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산 (芙蓉山, 366m)
산행코스 : 국수역→청계산 등산로 입구(정자동)→형제봉(544m)→부용산(366m)→하계산(325m)→상촌마을→양수역 (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경기도 양평시 양서면과 서종면 경계
함께 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청계산은 그야말로 人山人海, 한적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던 옛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수도권 전철이 연결되자마자 이렇게 변해버렸으니 전철의 위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할 것이다. 오늘 걷는 코스의 세 봉우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거기다가 정상에 전망테크까지 설치해 놓아 등산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참나무 외에도 소나무와 잣나무 숲이 무성해서, 걷다보면 산림욕장의 기분을 느낄 수 있고, 험하지 않고 오르내림 또한 심하지 않아 가족 산행지로 권하고 싶다.
▼ 산행들머리는 정자동의 청계산 등산로 입구
전철역인 국수역을 나오면 좌측으로 청계산으로 가는 길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정자동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을 앞을 지나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600m 정도 걷다보면 청계산 등산로 입구, 간이화장실까지 갖춘 제법 널따란 공터의 한쪽 귀퉁이 등산로 입구에 산행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산에 들어섰어도 약수터까지는 그야말로 산책코스다. 부드러운 흙길을 밟으며 소나무와 참나무가 내품는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키며 한가하게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코스가 수월해서일가 앞뒤에 걷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도 모두 평안한 표정들, 그들 사이에서 걷는 나 또한 한껏 여유로운 모습일 것이다.
▼ 약수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갑자기 급경사 오름길로 변한다. 등산로의 경사가 급변하듯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도 소나무에서 참나무로 급격히 바뀌어버린다. 어제 학가산과 다르게 불어주는 제법 시원한 산바람을 안고 1.5Km를 걸으면 형제봉이다.
▼ 형제봉에는 정상표지석과, 두물머리를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구비한 나무테크를 설치해 놓았다. 제법 널다란 공간인 정상에는 넘치는 사람들에다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노점상까지 갖추고 있으니 산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시장통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성 싶다.
▼ 사람들로 들끓고 있는 청계산은 우리 일행 여섯 사람이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할 정도의 자투리땅도 내어주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되어가지만 곧바로 부용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 딛는다. 형제봉에서 5분 정도 걸으면 20여명이 둘러앉아도 충분할 정도의 공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적이 드물어서 한적하기까지 하니 이걸 보고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형제봉에서 부용산 사이는 송전철탑이 여러 개 있고 철탑을 따라 임도가 가설되어 있다. 많은 부분의 등산로가 임도와 중복되고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임도를 벗어나 부용산으로 올라가는 짧은 오르막 코스를 제외하고는...
▼ 청계산의 형제봉에서 부용산으로 오는 길은 계속해서 능선을 걷는 것이 아니라 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형상이다. 결국 오늘은 별도의 산, 두개를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 형제봉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이어지는 능선은 屈曲이 심하지 않은, 걷기에 무리가 없는 흙길이다. 그러다 부용산을 500m 앞둘 즈음에 만나는 고개, 오른편은 목왕리, 왼편으로 가면 신원역이다. 여기서부터 정상으로 오르는 500m는 죽음의 死鬪? 그동안 고갈된 체력에 급경사 오르막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같이 산행을 하고 있는 여자분의 목소리 끝이 올라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음은, 나 또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은 욕설을 體面 때문에 참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 부용산, 산이 푸르고 갈물이 맑아 마치 연당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부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夫人堂은 성터의 흔적이 보이는 부용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 첫날밤 방귀를 뀌어 쫓겨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다간, 고려시대 어느 비운의 왕비의 전설이 있는 곳이다. 방귀는 인간 본연의 생리현상인 것을...
▼ 부용산의 정상은 부인당? 아님 정상표지석... 급경사 오르막 길의 끄트머리에 만나는 것은 정상표지석이 아니라 부인당표지판이니 말이다. 부인당의 아래에 있는 헬기장의 변두리에 정상표지석이 초라하게 서 있다. 정상표지석은 그 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세웠어야하지 않을까? 오늘도 관계기관 담당자분들께 읍소하고 싶은 苦言, ‘작은 것을 놓치면 큰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 오늘 산행의 특징을 다른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들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단 하나로 집약하고 싶다. ‘형제봉, 부용산, 하계산, 모두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최상의 장소’라는 것이다. 세 곳 모두 나무테크를 만들어 놓았고, 친절하게도 세 곳 모두 망원경까지 설치해 놓았다.
▼ 양수리역에서 올라온 듯 싶은 40명의 정도의 善男善女들, 그들에게 쉴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줄 겸해서 하산을 서두른다. 양수리역 방향으로 내려갈 것을 결심, 양수역까지는 4Km가까이 되는 먼 거리이기 때문에 급하게 고도를 낮출 핑계가 되지도 못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등산로는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버린다.
▼ 부용산에서 양수역으로 가는 하산 길은 또 다시 급경사 내리막, 양수역까지는 4Km가 넘는 거리이니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그나마 내리막길임에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착각은 자유’였음을 금방 깨닿게 된다. 1Km쯤 내려가더니만 다시 오르막, 우회로가 있지만 하계산 정상이 있는데야 어찌 지나칠 수 있으리... 하계산 전망테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은 힘들게 올라왔던 노고를 단숨에 날려버리게 만들어 준다.
▼ 하계산에서부터는 순수한 내리막길의 연속,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산로는 내리막 길 임에도 조금도 무릎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약수터가 표기된 삼거리에서 양수역 방향으로 내려서면 산행 안내판이 세워진 논두렁길을 지나 상촌마을에 도달하게 된다.
▼ 청계산과 부용산은 육산, 등산로는 온통 숲으로 둘러싸여있다. 樹種은 참나무가 대부분... 부드러운 숲길을 걷다보면, 산은 온통 훌륭한 산림욕장으로 변한다.
▼ 산행 날머리는 양수역
동네 골목 같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냇가 건너에 양수역이 보인다. 철교 밑을 지나 걷다보면 좌측에 연꽃이 만발한 호수, 이제 막 꽃망울을 열고 있는 연꽃들이 나를 좀 보고 가라며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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