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헌산 (1,033m)-백운산(892m)
산행코스 : 외항재→고헌산-소호령-백운산-소호고개-태종마을(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두서면,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 경계
산행일 : ‘10. 6. 5 (토)
같이한 산악회 : 송백산악회
특색 : 고헌산과 백운산은 1천미터 급의 큰산, 그러나 일일산행이 가능한 산이다. 산은 자랑할만큼 특색이 있는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주변 알프스 山群들의 헌걸찬 山稜을 구경하기에는 더없이 뛰어나다. 하지만 이 구간 90%이상이 방화선길로 되어있어 여름철 한낮에 걷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의 행군이 될 수 밖에 없다.(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군의 하나인 영남알프스, 고헌산(1032.8m)에서 문복산(1032m), 가지산(1240m), 운문산(1195m)을 거쳐 억산(944m), 구만산(785m), 육화산까지 동서로 뻗은 것을 北알프스라고 한다.)
▼ 산행들머리는 외항재
69번 국도를 따라 언양읍으로 향하다가, 운문령을 넘자마자 921번 지방도로로 내려선다. 경주시 방향으로 약 4Km쯤 달리다보면 나오는 조그만 마을에서 울주군 상북면 방향으로 우회전, 조금 더 달리면 외항재가 나온다.
▼ 외항재에서 진행방향인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아빠의 산 고현산! 이제부터 우리가 아끼고 가꾸겠습니다’라는 향산초등학교 학생의 글이 알루미늄판에 적혀있다. ‘맞습니다. 맞고요~~’ 그리고 그 곁에는 고현산까지의 거리가 3Km라는 이정표, 등산로 초입은 그야말로 푹신푹신한 양탄자길... 굵은 소나무 밑으로 난 등산로에는 수북하게 솔잎이 쌓여있다. 산행을 진행할수록 등산로 주변의 樹種은 참나무로 변해간다.
▼ 외항재에서 낙동정맥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 첫 안부에 서면 방화선을 만나게된다. 방화선은 돌맹이와 토사가 나딩굴어 진행하기가 매우 사납다. 이 방화선은 고헌서봉을 넘어 고헌산, 그리고 백운산까지 이어진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여서 조망은 그지없이 좋다.
▼ 돌탑이 줄지어 선 능선에 올라서면 등산로는 오른편 구릉을 비켜서 왼편으로 이어진다. 행여나 하고 올라선 구릉엔 ‘高獻西峰(1,035m)’라고 적힌 정상표지석이 고개를 내민다.
▼ 고헌산은 주봉과 서봉 사이를 나무테크로 설치해 놓아 걷기에 편하다. 많은 등산객들이 지나다니다보면 토사유출이 많아져 산이 황폐해지기 쉬운데, 산을 배려하는 정성스런 마음이 보기 좋다.
▼ 고헌산 정상은 밋밋한 능선위에 볼록하니 솟은 구릉, 방화선 우측에 돌탑하나와 정상표지석 3개, 그리고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그 곁에는 영남알프스의 산릉을 깔끔히 조망할 수 있도록 나무테크,.. 정상표지석에는 1,033m로 적혀있는데 그럼 서봉보다 조금 낮다는 의미... 그럼 이 정상표지석은 서봉으로 이사가야하지 않을까?(외항재에서 이곳까지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 정상의 나무테크에 올라서면 가지산에서 뻗어 내린 山줄기가 파도처럼 출렁이는 형상, 한 줄기는 평원이 있는 천황산 재약산, 또 한줄기는 능동산 간월산 신불산으로 이어졌다. 바로 앞에 우뚝 솟은 산은 간월, 신불, 영축산일 것이다. 그 아래로는 언양방면의 들판이 발아래 깔려있고...
▼ 백운산 방향으로는 산불감시 초소가 보이고, 그 넘어론 정맥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다시 나무테크를 따라 걸으면 한켠에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臺가 보이며, ‘이곳이 언양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니 신성시 해 달라는 표시판이 서 있다.(외항재에서 3.3Km, 소호령까지는 1.7Km가 남았다)
▼ 고헌산에서 소호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자갈길인데다 급경사라서 내려서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거기다 Off-Road를 즐기려는 4륜 구동차량들이 파헤쳐놓아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같이 걷던 여자분들 엉덩방아 찧는 모습에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곁에 있던 내 얼굴표정 정리하는 것도 어렵고...
▼ 소호령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임도인지 방화선인지 曖昧模糊, 방화선이라고 하기에는 차량이 다녀도 될 성 부르게 길이 잘 닦여 있음이고, 또한 백운산 정상에서부터는 길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소호령 조금 못미처 우측에 움막 비슷한 ‘대성사’라는 사찰이 있다. 여기서 식수를 보충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아직은 1.5리터 정도가 남아있어서 그냥 발길을 재촉해 본다.(정상에서 이곳까지 약 50분 정도 걸렸다) 소호령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소호리 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얼마쯤 걷다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왼편으로 난 널따란 흙길을 따라 진행해야 한다.
▼ 백운산 오르는 길은 황톳길이 대부분, 간혹 알갱이가 큰 돌들로 이루어진 경사가 심한 길도 나온다. 흙길에 자동차 바퀴가 선연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륜구동차의 모습이 보인다. 지나는 길에 인사, 그들 중의 한두 명은 서울의 우리 동네 근처에서 왔단다. 백운산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등산로 주변은 사람 키 정도 되는 소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지금은 6월의 초입, 솔잎이 연한 푸른빛으로 덧칠을 한 것 같아 보여, 그 싱싱함에 한껏 가슴을 열어본다.
▼ 백운산 정상, 방화선의 한켠에 ‘백운산, 901m’라고 적힌 정상표지석이 세 개나 서있다. 고헌산이나 백운산 모두 정상표지석으로 넘치는 모습, 행정기관에서 세운 것 하나면 족하련만 지방 산악회에서 경쟁적으로 세운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소호령에서 이곳까지는 약 1시간 조금 못되게 걸렸다)
▼ 백운산 정상을 지나면서 방화선은 끝나고 등산로는 좁은 산길로 변한다. 로프가 설치된 바윗길을 지나서 오르내리는 능선이 몇 개 이어지는데, 진달래 나무들이 눈을 찌를 만큼 좁디좁은 등산로가 계속된다. 얼
굴을 때리는 나뭇가지들과 싸우다 보면 어느덧 호미기맥과 갈리는 삼강봉에 이른다.
▼ 그동안 밋밋한 육산으로 이러지던 능선이 서서히 호미기맥과 갈리는 삼강봉을 지나면서부터 그리 험하지 않은 암릉으로 변한다. 제법 울퉁불퉁한 암봉들이 솟구친 정맥길은 갑자기 생기를 되찾으며 주변의 수림들이 살아난다.
▼ 몇 개의 능선을 지루하게 오르내리다 보면, 철탑이 보이고 그 아래 소호고개가 있다. 좌측으로 가면 태종마을 전원주택단지, 우측은 두서면 내와리로 가는 길이다. 태종마을로 가려면 임도를 건너 반대편 기슭으로 내려서야만 한다.(백운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 산행날머리는 태종마을 회관
소호고개에서 계곡을 따라 20분정도 내려오면 태종마을 전원주택단지, 10여호가 넘는 전원주택들이 마치 동화나라의 집들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단지의 입구에서부터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더 걸어가면 마을회관, 회관 옆으로 흐르는 냇가에서 간단히 씻고, 땀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으면 산행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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