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칠봉(1,240m)

 

산행일 : '06. 8. 1

산행코스 :삼봉약수 -좌측능선-가칠봉 정상-우측능선-삼봉약수

소재지 :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의 경계

함께한 사람들 : 집사람과 단둘이서 

 

 

산행은 삼봉휴양림의

삼봉약수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물맛은 영 아니었지만

몸에 좋다해서 한통 그득히 떠 왔답니다.

휴가중 내내 밥을 지을때 사용했지요

 

좌측 계곡쪽으로 올라가사

우측 능선으로 하산...

뱀조심이라는 경고판에 간이 콩알만해진 조이님...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 하산길에 뱀을 만났답니다

 

강원도의 홍천군과 인제군의 중간에 놓인 산입니다.

1,240m로 제법 놓은 산이지만 산세보다는

산밑에 있는 삼봉약수로 더 유명한 곳이지요.

그러나 산림청에서 자연휴양림으로 가꾸어 놓아

약수 맛이라도 보려면 5천원이나 입장료를 내야만 합니다.

 

첫날의 복장은 검정일색으로 코디...

상의는 산과 사람들의 주인장인 명륜당이 선물한 것이랍니다 

 

정상에서..

오랫만에 조이님과 함께입니다.

아직은 투병중이라 걱정이 되었지만 꾸굿이 버텨주었습니다.

 

난 조이님과 함께 하면 산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답니다. 

 

 

산에서 만난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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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산(980m)

 

산행일 : '06. 8. 4

소재지 : 걍원도 홍천군 서석면과 횡성군 청일면의 경계

산행코스 : 운무산장가든-능선-송암-정상-사자바위-먼드리재갈림길-내촌입구

함께한 사람 : 집사람과 단둘이 

 

 

980mf로서 홍천군과 횡성군 사이에 놓인 산이랍니다

암봉이 좋다해서 올랐는데 소문보다는 못한 산이었습니다.

오르기 전만해도 전면의 암벽에 놀라 가슴졸였는데

막상 올라보니 로프구간은 많았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앗습니다

 

 

송암...

1시간30분 정도 죽어라 오른 후에 만난 첫 휴식장소입니다.

약간 위험한 곳이지만 일부러 들렀는데 전망이 좋았습니다 

 

다시 20분정도 가파른 길을 오르면

만나는 전망바위입니다. 자갈길의 급경사가 힘든 구간이지요

 

 

정상에서...

꽤나 힘들게 올랐는데...

하산길은 더 죽음입니다.

등산객이 적어서 길도 희미한데다가

이번 장마로 아예 끊어져 버린 곳이 많거든요

길을 찾다가 안보이면 계곡을 이용해서 하산...

힘들게 내려왔지만 주저 앉으며 놀란 다리근육이 지금도 마음이 안놓인답니다.

 

 

힘들게 내려왔지만..

삼복 무더위에 차 세워둔 곳까지 2Km랍니다.

더위먹기 딱 좋지요.

마침 차 세워둔 정수공장으로 가는 트럭을 만났고,

조이님의 부탁으로 편승...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역쉬~ 미인을 아내로 두면 이런 혜택이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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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비로봉, 1,288m)

 

산행일 : '06. 1. 28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과 횡성군 강림면의 경계

산행코스 : 구룡사-토끼봉-투구봉-삼봉-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

함께한 산악회 : 한백산악회

 

 

신흥동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신흥동에는 구룡사가 있습니다. 전설이 숨쉬는...
요즘 공원지역의 절들은 손도 안대고 코를 푼다더니,
이절 또한 수입이 짭짤한지 온통 새건물이 줄줄입니다.

매표소 못미쳐 오른쪽 민박촌으로 접어듭니다.
토끼봉-투구봉-삼봉을 거쳐 비로봉, 하산은 사다리병창입니다.
초입의 계곡을 한 20분 오르다 우측 능선으로 접어들면 곧바로 급경사입니다.
말도 못하게 급한 경사...이러한 경사가 토끼봉까지 이어집니다.

 

 

구룡사 들어가는 도로 곁의 계곡입니다.
날씨는 포근하지만, 아직은 빙판입니다.
그 아래 얼음을 스치며 흐르는 냇물의 졸졸거림이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이미 봄은 찾아 왔다고...
얼마 안 있으면 한곁의 버들강아지 활짝 물이 오르겠지요
그때가 되면 또 어딘가를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는 난 산나그네인가봅니다


 

땀으로 목욕을하며 오른 첫번째 봉우리 토끼봉...
이제 겨우 800백미터를 넘겼을 따름인데 너무 힘이듭니다.
그러기에 산행 전날에는 술을 멀리해야 하건만...
어제 저녁 늦게까지 마신 술이 갈길바쁜 나그네의 발목을 붇잡습니다
너무 힘들어 제 사진은 포기하고 그냥 조이님만 담아봅니다

 

 

 

 

또 다시 급경사의 고행길을 지나면 투구봉에 이릅니다.
1000미터 조금 못되는 바위 봉우리입니다.
투구봉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투구 같지는 않고, 토끼봉 쪽에서 보면 삿갓같이 보이고,

다른 쪽에서 보면 얼핏 책을 쌓아 놓은 것 같은 형상입니다.
책을 쌓아 놓은 형상의 절벽으로 난 길은 위험하기는 하지만 스릴이 있어 좋습니다. 바위에 매달리는 기분도 짜릿하고요
잠깐 휴식...박서기관의 사과가 갈증을 싹 가시게 만드네요

 

투구봉을 내려오는 절벽에서...
경사도를 잡아보려고 했는데 실패입니다.
우선 제가 절벽에 붙다보니 각도가 안나올 수 밖에요
제법 무서울 터인데고 웃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오늘도 제눈에 안경,
그녀가 그 어떤 모습을 보일지라도 나에겐 천사의 모습인걸요

 

삼봉을 지나서 저 멀리 비로봉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1288미터...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산의 경사가 심해 악산입니다.

