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國師峰, 754m)


산행코스 : 새목고개→국사봉 정상→헬기장→깊이울계곡 내려서는 안부 사거리→MTB임도→오지재고개 (산행시간 : 느림보 걸음에 점심시간까지 합하여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과 포천시 신북면 경계

산행일 : ‘10. 9. 5(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우리나라 山중에 國師峰이라는 이름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남 의령과 거제, 전남 영암, 경북 문경 등등... 그중의 하나가 이곳 동두천시와 포천시의 경계에 놓여있다. 정상을 군부대에 내어주고 그저 이름만 걸어 놓은 불쌍한 봉우리, 아무런 특징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산이다. 1대간9정맥을 마친 산꾼들이 자연스레 찾게 되는 지맥들 중 하나인 ‘왕방지맥’이 있어 奧地를 찾는 산꾼들이 찾아올 뿐, 보통사람들은 구태여 올라야할 이유가 없는 산이다. 그러나 국사봉과 왕방산의 허리쯤을 가르며 해룡산 아래까지 이어지는 MTB用 林道와 연계해서 걷는 코스는 가족들과 함께 걸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산행들머리는 새목고개

동두천 중앙역에서 나와, 택시를 이용하여 347번 지방도를 따라 포천시 신북면 방향으로 넘어가다보면, 포천시와 동두천시의 경계에 새목고개 고갯마루가 있다. 고갯마루에서 해룡산의 들머리인 오지재까지 MTB도로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우리 팀보다 먼저 길을 나서는 사람들을 따라 무심코 MTB도로로 들어선다. 들머리 이정표에는 이곳에서 우리가 오늘 가려고 하는 해룡산 아래 오지재까지의 거리가 7.5Km라고 적혀있다. 옛말에 ‘여자를 조심하라’고 했거늘... 여자가 한명도 없는 우리 팀이었기에 무심코 그 여자분들 따라 나섰던 것이 불찰이었나 보다. 200m 정도를 진행했지만 왼편 국사봉으로 오르는 진입로가 보이지 않는다. 아뿔싸~~ 이 도로는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이 아니었던 것이다.

 

 

 

▼  다시 돌아 나오는데 오른편 국사봉 방향으로 개구멍 같은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새목고개까지 돌아가서 정상적인 등산로를 이용하여 산을 오르는 것이 옳은 일인데도, 뒤돌아 내려가는 것이 귀찮아서 무작정 산으로 들어서 버린다. 개구멍은 개들이 다니는 길이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깜빡한 채로... 결국 우린 길이 없는 가시밭길에서 가시넝쿨과 싸우며 엄청나게 고생해야만 했다.

 

 

 

 

▼  등산로를 새로 만들어가며 가시넝쿨과 싸우길 20분, 겨우 능선에 다다른다. 능선에서 遭遇한 정규 등산로를 따라 급경사 오르막길을 20분 정도 힘들게 오르면 軍部隊 앞 헬기장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출발지인 새목고개까지의 거리는 1.5Km이다.  

 

 

 

 

▼  국사봉 정상은 군부대가 점령하고 있다. 오른편 시멘트도로 끝에 헬기장이 있으며 왕방산으로 가려면 헬기장의 끄트머리 부분에서 내려서야한다.  

 

▼  헬기장 뒤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왕방산 

▼  소요산 방향의 山群들 

 

 

 

▼  국사봉에서 왕방지맥인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선다.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안전시설인 로프가 깔끔하게 묶여져 있다. * 오늘 우리가 걸으려고 하는 국사봉에서 왕방산과 해룡산을 지나, 장림고개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왕방지맥의 일부분이다. 왕방지맥은 한북정맥의 축석령에서 천보산과 해룡산, 개미산을 거친 후 한탄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약 40Km 거리의 산줄기이다.  

 

 

 

 

▼  숲속 길을 걷는 일은 즐겁다. 나무 중에서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편백나무가 아니면 어떠랴, 소나무, 참나무 어느 나무 하나 피톤치드를 내뿜지 않는 나무가 없는데... 숲 길을 걷다보면 숲속의 향기와 나무의 기운에 취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정신은 맑아진다. * 숲이 내뿜고 있는 맑고 깨끗한 기운은 나무들이 해충 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발산하는 항생 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사람의 항균과 진정,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을 준다.  

 

 

 

 

▼  찌는 듯한 무더위, 산속 숲에서 만끽할 수 있는 느림의 미학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의 고단함을 해소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유유자적한 혼자도 좋고, 오늘 같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  가파른 능선을 로프에 매달려서 내려선 후, 고저가 크지 않은 봉우리 두개를 더 넘으면 깊이울계곡으로 내려가는 안부사거리에 닿는다. 왼편으로 내려가면 심곡저수지, 오른편은 오지재고개에서 새목고개로 이어지는  MTB道路와 만나게 되는 길이다. 이곳에서 왕방산 정상까지는 1.6Km이다.  작년에 다녀온적이 있는 왕방산을 오르는 것은 생략하고, 해룡산까지는 MTB임도를 따라 트레킹을 하기로 결정한 후, 오른편 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  임도로 내려서다 보면 길가엔 야생화가 가득하다. 못생긴 며느리밥풀꽃이 지천인데, 간간히 벌개미취가 무리를 지어 山客을 맞는다. 눈부신 벌개미취들 사이, 마치 메밀꽃이 가득한 봉평 들판에 선 느낌이다. 꽃에 취할 즈음 이어서 가을의 전령인 억새가 마중 나오는데, 그 높이가 무려 사람 키위에 머리 하나를 더 달고 있다.  

 

 

 

 

 

▼  깊이울계곡으로 내려서는 안부 사거리에서 대략 10분 정도를 내려서면 잘 닦여진 MTB道路, 정규 MTB대회를 개최하는 장소답게 도로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도로변을 따라 街路樹를 심었을 정도로 정성들인 흔적이 역역하다. 이곳에서 해룡산 밑에 있는 오지재고개까지는 대략 3.5Km 정도가 남았다  

 

 

 

 

▼  자 지금부터는 '느림의 美學'에 빠져보는 트레킹이다. 임도는 잠깐 오르더니 이내 내리막이다. 그러다 얼마쯤 더 가면 다시 오르막... 타박타박 걸으며 숲의 피톤치드로 한껏 매연에 찌든 폐를 씻어낸다. 언 듯 구름사이로 태양이 햇살을 드리우는데, 빛으로 샤워를 하면서 더욱 투명하게 빛나는 이파리들. 산들바람에 사르르 수런거리며 나그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  MTB임도으로 내려서면 오른편으로 자로 잰듯이 규모가 반듯한 공원묘지가 보인다. 임도는 갑자기 하늘이 뻥 뚤려 조망은 좋아졌지만 시원한 그늘이 그리울 정도로 햇빛이 따갑다. 길은 널따랗고 고저가 없는데, 모처럼 찾아온 여유로움에 느긋한 호흡으로 발걸음에 보조를 맞춰본다. 고요한 길가에는 싸리꽃 나리꽃 등 여름꽃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새목고개에서 오지재까지 이어지는 임도는 가는 곳마다 보여주는 풍광이 다르다. 도로변 나무의 종류나 주변 풍물들, 거기다 도로변의 작은 개울까지도... 요즘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올래길을 만드느라 부산한데, 동두천시에서 이 도로를 올래길로 개발해도 충분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高底가 심하지 않은 이 길을 쉬엄쉬엄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이 있다. 새목고개를 오를 때 만났던 그 여자분들처럼...  

 

 

 

 

▼  벌써 가을의 냄새가, 지독한 폭염에 초록도 성이 났다. 숲은 짙어질대로 짙어져 섬뜩함이 느껴질 만큼 검푸른 빛을 토해낸다. 이 더위가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곧 퇴색되고 말, 마지막 절정의 초록이다. 그 초록의 곁가지엔 벌써 빨갛게 물든 나뭇잎 몇 개가 대롱거리고 있다.  

 

 

▼  이 임도는 MTB로만 활용하지는 않는 듯, 새목고개에서는 MTB메니아를 만났는데, 국사봉에서 내려와 오지재로 가는 길에는 오프로드 차량을 만날 수 있었다. 뒷자리에 날씬한 여성을 태우고 달리는...  

