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남산 (終南山, 663m) - 덕대산(德大山, 620m)
산행코스 : 소구령마을-덕산사→덕대산→506봉→종남산→체육공원-공동묘지-예림리(산행시간 : 휴식시간 없이 4시간10분)
소재지 : 경남 밀양시 초동면
산행일 : '09. 1. 17(토)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종남산은 탁 트인 조망으로 밀양시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밀양시가지와 삼문동을 돌아나가는 밀양강의 정경이 빼어나다. 덕대산 종남산은 대도시 근교산이지만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 탓인지, 산행중에 우리 일행을 제외한 등산객은 단 세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소구령" 표시판이 걸려있는 길로 들어선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마을로 접어드는데, 마실나온 주민들이 친절하게 등산로를 알려주신다.
↓소구령마을 입구에서 덕산사까지는 1Km 남짓... 길은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있다. 길가 감나무 과수원은 다른 곳과 달리 인위적으로 나지막하게 전지가 된 탓에 앉은뱅이처럼 보여 경이롭다.
↓ 덕산사는 돌 천국... 입구에서 사찰건물까지 온통 돌 천지이다. 아예 돌로 포장한 바닥은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돌로 치장해 놓고 있다.
↓ 덕산사 경내는 대웅전 건물 하나가 외롭고, 그 곁을 조그만 요사채 하나와 절의 규모에 비해 크다고 느껴지는 종각이 지키고 있다.
↓ 대웅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밀양 수리들녘은 눈이 시원하다 못해 가슴마저 후련해져 온다.
↓ 등산로는 주차장서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목의 종각앞서 왼쪽 묘지쪽으로 꺾어 올라간다. 정성들여 다듬은 듯, 깔끔한 등산로를 따라 빼곡히 들어찬 소나무들이 등산객을 맞는다. 바위가 듬성듬성 솟아오른 길은 처음부터 가파른 오름길이나 소나무가 내뿜는 치톤피트의 도움으로 덜 힘들다.
↓ 잇단 묘지를 지나 10분쯤 오르면 덕대산 주능선길... 이곳서 15분쯤 더 오르면 소나무 숲이 사라지고 주위를 전망하기 좋은 장소가 나타난다. 낙동강 주위가 너무 잘 보인다. 다시 15분쯤 오르면 능선상에 작은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 홀씨가 붙은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겨울산의 참맛인데, 홀씨는 바람에 다 날려버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이 또한 나름대로 운치... 억새밭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20여분 정도 오르면 덕대산 정상이다.
↓ 중앙으로 관통해서 조금 더 오르면 그다지 높지 않은 암반지대... 난간의 줄을 잡고 오르다보면 이제부터 억새밭이 펼쳐진다. 늦은 봄날 같이 포근한 날씨에 흠뻑 땀을 흘렸건만, 땀을 식혀줄 바람 한점 없는 하늘은 차라리 얄미울 정도...
↓ 희뿌옇게 시야가 좋지 않아 멀리 내다보이지는 않는다. 끝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눈이 시리도록 맑은 날이 그립다. 영남알프스의 산군들도 보고 싶고, 또 화악산 줄기도 보고 싶기 때문...
↓ 억새도 정말 억세고 굵다. 손가락 굵기 만하다. 조심을 했는데도 여러번 길을 잃는다. 정상을 보고 개의치 않고 길을 만들어 올라 선다.
↓ 덕대산(660m)
덕대산 정상은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 키보다 더 자란 억새로 둘러싸인 정상은 수백평의 평평한 운동장 같다. 그 가운데 조그만 공터를 만들고, 그 공터를 표지석이 지키고 있다.
↓ 북쪽의 종남산... 정상은 흡사 눈이 쌓인 듯 하얗게 보이는게 아마 억새로 둘러 쌓인 듯...
