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산(德修山, 999m)-장미산(長美山, 980m)
산행코스 : 봉황교→덕수교→하늘농원→퉁탱이바위→덕수산→갈림길→장미산→덕수교→봉황교 (산행시간 : 쉬지 않고 4시간)
소재지 :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과 방림면의 경계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비교적 숲이 짙게 우거진 능선길은 크게 볼거리는 없지만, 울창한 樹林 속을 호젓하게 걷으며 묵은 생각을 정리하기에 적합한 산이다. 하산 후에 퉁탱이골이나 평창강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여름철 산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 산행들머리는 개수2리 입구의 봉황橋
장평I.C를 나와 대화면을 지나는 31번 국도 안미리 사초거리에서 424번 지방도로 변의 평창강을 따라 금당계곡으로 들어가면 등용산의 들머리인 미날교를 지나 개수2리 버스정류장과 봉황교에 도착한다. 이곳이 덕수산과 장미산의 들머리가 된다.
▼ 鳳凰臺
차에서 내려 봉황교를 건너면 오른편으로 우람한 바위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듯한 조그만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그 위의 오랜 세월동안 기개를 지켜온 소나무들은, 바위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봉황대는 옛날에 이곳에 살던 주민이 墓를 쓰기위해 이 근처의 땅을 팠는데, 그 자리에서 봉황이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해서 봉황대라고 불렀다는 설과, 또 하나는 봉황대의 높이가 너무 높아서 봉황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다 해서 봉황대라 불렀다는 설이 있으나 난 墓와 관련된 설을 믿고 싶다. 봉황대는 왠만한 사람이면 다 봉우리 위로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높이이기 때문이다.)
▼ 봉황교에서 퉁탱이골을 향해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다가, 오른편으로 놓인 덕수교를 건너 이국적 분위기의 건물들이 몇 채 들어서있는 마을을 지난다. 마을 중간에는 이곳이 장미산과 덕수산의 근처임을 알리는 예쁘장한 푯말이 설치되어 있다. 마을길을 계속 따라가다 만나는 하늘농원 대형표석 앞을 지나면 빨간 지붕의 농가 뒤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열린다.
▼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 이정표에는 이곳에서 덕수산까지 1km, 말도 되지 않는 수치가 적혀있다. 내 결코 늦지 않는 걸음걸이로 2시간이 걸렸으니 최소한 4Km 언저리쯤 될텐데... 난 오늘 또 한번, 담당자들이 듣기 싫은 얘기를 쏟아 내 보고 싶다. ‘여러분들이 하신 일 하나하나는 CS경영의 근본, 자기 편리보다는 고객의 편의가 우선되어야함을... '
▼ 등산로는 한동안 낙옆송 숲길이 편안하게 진행된다싶더니 갑자기 가파르게 서 있는 구릉을 치고 오르게 만든다. 그렇게 10분정도 치고 오르면 주능선, 능선에 올라서면 바람 솔솔...오르는 길에 겪었던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 속의 고통을 살포시 감싸 준다.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은 잣나무에서 어느새 참나무 숲으로 바뀌어 있다. 짙푸른 녹음의 터널을 만들어 주면서...
▼ 능선 안부에서 등산로는 왼편으로 방향을 틀면서 가파른 능선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을 참나무들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어 조망은 별로, 그나마 이 무더운 여름날에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어, 무언가 채워주지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준다.
▼ 암릉을 돌아올라 주능선에서 살짝 빗겨나 있는 이곳이 충성바위일까? 산행기 몇몇을 살펴보면 이 바위를 아래에서 바라보면 거수경례 하는 형상으로 바위가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이곳을 충성바위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다 많은 사람들은 너덜겅 형태의 바위를 충성바위라고 부르고 있었다. 지도에서 보면 충성바위가 덕수산에서 제일 높은 지점으로 표기되어있으니 아무래도 후자(너덜겅 봉우리)가 옳을 것 같다.
▼ 능선 안부에 올라서서 1시간 정도 걸으면 사방으로 시야가 훤히 트인 바위무더기로 이루어진 봉우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이 충성바위란다. 이정표도 없고, 또한 특별히 충성바위라는 의미를 찾아낼만한 특징도 없기에 그저 그러려니... 충성바위는 딴 이름으로 퉁탱이바위라고도 불리운다. 마을을 충성스럽게 지켜준다고 해서 ‘충성바위’라고 불리우는 줄은 인터넷으로 확인했지만, ‘퉁탱이바위’라는 語源은 어디서도 알아낼 수 없었다. 지도에는 이곳의 높이가 덕수산 정상보다 20m 이상 더 높다고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곳을 정상으로 삼는 것이 옳지 않을까? 물로 이곳이 덕수산 정상보다 조망도 훨씬 뛰어났다.
▼ 퉁탱이바위 위로 올라서면 남서쪽 치악산부터 북동쪽 금단 거문산까지 전망이 시원스럽다. 가운데 대미산 좌측으로는 오봉산, 치악산이 보이고 대미산 우측으로는 태기산과 금당산이 보인다.
