 

신불산에서 영취산까지의 광활한 능선에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은 과히 억새의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역광에 비늘처럼 퍼득이는 이파리와 빛이 부서지는 억새를 만났다. 행운... 영남알프스는 우리들에게 억새의 물결로 가을 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60여 만평 신불 평원의 억새 군락지의 억새꽃...솜털처럼 하얀 억새꽃 천국을 이루고 있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에 대부분의 솜털을 날려보냈음에도... 겨울이면 억새 위로 새하얀 눈이 내려 절정을 이룬다는데 그 또한 얼마나 나그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할꼬.....

 

 

남쪽의 취서산에서 북쪽의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주능선은 억새의 천국을 이루고 있다. 이 산줄기의 동쪽은 깎아지른 바위절벽을 이뤄 산세가 험하지만 반대인 서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마치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솜뭉치처럼 부풀어진 억새평원이 가을바람에 출렁인다. 황량한 들판에 피어 몸을 떠는 모습은 신비롭기만 하고,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억새의 수수하면서도 단아한 자태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산이 높고, 그래서 힘들면 천천히 쉬어가면 된다. 빨리 오르지 못해 힘들고 지치면 자주 쉬면서 그러나 끝까지 가서 목적지에 당도하면 된다. 그렇게 오른 정상, 높은 산이 멀리보고, 높은 산이 많이 품고, 높은 산이 넉넉하고 위용 있음도 알게 된다. 낮은 산은 낮은 산대로 아기자기하고 나름대로의 멋스러움과 운치가 있지만 높은 산은 그 앞에 할 말을 잃게 한다. 아~~~~  

 

 

영축산(1059m)

영취산, 또는 취서산이라고도 불리운다. 영취산(靈鷲山)은 신령스러운 독수리가 살고 있는 산이란 뜻... 독수리 취(鷲)자는 불가에서 '축'자로 읽기 때문에 우리나라 3대 사찰이 있는 통도사 뒷산이어서 영축산이라고 불리고 있다

 

영축산을 지나 시살등 방향으로 진행하다보면 또다시 넓다란 억새밭을 만나게 된다

이쯤 되면 싫증날 때도 되었으련만... 한번 헤어짐이 일년을 기다려야하는 목마름의 절박함... 내 마음의 억새는 보아도 보아도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신불산에서 영축산을 잇는 능선 동쪽 자락으로는 마치 이 산상의 부드러움을 떠받치듯 신불공룡(칼바위)능선을 비롯한 아름답고 헌걸찬 암릉들이 들어서 있어 전혀 다른 느낌의 산행을 즐길 수 있  

 

 

영축산에서의 하산은 곧바로 통도사로 내려서는 지름길이 있으나,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함박재를 거치는 우회를 선택한다. 아니 그보다는 함박등이나 채이등의 아름다운 암릉을 그냥 놓치기 싫어서라는게 더 옳을 듯... 또한, 사찰은 가꾸는 곳이니 등산로 주변도 나름대로 아름다울게 아닌가  

 

 

승보 송광사, 법보 해인사와 함께 한국 3보 사찰중 하나인 불보사찰이며, 조계총림 송광사, 해인총림 해인사, 고불총림 백양사, 덕숭총림 수덕사와 함께 조계종 5대 총림중 하나인 영축총림 통도사..., 뒷쪽 영취산엔 암자가 여럿(13개??)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에 제일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암자...  하도 높은 곳에 위치하여 구름마저 발 밑에 놓여있다해서 백운암이라 이름 붙여졌지 않았을가 싶다.


‘아무리 독실한 신자더라도 튼튼하지 않으면 불공드릴 수도 없겠네요’ 백운암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면 집사람이 하는 말이다. 하긴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30여분 이상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만 백운암의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으니 응당 그런 생각이 떠오를 성 싶다. 맞습니다 맞고요.. 백운암은 백운암을 찾는 그 자체가 수행의 길일 것입니다.

 

 

천상과 지옥을 모두  함께 잊게 한다는 극락암

통도사 매표소에서 천년 솔향을 품은 계곡을 거슬러 십리길을 오르면 만난다. 절집은 대나무가 에워싸고, 대나무는 소나무가, 소나무는 영축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다. 암자 오르는 산길의 소나무 숲만 걷고 와도 후회 않을 곳...


‘하늘에 가득한 비바람 허공에 흩어지니 달은 천강의 물 위에 어려 있고
산은 높고 낮아 허공에 꽂혔는데 차 달이고 향 사르는 곳에 옛길이 통했네’


문득 한국의 현대 대표적인 禪僧이자 茶僧인 경봉선사가 읊조리곤 했던 茶詩를 떠올리는 건 아마 선사께서 30년을 주석하셨던 곳임을 떠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산길은 불보사찰 통도사를 품고 있는 산자락답게 숲의 모습이 울창하고 깨끗하다. 단풍나무들이 꽤 많이 보이나 가뭄 탓인지 붉음이 예년만 못해 안타깝다

 

 

가을이 되면 세상의 모든 길들은 풍부한 표정으로 바뀐다. 산속 깊이 저홀로 생겨 저홀로 깊어지는 길은 말할 것도 없고, 늘 차를 타고 바쁘게 지나다니는 출퇴근 길도 노랗게 변하다가, 어느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 사이로 낙엽을 수북이 덮어쓰고 있다. 바람에 편편이 날리던 낙엽 하나가 달리고 있는 차창에 우표처럼 들러붙으며, ‘떠나라, 길을 잃을 만큼 멀리 떠나라’고 권유하는 것 같다.