 

 

 

▼  저 멀리 해룡산에 구름에 잠길 즈음 임도에도 가는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습기에 젖어드는 숲이 더 없이 상쾌하다. 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여 있다. 상수리, 갈참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등등, 주변 숲에는 참나무류들이 다양하게 뒤섞여 숲을 건강하게 지탱하고 있다. 

 

 

 

▼  느림의 美學, 산이나 계곡, 또는 고갯길을 걷는 트레킹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느릿느릿 걷는 것일 것이다. 고속 열차보다 느릿느릿 가더라도 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완행열차가 그리워질 때가 있듯이 걷는 것 또한.... 빠르게 스쳐가기 보다는 천천히 길을 거닐며 온전히 그 장소를 느껴보는 것이 트레킹의 묘미. 한 템포 늦춰 천천히 걷다보면 아담한 산과 발아래 펼쳐지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계곡... 그러한 여유가 곧 느림의 미학이 아닐까?

 

 

 

 

▼  산행 날머리는 오지재고개

고저가 거의 없는 MTB 林道를 따라 내려오면 동두천시와 포천시 가산면을 잇는 364번 지방도인 오지재고개에 닿는다. 오지재고개는 새목고개와 마찬가지로 포천시와 동두천시의 경계이다. 고개에는 해룡산 방향에 자그만 간이음식점이 보이고, 그 반대편 도로변에 왕방산까지 3.4Km라는 이정표, 그리고 왕방산 등산안내도와 MTB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원래는 장림고개까지 걸을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오지재고개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주라이등봉(644m)-대광봉(고대산, 810m)


산행코스 : 신탄리역→대광봉→삼각봉(815m)→대산리고개→610봉→주라이등봉→임도→대광골약수터→궁전가든입구 국도 (산행시간 : 6시간10분)


소재지 :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산행일 : ‘10. 8. 15(일)

같이한 산악회 : 곰바우산악회


특색 : 주라이등봉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자그마한 봉우리이나 정상부의 암릉은 웬만큼 소문난 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다. 다만 조그마한 산세와 고대산, 금학산, 지장산 등의 유명세에 밀려 지자체에서도 방치하고 있는 것이 흠이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신탄리驛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 철도의 마지막 역, 휴전선에 가로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마지막 기차역인 신탄리역사를 빠져나와, 광장 오른편으로 난 도로를 따라 들어서면 철로 건너에 ‘김삿갓 단고기’ 식당이 보인다. 이곳에서 왼편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을 왼편으로 끼고 잠깐 걸으면 오른편 밭두렁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산의 초입에 걸려있는 입산통제라는 플래카드로 등산로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산으로 들어서면 등산로는 제법 뚜렷하게 나 있지만 엊그제 내린 폭우 탓에 길 한복판이 움푹 파져있고 그 골을 따라 물이 넘실대며 흐르고 있어 걷기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 대광봉 산행을 시작하는 기점인 신탄리(新炭里, 새숯막)는 이름만 들어봐도, 예로부터 숯이 많이 나던 지역임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산행 중 만나는 갈참나무 군락이 그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  제법 경사가 심한 등산로는 간혹 시늉만 암릉인 바윗길도 만나게 되나, 전형적인 흙산의 모습이다. 등산로 주변은 온통 참나무, 참나무類 중에서도 떡갈나무들 일색이다.  

같은 산을 오르더라도 곰바우는 다르다? 주라이등봉을 가기 전에 전초전으로 거치려는 광대봉은 고대산의 한 봉우리, 고대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광대봉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제1등산로가 깔끔하게 잘 개설되어있다. 그러므로 다들 제1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는 것이 보통인데도, 곰바위만은 정규등산로를 벗어나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고 있다. 오늘 같이 무더운 여름날에는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에도 무지 힘이 드는 법인데도 불구하고...

 

 

 

 

▼  떡갈나무 숲에서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2시간 조금 못되게 걸으면, 제1등산로와 만나게 되는 고개 삼거리에 도달하게 된다.(매표소 2.1Km, 고대산 정상 1.6Km) 정상방향의 오름길에는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나무계단이 끝난 후, 이어지는 바윗길에는 손잡이용 동아줄이 튼실하고...  

 

 

 

 

 

 

▼  어제 내린 소나기의 여운일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어디선가에서 운무들이 모여들더니 어느덧 하얀 구름바다 속을 걷고 있는 듯 싶을 정도로 짙은 어스름의 터널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이곳 고대산은 ‘98년 민간인들에게 개방되기 전까지만 해도 군인들이 주둔하던 지역. 벌써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당시의 군사시설이 낡은 모습으로 곳곳에 널려있다. 우리가 등산하다 보면 간혹 돌무더기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고, 그 옆에는 ’00성터‘라는 안내판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이 군사시설도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난 후에는 ’문화유적‘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을까?  

 

 

 

▼  대광봉 정상은 널따란 헬기장, 군인들은 떠났어도 헬기장은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지 산뜻하게 하얀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헬기장 반대편 귀퉁이에는 못생긴 기둥이 심어져 있고, 그리 예술적이지 못한 글씨로 ‘대광봉’이라고 적혀있다. 정상 일대는 등산객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를 제외하고는 ‘산철쭉’ 보호를 위해 울타리를 쳐 놓았는데, 그 울타리 너머엔 억새가 넘실넘실, 꽃대를 내밀고 있는 게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듯....

 

 

 

 

 

▼  대광봉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신탄리 벌판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숨차게 달리는 한북정맥이 바라보이며, 북동쪽으로 고대산을 넘어 철원평야와 백마고지가 아스라이 보인다.  

 

 

 

▼  주라이등봉을 가기위해서는 삼각봉에서 약 50m 정도 못미처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야 한다. ‘산철쭉 植生地’이니 들어가지 말라고 막아놓은 禁줄이 약간 띄어 진 지점으로 내려서면 된다.  

 

 

 

 

▼  멋없는 대광봉을 지나 10분이 채 못되게 더 오르면 삼각봉, 꽤 넓은 분지형태의 정상은 국기게양대과 참호, 토치카 등 오래된 군사시설이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한쪽 귀퉁이에 삼각봉이라고 씌어 있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정표 뒤에 매어놓은 금줄을 넘어서면 고대산 정상이 한눈에 잘 들어온다.  

 

 

 

 

▼  고대산 주능선에서 내산리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면 처음에는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약 10m 아래에 있는 몇 년 전까지 군사들이 참호로 이용하던 시설 근처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더 내려가면 헬기장이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등산로는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  헬기장에서 내려서면 고대산의 정상에 있는 軍部隊로 보급물자를 옮기기 위해 軍에서 설치한 모노레일이 보인다. 모노레일 옆으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능선 안부에서 모노레일을 버리고 우측으로 방향을 튼 후,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내산리 고개의 임도가 보인다.  

 

 

 

▼  내산리 고개길

인근 軍部隊(실제로 대광골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주위가 군부대의 훈련장 일색이다)에서 군인들이 만든 軍事用 도로이다. 좌측으로가면 내산리, 우측으로 가면 ‘대광유황온천’이 나온다. 주라이등봉으로 가려면 맞은편 절개지 사면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내산리 고개 이후로는 짙게 우거진 숲길에 방공호  참호 삐삐선 등, 軍事遺蹟地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을 정도로 군사시설들이 널려있다. 인적이 희미한 산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고, 어떨 때는 우회를 하며 주라이등봉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  주라이등봉의 전위봉(610봉)을 우회하여 왔는데, 대송정으로 내려가는 왼편 등산로 외에는 인적이 끊겨버린다(사실 조금만 더 세심히 살펴보면 주라이등봉으로 가는 우회길이 보인다는 것을 후미그룹의 사람들에게 들어서 알았다). 부랴부랴 전위봉을 향해 가파른 능선을 기어오른다. 전위봉 정상은 덩그러니 군인들의 참호 하나가 보일 따름이다. 그나마 정상에서 주라이등봉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  주라이등봉의 앞에서면 우선 우뚝 솟은 암릉에 위압감을 느끼게 되고, 그 위압감에 눌려, 자연스레 좌측 우회로로 진행방향을 잡게 된다. 우회로를 따라 5분 정도 진행한 후,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들어붙어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에 도달한다.  

