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산(開仁山, 1,341m)

 

산행코스 : 생둔산장 맞은편 능선→암릉→숫돌봉→침석봉→개인산→구룡덕봉→적가리골→휴양림 (산행시간 : 6시간10분)


소재지 :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상남면 및 기린면의 경계

산행일 : ‘10. 5. 29(토)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개인산은 1,3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전형적인 육산이다. 비록 암릉구간이 있으나 그리 험하지 않으며, 그마저 모두 우회를 하도록 등산로가 만들어져있다. 산은 원시의 숲으로 우거져있고, 등산로 주변은 야생화 천국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눈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다만 산행들머리에서 방태산 줄기인 구룡덕봉에 닿을 때까지 이정표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은 철저히 버려진 산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  산행들머리는 생둔산장 건너편 능선

56번 국도를 따라가다 월둔교 근처에서 446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인제방면으로 내린천을 따라 달리다가, 생둔 1교와 생둔2교의 중간지점(1교에서 약 50m 지점)인 도로 우측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도로를 건너 좌측의 밭과 밭 사이로 난 진입로를 따라 들어서면 산기슭에 등산로가 열려있다.

 

 

 

▼  생둔산장을 뒤로 하고 산으로 들어서서, 제법 뚜렷하게 나있는 산길을 따라 약 5분 정도 걸으면 키 작은 망부석이 놓여있는 묘지가 나온다. 등산로 주변은 울창한 참나무들과 늘씬늘씬하게 자란 黃金松들이 사이좋게 섞여있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산행을 진행을 할수록 등산로는 낙엽이 두껍게 깔린 탓에 길이 희미해진다.  

 

 

 

▼  급경사 오르막길을 따라 묘지에서 30~40분 정도 걸으면, 암릉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쓰러진 아름드리소나무 밑을 통과하면서부터는 암릉길 양 옆으로 제법 높은 낭떠러지가 연속으로 이어진다.   이곳의 암릉은 현저하게 발달한 암릉은 아니고, 그저 규모 큰 단발성 암봉들이 대부분이다.  

 

 

 

 

▼  능선에 올라서면 제철을 잃어버린 철쭉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 피톤치드 가득 품은 바람은 폐부까지도 단박에 세척해 버릴 듯한 냉기를 안고 있다.

 

 

 

▼  약 30분 정도의 암릉구간이 끝나면, 이후부터는 잔자갈이 깔려있는 급경사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숨이 턱에 차서 능선마루에 도착하면 두릅나무 群落地,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두릅나무 새순을 따느라 분주하다. 이후부터는 뚜렷한 능선길, 나타나기 시작하는 참취를 채취하며 서서히 걷다보면 자그마한 봉우리인 숫돌봉에 도착한다. 정상표지석이 없으니 봉우리에 있는 삼각점을 보고 미루어 추측할 수 밖에 없다.

 

 

 

 

 

▼  숫돌봉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던 마루금은 다시 고도를 높여간다. 바위지대를 지나면서 다시 완만해진 능선을 걷다보면 넓고 밋밋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곳이 침석봉(1,321m봉)으로 좌측은 구룡소 갈림길이고 직진하면 개인산 가는 길이다. 이미 고도는 1,000m 이상이 된지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조망은 허락되지 않는다. 대신에 등산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힘들어  하는 등산객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  침석봉에서 개인산으로 가는 길은 처음엔 직진, 서서히 동쪽으로 휘어져 진행된다. 이곳부터는 급경사의 오름길은 사라지고 평지길이나 다름없는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안내서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야생화의 개체수도 다양할 뿐 아니라 분포도 넓고 많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재미로 거리를 단축하다 보면 어느덧 개인산 정상,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대충 3시간 30분이 지났다.  