서영은의 ‘떠나라, 길 잃을 만큼 멀리' 중에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 미지의 신비로움을 찾아 난 또 하나의 산을 올랐다.

죽음에 이를 만큼 매혹당해 보고 싶다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의 추김... 난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 잡고 미지의 장막뒤에 숨은 아름다움의 극의... 찾았을까? 못 찾아도 괜찮은건 그녀에 대한 내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문재산 미녀봉 (930m)-두무산-오도산

미녀의 뻗은 발을 무뚝뚝하니 내려다보는 두무산,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 미녀의 머리위로 날아 오르는 비계산, 전설속의 미녀와 사랑을 나누는 장군봉, 미녀를 둘러싸면서 연심을 보내고 있는 보해산, 숙성산...

 

산 전체를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산으로, 아무리 호사가들이 꾸며낸 이야기일지라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뭔가 서운함이 남을 산임은 분명하다

 

산행코스 : 산재치-두무산-오도산-미녀봉-유방봉-유방샘-석강초교(산행시간 : 6시간)

 

함게한 산악회 : 정산악회

 

특징 : 수도지맥답사가 목적이 아니라면 두무산과 오도산은 생략해도 좋을 듯...   고도차가 큰 급경사를 오르는 고통에 비해 가슴에 담아올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은 산이다

 

 

 < 가조들에서 바라본 문재산 >

요즘의 산길은 단조롭기만 하다. 봄처럼 연두색 신록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여름처럼 무성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붉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도 아직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산행내내 함께하는 소나무 숲은 오히려 지금과 같은 초가을이 그 정취와 느낌이 더 좋다. 쭉쭉 뻗지는 못했을망정, 변함없는 자태가 그만하면 됐고, 나무가 뿜어내는 향도 한층 더 짙어진다.

혹시라도 가을철 높은 일교차로 인해 스멀스멀 안개가 피어오른다면 더욱 몽환적 풍경을 빚어낼텐데...  

 

 

유홍준작가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사물에 대한 시각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며 조선 정조시대의 순교자인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저 미녀봉이 신비로운 여체로 다가오지 않은 걸 보면, 내 사랑과 내 앎은 아직 일천한가 보다  

 

산행은 아델스코트CC 입구 우측 절개지 경사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산에 들어서자마자 산꾼들을 반기는 소나무... 치톤피트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무중의 하나가 소나무이니, 오늘 싱그런 가을기운을 만끽하는 행복한 하루가 될것 같은 생각이 드는게 기우일까?

 

등산로는 왼편에 아델스코트CC를 끼고 진행하다, 아예 CC의 아스팔트 도로로 내려서게 만든다.  클럽 하우스 뒤쪽 가시넝쿨이 무성한 너른 공터에서 넝쿨과 씨름하다 속상해 하며 상소리 두어번~~ 가시넝쿨이 조금 덜 자란 왼편 숲을 헤쳐나가다보면 어느덧 제법 뚜렷한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등산로 주변에는 산초나무가 흔히 보이고, 그 열매의 가루는 추어탕에 넣어 먹는 것이니, 아마 이 고장엔 미꾸라지가 많지 않을까 싶다... 추어탕이라면 지금이 제철인데 꾸~울~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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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만남인 두무산은 천미터가 조금 넘으니,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 경사가 기를 죽이는데,하늘엔 조각구름 둥둥... 그러나 누구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건 아마 가파른 산세에 놀라서일게다. 행여 시원한 바람이라도 한줄기 불어오나 고갤 들어보지만, 내 가냘픈 소망은 그냥 바람일 따름이다  

 

산재치에서 정상까지 도상거리는 2.4Km에 불과한데, 고도차는 500m가 넘으니 두말하면 무엇하랴~~

 

오도산쪽에서 바라본 두무산(1034m)

 

밑에서 올려다보면 정상 언저리에 늘상 안개가 자욱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야산 매화산을 비롯한 거창 합천 방면의 산세를 호령하는 조망에는 막힌 속이 뚫린다. 찾는 이 적은 산답게 능선에는 부처손이 보이고, 달디 단 다래는 차라리 부차적인 행운일 따름...

 

두무산 정상 

그리 크지 않은 바윗돌 서너개가 깔린 열평남짓한 공터에 정상이란 표지판만 덩그란이 서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

남쪽에 봉우리가 뾰쪽한 오도산(1,134m)과 숙성산(899m),  오른편에 미녀봉이 가파르게 솟아있고, 북쪽엔 비학산(1,125m)과 시루봉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능선에는 굴참나무가 주종, 가끔 비정상적으로 큰 싸리나무와 소나무들도 보인다. 어느덧 1시... 앞서 도착하신 분들이 요기나 하고가라며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를 권한다(감사합니다. 물론 배를 권해주신 총무님에게도...)  