  

 

 

 

▼  山勢가  좋은 주라이등봉은, 멋진 토종 소나무와 암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조심은 필수, 오른편으로 시퍼런 낭떠러지 절벽이 위협하고 있으니까. 휘휘 늘어진 소나무 가지 아래로 軍事道路가 뱀처럼 꾸물거리고 있다.  

 

 

 

▼  주라이등봉은 서너 평 남짓 되는 좁은 바위봉우리이다. 능선은 한쪽 날이 바짝 선 國産 칼의 형상, 북쪽인 대광골 방향은 경사가 급한 바위 위를 흙이 덮고 있는 모습이지만, 내산리 쪽은 그야말로 날카롭게 고추 선 絶壁,  내산리 방향으로 한 평 정도의 윗부분이 평평한 바위가 있어 정상정복의 기념사진 촬영에 안성맞춤이다.   정상에 서서 눈을 들어보면 고대산과 지장산, 멀리는 성산의 산줄기가  하늘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  주라이등봉 능선의 암릉은 자못 빼어난 절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奇奇妙妙라고까지 하기에는 2% 정도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풍취를 자아낼만한 형상을 지닌 바위들이 늘어서있다. 비록 그 길이가 짧은 것이 흠이지만..., 능선을 따라 늘어선 巖壁과 그 사이사이에 심은 듯 앉아있는 소나무들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  신록이 한창인 숲속은 흡사 밀림을 옮겨다 놓은 듯 각종 수목들이 우거져 있다.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르고, 습기를 머금은 산속 공기는 폐부 속 묵은 때까지 벗겨내는 듯, 맑고 깨끗하기만 하다. 

 

 

 

 

▼  대광골 임도를 향해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해서 힘들지만, 다행이 산자락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이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게 만들어 준다. 산자락을 휘감으며 올라오는 시원한 바람은, 마치 물 흐르듯 흘러버린 후, 아쉬운 듯 이마에 남아 머물던 땅방울 몇 개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  대광리를 향해 이어지는 임도는 그야말로 폐허, 최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듯 말이 도로이지, 형상은 계곡을 닮아 있다. 아니 등산객이 걷기에는 계곡보다도 훨씬 더 힘들 정도... 그래도 비온 뒤 끝에는 계곡에 물이 많아서 좋다. 인적이 드문 곳이니 옷쯤이야 홀라당 벗어부친들 누가 뭐라고 할리도 없으니 말이다. 대충 벗어부치고 물속에 들어서니 잠깐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물이 차갑다.  

 

 

 

 

▼  폐허가 된, 대광골의 옛 生水공장을 지나면 돌탑들로 한껏 모양을 낸 民家와 아취형 다리로 품위를 돋우는 民家... 그 생소한 운취로 무료함을 달래면서 조금 더 내려가면 왼편에 ‘대광골 약수’가 보인다. 藥水의 물길이 얼마나 센지 50㎝ 정도 밖에 안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1m이상을 날아갈 정도다. 이정도로 힘이 세다면 약수의 효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겠지?  

 

 

 

 

▼  산행 날머리는 ‘궁전가든’ 입구의 35번 국도

대광골약수터를 지나 군인들의 야외훈련장 사이로 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여름날씨에 짜증날 만큼의 거리를 걷다보면 어느덧 경원선 철로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35번국도’, 도로가에 서 있는 ‘궁전가든’의 이정표가 방금 지나온 대광골을 향하고 있다. 여기서 대광리역 방향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오른편에 ‘대광배드민턴 클럽’이 보인다.  

 

 

 

부용산 (芙蓉山, 366m)


산행코스 : 국수역→청계산 등산로 입구(정자동)→형제봉(544m)→부용산(366m)→하계산(325m)→상촌마을→양수역 (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경기도 양평시 양서면과 서종면 경계

함께 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청계산은 그야말로 人山人海, 한적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던 옛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수도권 전철이 연결되자마자 이렇게 변해버렸으니 전철의 위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할 것이다. 오늘 걷는 코스의 세 봉우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거기다가 정상에 전망테크까지 설치해 놓아 등산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참나무 외에도 소나무와 잣나무 숲이 무성해서, 걷다보면 산림욕장의 기분을 느낄 수 있고, 험하지 않고 오르내림 또한 심하지 않아 가족 산행지로 권하고 싶다.

 

 


▼  산행들머리는 정자동의 청계산 등산로 입구

전철역인 국수역을 나오면 좌측으로 청계산으로 가는 길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정자동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을 앞을 지나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600m 정도 걷다보면 청계산 등산로 입구, 간이화장실까지 갖춘 제법 널따란 공터의 한쪽 귀퉁이 등산로 입구에 산행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산에 들어섰어도 약수터까지는 그야말로 산책코스다. 부드러운 흙길을 밟으며 소나무와 참나무가 내품는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키며 한가하게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코스가 수월해서일가 앞뒤에 걷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도 모두 평안한 표정들, 그들 사이에서 걷는 나 또한 한껏 여유로운 모습일 것이다.

 

 

 

 

 

▼  약수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갑자기 급경사 오름길로 변한다. 등산로의 경사가 급변하듯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도 소나무에서 참나무로 급격히 바뀌어버린다. 어제 학가산과 다르게 불어주는 제법 시원한 산바람을 안고 1.5Km를 걸으면 형제봉이다.  

 

 

 

 

▼  형제봉에는 정상표지석과, 두물머리를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구비한 나무테크를 설치해 놓았다. 제법 널다란 공간인 정상에는 넘치는 사람들에다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노점상까지 갖추고 있으니 산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시장통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성 싶다.

 

 

 

 

 

 

▼  사람들로 들끓고 있는 청계산은 우리 일행 여섯 사람이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할 정도의 자투리땅도 내어주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되어가지만 곧바로 부용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 딛는다. 형제봉에서 5분 정도 걸으면 20여명이 둘러앉아도 충분할 정도의 공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적이 드물어서 한적하기까지 하니 이걸 보고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형제봉에서 부용산 사이는 송전철탑이 여러 개 있고 철탑을 따라 임도가 가설되어 있다. 많은 부분의 등산로가 임도와 중복되고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임도를 벗어나 부용산으로 올라가는 짧은 오르막 코스를 제외하고는...

 

 

 

 

 

   

▼  청계산의 형제봉에서 부용산으로 오는 길은 계속해서 능선을 걷는 것이 아니라 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형상이다. 결국 오늘은 별도의 산, 두개를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  형제봉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이어지는 능선은 屈曲이 심하지 않은, 걷기에 무리가 없는 흙길이다. 그러다 부용산을 500m 앞둘 즈음에 만나는 고개, 오른편은 목왕리, 왼편으로 가면 신원역이다. 여기서부터 정상으로 오르는 500m는 죽음의 死鬪? 그동안 고갈된 체력에 급경사 오르막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같이 산행을 하고 있는 여자분의 목소리 끝이 올라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음은, 나 또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은 욕설을 體面 때문에 참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  부용산, 산이 푸르고 갈물이 맑아 마치 연당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부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夫人堂은 성터의 흔적이 보이는 부용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 첫날밤 방귀를 뀌어 쫓겨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다간, 고려시대 어느 비운의 왕비의 전설이 있는 곳이다. 방귀는 인간 본연의 생리현상인 것을...

 

 

 

▼  부용산의 정상은 부인당? 아님 정상표지석... 급경사 오르막 길의 끄트머리에 만나는 것은 정상표지석이 아니라 부인당표지판이니 말이다. 부인당의 아래에 있는 헬기장의 변두리에 정상표지석이 초라하게 서 있다. 정상표지석은 그 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세웠어야하지 않을까? 오늘도 관계기관 담당자분들께 읍소하고 싶은 苦言, ‘작은 것을 놓치면 큰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  오늘 산행의 특징을 다른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들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단 하나로 집약하고 싶다. ‘형제봉, 부용산, 하계산, 모두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최상의 장소’라는 것이다. 세 곳 모두 나무테크를 만들어 놓았고, 친절하게도 세 곳 모두 망원경까지 설치해 놓았다.  