참 여기까지 오는데 지채가 되어 선두와 꽤 차이가 나버렸네요
삼봉을 오르다 구르는 머리만한 돌에 머리를 맞은 박서기관이
코피를 펑펑 쏟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천만 다행으로 머리는 터지지 않았고, 피를 흘렸으니 뇌출혈의 위험은 없겠지요. 평소에 잊고 지내는 하느님을 찾았네요 "제발 아무 탈 없도록 해 주소서!"

한 20분 쉬었다, 어느정도 지혈이 되고 난 뒤에 다시 출발...
제수없는 이친구...길도 아닌 곳을 헤치고 나가다 나무에 눈을 찔리지 않나, 미그러져 엉덩방아를 심하게 찌지 않나, 온통 사고 투성이 입니다.

산행내내 제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알런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전 사심없는 모습이 좋아서 이친구를 많이 좋아한답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요... 

 

 

비로봉 팻말앞에서 증명사진...
국립공원의 정상치고는 너무 초라한 팻말입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지요?

 

비로봉에서 예쁜 척...
척 안해도 이뻔 걸...

내 눈에 뭐가 씌였을까요?
보면 볼 수록 이쁜 그녀...
어디에 숨었다가 이리도 늦게 제 앞에 나타났을까요?

한장이라도 더 많은 그녀의 모습을
제 가슴에 차곡차곡 쌓고자 이렇게 열심이 산을 찾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산길 내내 이어지는 계단입니다.
이런 나무계단, 돌계단, 간혹 나타나는 철계단...
거기다 빙판까지 겹치니 죽을 맛이랍니다.

하산후 버스에 도착하니
떡국을 끓여주네요.
시장도 했지만 맛이있어 두그릇이나 너끈이 비웠답니다.
참 김치도 맛이 괜찮더군요.

그러나 다음에는 따라나서고 싶지 않은 산악회입니다.
처음에서 끝까지 개별 산행에 속도전...
늙은 분들이 웬 힘이 그리 좋은지 원~
산은 경치도 구경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함께 즐기는게 좋은데...

 

< 구룡사 전설 >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마리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이 있었답니다.
의상대사가 그 연못 자리가 좋아,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는군요.
용들이 먼저 솟구쳐오르자 뇌성벽력이 치고 산들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답니다. 용들이 흐뭇해하며 주변을 살피니, 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의상이 부적을 한 장 그려 연못에 넣으니 연못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용들이 뜨거워 날뛰다가 여덟 마리가 절 앞산을 여덟조각 내면서 동해로 도망치고, 한 마리는 눈이 멀어 계곡의 못에 머물렀답니다.

그래서 절 이름도 구룡사(九龍寺)라 했는데, 세월이 흘러 절이 퇴락하게 되었답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으라 해서, 그대로 했더니 절이 더 힘들어졌고 폐사가 되려 했답니다.
이번에는 한 도승이 나타나 거북의 혈맥을 끊어서 절이 쇠락해졌으니 다시 이으라고 훈수를 했서 따랐고, 절 이름도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구룡사 계곡 안쪽으로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귀암, 호암, 용연 등의 경치 좋은 곳들이 많답니다


설날 연휴의 첫날입니다.
설 음식을 별도로 만들지 않아도 되고, 차례를 모시는
아버님이 성남에 계시기 때문에 오늘은 따로 할 일이 없습니다.

그냥 무료하게 구들장을 짊어지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어딘가 산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물론 조이님과 함께이지요.
주중에 여러 산악회의 산행일정을 알아보고, 예약하고...
그러나 하나같이 산행 신청자가 적다고 계획을 취소해버렸습니다

그러다 만난 한백산악회...어떤 일이 있어도 떠난다는군요.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약어라는 한백이라는 어휘도 좋습니다.
마침 사무실에 들른 박서기관에게 의향을 물으니 좋다는군요.
부인은 설빔을 만들어야한다고 함께하지 못했는데,
안오시기 잘했습니다. 아직은 그분의 체력으론 무리이니까요

치악산은 치가 떨리고, 악이 바쳐 올라야 정상에 닿는다는 산입니다.
소문이 맞습니다. 결코 쉽게 정상을 접하지 못하게 하는 산입니다.
특히 오늘은 하산길로 잡았지만, 사다리병창은 최악의 코스랍니다
가도가도 계단... 오늘은 빙판까지... 죽을 맛이었답니다.
그 씩씩하던 조이님 마져도 끙끙 앓으면서 내려왔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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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산(1,412m)-옥갑산

 

 


『아우라지 뱃사공아 건네주게.싸리골 옥동박이 다 떨어진다…』
정선 아리랑을 낳게 한 아우라지...
정선 아우라지가 상원산 산자락을 적시며 비경 지대를 연출한다.

오늘의 추억...
산골의 풍요로운 인심이었을까?
하산길 상옥갑사(굉장히 높은 곳에 위치)를 지나는데 보살님의 보시를 베푼다
목이라도 축이고 가라며 시원한 식혜를 한사발 권하신다... 한사발 더...
무척 고마운 나완 달리, 덤으로 마시게 된 집사람 표정은 덤덤... 역시 여자닷!!!
우리 외에는 한사람도 못 얻어 마셨으니 결론은 내 인상이 좋아서였을 거다 ㅎㅎㅎ

산행일 : '07. 5. 19

소재지 : 강원도 정선군 북면과 북평면의 경계

산행코스 : 유천1교-상원산-옥갑산-상옥갑사-여량
산행시간 : 6시간

옥갑산부터 상원산까지의 약 3km는 태백준령을 거닐 듯 울창한 원시림 숲을 거니는 코스..
거의 경사도가 없는 능선상에 온통 아름다리 원시목들이 숲을 이루는 낭만적인 코스다
능선 중간에 있는 전망대... 여량이 한눈에 보인다
 