 

두무산에서 오도산으로 오르는 능선의 철쭉군락지

두무산은 온통 철쭉으로 포위되어 있는 느낌으로, 철쭉나무들은 아예 터널을 만들고 있다

 

 역시 천미터를 훌쩍 넘기는 고산인지라, 정상어림의 단풍나무는 이미 붉은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또 하나의 산 오도산을 오르려면 가파름이라는 또 하나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턱까지 차오르는 가쁜 숨 내뿜으며 1.5Km구간에 고도를 600m나 높여야 한다

 

그 고통에 이쯤에서 포기하고 싶을텐데 그만두지 않음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 조금만 더 참고 오르면 눈 앞에 나타날 내리막이 떠오르기 때문이 아닐까?인생에서 힘들고 때론 삶을 포기할 만큼 절망적인 순간에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리듯 말이다

 

그러나 사실 내리막길 산행이 더 힘들다.. 인생 또한 이와 같은 것이고...

 

미녀봉에서 바라본 오도산

오도산은 도선국사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산으로 이산의 매력중의 하나는 조망..

지리산을 비롯해 가야산, 황매산, 황석산, 기백산이 사방을 둘러 거대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으며,주변의 모든 산봉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촬영 명소로서 인기가 높은 곳중의 하나이다

 

오도산 정상에는 한국통신의 중계소가 들어서 있어 이정표가 없다.

잘 닦인 도로 가장자리, 누군가 공들여 세운 듯 투박한 돌탑이 이름표 하나 없는 정상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곳 오도산은 1962년 우리나라의 마지막 야생표범이 잡혔을 정도로 첩첩산중이었다

 

 

유방봉 방향 능선에서 바라본 미녀봉

가조들에서 바라본 미녀봉은 남산만한 여자의 아랫배 부분이지만, 도착해 보면 아무런 특징이 없고, 자그마한 표지석 하나 외로이 서 있는, 흙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봉우리에 불과하다

 

미녀봉은 두개?

포대기에 쌓인 미녀봉 표지석이 미녀봉과 유방봉 사이 헬기장 옆 봉우리에 버린듯 방치되어 있다.  헬기를 이용, 미녀봉으로 가져간다는게 낙하지점을 잘못 찾아, 이곳에 떨어뜨린걸 그래도 두었나보다

저 무거운 것을 사람의 힘을 빌어 미녀봉으로 옮긴다는건 어렵겠지만 이대로 두는 것은 좀~~~ 

 

 

얼핏 보면 닮은 것 같기도 한 유방봉 

"내꺼가 더 잘 생겼습니다요~" 사진촬영을 위해 유방봉 앞에 선 집사람이 너스레를 떤다.

"맞습니다. 맞고요" 당신의 아름다움... 누가 고른 걸작인데요

 

 

가조들판... 물을 가득 채우면 생김새가 백두산 천지를 꼭 빼다 닮았다나?

그래선지 가조들에서 온천이 발견되었고, 온천의 이름을 '백두산 천지온천'이라고 부른단다 

(능선에 설치된 신선통시 안내판) 신선이 묘산면 방향을 바라보며 가조면 쪽에다 큰 것을 본 덕분에, 시선이 머문 묘산면엔 인재가 많이 나왔고, 뒷간 신세인 가천면은 토지가 비옥해 부자가 많이 났단다

 

 

눈썹바위쪽에서 바라본 유방봉... 거대한 암봉으로 오늘 산행의 백미이다

 

눈썹바위

산행 클라이막스는 유방봉에서 눈썹바위까지의 이어지는 굴곡 심한 바위길이다. 전혀 닿는 길이 없을 것 같은데 바위 사이로 두손 두발을 이용하면 교묘히 길이 열려 신기하기만 하다.

 

눈섭바위로 오르는 루트

암벽은 제법 높지만 굵은 밧줄이 잘 설치되어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두세개 밧줄 중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잡고 오르면 그만이니 사람이 많다고 정체될 일도 없을 듯... 

 

눈썹바위 능선에 외로이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그 우람함을 보면 뭔가 이름이 있을 법도 한데, 이름이 무에 중요하랴 가슴에 담으면 그만인 것을...

 

유방샘

여름산행에 6시간이면 이미 찾아온 탈수현상에, 물한번 실컷 마셔보는 소망도 품어볼 만한 시점... 미녀의 젖가슴에서 흘러나오니, 생김새야 어떻든 꿀맛에 청량함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작지 않은 바가지에 넘치게 채운 감로수, 세바가지 단숨에 비우고 쉬었다 두바가지 덤으로 마셔버린다 

 

미녀봉에서 유방봉까지는 편하게 갈 수 있는데 반해, 유방봉에서 유방샘까지는 험로가 많아 제법 힘이든다. 쉽고 어려움의 조화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조물주의 힘은 참으로 무궁무진하기도 하다

 

 

날씨야 아직 푹푹 찌지만 때는 바야흐로 추분이 내일모래다

길가의 억새들은 이미 수술을 활짝 열었고... 하늘엔 새털구름 둥둥, 이만하면 천고마비의 계절이렸다?