 

 

 

 

▼  양수리역에서 올라온 듯 싶은 40명의 정도의 善男善女들, 그들에게 쉴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줄 겸해서 하산을 서두른다. 양수리역 방향으로 내려갈 것을 결심, 양수역까지는 4Km가까이 되는 먼 거리이기 때문에 급하게 고도를 낮출 핑계가 되지도 못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등산로는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버린다.  

 

 

 

 

▼  부용산에서 양수역으로 가는 하산 길은 또 다시 급경사 내리막, 양수역까지는 4Km가 넘는 거리이니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그나마 내리막길임에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착각은 자유’였음을 금방 깨닿게 된다.  1Km쯤 내려가더니만 다시 오르막, 우회로가 있지만 하계산 정상이 있는데야 어찌 지나칠 수 있으리... 하계산 전망테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은 힘들게 올라왔던 노고를 단숨에 날려버리게 만들어 준다.

 

 

 

 

 

▼  하계산에서부터는 순수한 내리막길의 연속,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산로는 내리막 길 임에도 조금도 무릎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약수터가 표기된 삼거리에서 양수역 방향으로 내려서면 산행 안내판이 세워진 논두렁길을 지나 상촌마을에 도달하게 된다.

 

 

 

▼  청계산과 부용산은 육산, 등산로는 온통 숲으로 둘러싸여있다. 樹種은 참나무가 대부분... 부드러운 숲길을 걷다보면, 산은 온통 훌륭한 산림욕장으로 변한다. 

 

 

 

▼  산행 날머리는 양수역

동네 골목 같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냇가 건너에 양수역이 보인다. 철교 밑을 지나 걷다보면 좌측에 연꽃이 만발한 호수, 이제 막 꽃망울을 열고 있는 연꽃들이 나를 좀 보고 가라며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감악산(紺岳山, 675m)


산행코스 : 범륜사입구 휴게소→범륜사→만남의 숲→어름골재→감악산→임꺽정봉→만남의 숲→범륜사 휴계소 (산행시간 : 3시간)


소재지 :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과 양주시 남면의 경계

산행일 : ‘10. 6. 20(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감악산은 휴전선이 멀지 않은 경기최북단 지역에 있는 바위산이다. 곳곳에 숯가마 터가 널려있는 주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육산으로 보이나, 신암저수지 등, 산의 외부에서 보면 감악산의 모습은 정상부가 동쪽과 남쪽에 깎아지른 암벽으로 되어있는 멋스러운 巖山이다. 감악산은 서울에서 가깝고, 오르기에 그리 힘들지 않는 나지막한 산이면서도  빼어난 바위산의 면모를 보여주는 산이다. 따라서 가족들끼리 찾아볼 것을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범륜사입구 휴게소

전철을 이용하여 의정부역에서 내린 다음, 역사 앞 도로를 건너서 적성방면으로 가는 25번 버스를 탑승한 후, 349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 설마리의 설마橋(파주시 적성면 설마리)에서 내리면 된다. 설마橋에서 내려 범륜사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다리 옆에 경기5악(감악, 관악, 운악, 화악, 송악)의 하나인 감악산의 등산코스를 그린 커다란 입간판이 있다. 여기서 동쪽으로 감악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운계폭포(3단폭포로 전체 높이 47m)가 나오고(범륜사까지는 도로가 닦여져 있다) 절은 폭포 위에 위치하고 있다. 

 

 

 

 

▼  범륜사, 본래 감악산에는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 4개의 사찰이 있었으나 모두 소실되었고 현재는 범륜사 하나만 남아 있다. 지금의 범륜사는 1970년에 옛 운계사터에 再창건된 태고종단 소속의 사찰이다. 그래서인지 범종을 치는 사람도 승려복을 입지 않고 평복차림... 범륜사입구 휴게소에서 이곳까지는 15분 남짓 걸린다.

* 범륜사는 마당 가운데 세워진 백옥으로 조성한 관음상이 볼만하다. 중국 하북성 아미산 백옥으로 현지에서 만들어 1995년 이곳에 안치했다고 한다.

 

 

 

▼  범륜사를 지나면서 넓은 너덜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예쁘게 만들어진 나무다리를 건너면,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주욱 이어진다. ‘정상 2.5km, 임꺽정봉 2.7km, 까치봉 2.3km, 매표소 0.65km’,

 

 

 

 

▼  하얀 들국화가 만발한 묵밭에서 계곡길을 따라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1km남짓, 등산로 주변에는 유난히도 돌담이 둘러쳐진 조그만 움터 모양의 숯가마터가 많이 보인다. 묵밭 이정표 : 정상 1.7km, 임꺽정봉 1.9km, 까치봉 1.4km, 매표소 1.5km, 범륜사 0.8km 

 

 

 

 

 

 

▼  묵은 밭에서 오른편 숲길로 들어서서 조금 올라가면 ‘만남의 숲’이란 쉼터에 이르며, 여기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으면 장군봉을 거쳐 임꺽정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바로 직진하는 안골이라는 계곡을 따라 어름골재 방향으로.., 노약자들이 선택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순탄한 코스이다.

 

 

 

  

▼  만남의 숲을 지나자마자 휴식, 오늘의 멤버들은 산꾼들이라기 보다는, 그저 산에 드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 당연히 쉬엄쉬엄은 기본이다. 종보君이 챙겨온 족발에 막걸리 두병으로 목을 축인 후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  

 

 

 

 

▼  계곡은 너덜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왼편엔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 절벽은 암벽등반 마니아들이 천연암장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자일 몇 개가 늘어져있고, 절벽아래에는  장한 남녀들, 십여명이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어름골재, 들머리에서 1시간 남짓 걸으면 정상과 임꺽정봉의 중간에 있는 능선안부인 어름골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정상은 왼편, 임꺽정봉을 가려면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된다.  

 

 

 

 

▼  널따란 공터로 되어있는 감악산 정상에 올라서면 커다란 돌비가 하나 서 있다. 주인이 누군가를 알 수 없는... 어떤 이들은  신라의 야심 찬 젊은 왕 진흥왕이라고들 하며, 또 다른 이들은 당나라 장수 설인귀라고도 하고있다. 이름하여 비뚤대왕비*라는 이 비석이 진흥왕이 세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비석의 모양이 북한산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와 흡사하다는 점, 신라의 영향이 한반도 중부에 미치기 시작한 것이 진흥왕때라는 점을 들어 그의 순수비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반면에 당나라 장수로 이 땅에 와서 신라를 도왔던 장수 설인귀로 보는 사람들은 설인귀가 이곳 사람인데도 외국에 가서 출세를 했고 그의 제사가 정상에서 모셔졌다는 것을 들어 설인귀의 비로 본다는 것이다. 감악산 부근에는 높은 산이 없어 조망은 아주 뛰어난다. 남쪽은 양주벌판이고 북쪽과 서쪽은 광활한 임진강 하류 옥토지대지만 상당부분은 북한의 개풍군이다. 뛰어난 조망에 비해 사진에 담을 만한 풍광은 없다는 것이 흠인지라 카메라에 담는 것은 생략해 버린다.

* 비뚤대왕비 : ‘비석대왕비’라는 뜻으로 비석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된 때문에 그렇게 불린 것으로 보인다.  

 

 

 

▼  정상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  범륜사에서의 정상으로 가려면 묵밭에서 까치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와, 만남의 숲에서 오른편 장군봉과 임꺽정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 그리고 정상과 장군봉의 사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가 있다. 오늘 산행의 첫 번째 실수는 일행의 뒤에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가다가, 원래 오르려고 했던 장군봉으로 가는 오른편 등산로를 깜빡 지나쳐 버렸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길을 두 번 걷는 불상사가 생겨버렸다

 

 

 

 

▼  새로운 발견, 새로 나타난  무서운 산꾼인 코스모스네 언니, 다들 돌아서 내려오는 제법 높은 암벽을 기초상식 하나 없는 서툰 손놀림만으로도 성큼 내려서 버린다. 감악산이라는 이름은 예로부터 바위사이로 검은 빛을 띤 푸른빛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서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산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했단다. 조선시대에는 경기 오악의 하나로 신령스러운 산으로 일컬어졌다. <태조실록>에 의하면 궁중에서 이 산에 춘추로 별기은(別祈恩: 국가의안정과 평안을 위해 명산대천에서 지내던 산신제의 하나,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속됐다)을 지냈다고 한다.  

