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雪嶽山, 1,708m)

 

소재지 : 강원도 양양군과 속초시의 경계

산행일 : ‘10. 6. 18(금)-19(토)

함께한 산악회 : 신국환 前산업자원부장관님과 지식경제부 직원 등 4명


특색 :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예로부터 설산(雪山), 설화산(雪華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었고, 우리말로 설뫼[雪嶽]라고도 하였습니다. 남한에서는 한라산,·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며,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이 많은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산이랍니다.  

 

 

▼  산행들머리는 한계령 휴게소

경기도(양평)와 강원도(양양)를 동서로 이어주는 44번국도(119.4Km)를 따라 양양방향으로 가다가 한계령에 도착하면 고갯마루에 널따란 마당을 갖춘 휴게소가 있습니다. 휴게소 주차장 한켠에 한계령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옛 지명이라며 ‘옛오색령’이라는 표석이 서 있네요. 물론 오색이라는 지명의 주인인 양양군에서 세운 것이랍니다. 고갯마루의 지명을 다른 지자체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소박한 마음이겠으나, 사실은 예로부터 인제지역에서는 설악산을 한석산이라 불렀었고, 바위산에다 험하기 그지없는 동쪽 양양쪽에 인적이 없을 때에도, 서쪽 그러니까 인제군 방향 한계령 고갯마루 근처에는 사람들이 살았었답니다. 그러니 인제사람들이 한석산에서 모티브를 따서 한계령이라 부른다고 해서 그리 서운할 것도 없을 것인데도 말입니다.  

 

 

 

▼  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삼거리까지는 2.3Km입니다. 한계령휴계소 뒤로 난 시멘트 계단을 따라 올라서면 탐방지원센터가 나옵니다. 등산로는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기 전에 잠깐 완만한 경사로에서 워밍업을 시켜줍니다. 그러다가 살짝 내려선 다음에는, 빡센 오르막길과 씨름하여야만 합니다. 등산로는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산행이 가능하도록 정비를 잘 해 놓았습니다.  

 

 

 

▼  조망이 좋은 1307

빡센 오르막 등산로와 씨름하다 보면 오른편으로 등산로를 조금 벗어나서 조그만 암릉이 보입니다. 이곳이 서북능3거리로 오르는 코스에서 제일 조망이 좋은 1307봉이랍니다. 이곳에서는 남쪽 점봉산의 백두대간과 서쪽 귀때기청의 서북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연녹색으로 물든 산야가 눈이 부시군요. 등산로는 1307봉을 오른편에 끼고 바위벼랑의 아랫자락을 따라 이어집니다.  

 

 

 

 

 

▼  산행 안내판이 서 있는 서북능선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귀때기청봉, 대승령을 지나 안산으로 가는 길이랍니다. 이곳 서북능 삼거리에서부터는 용아장성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답니다. 그러나 아직은 완벽한 속살을 드러내 놓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점봉산이나 주위 봉우리들의 경관이 더 수려하게 보인답니다. 한계령에서 이곳까지 2시간이 걸렸고, 앞으로 대청봉까지는 6Km를 더 걸어야 합니다. 

 

 

 

 

 

 

 

 

▼  서북능3거리부터는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집니다. 대청봉까지 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은 오르고 내림의 폭이 크지 않아 걷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길가에는 간간히 참취나물이 보이지만, 흙이 묻어있어 채취를 포기합니다. 산장에서 씻기에는 턱없이 물이 부족할 터이니까요.  

 

 

 

 

 

▼  드디어 용아장성 능선이 그 깊은 속살을 드러내 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공룡능선, 오른편에는 대청봉이 의젓하게 서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중청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서북능선을 따라 걷는 시간은 그야말로 ‘눈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답니다. 奇巖怪石의 전시장을 옆에 끼고 걷고 있으니 말입니다.   용아장성은 수렴동대피소에서 시작하여 봉정암의 사리탑에서 끝나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암릉으로서, 내설악의 대표적인 두 계곡인 구곡담 계곡과 가야동계곡 사이에 솟아있어 설악산의 어떤 능선보다도 경치가 좋습니다. 언젠가 용아장성 능선을 걷다보니 발 아래로 구곡담계곡과 가야동계곡이 아스라이 내려다보였고, 그 아름다움에 한참동안 정신을 놓았던 일이 있었답니다. 그러나 용의 이빨처럼 들쭉날쭉한 암릉과 奇巖怪石으로 인한 아름다움만큼 그에 따른 위험도 많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찾기에는 부담스러운 능선이지요.

 

 

 

 

 

 

 

 

 

 

▼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서북능선

안산에서 대청봉까지 이어지는 18Km의 능선을 일컬으며, 설악산의 능선 중에서 最長의 능선이랍니다. 이 능선은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을 향해 오르면서 설악산의 전모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코스보다 훨씬 매력적인 코스이나, 능선을 걷는데만 9시간(등정과 하산시간까지 포함할 경우 13~16시간 소요)이 소요되므로, 매우 힘든 코스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걷는 구간은 서북주능선 중에서 한계령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과 겹치는 구간이랍니다.  

 

 

 

 

 

 

▼  암릉으로 이어지는 힘든 경사지를 오르면 너덜겅으로 이루어진 끝청이 나옵니다. 끝청에는 이정표와 조망안내도가 서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들은 아스라이 보이고, 왼편으로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능선의 암릉군들이 산수화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 멀리 점봉산이 자기도 보아달라고 손짓하고 있군요.  

 

 

 

  

 

 

▼  누구나 설악산에 들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암봉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이 두려울 정도로 낯섭니다. 낯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이겠지요. 두려움은 敬畏를 낳고, 그 경외가 쌓이면서 산은 神聖시되는가 봅니다.   

 

 

 

 

▼  끝청을 지나면 곧바로 중청이 보입니다. 그러나 중청은 우리가 오르고 싶어도 오르지 못합니다. 군부대 안테나 기지가 있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니까요. 중청봉의 허리로 흐르는 등산로를 따라 대청봉으로 향합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一群의 철쭉꽃들이 한껏 붉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  청대피소

20개 국내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95년 최초로 문을 연 당시에는 ‘설악산장’이라고 불리었답니다. 2층짜리 통나무집으로 여기서는 내설악과 외설악의 절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습니다.

 

 

 

  

  

▼  대청봉에서의 일출

새벽 3시 50분, 어제저녁 취침 전에 장관님께서 4시에 깨워주신다고 하셨으나, 4시가 되기도 전에 모두들 잠에서 깨어나 있습니다. 배낭을 꾸려 배정된 방에서 빠져나옵니다. 방으로 들어오는 통로에 등산객 두 사람이 주무시고 계십니다. 행여나 빈방이 없어서가 아닐까 걱정도 해 봤지만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이 일부러 통로로 잠자리를 옮긴 것뿐이랍니다. 휴~~ 다행입니다.  새벽공기는 서늘하지만 춥지는 않습니다. 랜턴의 불빛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걷다보니 거의 30분이 걸려서야 대청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오늘아침 일출 예정시간인 5시3분이 되려면 아직도 30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상은 우리일행 4사람뿐이랍니다. 앉기 좋은 자리를 잡고 동녘으로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여유로운 시간을 그냥 소비하지 않고 심호흡으로 설악산의 정기를 흠뻑 들이켜 봅니다.  

 

 

 

▼  동녘하늘이 서서히 붉어져 옵니다. 그러나 그 붉음은 두껍게 낀 구름사이로 벌어진 조그만 틈일 뿐입니다. 당연히 일출에 대한 희망을 접어야 할가 봅니다. 일출을 보러 정상에 모여든 수십명의 등산객들로 일출에 대한 바람을 접는 눈초리입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그 조그만 틈새 사이로 붉은 태양이 머리를 내 미는 게 아니겠습니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탄성! 잠시 후 신비로운 일출의 광경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정상의 인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상석 부근에는 설악의 증거를 남기려는 사람들로 넘쳐 도대체 우리들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꽤 오래 기다린 후에야 증명사진을 찍습니다.   

 

 

 

 

  

▼  하산은 오색약수 방향으로 잡아봅니다. 백두대간은 이곳 정상에서 왼편 능선을 따라 내려가게 된답니다. 7년쯤 전에 백두대간을 답사하면서 내려가 봤는데 위험하기가 이를데가 없더군요. 사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을 꿈꾸던 원정대원 들이 훈련 도중 눈사태를 만나서 10명의 젊은이가 아까운 목숨을 잃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랍니다. 그 이후 이 계곡은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요.  하산지점으로 선택한 오색약수까지는 5Km, 경사가 매우 심합니다. 아까 일출을 보기위해 열심히 올라왔다는 66세의 할아버지가 2시간10분만에 도착했다고 하니 내려갈 때에는 대략 2시간이 안결려도 되겠지요? 그러나 우린 아침밥도 해 먹고, 또 쉬엄쉬엄 쉬면서 4시간을 걸어서 오색에 도착했답니다.

 

 

개인산(開仁山, 1,341m)

 

산행코스 : 생둔산장 맞은편 능선→암릉→숫돌봉→침석봉→개인산→구룡덕봉→적가리골→휴양림 (산행시간 : 6시간10분)


소재지 :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상남면 및 기린면의 경계

산행일 : ‘10. 5. 29(토)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개인산은 1,3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전형적인 육산이다. 비록 암릉구간이 있으나 그리 험하지 않으며, 그마저 모두 우회를 하도록 등산로가 만들어져있다. 산은 원시의 숲으로 우거져있고, 등산로 주변은 야생화 천국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눈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다만 산행들머리에서 방태산 줄기인 구룡덕봉에 닿을 때까지 이정표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은 철저히 버려진 산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  산행들머리는 생둔산장 건너편 능선

56번 국도를 따라가다 월둔교 근처에서 446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인제방면으로 내린천을 따라 달리다가, 생둔 1교와 생둔2교의 중간지점(1교에서 약 50m 지점)인 도로 우측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도로를 건너 좌측의 밭과 밭 사이로 난 진입로를 따라 들어서면 산기슭에 등산로가 열려있다.