 

청명한 가을날,

소나무가 청정하게 늘어선 산길에서 알싸한 나무 향기를 맡으며 걷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지난주 영덕의 팔각산을 다녀오다 맛본 탄산수인 청송약수를 유리컵에 따른 이런 소리가 나지 않을까? '싸~아~'  알싸한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그 청량함에 가슴부터 시려온다

그런 산길에서는 몇 번의 호흡만으로도 온몸이 다 청량하게 씻겨지리라..미녀봉은 바로 그런 산이었다 

 

금정산 (801m)

 

비록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나무와 물이 풍부하고 화강암의 풍화로 인한 기암절벽이 많다 .. 산의 북동쪽 계곡부에 한국 5대 사찰 중 하나인 범어사(梵魚寺)가 있다

 

산행코스 : 금정초교-북문-고당봉-북문-범어사 (산행시간 : 여유있는 3시간)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산세가 완만하고 도심 근교에 위치한 탓에 유원지의 성격이 짙다

          산정에 늪지가 형성될 정도로 물이 많은 산... 북문에 약수터가 있어 식수 보충이 가능 

 

가슴 설레이는 여름... 그냥 집에 눌러 앉아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계절이다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땀 뻘뻘 흘리며 높은 산을 오르거나, 드넓은 바다에서의 해수욕도 괜찮을 거구..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깊은 산속 산림욕이라도 한번쯤 시도해 볼만할 것이다

 

< 금성초교에서 북문으로 오르는 산행로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곱다 >

 

 

북문 앞의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출입을 금합니다"  꼭 경고문구가 아니드래도 오래오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금정산성의 북문...

금정산성의 규모에 비해서 상상했던 규모보다는 많이 왜소하다 

 

물이 많은 산답게 정상가까에서도 약수터를 만날 수 있다

 

금정산 제일봉인 고당봉 정상

 

산세가 완만하고 도심에서 가까운 탓인지 산정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정상에서 바라본 장군봉 방향 능선

 

고당봉에서 바라본 동문(의상봉, 원효봉)쪽 능선

 

고당봉 정상어림에 있는 산신각

시주함의 "기도가 끝나면 음식물은 꼭 챙겨가세요" 문구는 환경보호??

이유야 어떻든 기도하는 여심은 절실하기만 하다

 

범어사쪽 계곡은 울울창창 숲으로 덮여있다

수령이 수백년은 됨직한 소나무와 참나무는 서로 키재기를 하며 가지를 치켜들었고, 계곡 가장자리엔 수십번 홍수를 이겨냈을 법한 고목이 하얗게 뿌리를 드러내놓고 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 출입을 금합니다"

그러나 금지선 넘어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이지방 방언들... 아~ 다행이 이 동네 사람들이었구나!!!

 

범어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義湘)이 창건, 화엄종(華嚴宗) 10찰(刹)의 하나이다

화재로는 보물 제434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3층석탑(보물 250호)이 있다

 

 

요즘의 절은 아름답다

풍경소리도 염불소리도 녹음으로 스며들어 아득하기만 하다.

진록... 푸르다 못해 서럽기까지 한 좋은 계절에 난 부처님 가까이에 있었다

부처님 계신 산사의 길을 덛다보면, 내 가진 번뇌 잠시라도 날려보낼 수 있을지 누가 알리오?

 

무엇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일까...

등마다 가득 담긴 사연들, 그들이 뜻한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좋은 산을 안내 해 주시는 순하디 순하게 생기신 산행대장님... 

앞차 타려고 부지런히 걷다보니  본의 아니게 대장님의 맛있는 백숙을 나누어 먹는 신세를 졌다.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 울려퍼지는 숲 그늘에서

파아란 하늘에 떠가는 흰 구름을 보며, 초여름의 한가함을 즐기고 싶다

등줄기 서늘한 암반에 가만히 누워본다... 그리고 살포시 눈을 감는다.

나무아미타불!!! 

 

왕산 (923m)

 

북쪽 산기슭에 있는 가락국 제10대 왕 호왕(護王)의 능인 전구형왕릉

(타원형 돌무덤으로 사적 제214호)에서 유래하였고, 산 일대는 예로부터 고령토 산지로 유명하다. 필봉산까지 능선길로 이어지며, 정상에서의 전망이 뛰어나다 하나 오늘은 장맛비 탓에 시계가 제로다

 

산행코스 :  특리교-삼거리-필봉산-왕산-망경대-유의태약수-구형왕릉(산행시간 : 3시간30분)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전형적인 육산이나 능선은 암릉... 흡사 맨탕에 바위가 심어져 있는 듯한 형상이다.   특리교 쪽 하산길은 가시넝쿨식물들이 울창해서 반소매 차림은 삼가하는게 좋을 듯... 