 

 

 

▼  임꺽정봉,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매처럼 생겼다 해서 매봉 혹은 응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전망 좋은 벼랑위에 정상표지석과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조선 명종때의 의적 임꺽정이 양주 출신이어서 감악산과 인연을 맺고 있었던지, 그 흔적으로 임꺽정봉과 임꺽정굴을 이곳에 남겨놓았다.  

 

 

 

 

▼  임꺽정봉에 올라서면 남쪽과 서쪽으로 빼어난 조망을 보여준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장군봉의 암릉과, 남쪽의 절벽단애 아래로 펼쳐지는 신암저수지와 널따란 뜰이 자못 시원시원하다.

 

 

 

 

 

 

   

▼  임꺽정봉에서 바라본 장군봉 능선, 너른 평지의 감악산 정상에 비해 좁은 임꺽정봉 정상은 사방이 절벽인 암봉(岩峰)으로 마음이 여린 사람들은 다리가 떨릴 정도이다. 그러나 임꺽정봉에 오르면 떠나기를 망설일 정도로,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와 주변 암릉들의 풍광이 한폭의 그림같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어쩜 임꺽정은 이 봉우리에서 개성과 한양을 호령할 기개를 키웠을지도 모른다.  

 

 

 

▼  다정해 보이는 모습, 아니 날씬하고도 아리따운 자태에 반해 카메라에 담아본다. 당연히 연약할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속단은 금물이었다. 옆 봉우리로 오르는 암벽을 힘 하나 안들이고 올라채는 괴력의 여인들이었다. 우리 동호회에 가입시킬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  언제나 즐거운 점심시간, 오늘의 히어로는 종보, 아까 중간에서 쉴 때에도 족발을 내놓더니 점심때에도 포장을 뜯지 않은 족발이 또 나온다. 술을 좋아하는 난, 밥은 통째로 옆으로 밀어놓고 술잔과 씨름을 시작해 본다. 그 여파로 등산로를 잘못 잡았고, 덕분에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만 했고... 참, 점심시간엔 내가 챙겨온 솔방울 술도 제법 인기가 있었다.  

 

  

▼  감악산은 바위산이므로 산의 본 모습을 보려면 까치봉이 있는 서북쪽 능선과 임꺽정봉이 있는 서남쪽 능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암릉과 암봉들이 거의 연이어져 높이 700미터가 채 안되는 산인데도 코스가 아기자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심상이 급해 임꺽정봉 옆 봉우리에서 자리를 잡았던 우린 불콰해진 술기운 탓에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서는 최악의 산행코스를 밟는 愚를 범해버리고 말았다.

 

 

마차산 (馬車山, 588m)


산행코스 : 동두천역→안흥교→그리심기도원기도원 삼거리마차산 정상→양원리고개→안내판 삼거리→담바위봉(290m)→소요교→소요산역(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동두천시 안흥동 및 상봉암동과, 강원도 연천군 전곡읍의 경계

산행일 : ‘10. 6. 6(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최영철君과 둘이서


특색 : 마차산은 3번 국도와 경원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소요산과 마주보고 서있는 산으로 그동안 소요산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옛날 이 산 정상에 봉화대가 있었을 정도로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레 터지는 산이다. 아직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그리심기도원’

동두천역 2번 출구로 빠져나와 ‘원터 근린공원’을 끼고 왼편으로 돌아 100m정도 걸으면 ‘新川’이 나오고 오른편에 예쁘장하게 생긴 안흥교가 보인다. 안흥교를 건너면 왼편에 소담스런 ‘마차산 산행 안내판’이 서 있다. 안흥교에서 약 50m정도 더 걸어 들어가 ‘충남슈퍼’앞에서 오른편 골목(차도)으로 접어든다. 안흥3교를 지나 1Km(20분)쯤 더 걸으면 그리심기도원이 나온다.  

 

 

 

 

 

 

▼  등산로는 그리심기도원 입구에서 왼편으로 난 임도를 따라 50m정도 올라가다가 오른편에 있는 계곡을 건너 산으로 접어들면 된다(기도원 앞마당을 통과해도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산에 들어서면 등산로는 신갈나무가 울창한 오솔길, 오른쪽 길로 들어가 약 400m 올라가면 담안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마차산 남동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낙엽으로 뒤덮인 능선길로 접어든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코끝으로 스며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냄새..., 홍어회 냄새가 갈 길을 가로막는다. 저 냄새는 싫은데, 요즘 산으로 홍어회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아 서울 근교산을 찾는 것이 겁이 날 정도다.  

 

 

 

 

▼  급하고 유연하고... 緩急의 능선을 걷다보면 정상 직전 담안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남릉삼거리에 닿는다.   완만하게 출발하던 길이 갑작스레 급경사로 변해버린다. 그래 산이란 모름지기 완만하거나 급경사, 어느 한가지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흙산 특유의 폭신한 감촉이 있어 걷기에 다소 편하다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숨이 턱에 닿을 만큼 거친 숨결을 내뿜으며 힘들게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 간혹 왼편으로 하늘이 열리며 서북쪽 감악산의 자태가 얼핏얼핏 보인다.

 

 

 

▼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갑자기 날카로운 바위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돌맹이 하나 구경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올라왔기에 완벽한 육산이라 생각했는데 웬 암릉? 바위를 잡고 오르는 것은 다소 불편하지만 좌우로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며 눈을 즐겁게 해준다. 주변의 나무들은 어느덧 소나무들로 변해있고, 소나무들이 보내주는 피톤치드로 인해 그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  가파른 암릉구간을 지나면 능선 한편에 족히 수 백년은 되었을 성 싶은 소나무가 눈에 띈다. 아마 옷매무새를 고치고 있는 마고할미를 행여나 누가 볼세라 지키고 있는 수문장이 아닐까? 산이 여유로우면 思念도 성장하는 것인가 보다.  

 

 

 

 

▼  정상어림에 도착하면 우선 작은 돌로 쌓은 축대가 마중을 나온다. 비록 허리에 찰 정도로 나지막한 크기이지만 옛날 이곳이 봉화대로 이용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축대를 넘어서면 ‘정상은 좁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릴 정도로 널따란 분지가 나온다. 정상의 동쪽은 날카롭게 서있는 절벽, 그 위에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  거대한 바위가 벼랑을 이룬 정상에는 정상표지석 하나... 표지석 뒷면에는 마고할미의 전설이 적혀있다. ‘다산과 풍요를 베푸는 마고할미가 세상만사를 어우르면서 이곳 수리바위에 앉아  옥비녀와 구슬을 갈고 옷매무새를 고쳤다한다. 그래서 갈마(磨)자와 비녀차(Ꟃ)를 붙여 磨Ꟃ山이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그러나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에는 馬車山으로 적혀있다. 물론 이유는 없는 게 정상이고...  (기도원에서 정상까지는 1.6Km, 약 50분 거리이다)

 

 

 

▼  아슬아슬한 벼랑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이 터진다. 북쪽엔 한탄강 건너 멀리 고대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우뚝 솟은 소요산과 동두천 시가지, 남쪽엔 수반 위의 수석을 보는 듯한 도봉산, 서쪽으로는 이름모를 계곡 건너로 감악산이 하늘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  정상에서 맛볼 수 있는 막걸리...  

 

 

▼  하산길은 신갈나무 사이로 난 등산로가 휘휘 굽이치며 흐르고 있다. 산에서 만나는 길이라면 적어도 이정도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곧장 가지만 말고 조금 돌아서 갈 정도로...’ 이런 것이 삶의 본바탕일진데, 함께 걷는 崔君의 발걸음은 결코 느려지지를 않는다.  이런 길에서는 쉬엄쉬엄 걸으며 옆 사람과 그동안 미뤄두었던 얘기라도 나누었으면 좋으련만...