 


중간 어림부터 보이는 철쭉무리... 산의 밑자락은 이미 졌고, 정상어림은 아직 이르다
 

 

 


오지 산이라서 인적이 끊겨선지,,, 산나물이 지천이다.
곰취, 미역취, 수리취, 참취...
산행중에 조금씩 채취한 게 거의 배낭으로 하나... 앞뒷집 잘 나눠 먹었다
 

 


고저가 없는 밋밋한 능선엔 간혹 이런 바윗길이 우릴 심심찮게 한다 

 

 
상원산 정상

휴~~~ 드디어 정상.....
오늘따라 무척 힘들어 하는 집사람... 오르막에서 밀어 올리느라 죽는 줄 알았다

 

 

옥갑산 정상

 

 

 

옥갑사, 마음씨 고운 보살님이 목을 축이라고 시원한 식혜를 권하신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일행분, '난, 시주를 했는데도 안 주시던디...'

그래서 평소에 공덕을 많이 쌓으라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겁니다요

 


하산지점인 여량... 레일바이크의 정류장엔 무조건 5분 정차이다
이유는 단 하나... 관광객의 주머니를 가볍게 해드리려는 배려...
내가 아는 이곳의 군수님이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거다... 한때 내 카운터 파트너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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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m)

 

산행일 : '07. 6. 6

소재지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산행코스 : 미산리-한니동-깃대봉-배달은석-주억봉-구룡덕봉-방태산자연휴양림

 

 

높이는 1,435m로, 깃대봉(1,436m), 구룡덕봉(1,388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오지의 산이다. 골짜기와 폭포가 많아 철마다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한국 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나무들이 울창하다. 사계절 내내 물이 마르지 않으며 희귀 식물과 어종이 살고 있다. 미산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승두촌과 용늪골을 지나 깃대봉에 오르게 되며 배달은석(1416m)을 거쳐 방태산 정상에 닿게된다

 

 

 

 

하마등처럼 너르평평한 능선 북쪽 기슭에는 적가리와 아침가리라는 승지가 있어, 약수 많고 승지 많은 한국적 유토피아라고 불리운다.

 

 

방태산은 이땅에서 식물살이가 가장 좋은 산이다. 고랫재 같은 흙에 덮인 후덕한 육산의 싸리나무, 복자기, 소나무, 산벚나무, 만병초… 수종(樹種) 전시장처럼 다양한 나무들과 고사리, 관중, 우산나물, 곰취, 수리취, 얼레지, 연령초, 양지꽃, 홀아비바람꽃….

 

 

 

 

 

 

 

 

백이산(972m)

 

산행일 : '07.6.2

소재지 : 강원도 정선군 남면

산행코스 : 양지마을 잠수교-백이산-감투바위-벽암산-마치재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백이산(伯夷山·971m)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동강의 상류를 이루는 동남천변에 솟구친 이 산은 울창한 숲에 덮여 있으면서도 멋진 조망을 보여주었다. 북으로 가리왕산이 둥근 달처럼 솟아 있고, 두타·청옥산에서 매봉을 거쳐 함백산과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강원 내륙을 감싸안고 있었다.

 

 

손 타지 않은 산은 자연 그대로 살아 있다. 백이산이 그랬다. 산릉이 산나물로 온통 먹을거리였다. 구름이 몰려오면서 바람이 숲을 파고 들고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면서 산은 한층 맑아졌다. 맑은 빛깔의 숲길에 맑은 햇살. 거기에 바람까지 더해지니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으랴 싶어졌다. 산사면에서 사람들이 올라왔다. 손에 색이나 비닐 봉지를 들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나물 산행객들이었다.

 

암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좁은 사면을 따라가니 왼쪽은 벼랑이라 조심스럽고 나뭇가지사이로는 소위 정선지맥의 산봉들이 그 모습을 보여준다. 거의 수직절벽처럼 이어지는 흙길을 나뭇가지들을 잡고 힘겹게 올라가면 능선이 갈라지는 925봉이 나오고 그제서야 멀리 백이봉 정상의 암벽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운해에 덮혀있는 산봉들을 바라보며 안부로 떨어졌다가 쭉쭉 미끄러지는 진흙길따라 백이산(971.5m) 정상에 오르니 돌탑과 삼각점(정선319/2004재설)이 있고 무수한 산봉들이 둘러싸고있어 그 이름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채 탄성만 지른다.

칼날봉, 서늘한 숲에서 잠시 쉬고 앞에 보이는 암봉을 겨냥하고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보이고 분홍색 비닐끈도 걸려있지만 혹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아닐까 우려하여 암봉 바로 밑을 돌기로 한다.  암봉을 돌아올라 나뭇가지들을 잡고 푸석거리는 좁은 암릉의 날등으로 내려서니 양쪽으로 급한 벼랑을 이루고있고 낙석이 수시로 굴러 떨어져 긴장이 된다. 조심스레 암릉을 벗어나면 이제는 건널 수 없는 절벽지대가 나타나고, 나무들을 잡고 오른쪽 수직사면으로 길게 벼랑을 우회해서 고생하며 내려가면 밑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곧 안부로 올라선다.

 

 

벽암산(923m)
나물캐는 사람들이 버린 펫트병만 간간이 나뒹구는 완만한 숲길을 따라가며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능선이 서쪽으로 갈라지는 갈림봉을 지나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나무을 캔다. 주위에 나물이 지천이기 때문이다. 암릉이 다시 나타나고 진땀을 줄줄 흘리며 벽암산(923.4m) 정상에 오르니 작은 헬기장에는 삼각점(정선462/2004재설)과 작은 비닐코팅판이 걸려있고 나무들에 둘러싸여 조망은 막혀있다.