 

산행 들머리인 특리교의 현수교 

 

현수교 아래로 흐르는 계곡...

암반위를 흐르는 계곡은 수량이 제법 많아 여름철 피서객들이 찾을 만하다 

 

필봉산 오르는 길에 등산객들을 위해 굵은 쇠줄을 설치해 놓았지만

경사도 완만하고 발 디딜 바윗길도 넓기에 구태여 그럴 필요는 없을 듯...

 

필봉산(848M) 

정상은 온통 바위투성이로서 사방이 날카로운 벼랑이다.

멀리서 보면 여자의 젖가슴 같다하여 일명 유두봉(乳頭峰)이라고도 불리운다

 

필봉산이나 왕산 모두 정상에서의 조망이 일품이라 하나, 장마의 대미를 장식이라도 하려는 듯 물러가는 길에 내려주는 는개 탓에 사방은 그저 구름에 쌓여있다 

 

 

빗속에서 산목련은 오히려 화려하게 피어난다 

 

필봉산에서 왕산까지는 요런 바윗길로 이어진다

 

 

왕산에서의 하산길은 싸리나무와 억새가 조화롭게 섞여있다. 간간히 보이는 철쭉은 양념... 

 

만경대

'충신(忠臣)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는 지조를 지킨 선비의 고집이 서려 있는 바위다. 고려에서 판서 벼슬을 한 農隱 閔安富가 나라가 망하자 조선에선 벼슬을 할 수 없다며 두문동에 들어갔다가 낙향해 살면서 이곳에 올라 송도를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랬다고 한다.

 

무색무취의 서출동류수인 유의태 약수

색깔도 없고, 맛도 없지만 뒷맛은 상큼, 서쪽에서 나와 동쪽으로 흐르는 샘물..

소설속의 명의 유의태가 이 물을 이용해 한약을 다렸다 한다. 물까지 가려쓰는 정성... 제자들이 이곳의 물을 길어오지 않으면 혼냈다니 그 제자들 고생이 어떠했을까 휴~~

 

전(傳) 구형왕릉

仇衡王(521-532재위)은 금관가야의 마지막 10대왕으로, 신라의 법흥왕에 항복하였다. 이 지방의 전설에는 "나라를 구하지 못한 몸이 어찌 흙 속에 묻힐까, 차라리 돌로 덮어 달라"고 하여, 살아남은 군졸들이 구형왕의 시신을 매장하고 잡석을 하나씩 포개어 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료의 뒷받침이 부족해 구형왕릉이라 확정받지는 못하고 전(傳) 구형왕릉이라 불린다.   

 

법정스님은 ‘홀로사는 즐거움’에서

‘땅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들이 제 발로 걷지 않고 자동차에 의지하면서 건강을 잃어간다. 제 발로 걷는다는 것은 곧 땅을 의지해 그 기운을 받아들임이다. 그리고 걸어야 대지에 뿌리를 둔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의 말대로 걷기는 곧 ‘생각하기’다.  

 

그래, 스님의 말씀대로 오늘 하루 산길을 걸어보자...

두 발로 걸을 때 머리와 가슴은 자유로워지게 하고, 걷기는 사람을 맑고 밝게 한다. 걷기 자체는 사유이며, 철학... 사상가, 철학자들의 고언을 되뇌이며 한걸음 한걸음 왕산을 걸어본다 

정수산 (828m)


고찰 율곡사와 새신바위를 품고있는 산으로 지형상 산청 관내의 모든 산의 중심이며,북으로 황매산 남으로 웅석봉, 왕산 등 산들이 정수산을 중심에 두고 보고 있는 형상이다.. 율곡사 뒷편에 있는 새신바위는 진주 바위꾼들이 자주 찾는 암벽훈련장이다.


산행코스 : 율현리-율곡사-새신바위-정상-억새군락-철수리

               (산행시간 : 여유있는 4시간)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전형적인 육산이나 새신바위나 전망바위 등 웅장한 암릉을 포함하고 있으며, 참나무와 조림한 소나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곳곳에 억새군락지가 있다   

 

산행들머리인 율현리의 느티나무

 

율곡사

신라 진덕여왕 5년에 원효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대웅전은 보물 제374호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에 단층 팔작지붕을 얹은 다포집...또한 보물 1316호인 괘불탱이 있는데, 보살형의 한 인물을 단독으로 그린 독존탱이다

 

신록의 절은 아름답다.

풍경소리도 염불소리도 신록으로 스며들어 아득하기만 하다.

사의 숲길 걷다보면, 내 가진 번뇌 잠시라도 날려보낼 수 있을지 누가 알리오?

 

 

율곡사 대웅전을 지은 목공이 법당을 단청할 때 법당 안으로 들어가며 이레 동안은 절대로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부탁하였으나, 호기심 많은 스님이 이레째 되는 날 그 안을 들여다보고 말았단다.


그러자 대웅전 안에서 붓을 물고 날아다니며, 벽화를 그리던 새가 일을 끝내지도 않고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새가 자취를 감춘 곳이 바로 새신바위란다.