 

 

 

▼  북릉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에는 곳곳에 軍시설의 잔재들이 널려있다. 역시 이 지역은 군사요충지다. 옛적에도 그랬던 모양으로 마차산성의 흔적이 그것을 말해준다. 어느 글에선가 軍部隊가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하던데,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온 산이 참호와 벙커 등등, 山을 통째로 군사기지를 만들어 놓은 모습이다. 

 

 

 

 

▼  양우니고개, 마차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2.4Km, 대략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  양우니 고개를 200m쯤 지나 우측 능선으로 접어든다. 능선은 마치 말 잔등 모양으로 양측의 경사가 비슷하게 날카로운 모습이다. 고저가 변함이 없는 능선을 따르다가 암릉으로 이루어진 경사로를 치고 오르면 담바위봉이다. 담바위봉은 서너사람이 앉을 틈도 없는 비좁은 바위봉으로 한켠 바위에 누군가가 서투른 글씨로 담바위봉이라고 적어 놓았다.

 

 

 

 

 

  

 

▼  산에서 만난 어느 등산객 曰, ‘마차산은 오래도록 이렇게 숨어있으면 좋겠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은 낙엽이 푹신하게 쌓인 흙길, 거기다 넓기까지 하니 구태여 앞사람의 꽁무니만 부지런히 쫓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고... 거기다 호젓하기까지 하니 이 얼마나 좋은가?

 

 

 

 

 

 

 

 

 

 

▼  담바위봉에서 바라본 마차산과 지나온 능선.  담바위봉에서는 소요산과 소요산 입구 국민관광지가 잘 내려다 보인다.  

 

 

 

▼  담바위봉에서 상봉암동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정비가 되지 않아서 주의를 요한다. 바위와 나무를 잡고 어렵게 내려왔으니 그냥 마을로 들어설 일은 아니다. 중간 산허리를 잡고 오른편으로 돌면 제법 큰 인공동굴이 하나 있다. 행여 비박장소로 이용할 수 있을까 둘러보지만 쓰레기가 수북한 동굴을 보고는 이내 마음을 접고 만다.  

 

 

 

 

 

▼  산행 날머리는 隋城崔氏 祭閣

내려오는 길에 무관벼슬(당하관)을 지낸 전주이씨의 묘지 2기를 지나면 좌측에 수성최씨의 祭閣... 마을을 벗어나며 뒤돌아보면 담바위봉의 바위능선이 멋지게 바라보인다. 소요초등학교를 지나 소요교를 건너면 수도권전철의 종착역인 소요역이 나온다.  양우니고개에서 소요교까지는 약 3Km,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석성산 (石城山, 471m)


산행코스 : 용인시청→메주고개 갈림길→통화사 입구→초당마을→동백타운 식당→노래방


소재지 : 경기도 용인시 동백구

산행일 : ‘09. 11. 29 (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하늘( 구름나그네님 부부, 유수님 부부, 코스모스님 부부, 낙성대님, 진철아우님, 자유인, 블루엔젤, 은결, 은결이 친구, 악마구리, 봉보로봉 그리고 나,  15명) 

 

비로인해 중간에서 탈출을 결행했지만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 철철 넘치는 동호회 산행... 오늘도 변함없이 맛있는 닭도리탕을 준비해오신 코스모스님, 손수 기른 닭이 난 달걀을 삶아온 은결이 친구, 사과와 배를 한석봉 엄마 떡사시리 썰듯이 알맞게 썬것은 고사하고라도, 달걀 하나하나를 은박지로 곱개 포장한 것은 거의 수준급... 누군가 와이프 될 사람은 땡 잡을 듯... 마지막으로 오늘의 히어로는 유수님... 비를 좀이라도 덜 맞겠다고 쓴 벙거지는 가히 각설이 수준... 그 모습에 더이상 산행을 할 수 없었다..

 

 

 

 

 

 

 

 

 

 

 

 

 

 

 

 

 

 

 

도봉산 (740m)


산행코스 : 도봉산역-포돌이광장-능원사-보문능선-우이암-우이남능선-우이동(산행시간 : 놀면서 쉬엄쉬엄 걸어 3시간30분)


소재지 : 서울시 도봉구

산행일 : ‘09. 11. 21(토)

같이한 산악회 : 용봉산악회(옛 동력자원부 직원들의 모임)


특색 : 빼어난 암릉美로 설명이 필요 없는 산, 다만 서울근교인지라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정상적으로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복잡스런 산이다. 그러나 밤사이 내린 눈 때문이었을까 오늘은 등산객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아 모처럼 여유있게 주변경관을 즐길 수 있었다.


 

요즘 부쩍 요란스럽게 건물을 증축해 나가고 있는 능원사,  담장의 기왓장 위에 하얀 눈이 소담스럽게 쌓여있다.  

 

다락능선 초입에서 토론 삼매경,, 오늘은 어느 능선을 탈까나??

 

이 자라바위 위에 눈이 쌓여있듯이 등산로 곳곳에 눈이 어설프게 쌓여있다. 눈이 많이 쌓여있으면 아이젠이라도 착용하겠지만, 이정도 눈에는 불가능... 우린 안전한 산행을 위해 보문능선으로 올라 우이암을 거쳐 우이동으로 하산하기로 의견을 통일해 낸다.  

 

 

우이동이란 지명을 만들어 낸 우이암 : 저 바위도 암벽훈련 루트중의 하나이다. 아니나 다를까 하산길에 로프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이암 능선과 정상  

 

 

  

 

 

눈이 쌓인 바위는 안전로프도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저 조심 또 조심할 따름...  

 

 

오봉능선의 다섯 개 바위봉우리... 오봉의 암벽등반은 제법 스릴이 넘친다. 생명줄을 방위 정상에 묶고 시조 한수 읊거나, 로프에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오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 하루 종일 바위와 씨름한 후, 어스름할 즈음에 벌이는 삼겹살에 소주 파티, 그리고 김치찌개에 코펠 밥... 그 때, 그 시절이 참말로 그리워진다. 아~~~

 

 

 

도봉산 주봉들... 왼편부터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도봉구 시가지 건너편으론 수락산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도봉 주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 맨 앞에 암벽등반의 원조, 인수봉이 떠억 버티고 있다.  

 

 

 

하산 길, 삼거리(무수골 방향, 우이 남능선, 도봉주능선)에서 바라본 우이암 능선의 주봉  

 

 

 

 

왕방산 (旺方山, 737m)


위치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과 동두천시의 경계


산행코스 : 무럭고개→주능선→왕방산 정상→서북능선 안부→깊이울 계곡→심곡저수지(산행시간 : 점심시간 포함 5시간)

산행일 : ‘09. 10. 11(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징 : 왕방산은 초겨울 가족 산행지로 소문이 나 있으나, 아담한 산세와 완만한 등산로, 키를 넘는 억새 풀밭이 있어 가을철 산행지로도 추천할 만 하다. 특히,  완만한 등산로는 흙길, 넓기까지 하니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손목을 잡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걸어도 좋을 듯... 나무숲 때문에 주위 경치는 볼 수 없으니 둘만의 얘기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산행들머리는 무럭고개(물어고개라고 표기된 안내판도 보인다)

포천시내에서 서북쪽 신북온천으로 가는 325번 도로에 있는 고갯마루, 고개 정상부근 약수터 맞은편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에구머니나~ 꺼림칙해라~~’ 약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리의 다우악, 냉큼 한바가지 마신 후, 돌아서는데 안내판에 ‘식용 부적합’이라고 적혀있더란다.

 

 

산행은 고갯마루 주차장(약수터 앞)에서 도로를 건너 맞은편에 설치된 이정표를 따라 진행  

 

 

우선 인원부터 점고하고...

모두 14명이니 웬만한 정기산행 수준이다. 누군가 曰 '조금만 더 노력하면 버스 대절해도 되겠다.‘ 맞습니다 맞고요 ^^-* 오늘은 작년 남한산성 산행 때 첫선을 보여주었던 현주양이 남자친구와 함께 참석해 주었다. 덕분에 평균연령은 한참 아래로 낮출 수 있었고... 