 

백이산에서 벽암산까지 가려면 제법 뻐근한 거리를 걸어야 한다. 백이산 정상에서 남쪽 안부로 내려서면 능선 왼쪽 나뭇가지에 매달린 빨간 리본이 보인다. 이 방향으로 하산하듯 내려서면 안부에 닿고, 여기서 눈앞에 보이는 암봉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서다 트래버스하면 암봉을 우회해 다시 능선에 올라선다. 이후 벽암산까지 길이 희미하기는 하더라도 방향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벽암산은 신동과 남면을 잇는 38번 국도상의 마차치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라섰다가 능선을 따라 백이산 쪽으로 향하다 수광암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길이 나 있으나 정상 북쪽인 광덕리 쪽으로는 길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봉화산(520m)

 

산행일 : '06.11.11

산행지 : 강원도 춘천시

산행코스 : 경강역-서천초교-380봉-새덕산(487m)-한치령-봉화산-소주고개-추곡고개( 산행시간 : 8시간)

 

 

오늘은 빼빼로데이...

조이님과 함께 영춘지맥 답사를 나섰다. 송암산악회를 따라...

원래 뚜벅이산악회와 팔공산에 가기로했는데,

신청인원이 저조했는지 취소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하늘은 푸르르고, 햇빛은 쨍쨍...

 

가평 경강역에서 영월 태화산까지 도상거리 약 272Km...

강원도의 오지의 마룻금을 밟는 산행이다. 그만큼 힘들겠지?

아니나 다를까 조이님이 많이 힘들어하신다.

아직은 체력이 덜 회복된 모양... 아무래도 1구간에서 꿈을 접어야겠다.

나 혼자만의 마룻금 밟기가 무슨 의미가 있으리오

산은 그대로 있을터이니 조이님 체력이 회복된 후에 다시 시작해야겠다

 

 

1구간 16Km 구간중 절반을 약간 넘긴 거리...

지금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3시간을 걸어왔다.

조이님이 서서히 힘들어하고 있다.

선두그릅이 식사를 하고 있기에 우리도 그 옆에 자리를 잡는다.

주위가 MTB메니아들 때문에 소란스러우니 일류식당은 아니다 

 

 

한치령...

이 도로를 군인들이 만들었는지 비문에 군부대장의 이름이...

이곳은 MTB 메니아들의 천국,, 오늘도 30명정도가 북적이고 있다.

열두시가 넘었기에 점심상을 차린다.

 

 

사람바위...

사람과 같이 생겼다고 붙인 이름일까?

내 눈에는 사람같이 보이지는 않는데...

한치령을 지나 문배령 약간 못미친 곳에 위치하는데

이구간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유일하게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이고,

수종도 떡갈나무 일색인 이 구간에서만 소나무로 바뀐다

 

 

사람바위 근처의 능선

한치령지니 문배령 약간 못미쳐 있는데

1구간을 통틀어 이구간이 제일 아름답다.

물론 암벽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다는 말이다.

오르고 내리는 길에 밧줄이 잘 매어져 있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봉화산...

영춘지맥 1구간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있는 봉우리이다.

이 산의 바로 밑이 문배마을이고 구곡포포가 있다.

분지에 있는 문배마을은 하산길에 동동주 한잔 마시기 좋은 곳...

동네 전체가 메밀묵 등 안주와 술을 팔고 있다.

또 구곡폭포는 겨울에 빙벽등반가들의 천국이다.

한겨울에 열리는 빙벽등반대회는 또 하나의 구경거리이다. 

계방산(桂芳山, 1,577m)


산행코스 : 운두령→1,166봉→1,492봉(헬기장)→계방산→동릉삼거리→주목군락지→이승복생가→아랫삼거리 (산행시간 : 4시간30분)


소재지 :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

산행일 : ‘11. 1. 8(토)

같이한 산악회 : DAMOA산악회


특색 : 南韓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 겨울철 눈꽃 山行地로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산행들머리의 標高가 높기 때문에, 1천5백 미터가 높이에도 불구하고 정상까지 오르는데 별로 부담이 없다. 계방산과 서쪽의 회령봉 사이에 있는 산행들머리인 운두령이, 우리나라에서 차로 넘나드는 고개 중에서는 만항재(함백산) 다음으로 높은 고개(1,089m)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함백산에 있는 만항재는 높이가 1,330m이지만, 지나다니는 차들은 많지 않다.

 


▼  산행들머리는 운두령

영동고속도로 속사 I.C에서 빠져나와, 56번 국도를 따라 인제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계방산과 회령봉 사이에 있는 운두령에 닿게 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남쪽에 꽤나 널따란 주차장과 간이쉼터들이 보이고, 그 맞은편에는 산행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너머로 침목으로 만들어진 계단이 보인다.

 

 

▼  산행은 운두령 정상에서 동북쪽의 枕木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밟고 오르면서 시작된다. 계단의 상단을 밟고 능선에 올라서면 완만하고 편안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그렇게 20여분 정도 걸으면 1,166봉에 닿고, 그 이후에 만나게 되는 山竹 길도 편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빈가지만 남은 참나무 숲이 우거진 아래, 겨울에도 파란 색을 지닌 조릿대(눈으로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낮게 깔려있다)는 크기가 무릎에 미치지 않을 정도, 시골 초등학교 校庭 화단의 잘 다듬어진 境界樹 마냥, 가지런히 줄지어 있는 것이 무척 정감이 간다. 산은 그야말로 人山人海, 등산객들이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있어, 마치 서울의 도봉산에 와있는 듯 싶을 정도다.