  

새신바위에서 바라본 율현리 방향...

이곳도 남해도에서 감탄했던 다랑이 논만은 못하지만 다랑이 논을 구경할 수 있다

  

새신바위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참나무 숲을 이루고 있다

  

정수산의 특이점은 정상이 두개란 것이다

사실은 이곳이 제일 높은 곳(841m)인데도 대접을 못 받고 다들 가짜 정상으로 알지만, 뜻있는 이들은 비록 큼지막한 표지석이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정상이라 하지 않고 828봉이라 부른다

 

 

정상에서 바라본 황매산 방향

봄이면 철쭉이 만들어 내는 천상화원이며, 그 끄트머리에서 만났던 모산재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접해보고 싶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방향...

화엄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유원사까지를 하루 반나절에 주파...

거기다 세석산장에서 천왕봉까지는 구보까지 했던, 쓰디쓴 추억이 떠올랐던지 집사람은 그쪽 방향으로는 고개도 돌리기 싫단다

 

하산길에는 억새군락지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싸리나무가 주종이지만, 나뭇잎이 지는 가을이면 아마 억새가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하산길 좌측에 목장의 경계선인 철망이 늘어서 있으며, 그 안쪽에는 고사리와 취나물이 지천이다

급경사 하산길 곳곳에서 마주치는 야생화 군락들...

 

하산길 농가의 담벼락에 탐스럽게 핀 장미

 

고을이름이 철수리이지만 산행기점인 율현리가 이웃이고 이곳 하천이 율현천... 이름이 말해 주듯이 이곳은 지천이 밤나무다

 

오래전에 산청에 출장왔을 때, 이곳 관료들 말씀이 외부 두꺼운 껍질을 제거한 밤을, 쓴맛이 나는 표피를 제거하지 않고 말려서 가루로 만든 후 아침저녁으로 밤꿀과 함께 복용하면, 능히 80까지 젊은 여자와 함께 잘 수 있을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단다

 

산행 날머리에 위치한 효산서원

 옛 서원이 아니고, 경주 김씨 집안의 한의사 한 분이 최근에 지은 것으로,  사당에는 고려말 조선초의 선비인 상촌(桑村) 김자수(金子粹) 등 몇 분을 모시고 있단다

  

숲의 넘치는 산소와 함께한 여유로운 산행, 그 여유로움이 나에게 조그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하루를 잘 보내면 달콤한 잠을 이루고, 인생을 잘 보낸 이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어디선가 읽어본 글귀대로 오늘 저녁엔 달콤한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나무아미타불" 귓가에 맴도는 창불(唱佛) 소리에 마음이 평안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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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유산(1,038m, 경남 거창군 소재)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해서 이름 붙은 산...

우두산, 의상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우두산은 산봉우리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붙였다나?

의상대사가 참선 했다는 의상봉, 처녀봉, 장군봉, 바리봉, 비계산 등의 경관이 빼어났다.


산행코스 : 당동마을-장군봉-암릉-의상봉-고견사-견암폭포-주차장(산행시간 : 4시간)


특징 : 주차장에서 마당재를 거쳐 별유산, 의상봉, 장군봉을 둘러오는 원점회기 산행이 보통이나,

마당재에서 별유산은 매화산 가는 코스와 겹치므로, 당동마을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바람직하나

산 밑까지 진입하는데 지루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장군봉

빼어난 암봉이지만 비때문에 그 자태를 볼 수 없다

호우주의보를 무릅쓰고 산을 찾은 처지에 불평불안을 금물.. 그나마 안전산행만이라도 빌어 볼 수 있음이 다행이다 

 

산의 초입에는 진달래가 만발해 있다

 

장군봉에서 의상봉으로 가는 길목의 암릉... 소금강이라고도 불리는 자태는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간혼 빼꼼이 내미는 자태를 담으려고, 비 때문에 가슴에 품은 카메라를 꺼낼라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름이 덮어버린다

 

견암폭포 뒤 암벽..

매화산을 가려면 이 암릉위를 지나 마당재로 향한다

 

고견사 : 신라 문무왕(667년) 때 원효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하며,

원효대사가 전생에 와본 곳이라 해서 고견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최치원선행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의상대사가 쌀을 얻었다는 쌀굴이 유명하다,

 

비 때문에 집사람의 이쁜 모습을 담는 건 불가능...

이번 주말에 찾을 덕룡-주작산에서 함초롱한 모습을 진달래와 함께 담아 보련다

 

이번 산행을 함께 해준 블루엔젤...

늦잠잔 덕택에 낙성대에서 택시로 영동고속도로 만남의 광장까지 왔으니 경비지출이 만만치 않았을 거다

그 덕분에 난 얼린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좋았지만...

 

지리산 성제봉(1.115m, 경남 하동군 소재)


지리산 중앙부 세석평전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능선의 끄트머리로,

지리산에선 흔하지 않게 암릉과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멋거리진 모습'이 일품이다


영남과 호남 사이를 흐르는 섬진강을 산행 내내 눈요기 할 수 있으며,

신선대, 성제봉,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노송지대와 온갖 기암과 반석,

널찍한 억새밭, 조릿대 숲길, 넓은 철쭉 군락지 등으로 이어져 매우 아름답다.