 

 

산행은 입구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오르게 된다. 등산로 주변은 소나무와 굴참나무가 적당하게 섞여있다  

 

 

 

여유로운 산행이니 당연히 느긋한 휴식...

무럭고개에서 왕방산 정상까지는 4.8Km, 등산로는 지극히 양호하고 주변엔 굴참나무들이 많다.

 

 

사람도 이정도면 잘 빠진 다리일텐데...

다우악이 ‘연리목(連理木)’이 아니냐며 나무 한그루를 가리킨다. ‘물론 아니올시다’... 원래 연리목이 소나무에서 많이 발견되는지라 주변의 소나무들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곳의 소나무들은 연리지와는 정 반대...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져야 하는데도, 이곳의 소나무들은 한 그루가 여러 개의 줄기로 나뉘어지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 또 휴식...

지금은 도토리로 넘치는 계절이건만 이곳은 도통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주에 영월의 완택산에서는 거의 반말이나 주워왔을 정도로 등산로 주변에 도토리가 널려 있었는데...   

 

 

고도를 서서히 높여가면, 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나무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왜소하기는 해도 영락없는 자라바위다. 

 

햇볕 가린 터널 숲을 천천히 걷다가 이번엔 심심해서 휴식...

서울에서 가깝고, 또 산행 거리까지 짧으니 구태여 서두를 필요가 없어 좋다.  

 

 

이번엔 아예 술자리까지...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것일까? 종보는 캔맥주, 진철이는 막걸리를 부지런히 꺼내 놓는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  

 

 

정상어림엔 억새가 가득한다. 별로 넓지 않은 공터이지만 키가 웃자라 사람 키를 훌쩍 넘기고 있다. 이성계가 마음풀기에 딱 좋았을 듯...  

 

 

왕방산 정상에서 유일하게 그늘을 제공해 주는 소나무 한 그루. 우리의 개구쟁이 종보는 낼름 나무로 기어오른다.

 

 

왕방산이란 이름은, 왕이 방문했다는 뜻, 왕위에서 물러난 이성계가 들렀다는 얘기도 있고, 한편으론 신라 때 도선국사를 찾아 헌강왕이 들렀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왕이 들르긴 들렀었나보다.

 

정상에 서면 동쪽 발아래, 포천시가지 뒤로 국망봉과 운악산이 병풍을 친 듯이 늘어서 있다.  

 

 

서북쪽으로 소요산이... 그 외에도  천주, 금주, 해룡, 천보산 등이 왕방산을 둘러싸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정상 근처에서 점심상을 차린다. 잡채, 오징어 두루치지 등등 각종 안주에 술, 복분자주, 마늘주에 막걸리... 오늘도 술이 술술 잘도 기어나온다.

 

 

하산은 정상에서 10m 정도를 더 나아가 9시 방향, 국사봉 방향으로 꺾게 된다.

 

 

 

제법 경사가 심하다. 로프도 나오고...  

 

 

 

경사지를 한동안 내려서면 안부에 이정표가 나온다. 우측-깊이울저수지, 왼편-임도, 왕방산 500m, 국사봉 2.3Km. 오른편 깊이울저수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왕방지맥은 여기서 국사봉으로 이어진다.

<왕방지맥>

한북정맥 분기점인 축석령에서부터 천보산, 해룡산, 왕방산, 국사봉을 거쳐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아루라지까지 이르는 거리 약 38Km, 또는 개미산에서 갈라져 신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지맥이다.

 

  

안부에서 오른편 심곡저수지 방향의 깊이울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은, 말 그대로 떨어지고 있다. 안전로프를 잡지 않고는 쉽게 내려설수 없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깊이울 계곡은 가히 원시림... 왜 深谷(깊이울)로 불리우는지 알성싶다.

 

 

 

 

다래에 홀린 인간들...

원시림이라면 사람들이 덜 찾는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니, 원시의 숲속엔 자연이 주는 선물인 과일을 찾아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포천시의 진산인, 왕방산에서 발원하는 깊이울계곡 주변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며 맑은 계곡물은 항상 수량이 풍부한 편인데, 요즘 가을가뭄이 심한 듯 바닥을 드러낸 곳이 꽤 많다. 깊이울계곡은 호젓하고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류, 거기에 바위가 어우러져, 하루 산행을 멋지게 마감할 수 있게 해준다.

 

 

 

타잔 드디어 한국에 오다!

오늘 아침 샤워를 하면서 산에서 만날 사람들을 떠올리며 흥에겨워 무심코 내 뱉은 말... 이렇게 즐거운 모습들을 보려고 그런 말을 했나보다.. 타잔 못지않게 나무등걸을 잘 타던 타잔의 연인은 '제인', 제인 역은 아마 '브랜다 조이스'였을 것이다. 

 

 

 

 

 

 

깊이울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은,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가을기운이 완연하다.   나무들은 서서히 빨간 색동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고 있다.

 

 

 

 

 

등산로 주변 계곡에 있는 돌탑 무리... 어느 간절한 소망이 저리도 많았을까?  

 

 

왕방산과 국사봉을 오르는 신북면 심곡리 깊이울에는 조수보호구역 팻말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만큼 새들의 합창을 많이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새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다.

 

 

이런 곳을 보면 발을 담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는 누구인가?' 가을 가뭄으로 물이 적지만, 깨끗하고 물고기도 보인다. 어느 글에선가 식용으론 부적합 하다고 하던데 충분히 마시고도 남을 듯 싶다. 

 

 

 

 

산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은 밤

제법 많이 떨어져있는지 나에게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산행 날머리인 심곡저수지

저수지는 낙시꾼들의 좌대로 가득 차 있다. 제법 고기가 많은 듯...

 

 

물고기가 많은데 철새라고 그냥 지나칠 수야...

  

 

뒷풀이는 버스정류장 근처의 '고향나들이'에서 오리구이로...

심곡저수지에서 이곳까지는 제법 먼 거리라서 걷기에 조금 부담스럽다.  이곳에서 뒷풀이를 할 경우에는 저수지에서 이곳까지 15인승 이스타나 승합차를 이용할 수 있다. 말만 잘하면 뒷풀이 후에 포천시내의 버스터미널까지 이동도 가능...  

 

백봉산(柏峰山, 590m)


산행코스 : 남양주시청→약수터→백봉산 정상→묘적사(쉬고, 먹는 시간 포함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과 화도읍에 걸쳐 있는 산

산행일 : ‘09. 9. 13(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산이 낮고, 흙산인지라 등산로가 포근하여 걷기에 편하다. 산행시간이 3시간 정도로 짧고, 서울근교라 접근성이 좋아 가족산행지로 적합하다.  

 

 

산행들머리는 남양주시청 맞은편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에서 마석행 시내버스를 타고 남양주시청 앞에서 하차. 시청 맞은편으로 올라야하는데, 진행방향에 공사장 펜스가 둘러져있고, 등산로는 막혀있다. 그냥 막무가내로 진입...  

 

 

쇠파이프 난간을 넘어 10m 정도 진행하면 산행안내판이 나타난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단체사진부터... 오늘은 꽃님씨와 종보네 고향 아우가 첫선을 보이셨다. 춘삼월도 오랫만에 나왔고...

 

 

산행안내판에서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등산로는 승용차가 다녀도 될 성 싶게 잘 닦여 있다. 주변의 나무들은 참나무가 주종...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는 뛰어다녀도 될 듯... 숨 한번 헐떡이지 않고도 약수터까지 갈 수 있다. 지난 주말 청계산에서 혼쭐이 났던 코스모스님, ‘등산은 요런 산이 제일’ 백봉산을 잘 선택했다며, 칭찬에 입술이 마를 겨를도 없다.  

 

 

약수터부터 등산로는 급경사로 변한다. '이곳은 문화 유적지'라는 안내판은 이 근처에 왕릉(王陵 ) 같은 유적지가 있다는 얘기... 유적지 답게 주변 숲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변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겨우 20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진철이의 배낭에선 먹걸리가 빠져나온다. 술이 고파서? 아님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고? 그러나 막걸리가 떠난 자리는, 종보가 준비해 온  마늘주가 차지, 아마 무게는 더 늘어났을거다...^^-*

 

 

이것도 경사라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동아줄을 매어 놓았다.