 

 

 

▼  생둔산장을 뒤로 하고 산으로 들어서서, 제법 뚜렷하게 나있는 산길을 따라 약 5분 정도 걸으면 키 작은 망부석이 놓여있는 묘지가 나온다. 등산로 주변은 울창한 참나무들과 늘씬늘씬하게 자란 黃金松들이 사이좋게 섞여있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산행을 진행을 할수록 등산로는 낙엽이 두껍게 깔린 탓에 길이 희미해진다.  

 

 

 

▼  급경사 오르막길을 따라 묘지에서 30~40분 정도 걸으면, 암릉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쓰러진 아름드리소나무 밑을 통과하면서부터는 암릉길 양 옆으로 제법 높은 낭떠러지가 연속으로 이어진다.   이곳의 암릉은 현저하게 발달한 암릉은 아니고, 그저 규모 큰 단발성 암봉들이 대부분이다.  

 

 

 

 

▼  능선에 올라서면 제철을 잃어버린 철쭉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 피톤치드 가득 품은 바람은 폐부까지도 단박에 세척해 버릴 듯한 냉기를 안고 있다.

 

 

 

▼  약 30분 정도의 암릉구간이 끝나면, 이후부터는 잔자갈이 깔려있는 급경사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숨이 턱에 차서 능선마루에 도착하면 두릅나무 群落地,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두릅나무 새순을 따느라 분주하다. 이후부터는 뚜렷한 능선길, 나타나기 시작하는 참취를 채취하며 서서히 걷다보면 자그마한 봉우리인 숫돌봉에 도착한다. 정상표지석이 없으니 봉우리에 있는 삼각점을 보고 미루어 추측할 수 밖에 없다.

 

 

 

 

 

▼  숫돌봉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던 마루금은 다시 고도를 높여간다. 바위지대를 지나면서 다시 완만해진 능선을 걷다보면 넓고 밋밋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곳이 침석봉(1,321m봉)으로 좌측은 구룡소 갈림길이고 직진하면 개인산 가는 길이다. 이미 고도는 1,000m 이상이 된지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조망은 허락되지 않는다. 대신에 등산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힘들어  하는 등산객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  침석봉에서 개인산으로 가는 길은 처음엔 직진, 서서히 동쪽으로 휘어져 진행된다. 이곳부터는 급경사의 오름길은 사라지고 평지길이나 다름없는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안내서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야생화의 개체수도 다양할 뿐 아니라 분포도 넓고 많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재미로 거리를 단축하다 보면 어느덧 개인산 정상,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대충 3시간 30분이 지났다.  

 

 

▼  개인산 정상

개인산은 산 아래에서 보면 웅장하고 높게 보이지만, 막상 정상에 도착해보면 정상표지석 하나 없는 가난한 산이다.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나무푯말과 비닐로 코팅된 종이 표지판이 전부, 작은 잡목들만 가득한 그저 그렇고 그런 분지일 따름이다. 잡목에 둘러싸인 탓에 주위 조망도 일절 없고,,,  

 

 

▼  꽤 넓은 정상의 분지,  한 중간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지점을 지나서 완만한 능선을 가다보면 좌측으로 간간히 주목나무들이 보인다. 등산로 주변은 그야말로 참취들의 천국, 간간히 곰취들도 자태를 드러내 준다. 산나물들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산나물 아랫도리를 멧돼지들이 파 해쳐 놓을 걸 보면 말이다  

 

 

▼  개인산은 야생화의 천국임과 동시에 산나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산행 들머리에는 미역취와 단풍취, 원추리가 주종이더니, 산허리쯤에서는 참취와 참나물, 고도가 1,000미터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곰취와 참취가 群落을 이루고 있다. 어떤 등산객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 잡은 곳 주변의 참취를 뜯어 그대로 상추 싸듯이 쌈을 싸 드시고 있다.  

 

 

▼  1315봉을 지나면 왼편 숲 사이로 방태산의 자락이 얼핏 보인다. 주억봉에서 구룡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서서히 구름에 덥혀가고 있다. 일기예보에는 내일에나 비가 온다고 했는데...  

 

▼  등산로 주변의 숲으로 들어가 본다. 아니~ 이게 웬 떡? 그야말로 곰취가 지천이다. 지정된 하산시각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된다는 집사람의 지청구(집에 돌아와서는 마냥 흐뭇해하였으면서도...)를 들을 때까지 그 귀한 곰취를 꽤나 많이 채취하는 행운을 얻었다.

 

 

 

▼  1300미터의 고지에 막무가내로 피어난 야생화의 무리, 거목들의 발목을 뒤덮은 초원, 이런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비길만한 화원을, 도시 근교에서 어떻게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  구룡덕봉 오르는 길에서의 조망

여전히 하늘은 보이지 않은채 완만한 마루금을 50여분 가까이 한참을 이어가니 산림정화보호구역 표지판이 나타나고 곧이어 넓은 길과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지나온 마루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시설물이 있는 구룡덕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부터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이어진다. 건너편 山陵은 이미 구름으로 거의 덥혀있다.  

 

 

 

 

▼  완만한 구릉은 영림서에서 조림한 이름모를 묘목들이 싹을 틔우고 있고, 야생화는 더욱 만발하여 갈길 바쁜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아 맨다. 구릉위에는 구룡덕봉으로 오르는 임도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천안함 여파일까? 軍 지프 두 대가 바쁘게 구룡덕봉을 향해 오르고 있다. 하산은 오른편 임도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20분이 지났다.   

 

 

▼  임도를 따라 10분이 채 못되게 걸어 내려오면 왼편으로 매봉령과 자연휴양림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이곳에서부터의 내리막길은 조금 험하지만, 주변의 기이하게 생긴 나무들과 등산로 주변의 야생화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머리 위에는 수많은 수목들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그 밑에는 푸르디푸른 수많은 초본류가 싱그럽게 실바람에 나풀거리고 있다. 어느 안내서에 이곳이 야생식물들의 천국이라고 적혀있던 것이 기억난다.  

 

 

 

 

 

▼  이곳은 원래 매봉령으로 이어지는 길과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만나는 능선 안부 삼거리였으나, 현재는 자연휴양림사무소에서 매봉령으로 가는 등산로를 막아 놓았다.  

 

 

▼  풋풋한 내음 짙은 새색시들 몸짓으로 흔들리는 신록이 무르익은 계곡의 다양한 수종들, 그 아래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 물길 밑에는 와류에 패어진 암석과 암반... 그야말로 하산길은 別有天地이다. 거디가 길가에 핀 작은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말이다.  

 

 

 

▼  산행 날머리인 방태산 자연휴양림

절경의 폭포와 암반을 낀 계곡, 그리고 짙은 숲을 가진 심산유곡에 위치,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들이 전국 제일로 손꼽고 있는 곳이다. 휴양림이 위치한 적가리계곡에 멋진 2단 폭포와 와폭이 있으며, 두타산의 무릉개와 같은 암반 지대가 연속 이어진다. 청소년 야영장을 지나 계곡을 따라 지루하게 내려오다 보면 ‘산림문화휴양관’, 그 바로 아래에 오늘의 산행 날머리인 대형버스 주차장이 있다.   

 

가리왕산(加里旺山, 1,560m)


산행코스 : 숙암리 장구목이골→가리왕산→능선→중봉→오장동 임도→숙암리 마을회관(숙암분교 옆) (산행시간 : 5시간30분)


소재지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평창군 진부면, 북평면의 경계

산행일 : ‘10. 5. 21(금)

함께한 산악회 : 숲향 트레킹


특색 : 전형적인 육산이나 온통 너덜겅으로 뒤덮인 산, 등산로의 경사는 급한 편이나 험하지는 않다. 그러나 1,600m 가까이 되는 높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산이다.   가리왕산은 국도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예날 동해안 지방의 부족국가인 ‘맥국’의 갈왕이 이곳에 성을 쌓고 피난을 했다 하여 葛王山으로 불리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쳐 加里旺山(2007년, 국토지리정보원은 일본식 표기인 旺자를 王자로 변경했다)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  산행들머리는 장구목이 입구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정선방향으로 33번 국도, 오대천을 왼쪽으로 끼고 꼬불꼬불한 길을 달리다 보면 산행 들머리인 장구목이 입구에 도착한다. 장구목이는 장구목이 계곡과 그 옆 계곡의 사이가 중간에 상당히 좁아지는데, 흡사 장구의 목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에는 키가 큰 대장군과 키가 작은 여장군의 모습을 한 장승 4개가 돌무더기 및 산행 안내판과 함께 설치되어 있다.  

 

 

  

▼  산행은 장승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게 된다(정상까지는 4.2km). 등산로는 왼편으로 계곡을 끼고 주욱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의 숲은 깊은 원시림처럼 하늘을 뒤덮고, 계곡은 시원스런 물줄기를 바위 틈새로 쏟아 부으며, 내뿜는 물소리가 마치 폭포수처럼 웅장한 굉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산행을 시작한지 20분 남짓... 나무다리를 건너니 이번엔 계곡을 오른편에 끼고 다시 길게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에 습기가 많은 탓인지 고사리課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  산이 깊어지면서 계곡은 폭포의 전시장을 방불하게 할 정도로 크고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계곡은 환상적인 이끼계곡의 모습으로 내 눈앞에 그 자태를 드러낸다. 연녹색의 양탄자, 손에 닿으면 금방 초록물이 배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연녹색 이끼로 뒤덮인 바위와, 역시 초록을 한껏 머금은 나뭇잎들, 거기에다 이끼 위를 구르는 가늘고 하얀 물줄기들...  흰색과 녹색의 절묘한 조화에, 잠깐이나마 내 가슴은 전율에 휩싸이며 부르르 떨게된다.   억겁의 세월동안 씻어내어 벼루어지고 마모되어 반질반질해진 바위들, 그 옆으로 淸溪玉流가 감돌아 흐르고... 그 풍경은 어느새 아담한 小宇宙를 만들어 내고야 만다. ‘仁者樂山 知者樂水’일지니, 지금 深深山川을 걷고 있는 나, 그럼 난 知者요 仁者라고 自稱自讚이리라...