또한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평사리와 악양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소설의 배경을  재현해 놓은 세트장 외에, 실지로 옛 건물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산행코스 : 노전마을-청학사-성제봉-신선대-평사리 최참판댁 (산행시간 : 6시간)


특징 : 산에 이정표가 없어 길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특히 청학사 쪽에서 오르는 길은 주민들이 고로쇠물 채취 때문인지 등산로 폐쇄 안내문...

무시하고 청학사위 대나무 숲으로 오를 경우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를 수 있으니 주의 요망...

산악회에서 매단 리본들을 모두 떼어버려 등산로를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아무리 먹고 살기 위해서라지만... 조심해 달라는 안내문이면 더 조심해서 오르내리련만...

 

성제봉

정상표지석은 없고 철쭉제 안내 푯말과 깃대 끝에 태극기만 펄럭이고 있다

성제봉이라는 표지석은 이곳에서 100쯤 떨어진 봉우리에 세워져 있으나 높이는 이곳이 더 높을 듯싶다

 

성제봉에서 신선대 내려가는 능선.. 길 양옆으로 허리어림 높이의 철쭉나무 들로 뒤 덮여 있다

5월 철쭉이 필 때면 또 하나의 천상화원이 펼쳐질 듯... 성제봉 푯말에 적힌 철쭉제는 아마 여기서 열릴 듯 싶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섬진강

왼쪽이 악양뜰... 토지의 최참판이 살던 곳이란다

 

신선대 오르는 제법 높은 철계단과 구름다리...

암릉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성제봉 구간에서 제일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모자 조심하세요!"

센바람은 어차피 계곡의 특징이지만, 간혹 돌풍이 불 때도 있단다

 

 

토지의 최참판이 살던 동네엔 옛 촬영세트장 사이사이에 새로운 건물들을 짓고 있다

얼기설기 베니다판으로 엮은 가건물을 목제에 기와를 얹은 영구건물로 바꾸는걸 보면 관광수입이 제법 짭잘한 모양이고

영리한 이곳 지자체는 이런 단물을 오래오래 빨아드리고 싶다는 표현일 것이다

 

등산, 여행, 먹거리를 찾아 틈만나면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는 나에겐 이런 구경거리야 별 의미가 없고,

길목 할머니 좌판에 달래와 머웃대의 싱그러움과 할머니들의 옛스런 정겨움에 한바구니 가득 안고 돌아선다

 

비슬산, 영취산 같이 군락지는 아니지만

산 곳곳에 진달래 무리들이 꽃망울을 활짝 열고 봄이 무르익었음을 알리고 있다

 

하산길 곳곳에 널린 동백도 그 붉디 붉은 자태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매화와 산수유가 곳곳에 한창이지만 지난 산행에서 담았기에 이번엔 생략...

 

 

화개 장터...

지리산 맑은 물이 흘러내려와서 섬진강과 만나는 곳에 자리한 화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이어주는 화개장터는 해방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5대 시장중 하나

지리산 화전민들은 고사리, 더덕, 감자 등을, 전라도 구례 사람들은 쌀보리를 가져와 팔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도로변은 봄날이면 환상적인 벚꽃터널을 이룬다.

 

 

점심은 쌍계사 경내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산채비빔밥은 어느 산골이나 비슷하니, 이곳은 이곳은 명물인 재첩국이 좋으련만...

 

화계 벚꽃축제 현장... 좌판이나 음식이야 전국 어느 축제장이나 같다

주위에 녹차밭이 많이 보이나, 차로 곁의 매연에 찌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 동안 즐겨 마셔온 내 속이 별로 안 좋아진다

 

난 사진을 촬영할 때, 사랑하는 사람은 특히 여러모로 구도를 잡아보며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보려 노력한다. 비록 작은 가슴이지만, 그 좁은 공간에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차곡차곡 쌓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금산 2시간30분에 성제봉이 6시간... 아내에겐 쉽지 않았을 코스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아침 절뚝거리는 그녀...,

그러나 행여나 내가 걱정할까봐 산행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따라준 사랑하는 사람에게 완주의 기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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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681m, 경남 남해군 소재)

 

남해에는 비단으로 몸을 감싼 산이 있으니 비단 금(錦)자에 뫼 산(山)자를 더해 금산이다.

경관이 수려하고, 바다와 섬, 일출의 조망이 유명해서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1974년)..

 

본래 보광산이라고 불리다가 조선 태조와 관련된 전설에 따라 금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임금이 되게 해주면 금산 전체를 비단으로 둘러주기로 약속했으나, 막상 되고 나선 

진짜 비단이 아닌 비단 금자를 사용해 금산이라 이름을 지어줌으로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시세말로 똥 누러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야그다!!!

 

주봉인 망대(701m)을 중심으로 문장봉, 대장봉, 오른편에 삼불암등 암봉이 솟아 있다.