 

 

 

▼  산행들머리에서 40분 정도 올라가면 첫 번째 쉼터, 10분 후면 또 다른 쉼터, 계방산 정상은 이제 1.9Km 남았다. 운두령에서는 2Km를 걸어온 셈이고... 이후 등산로는 슬슬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싶더니만, 어느새 급경사 깔딱고개를 만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끄트머리에서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계방산의 제2봉인 1,492봉이다. 들머리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정도 걸렸다.

 

 

 

 

▼  계방산은 산의 높이나 규모에 비해 산행이 수월한 편이다. 그 이유는 산행들머리가 높은 곳에 위치한 탓도 있겠지만, 위험한 암릉지대가 일절 없는 전형적인 肉山이고, 그 능선 역시 덩치에 비해 밋밋하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덕분에 난 아래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  急斜面을 치고 1,492봉을 오르면 매서운 바람과 함께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1,492봉 정상은 나무 한그루 없는 평원, 덕분에 사방으로 시야가 열리기 때문에 조망이 뛰어난 편이다. 날씨가 맑으면 응봉을 위시한 백두대간의 하늘금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광경을 볼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눈발이 날리는 회색빛으로 얼룩진 겨울 날씨, 그저 저 방향에 설악산의 연봉들이 늘어서 있으려니...

 

 

 

▼  1,492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稜線은 펑퍼짐하여 걷기에 편하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원래의 부드러운 능선은 흰 눈에 덮이면서 더한층 포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산을 걷다 마주치는 나무들은 모두 눈꽃이 한창이다. 어떤 나무엔 목화처럼 부드러운 송이가 맺혔는가하면 또 다른 나무엔 수정처럼 맑은 구슬들이 열리기도 했다.

 

 

 

▼  계방산 정상은 널따란 盆地로서 헬기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듯, 한쪽 귀퉁이 바위무더기 위에 서투르게 쌓아올린 돌탑이 보인다. 돌탑 앞에는 자그마하면서 예쁘장한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정상은 이 부근에서 제일 놓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一望無題로 視野가 트이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회색빛으로 얼룩진 공간만이 펼쳐질 뿐... 두로봉과 노인봉, 황병산, 북쪽의 방태산과, 그 너머에의 설악산 봉우리들, 그리고 남쪽의 보래봉과 회령봉, 그 너머의 치악산 봉우리들은 아마 저 회색빛 그늘 속에 묻혀있으리라...  정상은 세찬 칼바람에 어른들도 제 한 몸 가누기가 쉽지 않을 정도, 거기다 -10℃ 아래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 탓에, 손가락 끝이 너무 시리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손가락을 놀리는 이유는, 오늘 내가 보는 이 경관은, 다른 날에는 또 다른 의미로 나에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봉우리답게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차고 맵고 독했다.

 

 

 

▼  하산은 주목삼거리 방향으로... 계방산에서 하산하는 길은 두 코스가 있다. 흔히 B코스라고 불리는 남쪽 능선을 따라 1,276봉을 거쳐 윗삼거리로 내려가는 길(4.8Km)과, 오늘 내가 내려가는 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한강기맥을 따라 내려서다가, 주목삼거리에서 우측의 제2야영장으로 내려서는 A코스이다. 나무테크를 이용한 계단을 만들어 놓는 등, B코스에 더 신경을 써 놓은 듯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A코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은 온통 눈꽃으로 덮여 있다. 눈꽃과 그 밭 사이를 지나는 등산객들의 원색 등산복들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멋진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름다운 눈꽃 밭에서 눈이 아프도록 멋진 경관들을 바라보고 싶지만,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사는 난 시간에 쫒길 수밖에 없다. 환상적인 눈꽃들을 뒤로 하면서 미끄러지듯 하산 길을 재촉한다.

 

 

 

▼  정상에서 漢江岐脈의 등줄기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살아 千年, 죽어 千年’이라는 주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이 ‘주목 삼거리’로서 등산로 주변에 거대한 주목들이 널려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어느 분 말에 의하면 이곳의 주목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굵다고... 사시사철 푸른 잎을 어깨에 얹고 있는 붉은 기둥, 오늘은 그 푸른 잎 위에다 또다시 눈까지 얹고 있다. 붉음 위에 푸름, 그 위에 시리도록 하얀 눈이라니... 그 경이로움에 놀란 사람들이 다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에서 제2야영장 까지는 4.9Km이다. * 한강기맥 : 남한강과 북한강의 수계를 가르는 도상거리 162 km의 산줄기로서, 백두대간 오대산에서 갈라져 계방산, 오음산, 유명산, 용문산 등을 거쳐 양수리 강가에서 끝이 나는 산줄기를 말한다.

 

 

 

▼  주목삼거리에서 노동계곡을 따라 하산하게 된다. 삼거리에서  밑으로 1km 정도는 제법 가파른데다 바위도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비록 쌓인 눈이 바위를 덮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위들 틈사이로 발이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오늘같이 눈으로 덮인 겨울철에는, 이곳 바윗길도 天惠의 ‘엉덩이 썰매장’으로 변해버린다. 넘쳐나던 인파가 조금은 뜸해진 덕분인지, 엉덩이 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  내리막길 막바지에는 험한 등산로가 끝나고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에 잣나무 군락이 보인다 싶더니만, 어느새 매끈하게 자란 낙엽송(일본이깔나무)들이 등산객을 배웅이라도 하려는 듯 일렬로 도열해 있다. 낙엽송 군락부터 제2야영장까지는 마차도 편히 다닐 수 있을 만큼 널찍하고 평탄하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인 것은. 돌 중간 중간에는 얼음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제2야영장 바로 아래가 반공소년 이승복군의 생가 터이다. 당시 그의 가족들이 살았던 집을 본떠 만든 生家는 ‘삼칸 홋집’의 귀틀집으로 가운데가 안채, 오른쪽이 이승복군이 공부하던 건너방으로 되어있다. 본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낫가리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화장실이란다. 옛날 어렸을 적, 겨울철에 화장실 가는 일이 죽기보다 더 싫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 참고로 이승복소년은 이젠 소년이 아니다. 당시(1968년)에 초등학생이었으니, 살아 있었더면, 지금쯤은 50살을 넘긴 우리 또래의 할아버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

 

 

▼  산행날머리는 아랫삼거리 주차장

이승복 생가를 거쳐 아래삼거리의 계방산주차장까지는 2km. 큰 차도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신작로지만 버스가 다니지 않아 걸어 내려가야만 한다. 대략 20분 정도를  걸어서 도착하게 되는 56번 國道 주변에는 커다란 주차장과 음식점 서너 곳이 있다. 산행 후 산장식당에서 먹는 토장국밥은 가격(4천원)에 비해 맛이 뛰어나다.

