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鳴聲山, 923m)


위치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포천시 영북면 경계


산행코스 : 주차장→등산로가든→책바위→팔각정→삼각봉→억새평원→등룡폭포→주차장(산행시간 : 여유로운 5시간)

산행일 : ‘09. 10. 17(토)

함께한 산악회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산악회


특징 : 가을에 어울리는 산, 가을 산에서 제일은 뭐니뭐니해도 단풍과 억새를 꼽는다. 거기다 파란하늘 아래 암릉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명성산은 가을 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광활한 평원에 일렁이는 억새, 폭포골 계곡에 늘어선 빨간 물이 들어버릴 것 같이 짙은 단풍, 거기다 책바위 능선의 암릉까지 있으니 말이다.  

 

명성산은 국민관광지인 산정호수의 옆에 있어서, 대형버스는 유원지 입구의 주차장에 정차를 시켜야만 한다. 주차장 바로 앞에는 산정호수가 그림같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몸부터 풀고... 오늘은 바위능선을 올라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칭은 필수이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명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잘 표시되어 있다.  ‘등산로 가든’을 끼고 오른편으로 돌면 만나게되는, 예쁜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골목길을 따라 진행한다. '등산로 가든'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의 메뉴판 아래에 등산로 입구 표시가 되어있어 이채롭다.  

 

 

비선폭포 못미처서 계곡을 벗어나 왼편 등산로로 진행, 책바위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이지만, 이정표에는 팔각정(억새평원) 방향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등산로는 급경사 오르막... 등산로 주변에는 잣나무와 소나무가 주종, 산 허리쯤에서 부터는 신갈나무 등 활엽수로 바뀌어 간다.

 

 

 

책바위코스 능선은 암릉으로 위험 구간에는 보조줄이 설치되어 있고, 길을 잃지 않도록 군데군데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나름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책바위

책을 펼친 모양을 닮아 책바위라 불리며 높이 100미터, 폭 80미터에 이르는 화강암이다. 그러나 내 눈엔 책으로는 보이지 않고 그저 경사가 심한 대슬랩으로만 다가온다.

 

 

 

책바위 오름길은 가파르지만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조금만 주의한다면 위험하지는 않다.

 

 

 

 

책바위 부근은 슬랩, 슬랩지대가 있는 산들이 언제나 그렇듯 이곳도 싱싱하고 말쑥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여인을 연상시킨다. 

 

 

 

능선에서 바라본 산정호수...   너무 물이 맑아서 명성산의 산 그림자를 수면에 그린다는 산정호수가,  가을빛을 머금고 찬란한 빛으로 일렁인다.

 

 

책을 펼친 모양을 닮아 책바위라 부른다는 가파른 책바위 능선의 계단과 로프를 잡고 용트림을 하다보면 어느새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뛰어난 436봉에 오르게 된다.  

 

 

436봉에서 바라본 대슬랩... 아가씨 다리처럼 시원스레 뻗은 모습을 보며, 무릎이 고장난 난 그저 군침만 흘릴따름... 저 암릉 위에 자일 한동 걸어놓고 실컷 손맛을 즐겨보고 싶다.

 

 

 

 

 

자인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마주치는 안부 삼거리... 원래 계획은 이곳으로 하산하려 했으나,  비가 내린 후 인지라 너덜지대인 이곳을 피해, 안전한 책바위 코스를 택하게 되었다.   '위험'표지판은 원래 책바위 능선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요즘은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가 날 위험은 없다 

 

 

 

팔각정으로 가려면 또다시 급경사 계단을 올라야만한다. 반대방향에서 내려오는 몇몇 여자분들은 급경사가 무섭나보다, 내려서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표정들이 심각하기 그지없다.  

 

 

잠깐~ 원기보충하고 가시옵소서!!

박실장 덕분에, 그 귀한 복분자주를 막걸리 마시듯 꿀꺽꿀꺽 마셔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계단에 연이어 이어지는 능선은 이미 늦가을... 비록 단풍나무는 아니지만 만추를 느끼게 해준다. 

 

 

 

능선이 끝날즈음 산의 초입에서 보았던 이정표에 적혀있던 팔각정을 만나게 된다.

궁예가 산이 울릴 정도로 슬피 대성통곡했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는 명성산(鳴聲山)... 그런데 이제는 가을만 되면 산 능선이 떠나가라 억새가 피어나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울어(鳴聲)댄다.

 

 

 

팔각정 옆에는 표지석 외에도 예쁘장한 우체통(1년 후에 받게되는)이 보인다.