 

 

 

 

 

▼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1시간 남짓, 또다시 30분 조금 넘게, 이번엔 입에서 단내를 안 풍기고는 결코 오를 수 없는 참나무로 뒤덮인 오르막길과 씨름하다 보면 장구목이 임도와 만난다. 등산로는 임도를 건너질러 이어지는데 경사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변엔 이곳 가리왕산의 명물인 주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끈질긴 생명력, 대부분의 오래된 주목들이 속이 비거나 여러 줄기로 나뉘어져 있어 웬만한 것은 신기해 보이지도 않는데, 이 주목은 속이 완전히 비고 줄기의 반은 넘어져 있다. 아마 살아 千年을 몇 년 안 남기었나 보다.

 

 

▼  이렇게 높고 넓은 가리왕산을 어찌 몇몇 주목들이 모두 다 차지할 수 있으랴~  수백 년은 되었을 성 싶은 참나무들이 忍苦의 세월을 보내면서 뒤틀리고 뭉그러진 모습으로 '나도 있다!' 그 奇奇妙妙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  가리왕산에는 ‘살아 千年, 죽어 千年’이라는 주목... 살아 千年동안, 눈보라나 비바람 등 모진 풍상에도 가리왕산을 초록빛으로 감싸며 굿굿이 살아오다가, 이제 그 몫을 다하고 죽어서도 세찬 바람에 비록 부러질망정 쓰러지지 않고 나머지 千年을 버티어가고 있는 주목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  등산로는 급경사 오르막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가리왕산은 해발 1,561m로 매우 높은 산, 장구목이 입구의 해발이 400m에 불과하니 1,000m 이상을 치고 올라가야 하니 경사가 심할 수 밖에 없다. 苦盡甘來... 이 오르막을 극복하면 이윽고 부드러운 산길이 마중 나온다. 정상 600m(50분)이 남았다는 이정표와 샘터표시가 있는 곳을 지나면서부터 산길은 다시 완만한 등산로로 변한다. 이곳부터는 한두 그루씩 보이던 주목들이 집단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  주목은 ‘붉은 나무’라는 뜻으로 나무 속 색깔이 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니 인간사 몇 년을 내다보기도 힘 드는 법인데, 수십 세기를 앞뒤로 오르내리며 유유자적하는 삶,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  바닥나가는 체력에 맞추어 서서히 걸으면서 주변의 주목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정상 안부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상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  능선 안부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고, 굴참나무와 잡목으로 뒤덮인 등산로를 100m 정도 오르면 정상에 도달한다. 산행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 남짓 되었다. 정상에는 태백산의 제단처럼 생긴 돌무더기가 있고, 앞뒤로 정상표지석 두개(지자체, 산림청)가 서있다.   가리왕산 정상에서의 느낌은 연록으로 물들어가는 넓은 산록과 바람, 그리고 산릉 위를 넘어가는 구름과 주목 뿐이다. 다른 이들이 가리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던데, 그럼 그들은 이런 허허로운 요소들을 아름답다고 보았던 것일까?

  

 

 

 

▼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인지 가리왕산 정상은 나에게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저 멀리 북쪽으로는 계방산과 오대산, 그 너머의 설악산, 서쪽으로는 중왕산, 남서쪽으로는 남병산, 청옥산, 백덕산, 그리고 동북쪽으로는 발왕산, 겹겹이 에워싸고 있는 산릉들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다.

 

 

▼  오늘 산행을 진행해야할 중봉으로 가려면 조금 전에 올라왔던 등산로를 따라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안부 삼거리까지 되돌아 가야한다. 중봉을 가려면 이곳에서 곧바로 진행해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능선의 오른편엔 잘생긴 고사목 몇 그루... 고산지대의 혹독한 풍상을 삭이며 자라다 죽은 고산의 고목은 죽어서도 곳곳하다. 세월이 둥치를 굳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인 모양이다.  

 

 

 

 

▼  중봉을 향하는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로 이어진다. 이곳은 산나물의 보고로 불리우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에 쫓기다보니 등산로 주변에서 곰취잎 몇장 채취할 수 밖에 없다. 걷는 중에 괴상하게 생긴 나무 몇 그루 만나고, 나지막한 봉우리 몇 개 넘으면 중봉에 도착한다.   가리왕산은 원래 山蔘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산, 마항치에서 올라오다보면 ‘蔘山封山’이라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이는 朝鮮後期, 궁궐에 공납하는 산삼을 채취하는 곳이니 일반인들은 채취를 못하게 하는 것, 하산시간에 쫒기는 자투리 시간을 쪼개어 숲을 뒤져보지만 속세에 찌든 내 눈에 영물이 들어올리가 없다.

 

 

 

 

▼  중봉(1,433m)에는 등산객들이 지나가면서 한 개씩 올려놓은 듯, 돌무덤이 두개가 다리에 힘이 풀린 나를 맞이하고 있다. 그 옆엔 중봉이라고 표기된 이정표....   중봉에서 곧바로 진행하면 하봉, 그러나 난 숙암분교를 향하여 왼편으로 진행한다. 하산길에도 역시 주목들이 간간히 보이는데, 이곳의 주목들은 다른 곳의 주목들에 비해 키가 훤칠한 것 같다.

 

 

 

 

▼  중봉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하산하다보면 오장동 임도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등산로는 급경사로 변한다. 등산로 주변은 떡깔나무를 비롯한 잡목이 많지만, 이따금 키가 크고 곧게 자란 낙엽송숲이나 적송숲도 보였다. 주변의 숲이 낙엽송으로 변할 즈음 등산로는 다시 완만해진다.

 

 

 

 

▼  지루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또다시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를 따라 오른편으로 50m정도 걷다보면 왼편에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난 임도를 따 계속 진행, 아스팔트 도로 주변에 쑥이 지천이다.   

  

    

 

▼  임도를 따라 걷다가 산에서 내리다 도로 옆 시멘트 방벽을 넘어 흐르는 물을 수통에 가득 채우고 다시 진행, 쇠 파이프로 차들의 진입을 막고 있는 임도입구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틀어 남의 집 안마당을 지나면, 날머리인 ‘철쭉꽃마을 메주방’이라는 입간판에 세워져 있는 숙암리 마을회관이다. 회관 뒤 민가에 미리 예약할 경우 곰취향이 그윽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장산 (壯山, 1,409m)


산행코스 : 백운산장→안부 삼거리→장산→촛대바위→서봉→홈통바위→전망바위→고두암 공원 (산행시간 : 4시간10분)


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산행일 : ‘10. 3. 14(일)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高度가 400m 조금 못되는 산행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약 1천미터... 1천미터가 넘는 고도를 4시간 전후에서 산행을 마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짧다보니 登山路와 下山路 모두 경사가 엄청나게 심하다. 능선이 허리를 고추 세우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등산로 정비 상태가 좋지 않은 백운산장 방향의 등산로는 겨울철에는 이용을 삼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산행들머리는 백운산장 입구

31번 국도를 따라 태백 방면으로 달리다 상동읍 상동中高에서 왼편에 칠랑이 계곡을 끼고 조금 더 나아가면 왼편에 백운산장 입간판이 보인다. 다리 건너의 백운산장 마당을 지나 오른편 산허리로 접어든다. 입구에는 입산금지 프랭카드...   

 

 

 

▼  거친 잡목을 헤치면 소나무 숲, 등산로는 작은 능선 몇 개를 돌더니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계곡의 바위에 푸른 이끼가 오롯이 퍼져있다. 한참을 올랐는데도 심심찮게 보이는 돌로 축대를 쌓은 자그마한 밭들... 제일 넓은 것이 열 평을 못 넘길 것 같고, 적은 것은 아예 한 평도 채 안돼 보인다. 한 평의 땅이라도 그냥 내버리지 않던, 우리네 어르신들의 알뜰한 숨결이 거친 내 호흡따라 같이 흐르고 있다.  

 

 

 

▼  백운산장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등산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듯, 등산로 는 ‘만수산 드렁 칡’이 울고 갈 정도로 온통 잡목으로 우거져 있어, 그렇지 않아도 바쁜 발길을 갈수록 더디게 만들고 있다. 하여간 등산로가 덜 훼손되어, 오솔길이 호젓하고 자연은 원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  산행을 시작한지 40분  정도 지나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능선 안부, 대부분의 산들은 능선 안부에서부터는 경사가 완만해진다. 그러나 장산은 능선에 도착하면서부터 갈수록 더욱 심한 경사도를 보여준다. 오르고 올라도 허리한번 재대로 펴기 힘든 경사... 거기다 눈길에 미끄럽기까지 하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소리가 애처로움을 넘어 차라리 애교로.... 

 

  

 

 

▼  ‘산이 허리를 고추 세우고 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한 등산로... 하긴 고도 1천 미터를 짧은 거리에 소화하려면 허리를 고추세우고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같이 산행을 하시는 어느 분 말씀 ‘오늘은 단 5m도 내리막 길이 없이 그저 오르기만 하네요’ 맞습니다~ 맞고요... ^^-*    

 

 

 

 

▼  등산로는 바윗길이건만 눈으로 덮여있어 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조심조심... 바위와 바위 사이를 잘 못 디딜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  1시간 30분 정도 흐를 즈음 참나무의 잔가지 사이로 장산의 모습이 보인다. 휴~~ 그러나 산은 저 멀리... 야속하게도 산은 아직도 저 멀리서 어서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  주능선과 만나는 안부 삼거리에서 정상은 오른편, 5분쯤 오르면 정상이다. 망경사로 하산코스를 잡을 경우 정상에 들렀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  壯山 정상

예닐곱 평 정도의 공터에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이 있다.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있어 조망이 일품이다.  해발고도가 1,409m일 만큼 높고 장한 산이라 하여 장산(壯山)이란 이름을 얻었다는데, 산은 높되 크지는 않은 편... 그러다보니 경사가 유달리 심한 편이다. 정상의 표지석 뒤 즉, 어평 방향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지대 또한 장관이다.  

 

 

 

 

▼  발아래 옥동천과 나란히 31번 국도가 굽이굽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태백산을 낀 백두대간의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고, 왼편엔 함백산이 듬직하게 자릴 잡고 있다. 그리고 서쪽엔 선바위산과 매봉산이 보인다.   