 

오봉산(五峰山, 779m)


산행코스 : 배후령(600m)→1~4봉→정상(779m)→구멍바위→청평사→소양호 선착장(산행시간 : 3시간)


소재지 : 강원도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

산행일 : ‘10. 11. 20(토)

같이한 산악회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산악회


특색 : 오봉산은 白頭대간의 高山峻嶺들이 허리를 잇고 있는 강원도의 산들에 비해 산세가 그리 크지도, 웅장하지도 않다. 하지만 거대한 암봉과 노송, 푸른 호수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있어 연출하는 景觀만큼은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는다. 배후령에서 시작되는 오르막길도 짧기 때문에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거나를 불문하고 한번쯤은 꼭 찾아볼만한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배후령

중앙고속도로 춘천 I.C에서 빠져나와 시내를 통과하지 않는 46번 국도를 타고 시원스럽게 달리다보면 화천으로 빠지는 큰 고개를 꼬불꼬불 넘어야 한다. 그 고갯마루에 배후령이 있다.

 

 

 

▼  배후령에 올라서면 고갯마루의 이정표에 이 고개의 高度가 이미 600m임을 크게 적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오봉산의 높이가 799m이니, 오늘 산행은 동네 뒷동산 오르는 정도의 힘만 쏟으면 된다는 말인가? 배후령에서 오른편 오봉산 방향으로 난 오르막 등산로를 약 20분 가량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 안부가 나온다, 등산로 주변은 참나무 일색이다.

 

 

 

▼  주능선 삼거리에서 왼쪽(북동)으로 능선을 오르내리는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은 흙길과 바윗길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데, 1봉인 羅漢峰은 어딘지도 모른 채로 지나쳐버리고, 문득 도착한 바위 봉우리(구릉이라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둔덕)에서 오른편 소양호를 내려다보며 이쯤이 2봉인 觀音峰이려니... 소양호는 짙은 가스에 가려 어렴풋이 보이는 정도이다.

 

 

 

 

▼  제2봉에서 10분쯤 가면 정면의 암봉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의연하게 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청솔바위’라 부르는 이 암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왼쪽 급경사에 설치되어 있는 20m길이의 쇠줄을 잡고 올라야만 한다. 이 줄을 잡고 올라가면 절벽을 이룬 제3봉인 文殊峰의 정상에 닿는다. 청솔바위 꼭대기 위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고고하게 서있어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가파른 鐵난간을 잡고 오르는 중간어림에 잘 생긴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그 옆에 자그마한 비가 하나 서 있다. ‘진혼비’라고 세겨있는 것을 보면, 산을 사랑하였고, 산에서 생명을 다한, 어느 분의 뜻을 기리고자 한 모양이다. 1989년 이곳에서 추락사한 분이라는데, 지금은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있어 추락할 염려는 안 해도 될 듯 싶다.

 

 

▼  제3봉에서 제4봉인 普賢峰으로 오르는 길은 다시 쇠줄을 붙잡고 올라가야 하는 힘든 코스가 있다. 턱에 차오르는 가쁜 호흡을 가다듬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 오르다보면, 주변 바위틈 사이에서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年輪을 제각기 다른 몸짓으로 나타내 보이고 있는 老松들을 볼 수 있다. 흙 한줌 없는 바위 위에서 忍苦의 세월을 견디어왔을 소나무들을 보며, 내 欠缺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주위 환경 탓만 해온 내 삶을 돌아보면서, 저 소나무들에게 배움을 청해 본다. 제3봉 암릉이 끝나는 곳에서 안부로 내려선 이후에는 양쪽이 수직인 60도 급경사 절벽을 로프을 잡고 올라가야 하므로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  4봉에서부터 등산로는 다시 흙길로 변한다. 비록 흙길이지만 좌우가 날카롭게 서있는 능선을 치고 오르면 제5봉인 비로봉, 바로 오봉산 정상이다. 정상은 너댓 평 됨직한 흙으로 된 분지, 북쪽 화천방향에 烏石으로 만들어진 정상석과, 그 곁에 산행 안내판이 서 있다. 다들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을 기대하겠지만 나무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  3봉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남쪽으로는 소양호와 그 너머 멀리 파도처럼 펼쳐지는 가리산, 대룡산, 절산, 금병산이 신기루처럼 보이고, 북쪽에는 오음리 분지, 동쪽으로는 병풍산과 사명산이 조망된다. 소양호 너머 산의 봉우리들이 자기 색을 찾지 못하고 어두운 그림자만 내비치고 있고, 하얀 雲海 가운데 틈틈이 검은 봉우리들로 솟아 있다. 마치 하얀 물결 출렁이는 바다 가운데 듬성듬성 솟은 바위섬을 보는 듯 하다.

 

 

▼  김밥으로 대체한 소박한 점심상, 그러나 술상으로 돌려보면 풍요롭기 그지없다. 覆盆子에 생막걸리, 그리고 족발과 부침개 등등...