 

 

또 휴식... 진철이 배낭에 남아있던 마지막 한병의 막걸리가 희생되었다. 얼음 동동 뜬 막걸리의 맛은 최상... 다들 입맛을 다시는데, 더 이상 나올 막걸리가 없으니 어이할꼬~   

 

 

바위 위에서의 전망이 좋으니까 전망바위라고 작명?

누군가가 정성들여 쌓은 듯한 돌탑 뒤편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육산이라 바위가 귀한 오늘 산행중에 만난 바위 중에서 제일 우람한 바위... 

 

 

바위 뒤로 돌아 크랙을 붙잡고 힘 한번 쓰면 어렵지 않게 바위 위로 오를 수 있다. 바위 위에서는 덕소와 한강이 눈에 잘 들어온다.  

 

 

 

 

전망바위를 지나면 오늘 산행에서 유일한 바윗길을 걷게 된다.  

 

 

바윗길 끄트머리엔 널따란 공터, 그 가운데 인공으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이 들만한 크기의 바위가 놓여있다. 쉼터로 적당... 덕소의 아파드들과 한강이 잘 내려다 보인다.   역시 도시 인근 산답게 울창한 숲 너머로 아파트들이 성냥곽을 세워놓은 듯 빼곡히 늘어서 있다.

 

 

 

見物生心

공터 한켠에 밤나무 두어그루...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하는 밤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거나말거나 용감한 우리네 남녀는 밤까기에 정신이 없다. ^^-*  

 

 

 

또 한번의 휴식...

이번엔 음주문화 대신 체력단련으로 컨셉을 바꾸어 본다. 

 

 

오늘의 MVP는 당연히 꽃님씨... 많이 타본 솜씨다. 

 

 

 

춘삼월도 한 솜씨...  

 

 

누군가가 밀어줄 때 놀람의 기성으로 화답하던 코스모스님도, 두어번의 도전 끝엔 능수능란... 

 

 

백봉산은 비교적 숲이 잘 보존되고 있는 산이다. 산 주인의 노력도 있었을 터이지만,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들이 적었던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쉬고나면 다음은 정상이다. 백봉산은 도심에서 가깝지만,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첩첩이 쌓인 산봉우리 위는 뭉게구름이 둥둥...

 

 

백봉산 정상엔 정상 표지석 곁에 잘 지어진 정자가 있다. 올라오느라 고생한 등산객들에게 흘린 땀 닦으며 잠시나마 쉬어가라고...  정자에서 보면 예봉, 운길산이 능선을 만들며 이어 달리고 있다.

 

 

백봉산 정상

태극기가 날리고 있으니 여기도 또 하나의 국기봉? 헬기장 정도의 널따란 분지에 한편에는 예쁘장한 정상 표지석과, 그 곁에 반듯하게 지어진 정자가 세워져 있다.  하산을 묘적사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데도, 도대체 이정표엔 묘적사라는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눈어림 짐작 끝에 헬기장을 가로질러 하산을 시작한다. 이정표가 세 방향을 나타내고 있는데, 마차고개는 분명히 아니고, 남양주시청은 우리가 출발했던 곳이니, 우리가 진행해야 할 곳은 나머지 한 곳일 것이 당연하니까 말이다.

 

 

백봉산은 천마산에서 마치고개를 통해 지맥을 잇는데, 원래는 잣나무 봉우리라하여 柏峰이라 불리었는데, 요즘은 山자를 붙여 부르고 있다.  정상에 서면 수락산과 도봉산 등 서울의 높게 솟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한강을 따라 눈을 돌리면 올림픽 대교까지 눈에 들어온다.

 

 

  

金剛山도 食後景

묘적사 방향의 하산 길은 급경사로 시작된다. 약 10분 정도, 힘들게 내려오면 등산로는 다시 포근한 양탄자로 변한다. 조금도 무릎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 경사가 완만해지자마자 식탁부터 차리고 본다.

 

 

오리수육과 돼지 족발 그리고 오징어 등등 푸짐한 안주... 안주가 널려있는데 술이 빠질 수야 없겠지? 마늘주에 매실주 등등 다양한 술이 술술 잘도 나온다.

 

 

잘 먹고 마신 기념으로 또 한 컷... 

 

 

의자 나무?

‘사진 안 찍으세요?’ 악마구리의 지적에 눈을 돌리니 과연 카메라 셔터 한번 누르지 않고 지나쳤다면 억울했을법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유일무이한 미스... 그 옆에 앉은 난 당연히 싱글벙글...  

 

 

개구장이 종보 

 

 

안부에서 오른편으로 떨어지면 임도... 이렇게 걷기 좋은 등산로를 놓아 두고, 구태여 임도를 택할 필요는 없다. 조금 더 진행하면 등산로는 묘적사 뒷담까지 유연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묘적사에 가까이 내려가면 주변에 꽤나 굵은 잣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잣나무가 많아 柏峰이라고 하였다는데... 그러나, 오늘 산행 중에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잣나무를 보지 못했다.  바닥에는 잣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쌓여 폭신폭신한 것이 마치 양탄자 위를 걸어가고 있는 듯 부드럽기 한량없다.

 

 

  

묘적사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 지었다는 절(원효나 의상이 세웠다는 절들은 전국에 어마어마하게 널려있다.)로서, 지금은 조용한 기도처 같지만 옛날에는 과거의 무과시험이 치러졌던 곳이기도 하고, 특히 임진왜란 당시에는 유정대사가 승군을 훈련시켰던 곳이었다 한다. 또한 국왕의 비밀무사들을 출가시켜 무술을 단련시켰다는데 믿거나말거나...

 

 

묘적사는 대도시 근교에 있으면서도 의외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대웅전 등 건물의 기둥은 자연그대로를 살리고 싶어서인지 매끄럽지 않아, 기둥으로 사용된 나무들의 자연스러운 곡선들이 사찰 본래의 진리를 전해주는 것 같다. ‘비워라!’  

 

 

묘적사를 한바퀴 둘러본 뒤,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식당 탐색...

묘적사 계곡은 제법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철에는 꽤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들 듯 싶다. 계곡을 따라 음식점들도 늘어서 있고... 산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삼겹살 전문식당’을 지나치면 곧바로 우리가 찾는 촌닭 백숙집을 만날 수 있다.  

 

 

‘뽕나무 닭백숙’과 ‘도토리묵’을 주문한 후, 기다리는 시간에 물놀이... 목욕하기엔 조금 찬 날씨지만, 와르르~ 까르르~ 상대방에게 물 끼얹으며 내지르는 기성이 온 계곡을 돌고 돌며, 물길 따라 흐른다.  

 

 

물 싸움 하는 와중에 맘 놓고 씻는 것은, 나머지 구간은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류장까지 30여분을 걸어가서,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느니, 기꺼이 7천원을 택시기사에게 희사하는게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러 나오며 만난 무명폭포, 저 정도 미모라면 예쁜 이름 하나 있으련만, 아무리 둘러봐도 명찰은 찾아 볼 수 없다.  

 

 

산행코스 : 효자비-밤골-좌측능선-숨은벽 아래-밤골-효자비

산 행 일 :  '09. 6. 21(일요일)

함께한 사람들 : 자유인, 블루엔젤

 

특징 : 유난히도 단체산행을 하는 활기에 넘치는 팀들을 많이 만난 북한산... 덕분에 다른 산악회로부터 수박도 얻어 먹었고, 또 한편으론 이쁜 여자분들이 남자들보다 더 많은 산악회들을 보면서 많이 부러워 해본 하루였다. "우리 저 산악회 가입할까?" 심지어는 이런 얘기까지 나누었으니까 말이다.

 

 

첨언 :얼린 맥주로 갈증을 해소시켜준 블루엔젤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부실한 몸을 이끌고 참석하여, 완주대신 맛있는 한방백숙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자유인에게는 더블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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