 

 

▼  정상에서 약 15분 남짓 걸어 내려오면 절음박골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요즘은 사용하고 있지 않는 헬기장이라는 어느 산행기록을 연상시킬 정도로 널따란 공터이다. 

 

 

 

▼  절음박골 삼거리에서 채 20분 못되게 걸으면 촛대바위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촛대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  

 

 

 

 

▼  촛대바위를 지나면서부터 장산 산행의 백미를 느끼게 된다. 눈 덮인 암릉이 백치미를 자랑하고, 암릉이 이어지는 곳곳엔 모두가 전망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산죽길을 걷다보니 첫 번째 전망대 푯말이 있다. 전망대는 등산로 좌측, 전망대에서는 왼편에 우뚝 솟아있는 장산의 정상, 전면엔 고산준령의 겹겹이 둘러친 산릉이 잘 조망된다. 조금 더 내려오면 망경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나게 된다.

 

 

 

 

▼  등산로는 절벽이 아닌 육산 쪽으로 치우쳐져 있어 위험은 없다. 그렇다고 암릉의 멋진 경관을 보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치우치지는 않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 일이다. 그래서 첫 번째 전망대에서 서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을 오늘 산행의 白眉라 일컫는다.  

 

 

 

 

▼  촛대바위에서 대략 20분 못되게 오르락내리락 암릉과 씨름하다 보면 서봉(1,245m)이다. 이정표도 표지석도 없지만 아무튼 가장 높은 곳이 서봉의 정상이겠지?  

 

 

 

▼  산이 아름다운 것은 경치만 아름다워서는 아닐 것이다.  서로 아껴주고 보살펴주는 저런 모습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어느 부부(?), 무릎을 꿇다시피 쭈그리고 앉아 여자분의 아이젠을 신겨주고 있는 모습이 차라리 주위 경관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  남쪽(좌측)으론 절벽지대를 이루니 전망 또한 남쪽과 동쪽 방향이다. 바위 좌측 밧줄구간을 지나면 두 번째 전망대 푯말을 지나 조그마한 터가 있는 전망터에 이른다. 전면에 보이는 서봉의 전경이 아름답다.

 

 

 

▼  서봉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홈통바위라 불리우는 石門을 통과하게 된다. 커다란 바위를 그 보다 더 큰 칼로 단번에 내리 쪼갠 듯, 쩍 갈라져 있다.  

 

 

 

▼  마지막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동읍

하산을 시작한지 대략 1시간 30분을 조금 넘길 즈음 만나는 또 하나의 전망대(이후로는 전망대를 만나지 않는다), 상동읍 일대가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겹겹이 쌓인 高山들의 능선이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곳 영월 상동과 전북 무주 구천동, 함경남도 삼수갑산을 한국의 3대 오지라 했다고 한다. 그 말의 연원은 의심스러우나 아무튼 이곳이 대단한 오지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  전망대부터 등산로는 훌쩍 오른편으로 방향을 돌려버린다. 바위능선은 그리 험하지는 않지만 눈에 덮여있어 아직도 방심은 금물이다.  

 

 

▼  앙증맞은 안전 시설물

철제나 잘 다듬어진 목제로 설치한 다른 산의 안전시설보다 훨씬 더 값진 시설물... 허술한 것 같지만 얼마나 더 정겨운지 모르겠다. 관할 관청인 영월군에 찬사를 보내본다. 몇 해 전, 현직 은퇴 후의 나를 영월군민으로 만들겠다며 전원주택자리까지 무료로 내주시겠다며 다정하게 웃으시던 눈썹이 고왔던 군수님에게도...  

 

 

 

▼  하늘을 향해 키 재기를 하고 있는 잘생긴 松林을 내려서면 시멘트 도로와 만난다. 오른편으로 오르면 망경사, 구태여 찾아볼 만한 내력을 지니지 못한 사찰인지라 답사를 생략하고 왼편의 교촌 연립주택단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  연립주택단지의 60~7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모습은 마치 세월이 멈춘 듯하다. 번듯한 가게나 건물도 없고 거기다 사람도 안보이니... 단지 옆 도로가엔 이정표와 장산 산행안내도, 망경사-정상 3.6Km, 서봉-정상 4.2Km, 절음박골-정상 3.7Km, 서봉을 경유해서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제일 길지만은 장산 산행의 묘미는 서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타는 것이므로 난 당연히 서봉쪽 코스를 택했다.  

 

 

▼  산행 날머리인 꼭두바위(고두암)

31번 국도의 태백방면으로 달리다 상동읍을 지날 무렵 칠랑이 3거리에서 지방도로 바꾸어 2Km정도 더 들어가면 구래초교가 나오고, 이어 길 왼편 고두암(일명 꼴뚜바위)이라는 바위 주변에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꼴두바위(고두암) 여러 개의 커다란 바위들을 사각뿔 모양으로 쌓아 오린 듯한 형상이다. 바위가 우람할 뿐만 아니라 바위 중간에 갈라진 틈을 비집고 억세게 질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노송들이 있어, 본 모습 보다 더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조선 선조 때, 이곳에 들른 송강 정철이 이 바위를 보고 ‘먼 훗날 이 바위로 인해 만인이 모여 살 것이다’라고 예언했단다. 상동에 중석광산이 운영되고 있을 때, 이곳의 주민이 2만명이 넘었으니 어쩜 예언이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

* 이곳 九來里란 지명은 영월군 자료에 따르면,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하면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귀국할 때 모셔 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할 장소를 찾기 위해 이곳을 아홉 번이나 찾아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이 근처 함백산 정암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이다)

 

등용봉 (절구봉, 1,045m)


산행코스: 물굽이공원→등용봉→덕개고개→금당주능선-고두산 못미처 안부삼거리→외솔배기 마을 (산행시간 : 5시간30분)


소재지 :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산행일 : ‘10. 1. 30(토)

같이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흙과 바위가 알맞게 섞여 있는 산, 등용봉(절구봉)에서 덕개고개까지의 금당주능선 구간은 암릉으로 제법 험하다. 오늘 코스는 어느 곳 하나 만만찮은 구간이 없을 정도로 급경사, 겨울철 산행지로는 권하고 싶지 않은 산이다. 

 

▼  산행 들머리는 ‘물구비 공원’

대화면 중리, 424번 지방도(홍천군 내면에서 평창, 정선 땅을 거쳐 삼척 동해안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도로변에 정자와 느티나무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물굽이공원이라는 커다란 돌 비석이 서 있다. 공원에서 오른편에 서너 채의 가옥이 있는 마을 방향으로 ‘등용봉’이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  등용봉(登龍峰)은 산의 모양이 용이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그럼 이곳 중리는 명당 중의 명당, 산의 지형상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 부근에 해당되니 말이다.  

 

 

▼  보배목장을 향해 걷다보면 전면으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데, 오늘 산행은 저 절벽 위를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하며 이어지게 된다.  

 

 

▼  왼편 등산로로 들어서서 10분정도 걸으면 일본잎깔나무(낙엽송) 숲을 만난다.  

 

  

▼  평창군에서 이 지역의 개발에 관심이 많은 듯 등용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할만한 능력이 있네요.’ 집사람의 칭찬 말마따나 나무계단, 통나무계단, 이정표 등등 국립공원 못지않게 정비가 잘 되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 등용봉 정상에서 부터의 나머지 구간은 엉망 그 자체였다. '아직 올림픽을 개최할 준비가 덜 된 모양이네요' 집사람의 뉘우침은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  나무계단이 끝났다 싶으면, 또 다시 나타나는 나무계단, 그 뒤엔 통나무계단, 오르고, 또 오르고,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  쇠파이프 계단이 끝났나 싶었더니만 이제는 붙잡을 지지목도 없는 수직에 가까운 등산로, 주의를 게을리 했다가는 추락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  등용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처처에 전망대가 널려있다. 잘 다듬어진 나무계단 끝의 봉우리도, 그리고 반쯤 땅에 묻혀있는 통나무계단의 끄트머리 봉우리도, 하다못해 등산로 가에 매어놓은 흰 밧줄을 잡고 씨름을 한 후에야 만나게 되는 밋밋한 봉우리까지도 모두가 전망대... 평창강의 물구비와 중리의 들녁 풍경이 한눈에 차 오른다. 그러나 조심할 것... 왼편 발 밑은 아찔한 절벽이니까 말이다.  

 

 

 

 

▼  눈앞에 가파르게 솟은 900고지 봉우리, 저 봉우리에서의 조망은 일품, 다만 저기까지 오르는 가파름이 힘들따름....  

 

 

 

▼  건너편 평창강의 물굽이가 좌우로 넘실대며 흐르고, 그 너머에는 남병산과 중대갈봉의 능선이 하늘가를 가르고 있다.  

 

 

 

 

▼  힘들게 900고지를 올라서고 나면, 나머지 200미터 정도의 고도는 무사통과, 어느 오르막이 힘들지 않은 게 있으랴 만은 조금 전, 忍苦의 끝에 올랐던 오르막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이니 말이다. 괜찮게 생긴 바위가 심심찮게 심어져 있는 능선을 조금 걷다보면 가녀린 오르막 위에 등용봉의 정상이 놓여있다.  

 

 

 

▼  등용봉 정상

원래의 이름인 절구봉은 절구를 엎어 놓은 듯한 형상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 그러나 산행 중에는 그러한 모습을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정상에 서 있는 ‘등용봉’이라는 표지석, 조금 전 힘들게 올라온 기억이 되살아나며 절구봉보다는 등용봉이 더 적절한 이름이겠거니... 지자체의 발상에 동조해 버린다. 

‘지도에는 분명히 절구봉이라고 표기되어있는데도 왜 이곳의 이정표에는 등용봉이라고 적혀있을까‘ 그 의문은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급경사, 그야말로 급경사의 연속이다. 잉어가 중국 황허강 상류의 급류인 용문을 통과하면 용이 된다는 전설이 ’登龍門‘이고, 이 故事成語는 용이 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니, 등용봉을 오르는 것 또한 당연히 엄청나게 힘들 것이고, 그래서 이 봉우리를 등용봉이라고 고쳤을 것이다.  

 

 

 

▼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다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는 백석산에서 잠두산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웅장하고 장쾌한 모습으로 들어난다. 누에의 허리위에 하얀 눈을 얹은 채로...  