 

 

▼  정상에서 청평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초반 5분 정도는 흙길, 그 뒤에는 주변 경관이 빼어난 암릉길으로 바뀐다. 등산로 주변의 희귀하게 생긴 소나무들과 귓속말을 나누기도 하고,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오봉산의 절벽에 대고 자그마한 所望도 빌며 쉬엄쉬엄 걷다보면 어느덧 구멍바위에 도착하게 된다. 정상에서 구멍바위까지는 어림잡아 30정도 소요된다.

 

 

 

  

 

 

▼  구멍바위, 결코 서서는 걸을 수 없고, 거기다 몸통을 옆으로 틀지 않고는 통과할 수 없는 苦難의 길, 그러나 조그만 조심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 할 수 있는 길일지니, 소양호 선착장에 시간약속이 되어 있지 않은 나그네들인 바에야, 한 템포 늦추어 걸으며 나름대로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우리 일행 대부분은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볼 수 있었던 검고 주름진 통 속을 쭈그려 앉은 채로 발걸음을 내디디던 추억을 떠올리는지 다들 즐거워했다.

 

 

 

▼  삼거리, 구멍바위를 지나면 또 다시 멋진 소나무들이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쉬엄쉬엄 주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덧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오른편으로 가면 적멸보궁을 거쳐 청평사로 가게되고, 곧바로 진행하면 오봉산의 白眉인 암릉코스를 거쳐 청평사에 도착하게 된다. 이 삼거리가 오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葛藤을 주는 지점이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해야만 하는 갈등을 말이다. ‘공단 산악회’는 젊은이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암릉코스로...  역시 ‘아름다운 것은 좋은 것이여~~~’

 

 

 

▼  삼거리에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선 후, 그리 험하지 않은 암릉길을 따라, 奇奇妙妙한 바위들과 휘휘 늘어진 소나무들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望夫石이 보인다. 이곳 어림이 아마 오봉산에서 제일 빼어난 경관을 보여주는 곳일 듯 싶다. 奇巖怪石과 老松, 그리고 소양호가 잘 그려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켜준다. 정상에서 망부석까지는 대략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  방부석에서 등산로는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수십길 높이 암릉의 위아래를 쇠 난간과 쇠 밧줄로 연결시켜 놓고 있다. 조심스럽게 내려서면서 바라보면 사방에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오른 아름드리 老松들이 屛風을 두르고 있어, 마치 동양화 속으로 내려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거기다가 하산길 내내 청량감을 더하는 소양호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암릉을 따라 내려서는 하산길, 위험하다고 바닥만 보며 내려서는 愚를 범하지는 말자. 가끔은 방금 밟고 내려선 바위도 한번쯤은 올려다보자. 머리위에는 아름다운 나무, 그 나무가 푸른 가지를 흔들면서 나를 배웅하고 있다. 그런 정겨움은 左에도 右에도 그리고 내 발아래도 알알이 박혀있다.

 

 

▼  청평사, 등산로를 벗어나면 왼편 언덕 아래로 청평사가 윗몸을 들어내고 보이고 있다. 담장이 없는 사찰로 들어서면 곧바로 觀音寶殿과 마주치게 되고, 관음전의 대각선 모서리에 大雄殿이 있다. 대웅전과 사찰의 출입문 사이, 중간에 있는 누각 아래를 통과하는 문이 이 사찰의 명물인 廻轉門(보물 제164호)이다. 사천왕문을 대신하는 廻轉門은 문이 움직이거나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거듭나는 윤회를 의미하는 의미란다. * 청평사는 그 이름부터가 은유의 공간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 같다. 세속의 먼지에 찌들고 불안한 일상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게는 ‘맑고 평정’함을 뜻하는 ’淸平‘이라는 언어 자체가 얼마나 간절한 소망이겠는가. 청평사의 언저리에 들면 피안의 세상은 이미 곁에 다가와 있는 것임을...

 

 

 

▼  청평사에서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초반엔 걷기 좋은 흙길, 그러나 아쉽게도 금방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어버린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아래 폭포의 반석과 구송대 사이에 9개의 소나무가 자란다’는 九松瀑布(현재는 9가지의 소리가 들린다는 九聲瀑布로 불린다)를 만나게 된다. 폭포 옆에는 거북바위와 청평사 공주와 상사병의 전설이 있는 공주굴이 있다.

 

 

 

 

▼  산행날머리는 소양호의 청평사 船着場

구성폭포를 지나 조금 더 걸어 내려온 뒤, 기름냄새가 진동하는 집단시설지구를 지나면 오늘 산행의 최종 날머리인 청평사 선착장에 도착하게 된다. 청평사 회전문을 지나며 얻은 佛心을 가슴에 품고,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배에서 심호흡 한번 크게 들이키고 나면 나도 몰래 찾아든 浩然之氣... 어느덧 닭갈비의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맴돈다. 거기다 담백한 춘천막국수라니...

 

금확산(金確山, 655m)


산행코스 : 금학산 관광농원→용삼고개→주능선 우측→정상→갈림길→남쪽 급경사능선→노일교회 (산행시간 : 느긋한 점심시간 포함 4시간50분)


소재지 :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과 남면의 경계

산행일 : ‘10. 10. 24(일)

같이한 산악회 : 곰바우산악회


특색 : 금확산은 金鶴山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나, 인터넷 검색창에 금학산을 치면 철원의 금학산(947m) 검색될 정도로 철원의 금학산이 일반적, 따라서 홍천은 금확산으로 부르는 게 옳을 듯 싶다(그러나 이곳 地方自治團體에서 만든 이정표에는 모두 금학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산은 전형적인 肉山으로, 오름길에 특별한 바위나 기암괴석은 없으나, 숲이 우거져 햇살을 피하면서 나름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 오르면 북동쪽으로 홍천강 수태극의 멋진 모습이 그간의 모든 수고를 잊기에 충분하다.