가사굴, 쌍호문등 명소도 많으며, 정상엔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

 

산행코스 : 셔틀버스 주차장-제2주차장-정상-보리암-쌍홍문-매표소(산행시간 : 2시간30분) 

 

특징 : 좋은 길로 편히 간다고 셔틀버스 다니는 길로 오르는 건 금물...

지그재그 시멘트 포장도로는 가도가도 끝이 없다.. 제2주차장까지만도 한시간 이상이 소요  

 

 

정상 오르는 길목 양옆의 산죽이 곱다

 

정상에 있는 망대... 다도해  청정공원의 조망이 좋다

 

정상에서의 다도해 조망

 

보물 찾기...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암자가 살포시 숨어 있다

 

구름 때문에 일출의 경관을 볼 수 없었고, 늦게나마 구름사이로 빼꼼이 고개를 내미는 햇살로 위안을 삼는다

 

금산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암릉이다

 

암릉 #2

 

암릉 #3

 

암릉 #4

 

쌍홍문??

 

보리암

동해의 낙산사 홍련암과 서해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

 

인도 남쪽 해안의 보타낙가산(補陀洛迦山)이나 중국 주산열도의 보타도(補陀島)..

바다가 없는 티베트에서는 키추(Kichu) 강 유역에 있는 라사(Lhasa)를 관음성지로 삼았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관음도량은 모두 바닷가에 세운고 있으며,

보리암 역시 우리나라 남쪽 바다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염원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아름다운 곳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제격이다

여인의 아름다움이란 외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겠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한 여인을 찾아 오랫동안 해맨긑에, 난 숨어있던 진주를 찾을 수 있었고, 그리고 언제나 가슴속에  꼬옥 품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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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871m)


항상 서리가 내린다고 하여 서리산, 또는 상산이라고 하며

남원시 쪽에서 보면 봉우리가 5개라고 하여 오봉산이라고 더 알려졌다.

멀리서 보면 흡사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축소시킨 듯 찌를 듯 솟은 칼날연봉이 시원하고,

암벽에 문외한인 하이커들도 암릉 타는 재미를 살짝 맛보게 하는 매력의 산이다.


산행코스 : 팔영재-오봉산-옥녀봉-천령봉-삼산리(산행시간:4시간30분)


특징 : 들머리인 팔영재에서 반대편으로 오르면 백운산, 금대산을 거쳐

지리산 연하천 산장으로 연결되며, 산객들은 보통 그쪽 방향을 선호하는게 일반적이다

오봉산만 바위산이고, 옥녀봉, 천령봉은 전형적인 육산... 길이 순하고 부드럽다  

 

산행 들머리인 남원 인월면 성산리는 흥부전의 흥부가 태어난 마을이라고...

설화는 흥부전의 연씨가 아니고 박씨이지만... 박씨의 설화를 판소리로 엮어낸게 흥부전이란다 

 

오봉산 전경...

춘천, 경주, 보성, 양산, 상주 등등 봉우리가 다섯개인 산이니 곳곳에 많을 수 밖에 없다

비록 도봉산에 있는 오봉이나, 춘천의 오봉산에는 못 미치지만 다섯개의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산이다 

 

 

 

 

백두대간의 봉화산에서 연비산, 오봉산, 삼봉산, 화장산까지를 연비지맥이라 부른다

그 능선상에 위치한 옥녀봉... 오늘의 새로운 발견, 옥녀봉을 고추봉이라고도 부른단다..  옛날 옥녀는 고추를 달았나??? 

 

 

함양의 옛 이름인 천령이 이 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군내 문화제전인 천령제의 성화도 이곳 오봉산의 지맥인 천령봉에서 채화한다.

 

오늘은 일요일...

오늘도 역시 집사람은 교회로, 난 산으로... 홀로 걷는 산행이 외롭지만 산이 좋기에 참을 만 하다.

설흘산(해발 488m)


설흘산 금산, 망운산, 호구산과 더불어 남해군에서 꼭 올라가봐야 하는 산중의 하나...

정상에는 봉수대를 복원... 하산은 응봉산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망망대해와 기암괴석 그리고 아래로 보이는 다랭이마을의 풍경을 같이 즐길수 있다


코스 : 홍현마을-망산-설흘산-응봉산-암릉-사촌마을(산행시간 : 3시간40분)


특징 : 설흘산은 간혹 육산으로 망암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것 외에는 평범...

응봉산에서 사촌마을로 내려가는 코스는 작은 용아릉으로 불러도 될 듯...

또한 근처에 위치한 사량도의 지리망산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암릉이 곱다

바윗길마다 출입금지 푯말과 줄로 막아 놓고 있으나, 용기 있는 자만이 취할 수 있을 것...

경고판 대로 우회로를 따를 경우 용아릉을 방불케하는 장관은 결코 구경할 수 없다 

  

 

정상의 봉화대...

 

정상에 서면 발아래 가천마을의 다랑이 논이 보인다 

 

 

 

 

 

 

 

 

 

 

 

 

 

 

 

 

 

가천 다랑이마을 근처에서 바라본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