 

 

▼  정상에서 금당산으로 이어지는 북쪽 주능선은 위험한 바위구간, 좌우는 절벽이라 우회로도 없어 반드시 능선마루를 타고 넘을 수 밖에 없다. 거기에다 아직도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여간 위험하지가 않다. 조심 조심... 잠시도 한눈을 팔 겨를이 없다.  

 

 

 

 

▼  암벽으로 이루어진 1,039봉, 바위틈 사이로 덕수산과 태기산이 가까이 다가온다.  

 

 

▼  멋드러진 암릉 구간 을 통과하다보면 왼편으로 세아우봉 능선 보인다. 고두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대부분 세아우봉을 하산코스로 잡는 게 일반적이다.  

 

 

 

▼  급사면 암릉길에, 낙엽은 수북, 거기에다 눈까지 어설프게 쌓여있으니 가히 죽음의 코스이다. 된비알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용을 써가며 15분 정도 힘들게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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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릉이 끝나면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급경사... 그 끄트머리에 덕개고개가 있다. 능선을 이어가야할 의미가 없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왼편으로 곱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수월하게 외솔배기 마을에 도달할 수 있다.  

 

 

▼  금당주능선은 덕개고개 무렵에서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흙길, 우측으로 잘 닦인 임도를 끼고 오르락내리락 완만하게 이어진다. 다만 온통 낙엽으로 덮여있는 등산로의 바닥이 얼어있어 미끄러운 게 흠...  

 

 

 

 

▼  산행을 시작한지 벌써 세 시간, 서서히 허기가 져 온다. 서울을 출발할 때 산악회에서 나누어준 가래떡을 집사람과 하나씩 나누어 먹고 곧바로 출발... 그러나 웬일일까? 갑자기 집사람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버린다. 

다리까지 마비가 온다는 집사람을 보며 탈출을 결심해보나 뒤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다음 탈출로에서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천천히 진행하는데, 앗뿔사! 기어코 빙판위에서 미끄러지고 만다. 그것도 앞으로 말이다.  

 

 

 

▼  바위에 부딪혀 턱 밑이 꺼멓게 멍든 집사람을 보며, 덕개고개에서 탈출하지 않은 걸 원망하다 보니, 어느새 금당주능선에서 고두산 방향의 능선으로 갈라지는 지점(1152봉)이다. 두어평 남짓의 공터에 금당산 방향으로는 산악회 리본이 몇 개 달려있지만 고두산 방향으론 리본은 보이지 않고 흰 눈밭위에 월산악회가 깔아놓은 방향표시紙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  급경사, 글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그야말로 급경사이다. 모두 조심조심, 그러 안해도 다들 조심하고 있는데, 성질 급한 女 산행대장님 빨리 안내려온다고 성화다. 이런 길에서 성큼성큼 내려갈 정도라면 산행대장하지 누가 안내산악회 따라다닐까.....  

거의 수직의 가파른 비탈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다, 고두산 정상 못미처 안부 삼거리에서, 외솔배기 마을로 이어지는 하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등산로는 그야말로 원시의 천국.... 울창한 일본잎깔나무 숲을 지나면, 등산로는 이내 다래나무 넝쿨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계곡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  원시의 숲을 낀 계곡을 따라 20여분 걷다보면 덕개고개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걸어보려 하지만 5시간이 넘는 코스에서 시달린 이내몸은 이미 천근만근, 저 멀리 名品松이 보이기 시작한다.   

  

 

 

  ▼  산행날머리는 외솔배기마을

424번 지방도의 일송교에서 덕개수마을로 넘어가는 이차선 포장도로(외솔배기 마을에서부터는 터널공사로 인해 통행금지)를 따라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외솔배기 마을이 있다. 어느 제약회사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는 영월의 단풍산 밑에 있는  ‘명품송’에는 못 미치겠지만, ‘외솔배기’란 동네 이름을 만들어낼 정도로 나름대로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문바위봉 (596m)


산행코스 : 상촌마을→전망대→송운대→소군산→585봉에서 문바위 왕복(칠봉방향으로 왕복 20분 정도 거리)→문바위봉→큰고개→횡성군 서원면 창촌리  (산행시간 : 4시간30분)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과 횡성군 서원면의 경계

산행일 : ‘10. 1. 3(월)

같이한 산악회 : 서울마운틴클럽


특색 : 강원도에 위치한 산치고는 높지도 않고, 별다른 특징도 갖고 있지 않은 산 전체적으로는 흙산이나 소군산 어림과 칠봉에서 문바위봉 오르는 능선은 약한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  산행들머리인 매호리 상촌마을

마을회관 우측으로 상촌마을비와 산행안내판이 서 있다. 마을 진입로를 따라 1Km 조금 못되게 걸으면 등산로 이정표가 나오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  등산로 주변은 산행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대부분 참나무群落, 간혹 소나무 들이 듬성듬성 섞여있고, 어떤 구간은 소나무 밀집구간도 보인다.  

 

 

▼  이정표, 아니 이름표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방향이나 거리를 나타내 주는 이정표 대신에 이산은 00바위, 00굴 등 이런 팻말만 보여 아쉬움을 준다. 하긴 이런 팻말도 소군산을 지나면서부터는 아예 보이지도 않지만...  

 

 

▼  제3전망대에서 매호리 상천마을을 내려다 본다. 그저 강원도 산골치고는 제법 넓은 벌판이라는 생각 외에, 별다른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래도 이만하면 조망은 좋은 편... 

 

 

▼  송운대...두어평 되는 평퍼짐한 바위가 바닥에 깔려있고, 그 주위를 소나무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낮게 깔린 구름 위에 걸친 늙은 소나무 가지’를 연상하며 올랐건만 실망, 그저 평범한 암반에 평범한 소나무들, 이런 광경을 보고 실망을 안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  소군산 정상은 아주 완만한 지형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치악산의 능선이 보일정도의 조망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  소군산에서 바라본 원주 방향, 섬강의 구비흐름 너머를 치악의 능선이 뒤받치고 있다.  

 

 

 

▼  소군산 어림의 능선은 작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능선 주변의 소나무들은 奇奇妙妙하게 가지를 뒤틀고 있는 老松들... 奇奇한 바위들과 妙妙한 소나무들의 어울림은 볼만,  오늘 산행중에서 제일의 경관을 보여주는 능선이다

  

 

 

 

▼  두텁지는 않지만 바닥은 완전히 덥고도 남을 만큼 하얀 눈이 쌓인 능선, 능선의 나뭇가지마다 보석같이 영롱한 상고대가 피어있다. 아름답다~~ 이런 맛에 겨울 산을 찾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상고대는 雪花와는 달리 얼음꽃이라서 햇빛에 영롱한 빛을 발산한다. 상고대의 생명은 짧다. 햇살이 따사로워지는 오후,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면 얼음꽃은 생명을 마감하고 만다. 서글픈 물기를 머금고 하나 둘 바닥으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  문바위봉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해준 문바위를 찾아 585봉에서 오른편 능선으로 내려선다. 칠봉으로 내려서는 능선은 약한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지도에는 왕복 20분으로 표기되어 있다)  

 

 

 

▼  이게 문바위봉이라는 말인가? 문바위봉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문바위는 조악하고 왜소한 모습, 조금은 험하다고 느꼈던지 암벽 사이로 로프가 매달려 있었다. 행여 잘못 찾은 게 아닌가하고 2~3분 더 아래로 내려가 보았지만, 다른 바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  문바위봉

소군산에 비해 해발이 약 120여m나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곳엔 정상석이 없다. 다행이 어느 산악회에서 산 높이가 적힌 문바위봉이라는 현수막을 매달아 놓아,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이곳이 정상인줄도 모를 정도로 별 특징이 없는 이 봉우리가 문바위봉임을 알려주고 있다.   두어평 정도의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잡목까지 비집고 들어와 사진촬영까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  문바위봉에서 큰재까지의 능선은 소나무 한그루 보기 힘든 참나무 군락지, 참나무 낙엽이 무릎까지 차오를 정도로 오지이지만 참나무군락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우살이는 그리 많지 않다.  

 

 

 

▼  문바위봉과 소군산은 밋밋한 흙산에 어쩌다 듬성듬성 박힌 바위, 특별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산이다, 산이 멋이 없으면 조망이라도 좋아야 할텐데 능선은 참나무로 둘러싸여 조망까지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  참나무 낙엽이 ,거의 무릎을 덮을 정도로 두터워 갈 길을 더디게 만든다. 이정도로 낙엽이 쌓여있음은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다는 의미이니, 당연히 산은 오염이 덜 되었을 것이고, 당연히 등산로는 깨끗할 것이다. 맞다.....   

 

 

▼  큰재에서 하산은 반드시 오른편 원주시 방향으로 내려서야한다. 우린 왼편 횡성방향으로 내려선 덕분에, 곳곳에 한우 목장이 들어서 있는 긴긴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루하게 걸을 수 밖에 없었다.(포장도로 주변은 잣나무가 빼곡하다)   

 

 

▼  산행 날머리인 서원면 창촌리

횡성군 방향으로 하산을 하게 되면 서원면사무소가 위치한 창촌리 서원교회입구에 다다른다. 면사무소 입구에는 매봉산의 산행안내판이 세워져있지만, 매봉산보다 더 높은 문바위봉의 안내판이 없는 것을 보면 문바위봉의 하산로가 여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  소군산의 우측 섬강변에는 2백미터 정도 높이의 칠봉이라는 나지막한 일곱 암봉이 있다. 이 암봉과 어우러진 섬강이 좋은 유원지를 형성하고 있어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즐겨찾는다고 한다.

 

칠성산 (七星山, 953m)


산행코스 : 대성사→갈미봉→매봉산→칠성산→칠성대→법왕사→대형주차장(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과 왕산면의 경계

산행일 : ‘09. 12. 27(일)

같이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산 높이가 1천 미터가 조금 못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기 쉬우나, 동해안의 해수면 가까이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내륙의 그 어떤 高山보다도 정상에 오르기는 더 버겁다. 산은 바위와 흙이 적당하게 섞인 산이라 일견 아름다워야 하겠지만, 바위 하나하나가 거칠기만 하기 때문에, 奇巖怪石이란 표현은 결코 붙일 수 없는게 아쉽다.