 

 

▼  개인산 정상

개인산은 산 아래에서 보면 웅장하고 높게 보이지만, 막상 정상에 도착해보면 정상표지석 하나 없는 가난한 산이다.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나무푯말과 비닐로 코팅된 종이 표지판이 전부, 작은 잡목들만 가득한 그저 그렇고 그런 분지일 따름이다. 잡목에 둘러싸인 탓에 주위 조망도 일절 없고,,,  

 

 

▼  꽤 넓은 정상의 분지,  한 중간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지점을 지나서 완만한 능선을 가다보면 좌측으로 간간히 주목나무들이 보인다. 등산로 주변은 그야말로 참취들의 천국, 간간히 곰취들도 자태를 드러내 준다. 산나물들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산나물 아랫도리를 멧돼지들이 파 해쳐 놓을 걸 보면 말이다  

 

 

▼  개인산은 야생화의 천국임과 동시에 산나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산행 들머리에는 미역취와 단풍취, 원추리가 주종이더니, 산허리쯤에서는 참취와 참나물, 고도가 1,000미터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곰취와 참취가 群落을 이루고 있다. 어떤 등산객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 잡은 곳 주변의 참취를 뜯어 그대로 상추 싸듯이 쌈을 싸 드시고 있다.  

 

 

▼  1315봉을 지나면 왼편 숲 사이로 방태산의 자락이 얼핏 보인다. 주억봉에서 구룡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서서히 구름에 덥혀가고 있다. 일기예보에는 내일에나 비가 온다고 했는데...  

 

▼  등산로 주변의 숲으로 들어가 본다. 아니~ 이게 웬 떡? 그야말로 곰취가 지천이다. 지정된 하산시각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된다는 집사람의 지청구(집에 돌아와서는 마냥 흐뭇해하였으면서도...)를 들을 때까지 그 귀한 곰취를 꽤나 많이 채취하는 행운을 얻었다.

 

 

 

▼  1300미터의 고지에 막무가내로 피어난 야생화의 무리, 거목들의 발목을 뒤덮은 초원, 이런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비길만한 화원을, 도시 근교에서 어떻게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  구룡덕봉 오르는 길에서의 조망

여전히 하늘은 보이지 않은채 완만한 마루금을 50여분 가까이 한참을 이어가니 산림정화보호구역 표지판이 나타나고 곧이어 넓은 길과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지나온 마루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시설물이 있는 구룡덕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부터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이어진다. 건너편 山陵은 이미 구름으로 거의 덥혀있다.  

 

 

 

 

▼  완만한 구릉은 영림서에서 조림한 이름모를 묘목들이 싹을 틔우고 있고, 야생화는 더욱 만발하여 갈길 바쁜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아 맨다. 구릉위에는 구룡덕봉으로 오르는 임도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천안함 여파일까? 軍 지프 두 대가 바쁘게 구룡덕봉을 향해 오르고 있다. 하산은 오른편 임도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20분이 지났다.   

 

 

▼  임도를 따라 10분이 채 못되게 걸어 내려오면 왼편으로 매봉령과 자연휴양림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이곳에서부터의 내리막길은 조금 험하지만, 주변의 기이하게 생긴 나무들과 등산로 주변의 야생화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머리 위에는 수많은 수목들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그 밑에는 푸르디푸른 수많은 초본류가 싱그럽게 실바람에 나풀거리고 있다. 어느 안내서에 이곳이 야생식물들의 천국이라고 적혀있던 것이 기억난다.  

 

 

 

 

 

▼  이곳은 원래 매봉령으로 이어지는 길과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만나는 능선 안부 삼거리였으나, 현재는 자연휴양림사무소에서 매봉령으로 가는 등산로를 막아 놓았다.  

 

 

▼  풋풋한 내음 짙은 새색시들 몸짓으로 흔들리는 신록이 무르익은 계곡의 다양한 수종들, 그 아래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 물길 밑에는 와류에 패어진 암석과 암반... 그야말로 하산길은 別有天地이다. 거디가 길가에 핀 작은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말이다.  

 

 

 

▼  산행 날머리인 방태산 자연휴양림

절경의 폭포와 암반을 낀 계곡, 그리고 짙은 숲을 가진 심산유곡에 위치,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들이 전국 제일로 손꼽고 있는 곳이다. 휴양림이 위치한 적가리계곡에 멋진 2단 폭포와 와폭이 있으며, 두타산의 무릉개와 같은 암반 지대가 연속 이어진다. 청소년 야영장을 지나 계곡을 따라 지루하게 내려오다 보면 ‘산림문화휴양관’, 그 바로 아래에 오늘의 산행 날머리인 대형버스 주차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