▼ 충성바위에서 10분정도 더 진행하면 덕수산 정상이다. 정상은 정상 표지석 하나 없는 가난한 산, 이정표에 덕수산이라 적힌 나무 표지판이 매달려 있을 따름이다. 정상은 제법 넓은 공터이나 가시덩굴이 꽉 차있어 한발자국 내딛기가 만만치 않다. 거기다 주위가 잡목을 둘러싸여 조망도 보여주지 못하고... 덕수라는 사람이 이 산의 바위에 올라서 버섯을 따다가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덕수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나 신빙성은 조금 떨어지는 듯, 이 산에는 사람이 떨어져 죽을만한 높이의 바위도 찾아보기 힘들뿐만아니라, 설마 1천m가까이 되는 산의 이름이 그리 쉽게 지어질 리가 없을 테니까
▼ 덕수산에서 장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육산, 거기다 완만하기까지 하니 걷기에 조금도 무리가 없다. 봄이면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 등산보다는 산나물 채취에 열을 올리는 곳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만큼 이곳은 다양한 식물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 장미산으로 진행하다보면 퉁탱이마을에서 올라오는 안부 4거리를 만나게 된다. 퉁탱이마을까지 0.7Km로 적혀있는 것을 보면 아마 덕수산이나 장미산을 오르는 코스 중에서 제일 짧은 코스일 것 같다. 오늘 산행의 특징 중 하나는 길이 참 곱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산책길로서도 무척 어울릴 정도로... 빼곡히 들어선 나무, 푹신푹신한 바닥, 이마에 한줄기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싱그러운 능선길...
▼ 장미산 정상 못미처에서 만나게 되는 봉우리(일부 사람들은 이곳을 장미산 서봉이라고 부른다), 참나무 장대 두어 개를 이어놓아 등산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이곳에서 장미산 정상으로 가려면 급경사 내리막을 한참 내려갔다가 삼거리 안부(장미산까지 이정표 0.4Km)에서 다시 한번 급경사 오르막 길에서 가쁜 숨을 내뿜어야만 한다.
▼ 장미산 정상, 노루 꼬리(獐尾)라는 의미로 불려진 것으로 알려진 정상은, 덕수산과 마찬가지로 좁다란 공터에 정상표지석 대신 이정표에 나무로 만든 정상 팻말만 덩그러니 매달려있다. 이곳 역시 조망이 열리지 않기는 덕수산과 매 한가지이다. 그나마 울창한 나무사이로 희미하게 펑퍼짐한 덕수산과 암봉으로 된 충성바위가 보인다.
▼ 장미산 정상에서 하산은 봉황대방향으로... 이정표에 2.8Km로 적혀있으니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장미산에서 대략 1Km정도 내려서면 왼편으로 퉁탱이마을 0.9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러나 그늘속에서 산행을 즐기고 싶으면 곧바로 직진할 일이다. 등산로는 온통 철쭉나무로 둘러싸여 긴 터널을 만들어내고 있다. 봄이면 장미산은 또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듯...
▼ 오늘 산행의 특징 중 하나는 덕수산과 장미산 중에서 덕수산이 더 높은데도, 이정표나 안전시설 등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가 덕수산보다 장미산이 더 잘 설치되어있다는 점이다. 장미산을 오르내리며 만나는 삼거리마다 한곳도 빠짐없이 이정표가 서 있을 정도로... 덕수산은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을 제외하고는 이정표를 찾아볼 수 없었다.
▼ 덕수교 근처의 황토펜션으로 내려서게 되는 안부 삼거리, 왼편으로 내려서는 급경사 내리막길은 어른들 발목 굵기의 참나무들로 계단을 만들어 놓는 등,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다. 등산로 주변은 하늘을 향해 곧게 치솟은 잣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잣의 수확이 어려웠던지 길가에 썩어가고 있는 잣 열매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 산행의 날머리는 출발지와 같은 봉황교
私有의 산책로이니 통행을 제한한다는 어느 펜션의 안내판에서 발걸음을 왼편으로 돌리면 온통 개미벌취로 둘러싸인 잘빠진 전원주택이 보인다. 전원주택의 대문 앞은 퉁탱이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면서 지나갔던 덕수교까지는 약 100m 남짓. 대략 400m 정도 더 걸어 내려가면 봉황교이다.
하산의 노독은 물놀이로... 덕수교에 조금 더 내려와 왼편 냇가로 슬그머니 스며들어, 산행 내내 내뿜어 놓은 노폐물을 깔끔히 씻어본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봉황교로 향하는 길, 언제 비가 올 것을 걱정했느냐며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데 구름 속에서 나올락 말락 하는 햇살이건만 햇빛은 따끔거릴 정도로 강하다. 공해를 벗어난 지역이라 직사광선이 강하다는 얘기이겠지? 너무 맑은 공기가 생각만 해도 상쾌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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