이 아름다움을 담고, 거기다 우리에게 이렇게 멋진 선물을 주는 자연에 대한 감사함까지 담아 빠알간 우체통에 넣어본다. 일년 후에 읽어보세요~~~  

 

 

팔각정 곁에 명성산이라고 적힌 커다란 표지석이 서있다. 분명히 정상은 여기서도 3Km정도를 더 가야 하는데... 그럼 여기는 가짜 정상? 정상은 정상이되 다만 억새꽃 정상이란다  

 

   

 

명성산은 억새도 아름답지만, 팔각정이 있는 능선에서 정상에 이르는 장쾌하면서도 오밀조밀한 3km의 능선은 일품이다. 일망무해의 멋진 조망을 즐기면서, 시원한 맞바람을 안고 걸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첩첩히 펼쳐진 산, 멀리 경기의 제1봉 화악산, 중간의 긴 라인이 백운산, 국망봉의 한북정맥 길, 앞의 하얀 길은 군 훈련용 도로이다. 

 

 

이 능선에서는 포천군 남쪽으로 전개되는 경관은 먼 평야지대 너머에 산들이 중첩된 실루엣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금 전에 지나온 계곡의 바위 슬랩지대도 볼만한 풍광의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삼각봉을 오르며 뒤돌아 능선... 첩첩이 늘어선 山群들이 여기가 강원도임을 알려주고 있다.

 

 

 

삼각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만난 단풍... 붉다 못해  차라리 서러울 정도다.  

 

 

 

 

 

명성산 하면 무엇보다도 억새가 먼저 떠오르게 되어 있다.  억새의 바다속으로 흠뻑 빠져보고 싶어서일까?  사색에 잠겨 있는 배팀장의 뒷 모습에서 가을남자의 모습를 찾아볼까나...  

 

 

억새 군락지

본래 울창한 수림대였으나 6.25 전쟁 때 격전을 치루면서 울창한 나무들이 모두 사라지고 억새지대로 변했다고 한다. 설마... 그럼 3공화국 때 이곳은 그 흔했던 산림녹화 사업을 안했단 얘기?  

 

 

 

가을 물결은 바람에 흔들리는 평원 가득한 억새들의 은빛 군무를 만들어 낸다.  

 

 

 

가을하늘은 높고 푸르른데, 뭉게구름 한점 둥둥... 그 아래로 새하얀 억새가 나풀거리며 한껏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햇빛에 반사된 은빛 물결, 처절한 흐느낌마저 모자라 몸까지 흔들며 가을을 찬미하고 있다.  

 

 

천년수(千年水) 궁예약수

이 약수는 궁예왕의 망국의 한(恨)을 달래 주는 듯, 눈물처럼 솟아올라 예로부터 극심한 가뭄에도 마른적이 없단다. 물맛 또한 매우 달고 시원하다지만 내 입에는 글쎄...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하얀 머리 풀어 헤치고 서걱서걱 몸을 비비며 흐느끼는 억새 울음에 정녕 가을의 소리를 듣는다.   

 

 

 

 

소슬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더불어 흔들리는 억새들의 몸짓이 황홀하다 못해 현란할 정도가 된다. 억새들의 군무를 보려고 찾아든 수많은 인파들이 억새들과 함께 넘실대고 있다. 

 

 

 

하산길, 억새군락지를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곳곳에 불타는 단풍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곱다! 정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오매 불 나 부렀네~~’ 계곡은 정녕 단풍으로 시뻘겋게 불타고 있었다. ‘와~~ 예쁘다~~’ 여기저기서 내지르는 탄성들이 들려온다.   

 

 

누가 노란 단풍이 별로라고 했던가... 노란단풍이 붉은 단풍에 섞여있으니 붉음은 붉음 자체의 화려함을 더하고, 붉음을 감싸는 노랑 또한 화려하면서도 환상적이 된다.   

  

 

 

 

 

 

등룡폭포

안덕재에서 '등산로 가든'으로 이어지는 3킬로 남짓한 계곡은 비선폭포, 등룡폭포, 이정폭포 등이 연속, 가히 폭포골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다. 

 

 

 

계곡은 단풍나무, 떡깔나무 등이 울창하고 산 입구엔 송림과 이깔나무 숲이 있어 계곡의 풍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늘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유원지 입구 주차장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암봉   

  

산행 후의 즐거움... 오늘은 유황온천수이다. 비록 썩은 계란 내음이지만 물이 미끈거려 좋다

 

 

⇩ 먹는 즐거움은 당연히 이곳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이동갈비? 포천의 이동갈비가 식상하다며 오늘은 색다른 버섯요리란다. 그러나 그리 말하는 김간사의 속샘은 '경비를 줄여볼 라고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