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壯山, 1,409m)


산행코스 : 백운산장→안부 삼거리→장산→촛대바위→서봉→홈통바위→전망바위→고두암 공원 (산행시간 : 4시간10분)


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산행일 : ‘10. 3. 14(일)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高度가 400m 조금 못되는 산행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약 1천미터... 1천미터가 넘는 고도를 4시간 전후에서 산행을 마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짧다보니 登山路와 下山路 모두 경사가 엄청나게 심하다. 능선이 허리를 고추 세우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등산로 정비 상태가 좋지 않은 백운산장 방향의 등산로는 겨울철에는 이용을 삼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산행들머리는 백운산장 입구

31번 국도를 따라 태백 방면으로 달리다 상동읍 상동中高에서 왼편에 칠랑이 계곡을 끼고 조금 더 나아가면 왼편에 백운산장 입간판이 보인다. 다리 건너의 백운산장 마당을 지나 오른편 산허리로 접어든다. 입구에는 입산금지 프랭카드...   

 

 

 

▼  거친 잡목을 헤치면 소나무 숲, 등산로는 작은 능선 몇 개를 돌더니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계곡의 바위에 푸른 이끼가 오롯이 퍼져있다. 한참을 올랐는데도 심심찮게 보이는 돌로 축대를 쌓은 자그마한 밭들... 제일 넓은 것이 열 평을 못 넘길 것 같고, 적은 것은 아예 한 평도 채 안돼 보인다. 한 평의 땅이라도 그냥 내버리지 않던, 우리네 어르신들의 알뜰한 숨결이 거친 내 호흡따라 같이 흐르고 있다.  

 

 

 

▼  백운산장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등산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듯, 등산로 는 ‘만수산 드렁 칡’이 울고 갈 정도로 온통 잡목으로 우거져 있어, 그렇지 않아도 바쁜 발길을 갈수록 더디게 만들고 있다. 하여간 등산로가 덜 훼손되어, 오솔길이 호젓하고 자연은 원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  산행을 시작한지 40분  정도 지나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능선 안부, 대부분의 산들은 능선 안부에서부터는 경사가 완만해진다. 그러나 장산은 능선에 도착하면서부터 갈수록 더욱 심한 경사도를 보여준다. 오르고 올라도 허리한번 재대로 펴기 힘든 경사... 거기다 눈길에 미끄럽기까지 하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소리가 애처로움을 넘어 차라리 애교로.... 

 

  

 

 

▼  ‘산이 허리를 고추 세우고 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한 등산로... 하긴 고도 1천 미터를 짧은 거리에 소화하려면 허리를 고추세우고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같이 산행을 하시는 어느 분 말씀 ‘오늘은 단 5m도 내리막 길이 없이 그저 오르기만 하네요’ 맞습니다~ 맞고요... ^^-*    

 

 

 

 

▼  등산로는 바윗길이건만 눈으로 덮여있어 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조심조심... 바위와 바위 사이를 잘 못 디딜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  1시간 30분 정도 흐를 즈음 참나무의 잔가지 사이로 장산의 모습이 보인다. 휴~~ 그러나 산은 저 멀리... 야속하게도 산은 아직도 저 멀리서 어서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  주능선과 만나는 안부 삼거리에서 정상은 오른편, 5분쯤 오르면 정상이다. 망경사로 하산코스를 잡을 경우 정상에 들렀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  壯山 정상

예닐곱 평 정도의 공터에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이 있다.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있어 조망이 일품이다.  해발고도가 1,409m일 만큼 높고 장한 산이라 하여 장산(壯山)이란 이름을 얻었다는데, 산은 높되 크지는 않은 편... 그러다보니 경사가 유달리 심한 편이다. 정상의 표지석 뒤 즉, 어평 방향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지대 또한 장관이다.  

 

 

 

 

▼  발아래 옥동천과 나란히 31번 국도가 굽이굽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태백산을 낀 백두대간의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고, 왼편엔 함백산이 듬직하게 자릴 잡고 있다. 그리고 서쪽엔 선바위산과 매봉산이 보인다.   

 

 

▼  정상에서 약 15분 남짓 걸어 내려오면 절음박골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요즘은 사용하고 있지 않는 헬기장이라는 어느 산행기록을 연상시킬 정도로 널따란 공터이다. 

 

 

 

▼  절음박골 삼거리에서 채 20분 못되게 걸으면 촛대바위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촛대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  

 

 

 

 

▼  촛대바위를 지나면서부터 장산 산행의 백미를 느끼게 된다. 눈 덮인 암릉이 백치미를 자랑하고, 암릉이 이어지는 곳곳엔 모두가 전망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산죽길을 걷다보니 첫 번째 전망대 푯말이 있다. 전망대는 등산로 좌측, 전망대에서는 왼편에 우뚝 솟아있는 장산의 정상, 전면엔 고산준령의 겹겹이 둘러친 산릉이 잘 조망된다. 조금 더 내려오면 망경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나게 된다.

