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항산 (770m)-서북산(741m) 연계산행
위치 : 경남 함안군과 마산시의 경계
산행코스 : 좌촌마을주차장-여항산-낙남정맥-서북산-정자-수리봉-의림사(산행시간 : 5시간40분)
산행일 : '09. 1. 3(토)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여항산은 정상어림이 암릉으로 이루어져 경관이 빼어나나, 서북산은 밋밋한 육산으로 남해바다의 조망을 빼면 특이한 점이 없는 산. 인성산을 오를 계획이 없으면 서북산에서 곧바로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 인성산 쪽으로 향하는 능선은 군인들의 유격훈련용으로나 적합할 정도로 길이 희미하고, 쓰러진 고사목들로 인해 보행조차 어렵다.
산행들머리는 좌촌마을 주차장
여항산의 제1~3등산로가 시작된다. 마을회관(게시판에 44세대에 96명이 거주한다고 적혀있다)앞을 거쳐 대승사갈림길까지는 아스팔트로 잘 포장된 도로를 걷게된다. 여기서 대승사쪽이 제1등산로, 천상흑염소 방향이 제2, 제3등산로이다. 오늘은 제3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
바위 서너개가 있는 능선안부까지는 전형적인 육산...
흑염소목장에서 30여분 정도 거리에 가뭄에도 물이 잘 마르지 않는 갓샘이 있다. 여기서 다시 30분 정도 급경사를 오르면 능선 안부를 만난다. 잘 닦여진 푹신푹신한 등산로는 걷기에 편하고, 주위는 온통 소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다. 오늘도 치톤피트와 함께 산행을 즐길 수 있는 행운...
능선 안부
이정표에서 표시하고 있는 미산령은 낙남정맥 구간종주의 시작점, 오늘 산행은 정맥의 한구간중 상당구간을 걷게 된다. 등산로 주변 소나무들은 어느새 갈참나무에 자리를 내어주고 한켠으로 물러나 눈을 크게 뜨고 봐야 간신히 발견할 수 있다.
여항산 (艅航山)
선조 때 이곳으로 부임한 함안군수가, 이곳이 南高北低라서 나라를 배반할 기운이 있는 지형이라 하여, 남쪽에 위치한 이 산에 여항(艅航)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한다. 배艅 배航를 붙임으로서 이름을 통해 지형을 낮추었단다. 물론 북쪽의 들은 代山이라 개칭하여 지형을 높였고..
오른 편으로 적석산과 깃대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산들은 첩첩... 저 멀리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은 아마 지리산일 것이다
정상은 20~30명이 앉을 수 있는 넓고 큰 마당바위가 있어 일행들끼리 챙겨온 간식거리를 나누어 먹기 좋다. 여항산은 배가 넘어간다는 산인데 암릉으로 되어 있다. 혹시라도 바위 위를 넘어가다 배의 밑창이 상하기라도 하지 않을까? 조금 쉬기 좋은 바위에 걸터앉아 영양가 없는 걱정까지 하고 있으니 이게 바로 여유로운 산행에서 얻을 수 있는 호사일 것이다.
또한, 일설에는 산의 덩치가 남해바다로 떠가는 형상이라 艅航山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미군들은 GOD DEMN 산이라고 불렀다는데, 갓뎀은 신의 저주를 부르는 비어일지니, 이들이 이 산을 오르며 무척 고생들 하였나보다. 아무튼 정상은 거대한 암괴로 되어있어 조망이 매우 좋다.
정상의 거대한 바위봉은 그 기상이 웅장하고, 서북산 방향의 벽은 매우 가팔라서 동아줄이 매어 있다. 정상에서는 서북산이 멀리 보이고 능선의 흐름이 파노라마처럼 멋지게 펼쳐지는데, 그 넘어 아스라이 남해바다가 눈에 차 오른다.
여항산에서 서북산까지의 낙남정맥을 따라가는 길은 중간중간 전망 좋은 바위가 나타나 쉬어가기 좋다. 두어군데 암벽이 높고, 경사가 심한 곳도 있으나, 굵은 동아줄을 설치해 놓아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능선은 경사도 완만하여 재미있고 중간에 하산루트도 있어 체력에 맞춰 산행을 즐길 수 있을 듯...
정상에서 서북산 방향으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절벽바위
바위 밑에 위험하니 좌측으로 돌아가라는 안내표시가 있다. 집사람을 우회시키고 난 안내판을 무시한 채 바위위로 오른다. 조난사고를 당한 분을 기리는 동판 아래로 남쪽벽이 가파른 절벽이지만 굵은 동아줄이 설치되어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능선은 완만하여 힘들지 않고, 지루할 때 즈음이면 어느새 서북산에 도달해 있다. 능선 곳곳에 암릉과 함께 전망바위가 많아서 시원하고, 탁 트인 시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절벽구간만 아니면, 위험하거나 까다로운 구간도 없고, 그리 가파른 곳도, 힘겨운 곳도 없다. 산행거리가 적당하다 싶은데, 은근히 체력소모가 느껴짐은 제법 걸었다는 얘기일 것일지니, 아무리 순해도 산은 역시 산인가 보다
여항산은 멀리서 정상의 바위봉을 볼 경우 배의 돛 같기도 하고 또 꼭 갓의 총모자(윗부분) 같기도 하단다. 그런 연유로 갓샘, 갓봉우리, 갓더미산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 모양이다.
서북산 (741m)
진동면의 서북쪽에 위치한 산이라 서북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전체적으로 산세가 부드럽다. 남쪽사면으로 산세를 열고 있는데, 6.25동란의 격전지로 산정에는 전몰자 위령비가 있다.
왼편에 봉화산이 바로 보이고 그 너머로 광려산과 멀리 무학산까지 천주산이 어렴풋하다
서북산 정상에 서면 남으로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다도해 크고 작은 섬들이 잔잔한 파도위에 두둥실 떠 돌고 있다.
서북산에서 인성산 방향으로 1시간30분여를 걸으면 만나는 정자, 잘 포장된 임도가 여기까지 닿아있다. 서북산에서 여기까지의 능선은 가이 죽음의 코스라 불러도 이상할게 없다. 길은 희미하고 곳곳에 널브러진 고사목들이 막고 있어, 고사목을 피해 등산로를 우회하다 보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수리봉을 지나는 하산길은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 뒹구는 소리가 서걱인다. 아니 밟는 소리... 수북이 쌓인 낙엽이 미끄러워 엉덩방아 두어번에 나도 몰래 상소리가 나오고 만다. 가을엔 그리도 아름다웠을 단풍이 지금은 저리 천덕꾸러기가 되다니... 이런걸 인생무상(人生無常 )이 아닌 木生無常이라고 해야하나???
산행 날머리인 의림사에서 2번국도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윗담마을.
여기서 의림사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우측으로 잘 지어진 전원주택 5~6채가 보이고, 맞은편에 공중화장실까지 갖춘 주차장이 잘 가꾸어져 있다.
우린 남의 이목 때문에 점잖게 구는 것과, 진심에서 우러나온 배려를 혼동하기도 한다. 남의 이목에 신경쓰는 것은 자신에 대한 관심과 필요 때문이지만, 배려는 남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니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아니 더 가까이는 ‘내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혹시라도 인생의 쓴맛을 보고 난 후에야 그걸 깨닫지는 말았으면... 길고 험했던 능선을 걸으며 새겨본 새해의 ‘작은 소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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