 

 

 

▼  산행들머리는 금학산관광농원

6번 國道 양평시 단월면소재지에서 70번 지방도로로 내려와, 곧바로 국도의 아래로 난 지하도를 따라 좌회전하여 달리다 보면, 대명디발디파크와 오션월드, 그리고 팔봉산유원지를 지나게 된다. 팔봉산 유원지에서 조금 더 달리다가 구만교에서 우회전, 5번 국도와 연결되는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북방면 역전평리에서 하차한 후. 오른편으로 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약20분 정도를 걸어 들어가면 금학산관광농원이 보인다.

 

 

▼  농원의 안마당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에 이곳 금학산이 홍천9경중 제4경이라는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 있다. 등산로는 이곳에서 왼편의 계곡을 건너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정상까지는 4.75Km

 

 

 

▼  관광농원 뒤편의 등산로를 따라 15분정도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이곳에 서있는 이정표를 보면 우리가 올라온 계곡을 소지류라고 부르는 모양이고, 이 길 외에도 관광농원까지 능선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더 있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로 10분정도 진행하면 또 하나의 능선이 나타나는데, 바로 용삼고개라 불리는데 별다른 특징은 발견할 수 없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30여분 올라가면 479m 봉에 닿는다.

 

 

 

▼  오늘 산행의 특징, 한번 숲속에 들어서면 일절 주위 조망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정상의 전망대를 제외하고는 짙은 나무숲들이 시야를 완벽하게 가려버린다. 그저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이, 걷는 이의 발밑에서 아프다고 내지르는 비명소리와 함께하는 산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  오늘 산행의 특징 중 하나, 일정한 높이의 능선에 올라서고 부터는 산을 장식하고 있는 나무들이 온통 참나무 일색이라는 것이다. 산의 아랫부분은 잣나무와 낙엽송(일본 이깔나무)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등산로 주변에 널린 참나무 숲을 걸으며 바람결에 후두둑 떨어지는 도토리에 두어번 머리를 맞다보면 어느새 산의 정상에 이르게 된다.

 

▼  479봉에서 20여분 정도 작은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리다보면 515봉, 그리고 30분 정도를 더 걷다가, 맨 마지막 급경사 오르막길을 조금이라도 쉽게 오르라며 매어놓은 로프를 붙잡고 용트림을 하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닿게 된다. 관광농원에서 정상까지는 약 2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  정상에 올라서면 一望無際로 펼쳐지는 조망, 그 경이로움을 조금이라도 더 잘 감상하라며 전망대까지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는 열 평 정도의 넓이를 나무테크로 곱게 단장해 놓았다. 정상표지석은 나무테크의 등산로 방향 끄트머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 홍천강의 水太極을 만들어내는 절경을 조금이라도 더 잘 감상하라고 만들어 놓은 모양인데, 수태극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은 불가능, 나무테크에 강줄기가 완벽하게 가려져버리기 때문이다.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는 또아리를 틀며 흐르는 홍천강이 내려다보이고, 시선을 들어 올리면 서쪽 팔봉산 위로는 종자산, 장락산, 널미재가 보인다. 종자산 오른쪽 멀리로는 축령산, 운악산, 명지산, 화악산이 하늘금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산의 정상에서 감상할 수 있는 水太極,  洪川江이 금확산의 산자락을 휘감아 돌면서 만들어낸 태극문양은 말 그대로 玄玄(현묘하고 심오함) 그 자체이다. 네 귀퉁이에 乾ㆍ坤ㆍ坎ㆍ離를 그려 넣은 우리나라 太極旗 모양이 황홀하게 펼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게 바로 물이 만들어낸 수태극인 것이다.

 

 

 

▼  하산은 정상의 나무테크 오른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른다. 약 200m쯤 내려가면 삼거리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버스종점(등대민박)에 이르게 되지만, 금확산을 조금 더 즐겨보려는 욕심으로 동남쪽 능선을 따라 노일교회 방향으로 내려서본다. 두 길 중 어느 길로 내려가든 하산지점까지는 2.1Km가 남았다

 

▼  살아있는 의자, 정상에서 100m 정도 내려가면 소나무 몇 그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곁에 있는 참나무 두 그루는,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이, 의자모양으로 휘어져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삼거리에서 내려서면 등산로는 급경사로 변한다. ‘스틱의 위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길’ 굳이 일행의 말이 아니더라도 스틱을 챙겨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 정도로 등산로는 급경사 그 자체이다. 등산로 주변은 아직까지 참나무 일변도이다.

 

 

 

▼  조심스럽게 하산 길을 재촉하다보면, 발목이 피곤해질 바위지대가 나온다. 바위에 묶인 로프는 두명이 함께 매달리면 끊어질 정도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 써서 내려선다면 구태여 밧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암릉은 높지 않을뿐더러 위험하지도 않다.

 

 

▼  바위지대를 지나면 등산로는 순해진다.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도 참나무에서 피톤치드를 제일 많이 내뿜는다는 소나무와 잣나무로 바뀌어 간다. 역시 이곳 홍천이 가평과 더불어 전국에서 잣이 가장 많이 생산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곱디고운 山길을 걸으며 흥얼거리는 콧노래, 이는 아마 솔향에 취한 탓에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있을 것이다. 솔향에 흠뻑 젖은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키며 걷는 오솔길... 아마 산을 찾는 이들은, 다들 이런 맛에 산을 찾고 있을 것이다.

 

 

 

▼  산행날머리는 노일리 교회

소나무 숲을 뚫고 나오면 시야가 훤하게 트인 墓域이 나온다. 묘역을 돌아 내려오면 ‘경주김씨 제각‘이 보이고, 그 아래에 보이는 팬션을 지나 만나게 되는 사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길가에 노일교회 건물이 서 있다. 사거리에서 곧바로 진행하면 홍천강, 강변을 따라 뻗은 길가에 갈대꽃이 만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