 

 

 

 

▼  등산로는 절벽이 아닌 육산 쪽으로 치우쳐져 있어 위험은 없다. 그렇다고 암릉의 멋진 경관을 보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치우치지는 않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 일이다. 그래서 첫 번째 전망대에서 서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을 오늘 산행의 白眉라 일컫는다.  

 

 

 

 

▼  촛대바위에서 대략 20분 못되게 오르락내리락 암릉과 씨름하다 보면 서봉(1,245m)이다. 이정표도 표지석도 없지만 아무튼 가장 높은 곳이 서봉의 정상이겠지?  

 

 

 

▼  산이 아름다운 것은 경치만 아름다워서는 아닐 것이다.  서로 아껴주고 보살펴주는 저런 모습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어느 부부(?), 무릎을 꿇다시피 쭈그리고 앉아 여자분의 아이젠을 신겨주고 있는 모습이 차라리 주위 경관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  남쪽(좌측)으론 절벽지대를 이루니 전망 또한 남쪽과 동쪽 방향이다. 바위 좌측 밧줄구간을 지나면 두 번째 전망대 푯말을 지나 조그마한 터가 있는 전망터에 이른다. 전면에 보이는 서봉의 전경이 아름답다.

 

 

 

▼  서봉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홈통바위라 불리우는 石門을 통과하게 된다. 커다란 바위를 그 보다 더 큰 칼로 단번에 내리 쪼갠 듯, 쩍 갈라져 있다.  

 

 

 

▼  마지막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동읍

하산을 시작한지 대략 1시간 30분을 조금 넘길 즈음 만나는 또 하나의 전망대(이후로는 전망대를 만나지 않는다), 상동읍 일대가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겹겹이 쌓인 高山들의 능선이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곳 영월 상동과 전북 무주 구천동, 함경남도 삼수갑산을 한국의 3대 오지라 했다고 한다. 그 말의 연원은 의심스러우나 아무튼 이곳이 대단한 오지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  전망대부터 등산로는 훌쩍 오른편으로 방향을 돌려버린다. 바위능선은 그리 험하지는 않지만 눈에 덮여있어 아직도 방심은 금물이다.  

 

 

▼  앙증맞은 안전 시설물

철제나 잘 다듬어진 목제로 설치한 다른 산의 안전시설보다 훨씬 더 값진 시설물... 허술한 것 같지만 얼마나 더 정겨운지 모르겠다. 관할 관청인 영월군에 찬사를 보내본다. 몇 해 전, 현직 은퇴 후의 나를 영월군민으로 만들겠다며 전원주택자리까지 무료로 내주시겠다며 다정하게 웃으시던 눈썹이 고왔던 군수님에게도...  

 

 

 

▼  하늘을 향해 키 재기를 하고 있는 잘생긴 松林을 내려서면 시멘트 도로와 만난다. 오른편으로 오르면 망경사, 구태여 찾아볼 만한 내력을 지니지 못한 사찰인지라 답사를 생략하고 왼편의 교촌 연립주택단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  연립주택단지의 60~7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모습은 마치 세월이 멈춘 듯하다. 번듯한 가게나 건물도 없고 거기다 사람도 안보이니... 단지 옆 도로가엔 이정표와 장산 산행안내도, 망경사-정상 3.6Km, 서봉-정상 4.2Km, 절음박골-정상 3.7Km, 서봉을 경유해서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제일 길지만은 장산 산행의 묘미는 서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타는 것이므로 난 당연히 서봉쪽 코스를 택했다.  

 

 

▼  산행 날머리인 꼭두바위(고두암)

31번 국도의 태백방면으로 달리다 상동읍을 지날 무렵 칠랑이 3거리에서 지방도로 바꾸어 2Km정도 더 들어가면 구래초교가 나오고, 이어 길 왼편 고두암(일명 꼴뚜바위)이라는 바위 주변에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꼴두바위(고두암) 여러 개의 커다란 바위들을 사각뿔 모양으로 쌓아 오린 듯한 형상이다. 바위가 우람할 뿐만 아니라 바위 중간에 갈라진 틈을 비집고 억세게 질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노송들이 있어, 본 모습 보다 더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조선 선조 때, 이곳에 들른 송강 정철이 이 바위를 보고 ‘먼 훗날 이 바위로 인해 만인이 모여 살 것이다’라고 예언했단다. 상동에 중석광산이 운영되고 있을 때, 이곳의 주민이 2만명이 넘었으니 어쩜 예언이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

* 이곳 九來里란 지명은 영월군 자료에 따르면,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하면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귀국할 때 모셔 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할 장소를 찾기 위해 이곳을 아홉 번이나 찾아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이 근처 함백산 정암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