 

 

▼  산행들머리는 대성사

대성사는 조용하고 아담한 느낌이 드는 사찰이다. 건물 규모는 크나, 대웅전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이 모두 단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웅전 앞 석탑의 색깔이 하얀 것을 봐서 절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다. 산행은 사찰 입구에 있는 요사채의 왼편을 통해서 산으로 들어선다.

 

 

 

▼  등산로 주변은 온통 소나무,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은 상큼하기 그지없다.

 

 

▼  완급의 경사가 공존하는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큰 바위 몇 개를 아름다운 노송이 호위하고 있는 갈미봉에 도착하게 된다.

 

 

 

▼  양지쪽에 진초록 소나무들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간혹 신갈나무들이 띠를 이루며 앙상한 속살을 내밀고 있다. 길은 오르면 오를수록 경사가 더 급해지는데, 솔가리와 가랑잎이 두텁게 쌓인 미끄러운 된비알은 한 걸음 내딛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게 만들고 있다.  

 

 

 

  

▼  ‘가을하늘님도 그러셨잖아요.’ 바위만 나오면 붙잡고 오르느라 분주하신 여자분을 보며 재앙스럽다고 지나가는 말을 했더니 금방 뒤따르는 하영씨의 말이다. 아~ 산행 중, 사고로 무릎 슬개골이 부서지기 전까지는 나도 그랬었구나... 

 

 

 

▼  매봉산 정상

바위 위에 얕게 흙이 깔린 형태의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되어있다. 산행들머리인 대성사에서 2.1Km 지점, 우리가 가야할 칠성봉도 2.1Km를 남겨놓았다.  

  

 

 

▼  동쪽으로 강릉바다와 금광평,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  언제나 바쁜 하영씨, 산행중에도 사무실에 전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 곳에서나 전화 잘 터지는 SK로 바꾸시게나 ^^_*  

 

 

  

▼  매봉산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오른쪽의 남남동쪽으로 주능선을 따라간다. 지금까지 오르던 지능선에 비하면 주릉을 걷는 것은 거저먹기... 흙길은 곱다 못해 포근하기 까지 하다.  

  

 

▼  이 곳 또한 극과 극이 존재하는 이념의 현장, 왼편에는 참나무 등 활엽수림이 자생하고 있는데 반해, 오른편에는 노송들이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다.  

 

 

▼  칠성산의 하이라이트인 칠성대로 오해를 받고 있는 곳, 지도에 ‘칠성대 삼각점’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또한 삼각점이 있으니 다들 오해하기 쉬우나, 칠성대는 칠성산 정상에서 단경골 방향 능선으로 약 15분 정도를 너 진행해야 만날 수 있다. 

  

 

 

 

▼  ‘오해를 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옛 성현들의 말이 꼭 아니더라도 이곳이 칠성대로 오해를 받을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내 생각엔 칠성대보다 이곳의 경치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노송들과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  오른편의 조망이 일품이다. 발아래로는 도마리마을이 아주 작게 보이고 멀리 들쭉날쭉 원을 그리며 이어져가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모습이 멋들어진다.  

 

  

▼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바위도 자주 나타나고 아름드리 노송도 점점 많아진다.  

 

 

 

▼  칠성산(981m) 정상

백두대간상의 두리봉(1,033m)에서 강릉을 바라보며 북으로 뻗은 지맥 상에 솟은 봉우리다. 머리에 바위를 이고 길게 드리운 품새가 하늘의 북두칠성과 흡사하다 해서 칠성산이라고 이름이 붙었다지만, 막상 정상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바위를 구경할 수가 없다. 어느 분의 눈에 바위가 보였을꼬????

  

 

 

▼  정상의 이정표에는 이곳에서 칠성대까지의 거리가 0.2km라고 적혀있으나 대략 4~500m는 될 듯...  

 

  

▼  주릉을 따라 안부로 내려서면, 다시 바위와 노송이 춤을 추는 오름길이다. 공터를 떠난 지 15분, 몇 개의 거대한 바위와 한 그루의 고사목이 외롭게 서있는 칠성대가 나온다. 칠성대에서는 동해바다와 강릉시가지가 잘 조망된다.  

 

 

▼  칠성대 정상의 주위는 날카로운 바위들이 층을 이루며 모여 있다, 어쩜 옛 관청에서 바라봤다는 바위가 여기가 아닐는지....

 

 

▼  하산은 정상에서 법왕사 방향의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주위는 金剛松 천지, 간혹 목재용으로 쓸 수 있는 굵은 것도 보이지만, 대개는 가녀린 몸 지탱하기 힘든 듯 바람에 휘청일 정도의 굵기다.  

 

 

 

 

▼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실려 오는 솔향기 받으며 송림 사이를 한참동안 걷다보면, 어느새 법왕사에 도착하게 된다. 그러나 그 어느새는 시간은 짧지만 걷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무지막지한 경사의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  산행날머리인 法王寺

칠성산 자락에 위치한 조계종 사찰로서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이다. 해방 전에는 칠성암으로 불리우며 인근 마을사람들이 수명장수나 재난소멸을 발원하는 칠성기도를 드리던 사찰이었다.  < 신라시대 선덕여왕 3년(634년)에 자장(慈藏)이 창건한 절이라지만 내가 보기에는 글쎄올시다. >

 

 

 

 

▼  대성사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도로 주변에는 고드름과, 얼음 속에서 구르는 듯 으르는 냇물 등 겨울임을 알려주는 징표들이 눈에 띈다. 

 

 

 

구학산 (九鶴山, 983m), 주론산(903m)


산행코스 : 운학재(구력재)→구학산→주론산→경은사→박달재 자연휴양림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과 충북 제천시 백운면에 걸쳐 있는 산

산행일 : ‘09. 10. 25(일)

함께한 산악회 : 곰바우산악회


특색 : 구학산과 주론산은 꼭 답사해야 할 의미는 없는 산, 수령 많은 갈참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조망 또한 시원치 않다. 다만 능선의 고저가 심하지 않고, 수북이 쌓인 낙엽으로 인해 걷기에 편하므로, 함께 걷는 이들과 도란도란 밀린 얘기를 나누기 좋은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운학재(일명 구력재)

402번 지방도로 상의 강원도 원주시와 충북 제천시의 경계, 해발이 530m인 고갯마루이다. 산행은 이곳에서 우측 숲, 가파른 급사면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잡목이 우거진 된비알을 오르고 나면, 등산로 주변에 굴참나무가 꽉 들어찬 능선을 걷게 된다.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는 고저도 그리 심하지 않으며, 비교적 편안한 편이다.  

 

 

산길은 울창한 갈참나무 숲길이 이어지면서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한다. 힘들지는 않지만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구학산은 바위봉우리, 주위가 온통 흙산인데도 유일하게 정상어림만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흙산에 불쑥 솟아오른 바위봉을 만나면 길은 오른편으로 우회하게 된다. 구학산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급사면을 올라서야 한다.  

옛날 이 산에 살던 아홉 마리의 학이 사방으로 날아가 아홉 군데(신림 방면의 황학동, 상학동, 선학동과 봉양 방면의 구학리, 학산리, 그리고 충북 영동의 황학동, 백운면의 방학리, 운학리, 송학면의 송학산)의 '학'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구학산 정상은 남쪽과 서쪽이 급경사 바위지대, 봉우리의 대부분은 울창한 수림지대로 가려져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만이 마치 바위가 물속에서 머리를 내밀 듯이 수풀사이로 돌출되어 있다. 정상은 ‘산불 무인감시카메라’와 작은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으며, 바위봉우리인지라 사방이 훤히 트여있어 조망이 일품이다

 

 

 

 

정상은 시원한 조망이 일품인데 백운산, 치악산, 감악산을 바라볼 수 있다.

 

 

주론산 방향 능선, 오늘 산행코스 중에서 조망은 이곳 구학산 정상과 구론산 정상이 유일하다.  

 

 

구학산에서 주론산으로 가려면 조금 전에 올라왔던 급사면을 다시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전시설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주론산 방향으로 난 등산로의 절벽은 아마추어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  

 

 

 

 

능선은 이미 만추... 단풍들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산길은 육산인데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어 폭신폭신한 촉감, 꼭 동네 뒷산을 산책하고 있는 느낌이다. 

 

 

 

 

 

 

 

 

편안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갑자기 급경사로 변하고, 된비알에서 땀 한번 흘리고 나면 주론산 정상이다. 정상은 10평 남짓한 공터, 작은 바위 위에 정상표지석이 올려져 있고, 한편에 삼각점이 있다.  

주론산은 구학산의 남쪽에 솟은 산으로 동쪽 기슭에는 한국 천주교의 유서 깊은 배론성지가 있다. 배론은 신유박해(1801년) 때, 황사영이 박해를 받고 있던 한국천주교에 대한 구원을 요청한 ‘백서’를 집필했던 곳이다.

 

 

 

 

 

아르바이트 중에 만난 책바위(내가 作名)

주론산 정상에서 박달재 방향으로 약 3분 정도 진행하다 우측 능선으로 진행, 오늘은 박달재 고개 대신 휴양림으로 하산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산악회의 리본을 보고 진행했지만, 10여분 후에 만나는 암봉에서 길을 끊어져버리고 만다. 산행 중 아르바이트는 필수....

 

 

 

주론산에서 10분 정도 급사면을 내려가다 우측 능선으로 진행하면 ‘박달재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게 된다. 등산객들의 이용이 적은 듯, 길의 흔적이 희미해서 등산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산 길 역시 부드러운 갈참나무 숲길이 대부분, 하산지점 가까이에선 일본잎깔나무 숲길도 보인다. 길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싶은 부드러운 산길의 연속...  

 

 

 

경은사 : 조선 중기에 건립되어 백운암 또는 도덕암으로 불리어 오다가 소실되어 빈터로 남았다가, 1940년 재건된 사찰이다.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들과 기암괴석들에 둘러싸인 경은사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절집 한구석에는 바위 틈새로 샘솟는 자연 암반수가 자리하고 있다. 아담한 암굴속에서...  