↓ 정상에서 종남산 방향으로 내려서는 통나무 계단은 경사가 심한데다가 가뭄에 밀가루 같이 곱게 바수어진 흙가루들이 눈과 뒤섞여 여간 미끄럽지 않다. 억새가 포위하고 있는 하산로 끝에 내려서면 다시 소나무지대를 만난다.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는데, 바위 없는 산이 어디 있느냐는 듯 간혹 이런 바위들의 놀이터도 만나게 된다.
↓ 남산과 덕대산은 찾는 사람에 비해서 산의 느낌은 괜찮은 편... 덕대산에서 종남산 가는 등산로가 희미하고, 두 산이 별개로 이루어져 종남산을 오를 때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고통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때가 덜 탄 산이라 느낌이 신선하다.
↓ 간혹 매달린 리본으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는 희미한 등산로를 헤매다 보면 문득 잘 닦인 등산로와 마주치고, 높지 않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으면, 임도를 만난다. 이 임도는 좌측방동에서 이어져 우측으로 돌아 종남산에서 하산할 때에 다시 만나게 된다.
↓ 종남산 오름길은 트래버스... 한없이 가파른 오름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너덜지대를 지나면 길은 지그재그로 더욱 힘들어 진다. 가파른 등산로가 끝날 즈음 화재가 난 흉터인지 뼈만 앙상한 고사목들이 늘어서 있다.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등산로 주변은 나무 대신에 억새들이 길손을 맞이한다.
↓ 종남산 정상 언저리에는 어깨까지 닿는 억새가 너무 곱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사이를 돌아 정상에 오른다. 사방이 툭 트여 가슴까지 후련해진다.
↓ 정상의 최근에 복원된 듯 싶은 봉수대를 억새가 포위하고 있고, 그 주위를 또다시 철쭉이 비잉 둘러싸고 있다. 봄철 철쭉이 만개할 때 쯤이면 또 하나의 천상화원을 만들어 낼듯...
↓ 종남산(663.5m)
정상엔 커다란 봉수대가 복원되어 있고, 봉수대 곁의 산불초소에는 지키는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는 듯, 등산화 네 컬래가 오손도손 뒤엉켜 나딩굴고 있다
↓ 날씨가 맑으면 사방 조망이 좋을 것 같으나, 오늘은 가스 탓에 북쪽으로 화악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지나온 덕대산과 밀양시가지와 들판이 보일뿐이다.
↓ 밀양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밀양강의 강안은 팔등신 미인의 S라인인양 유연하기 짝이 없다.
↓ 비록 경사가 심하지만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얼마쯤 내려오다보면 잘 닦여진 임도를 만난다.
↓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룰 버리고 체육시설이 설치된 방향으로 진행하면 밀양시가지까지 능선으로 연결된다. 이 능선은 좌우에 늘어선 떡갈나무와 아카시아 때문에 조망이 불가능하고, 등산로 또한 특색이 없어 지루한 편이다. 체육공원에서 계속되는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대동아파트 옆 주택단지가 나오므로 이곳에서 하산하는게 바람직하다.
↓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가던 능선은 마지막 숨결을 다하는 양 야트마한 봉우리를 만들어낸다. 혹시라도 전망이 트일지도 몰라 올라보는데, 이게 웬 횡재~ 밀양시가지가 한눈에 차 오른다.
↓ 능선은 그 생명을 다하고 밀양강가에 그 몸체를 아쉬운 듯 내려놓는다. 그 능선의 끝자락을 공동묘지가 지키고 있고, 신당(점집) 주위 키큰 신우대들이 등산객들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듯 몸체를 흔들어 대고 있다.
↓ 무릇 부부란 겁의 인연에서 비롯됩니다. 겁이란 둘레 사십리 되는 성안에 개자(芥子)를 가득 채워 넣고, 죽지 않는 천인이 삼년마다 한알씩 가져가서 마침내 모두 없어지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사람의 시간으로 사억 삼천이백만 년이나 되는 겁이 다시 쌓여 이루어지는 인연이 부부이니, 나에게 당신은 이생에서 스치다 만난 연인이 아니라 오랜 겁의 인연입니다. 그러므로 난 지어미인 당신을 지키고, 목숨으로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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