 

  

앗! 경은사 앞 가파르게 솟은 작은 암봉에 뭔가가 보인다. 하얀 탑!! 짙은 녹음을 뚫고 하얀 탑이 신기루 같이 솟아 올라있다. 저곳까지 올리느라 꽤나 힘들었겠다. ^^_*   

  

 

 

경은사 입구의 기암절벽

 

 

산행 날머리인 '박달재 자연휴양림' 입구는 단풍이 한창...

 

명성산 (鳴聲山, 923m)


위치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포천시 영북면 경계


산행코스 : 주차장→등산로가든→책바위→팔각정→삼각봉→억새평원→등룡폭포→주차장(산행시간 : 여유로운 5시간)

산행일 : ‘09. 10. 17(토)

함께한 산악회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산악회


특징 : 가을에 어울리는 산, 가을 산에서 제일은 뭐니뭐니해도 단풍과 억새를 꼽는다. 거기다 파란하늘 아래 암릉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명성산은 가을 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광활한 평원에 일렁이는 억새, 폭포골 계곡에 늘어선 빨간 물이 들어버릴 것 같이 짙은 단풍, 거기다 책바위 능선의 암릉까지 있으니 말이다.  

 

명성산은 국민관광지인 산정호수의 옆에 있어서, 대형버스는 유원지 입구의 주차장에 정차를 시켜야만 한다. 주차장 바로 앞에는 산정호수가 그림같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몸부터 풀고... 오늘은 바위능선을 올라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칭은 필수이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명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잘 표시되어 있다.  ‘등산로 가든’을 끼고 오른편으로 돌면 만나게되는, 예쁜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골목길을 따라 진행한다. '등산로 가든'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의 메뉴판 아래에 등산로 입구 표시가 되어있어 이채롭다.  

 

 

비선폭포 못미처서 계곡을 벗어나 왼편 등산로로 진행, 책바위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이지만, 이정표에는 팔각정(억새평원) 방향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등산로는 급경사 오르막... 등산로 주변에는 잣나무와 소나무가 주종, 산 허리쯤에서 부터는 신갈나무 등 활엽수로 바뀌어 간다.

 

 

 

책바위코스 능선은 암릉으로 위험 구간에는 보조줄이 설치되어 있고, 길을 잃지 않도록 군데군데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나름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책바위

책을 펼친 모양을 닮아 책바위라 불리며 높이 100미터, 폭 80미터에 이르는 화강암이다. 그러나 내 눈엔 책으로는 보이지 않고 그저 경사가 심한 대슬랩으로만 다가온다.

 

 

 

책바위 오름길은 가파르지만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조금만 주의한다면 위험하지는 않다.

 

 

 

 

책바위 부근은 슬랩, 슬랩지대가 있는 산들이 언제나 그렇듯 이곳도 싱싱하고 말쑥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여인을 연상시킨다. 

 

 

 

능선에서 바라본 산정호수...   너무 물이 맑아서 명성산의 산 그림자를 수면에 그린다는 산정호수가,  가을빛을 머금고 찬란한 빛으로 일렁인다.

 

 

책을 펼친 모양을 닮아 책바위라 부른다는 가파른 책바위 능선의 계단과 로프를 잡고 용트림을 하다보면 어느새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뛰어난 436봉에 오르게 된다.  

 

 

436봉에서 바라본 대슬랩... 아가씨 다리처럼 시원스레 뻗은 모습을 보며, 무릎이 고장난 난 그저 군침만 흘릴따름... 저 암릉 위에 자일 한동 걸어놓고 실컷 손맛을 즐겨보고 싶다.

 

 

 

 

 

자인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마주치는 안부 삼거리... 원래 계획은 이곳으로 하산하려 했으나,  비가 내린 후 인지라 너덜지대인 이곳을 피해, 안전한 책바위 코스를 택하게 되었다.   '위험'표지판은 원래 책바위 능선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요즘은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가 날 위험은 없다 

 

 

 

팔각정으로 가려면 또다시 급경사 계단을 올라야만한다. 반대방향에서 내려오는 몇몇 여자분들은 급경사가 무섭나보다, 내려서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표정들이 심각하기 그지없다.  

 

 

잠깐~ 원기보충하고 가시옵소서!!

박실장 덕분에, 그 귀한 복분자주를 막걸리 마시듯 꿀꺽꿀꺽 마셔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계단에 연이어 이어지는 능선은 이미 늦가을... 비록 단풍나무는 아니지만 만추를 느끼게 해준다. 

 

 

 

능선이 끝날즈음 산의 초입에서 보았던 이정표에 적혀있던 팔각정을 만나게 된다.

궁예가 산이 울릴 정도로 슬피 대성통곡했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는 명성산(鳴聲山)... 그런데 이제는 가을만 되면 산 능선이 떠나가라 억새가 피어나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울어(鳴聲)댄다.

 

 

 

팔각정 옆에는 표지석 외에도 예쁘장한 우체통(1년 후에 받게되는)이 보인다.

이 아름다움을 담고, 거기다 우리에게 이렇게 멋진 선물을 주는 자연에 대한 감사함까지 담아 빠알간 우체통에 넣어본다. 일년 후에 읽어보세요~~~  

 

 

팔각정 곁에 명성산이라고 적힌 커다란 표지석이 서있다. 분명히 정상은 여기서도 3Km정도를 더 가야 하는데... 그럼 여기는 가짜 정상? 정상은 정상이되 다만 억새꽃 정상이란다  

 

   

 

명성산은 억새도 아름답지만, 팔각정이 있는 능선에서 정상에 이르는 장쾌하면서도 오밀조밀한 3km의 능선은 일품이다. 일망무해의 멋진 조망을 즐기면서, 시원한 맞바람을 안고 걸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첩첩히 펼쳐진 산, 멀리 경기의 제1봉 화악산, 중간의 긴 라인이 백운산, 국망봉의 한북정맥 길, 앞의 하얀 길은 군 훈련용 도로이다. 

 

 

이 능선에서는 포천군 남쪽으로 전개되는 경관은 먼 평야지대 너머에 산들이 중첩된 실루엣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금 전에 지나온 계곡의 바위 슬랩지대도 볼만한 풍광의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삼각봉을 오르며 뒤돌아 능선... 첩첩이 늘어선 山群들이 여기가 강원도임을 알려주고 있다.

 

 

 

삼각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만난 단풍... 붉다 못해  차라리 서러울 정도다.  

 

 

 

 

 

명성산 하면 무엇보다도 억새가 먼저 떠오르게 되어 있다.  억새의 바다속으로 흠뻑 빠져보고 싶어서일까?  사색에 잠겨 있는 배팀장의 뒷 모습에서 가을남자의 모습를 찾아볼까나...  

 

 

억새 군락지

본래 울창한 수림대였으나 6.25 전쟁 때 격전을 치루면서 울창한 나무들이 모두 사라지고 억새지대로 변했다고 한다. 설마... 그럼 3공화국 때 이곳은 그 흔했던 산림녹화 사업을 안했단 얘기?  

 

 

 

가을 물결은 바람에 흔들리는 평원 가득한 억새들의 은빛 군무를 만들어 낸다.  

 

 

 

가을하늘은 높고 푸르른데, 뭉게구름 한점 둥둥... 그 아래로 새하얀 억새가 나풀거리며 한껏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햇빛에 반사된 은빛 물결, 처절한 흐느낌마저 모자라 몸까지 흔들며 가을을 찬미하고 있다.  

 

 

천년수(千年水) 궁예약수

이 약수는 궁예왕의 망국의 한(恨)을 달래 주는 듯, 눈물처럼 솟아올라 예로부터 극심한 가뭄에도 마른적이 없단다. 물맛 또한 매우 달고 시원하다지만 내 입에는 글쎄...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하얀 머리 풀어 헤치고 서걱서걱 몸을 비비며 흐느끼는 억새 울음에 정녕 가을의 소리를 듣는다.   

 

 

 

 

소슬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더불어 흔들리는 억새들의 몸짓이 황홀하다 못해 현란할 정도가 된다. 억새들의 군무를 보려고 찾아든 수많은 인파들이 억새들과 함께 넘실대고 있다. 

 

 

 

하산길, 억새군락지를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곳곳에 불타는 단풍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곱다! 정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오매 불 나 부렀네~~’ 계곡은 정녕 단풍으로 시뻘겋게 불타고 있었다. ‘와~~ 예쁘다~~’ 여기저기서 내지르는 탄성들이 들려온다.   

 

 

누가 노란 단풍이 별로라고 했던가... 노란단풍이 붉은 단풍에 섞여있으니 붉음은 붉음 자체의 화려함을 더하고, 붉음을 감싸는 노랑 또한 화려하면서도 환상적이 된다.   

  

 

 

 

 

 

등룡폭포

안덕재에서 '등산로 가든'으로 이어지는 3킬로 남짓한 계곡은 비선폭포, 등룡폭포, 이정폭포 등이 연속, 가히 폭포골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다. 

 

 

 

계곡은 단풍나무, 떡깔나무 등이 울창하고 산 입구엔 송림과 이깔나무 숲이 있어 계곡의 풍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늘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유원지 입구 주차장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암봉   

  

산행 후의 즐거움... 오늘은 유황온천수이다. 비록 썩은 계란 내음이지만 물이 미끈거려 좋다

 

 

⇩ 먹는 즐거움은 당연히 이곳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이동갈비? 포천의 이동갈비가 식상하다며 오늘은 색다른 버섯요리란다. 그러나 그리 말하는 김간사의 속샘은 '경비를 줄여볼 라고라~~~' ^^-*

 

완택산 (m)


산행코스 : 재애골 입구(동강 훼밀리 래프팅)-고개-봉화터-정상-안부십자로-전망봉-작골(산행시간 : 점심시간 포함, 후미기준으로 5시간)


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산행일 : ‘09. 9. 26(토)

함께한 산악회 : 청계산악회


특색 :  완택산은 다른 어느 산보다 숲이 잘 가꾸어진 산이다. 등산로를 따라 서서히 걷다보면 엄청난 양의 참나무와 낙엽송들을 만날 수 있다. 숲 속 길은 아름답고, 편안하여 걷기에 참으로 편하다 등산코스는 연하리, 삼옥리 등 몇 곳이 있으나, 가족단위의 산행을 할 경우에는 등산로의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부드러운 삼옥리 코스가 바람직하다.  

 

 

산행들머리는 ‘재애골 입구’

영월읍에서 13번 군도를 따라 동강의 백미라는 *어라연으로 가다보면 삼옥리 재애골입구에 ‘동강 훼밀리 래프팅’ 입간판이 보이고, 그 아래에 완택산 산행 안내판이 서있다.

* 어라연(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소재)

"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뜻, 어라연은 일명 삼선암이라고도 하는데 옛날 선인들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 하여 정자암이라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강의 상부, 중부, 하부에 3개의 소가 형성되어 있고 그 소의 중앙에 암반이 물속으로부터 솟아있고 옥순봉과 기암괴석들이 총총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사람 같기도 하고 또 불상 같기도 하며, 또 짐승 같기도 하여 볼 때마다 그 모양들이 천태만상으로 보인다.

 

 

산행안내판 앞을 출발해 작골계곡 방향으로 들어서면 ‘동강 훼밀리 래프팅 민박집’이 제법 큰 규모로 들어서있다. 민박집의 마지막 건물(슬레이트 건물) 뒤로 난 소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특별한 이정표는 없다.)

 

 

산행 들머리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의 첫 봉우리, 나무들은 어느덧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갈之자로  나 있는 등산로는 처음에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주위는 10~30년 정도 된 소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다. 때는 바야흐로 추분이 지났건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는 여름만큼이나 무덥다. 산행 당일 아침까지 마신 음주로 인해 걷기조차 힘이 드는데, 이 노릇을 어떻게 할꼬~~

 

 

소나무 숲이 끝나갈 무렵부터 등산로는 가파르게 오르막을 시작한다. 주변의 숲은 점차 참나무들로 변하더니, 숨이 턱에 차오를 정도로 등산로가 가팔라 질 즈음에는 아예 완벽한 참나무 숲으로 변해버린다. 아직도 바람은 한점도 없다. 드디어 난 헛구역질을 시작... ‘산이 어디로 마실 나가는 것도 아닌데, 까짓 거 이쯤에서 그냥 내려가 버려?’ ‘집사람에게 체면이 있지, 조금만 더 참아보자.’ 이처럼 어렵게 시작한 산행이 완주로 이어질 줄이야... 힘에 겨워 자꾸만 뒤쳐지는 내 속도에 맞춰 진행해주신 산행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능선을 30여분 걸으면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한다(완택산 정상 까지는 3.4km) ‘극과 극이 존재하는 이념의 현장?’ 능선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소나무 숲이 왼쪽으론 참나무 숲이 마치 편을 가르듯 대칭을 이루며 도열하고 있다.   등산로는 경사가 다소 있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육산이라 밟는 촉감이 좋다. 그러나 폭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내겐 조그마한 경사마저도 힘겹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힘들어하는 모습, 바람 한점 없는 초가을 늦더위는 누구에게나 버거운가 보다.

 

  

안부에서 동쪽 능선길을 따라 오르면 능선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조금씩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북쪽 아래로는 단풍나무, 참나무 가지 사이로 어라연 방면 동강 줄기가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 들어서면 등산로 주변은 온통 참나무 고목들로 포위되어 버린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후두둑, 후두둑’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내는 살림꾼, 오늘도 한순간을 가만있지 못하고 도토리를 줍는다고 부산을 떤다. 덕분에 난, 봄이면 산나물, 가을이면 싸리버섯에 도토리묵을 심심찮게 얻어먹고 사는 행운을 누린다. 오늘도 일행 분들이 함께 주워주신 덕분에 거의 반말 정도나 주울 수 있었다.  

 

 

‘바닥에 깔린 상수리들을 무심코 밟았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네요.’ 여성 일행분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등산로 주변은 상수리 알맹이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마지막 여름의 끝자락, 아니 가을의 초입에 들어선 완택산은 숲이 짙어 전망은 탁월하지 않지만, 등산로는 편안하고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산길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부드러워 가족 산행지로 적합한 산이다.

 

 

855m봉 정상은 콘크리트를 부어 놓은 듯, 암반 속에 자갈이 박힌 것처럼 보이는 회색빛 역암층이, 오랜 풍화작용으로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바위에 영양분이 생겼는지 바위틈을 비집고 박달나무가 자라고 있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어느 유행가 가락처럼 세월은 바위까지 나무에게 필요한 약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나 보다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조망, 이미 우리 곁으로 비집고 들어와 버린 가을은 온 산을 노란색 옷으로 갈아입히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나... 올 가을에도 난 환장하도록 가슴이 뜨거워지는 단풍을 만나고 싶다. 까닭 없이 시림을 당해야만 하는, 내 가슴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800m 능선에 올라서자 노랗고 빨간 단풍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불났다? 함성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슴 한쪽 언저리를 파고드는 행복, 아름다움은 인간들에게 행복이란 부산물까지 안겨주나 보다.  

 

 

 

옛날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봉화대의 옛터.

전망대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공터로 되어있는 봉화대터에 도착한다. 지금은 봉화대로 느낄만한 흔적은 찾아 볼 수 없고, 영월군청에서 강수량 측정을 위해 설치한 철 구조물만 서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좋아서 완택산 정상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듯... (여기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고고산)     

 

  

봉화대터에서부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좌측이 절벽지대이고 우측 또한 제법 가파르다.  하늘금에 겹쳐 어리는 실루엣의 잔영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눈어림으로 짚어나간다.

 

 

정상 못미처에 설치된 이정표(정상 0.96km지점)를 지나고 짧은 로프구간을 지나 선돌을 좌측으로 지나쳐 올라서면 전망대라 써있는 안내판이 보인다. 전망대에서는 북서쪽으론 굽어 도는 동강 뒤로 잣봉과 그 넘어 백둔봉이 보인다. 영월읍쪽으론 태화산과 봉래산도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정상(916.1m), 서너 평 됨직한 공터를 정상 표지석과 이정표가 지키고 있다. 정상은 북쪽편이 가파른 절벽지대로 되어있어서 아슬아슬 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망경대산 방면은 막힘없이 트여있어 시원하다. 작은 공터로 되어있어 여럿이서 식사를 하거나 쉬어가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정상에 서면 멀리 두위봉, 망경대산에서 이어져온 능선이 하늘금을 이루며 응봉산, 계족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라연을 낀 동강의 S라인을 보고파 잣봉 방면을 내다보지만 아쉽게도 조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남서릉 하산길은 경사가 심하지만 로프가 쳐져있어 안전한 산행을 도와준다. 그러나 지지대가 필요할 듯 싶은 몇몇 구간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겨울철에는 주의가 필요할 듯 싶다.  

 

 

 

 

어느 뛰어난 예술가가 이리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품격을 갖춘 조형물을  만들 수 있으랴

 

 

 

정상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면 등산로 우측으로 뚜렷한 길 흔적이 있어 따라가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영월군에서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나무를 쳐낸 모양.... 이곳 전망은 작골계곡 쪽이 트이고 완택산 서쪽 능선을 조망해 볼 수 있다   

  

  

 

미래를 위해하고 싶은 일을 미루다보면, 막상 그 일을 성취했을 때는 또 다른 뭔가를 채우기 위해, 또 다시 다음으로 시간을 미루게 된다는 게 현인들의 이야기 이다. 그렇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나를 위한 행복일 것이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붉은 단풍 속에 푹 빠져보는 것이다.

 

 

정상에서의 하산 길, 1,000m 가까운 고산이라서인지 주위의 숲은 한층 더 농도 짙은 붉음을 자랑하고 있다. 너무 붉어 가슴까지 뜨거워온다.  

 

 

 

두컴컴한 참나무 숲 사이로 하늘 끝에서 조그만 빛이 들어온다. 그 빛 사이로 단풍이 반짝인다. 어둠을 밝게 해 주는 것은 빛 말고도 붉은 단풍, 노란 단풍... 오늘에서야 알아차렸다.  

 

 

능선을 불 밝히듯 빨강단풍 노랑단풍이 어우러지는데, 산을 찾는 이들은 하나같이 검정 일색... 간혹 여자 분들만이 파랗고, 빨갈 따름... 이 아름다운 가을철만이라도 사람들까지 단풍처럼 알록달록해졌으면 좋겠다.  

 

 

 

하늘을 뒤 덮은 참나무 숲 사이로 줄기의 날개를 떨어뜨리는 햇살... 햇살에 단풍이 붉게 흔들렸고, 그 붉은 물결 따라 집사람의 얼굴 또한 벌겋게 달구어져 간다. 절묘한 어울림...

 

 

 

정상에서 약 1시간 정도 지점에 가파른 바위지대가 나타나는데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 곳을 올라서면 공터로 된 전망대에 도착하게 된다. 작골가든 쪽으로 하산하는 분기점...

 

 

 

전망대에서는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힘들게 올라왔던 남서릉이 잘 조망된다.   

 

 

전망대에서의 하산 길은 초반에는 상당히 가파른 구간이 이어진다. 그러나 다행이 로프가 설치되어있으므로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다.  

 

 

급경사 하산 길을 내려서면 다시 전형적인 흙길이 이어지고,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빼곡히 들어찬 낙엽송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잎갈나무’, 나무 이름에 우리네 정서에 안 맞는 일본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지만, 어쩌랴 원명이 그리한 것을...

 

 

포근하기 이를 데 없는 낙엽송 길을 뚫고 나오면 시야가 탁 트이는 억새밭과 비어있는 농가 한채가 나타난다. 농가 옆 공터의 억새밭엔 단풍나무가 듬성듬성 섞어있어 제법 풍취를 자아내고 있다.   

  

 

 

갈림길 어림에서 내려다보이는 동강

 

 

비어있는 농가에서 20분을 더 내려가면 민가 위쪽 갈림길이 나오고,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작골가든, 우측으로 진행하면 아침에 산행들머리로 잡았던 작골계곡 초입으로 내려서게 된다.  

 

 

작골계곡 초입의 산행 날머리에서 어라연 방향으로 100m 정도 진행하면 아침에 보았던 산행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