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산 (569m)


산행코스 : 금룡사입구→금룡사→정상→540봉→곰넘이봉 못미쳐 안부 삼거리→일동초교 (산행시간 : 휴식시간 제외, 여유로운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과 일동면 경계

산행일 : ‘09. 5. 3(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예로부터 금주산 기슭에는 금이 많이 났다고 하며, 80년대 초 까지도 사금을 채취했다고... 덕분에 돈이 많았다 하여 금주리라 불렀단다. 금룡사 방향의 능선은 바윗길이라서 아기자기한 맛에 지루하지 않고, 일동면 방향 등산로는 포근한 육산이라서 하산하기에 편하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데이트하기에 딱 좋은 산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만세교

서울에서 철원으로 향하는 43번국도, 포천시내에서 20분정도 북진하면 신북면과 영중면의 경계에 만세교가 있다.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구도로를 따라 30분 거리에 금룡사가 있다. 게으른 사람은 택시(요금 1만원)를 빌려 타고 금용사 마당까지 올라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나도 게으른 사람이 되어보기로...

 

금룡사 앞마당 차를 세우면 일주문 대신에 지장전이 객을 맞는다.

지장전 앞에는 항아리가 많이 있다. 어느 보살의 꿈속에서 부처님으로부터 콩 10가마와, 소금 10가마, 커다란 통 10개를 받았단다. 부처님의 계시로 여기고, 메주와 된장을 만들어 신도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요즘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팔고 있단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가엔 어제가 초파일임을 알리는 연등이 도열해 있다. 절에서 들리는 염불소리의 장단에 맞춰 하느적거리고 있다, 코끝을 맴도는 바람결에 흘러드는 생강 내음새.... 간간히 보이는 생강나무는 이미 꽃이 시들어버리진 오래, 아~ 봄은 가버렸나 보다.

 

 

눈을 드니 위태로워 보이는 대웅전과 석불입상이 보인다

이 사찰은 1865년 이순신 장군의 후손인 지담대사가 위태로운 나라의 앞날을 걱정, 홀로 암자를 짓고 수행하기 위해 창건하였단다. 1970년엔 지혜스님이 대웅전과 석불입상을 세웠다고 한다. 건물의 규모나, 단청을 볼 때 지난날의 영화가 감지되나, 요즘은 찾는 신도들 숫자가 적은지 절집의 쇄락함 또한 느껴진다.

 

 

수직의 절벽에 붙여 만든 계단을 오르는 동안 내내 들려오던 스님의 독경소리는 여전한데, 아무리 둘러봐도 인적은 없다. 계단 옆 폭포는 오랜 가뭄 끝에 가느다란 물길 두어줄기 졸졸.... 마지막 숨결을 태우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대웅전이 나온다. 좁은 골짜기에 세운 대웅전은 그야말로 바위 벼랑에 서 있는 모습이다. 기초공사를 단단히 했겠지만 위태롭기는 매한가지...

 

 

대웅전 옆엔 석굴을 파고 부처님을 모셨다는 석굴암이 있는데,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을 염두에 두었다면 어불성설... 그저 조그마한 토굴을 파고, 그 속에 본존불 하나와 조그만 불상 수백개를 모셔 놓았을 따름이다. 그 수백개 불상들을 같은 틀로 찍어 냈는지 천편일률로 그 형상이나 표정이 같다.. 실망....

 

 

 

석불입상에 오르는 길은 가파른 계단이다. 주위 숲의 짙푸른 녹음은 싱싱한 삶... 공기는 청정하고 길은 정갈하다. 그 길을 천천히 내 숨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뒤를 돌아보면 녹음에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가끔 아랫마을이 동영상처럼 나뭇잎 사이로 스쳐 지나간다.  

 

 

 

대웅전 뒤로 돌아 오르다보면 묘한 곳을 만난다.

암벽을 파서 그 곳에 나한상을 모시고 있는데, 그 숫자가 천개란다.. 천연의 암벽을 훼손하였으니 자연보호에 역행했는데... 아님 기특한 불심으로 이해??? 조금 난해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계단을 다시 올라가니 계단을 오르며 보았던 하얀색의 석불입상이 미소 지으며 환영한다. 높이가 18m, 무게는 좀 나갈까. 어떻게 운반하여 이곳에 세웠는지 의아스럽다. 불상은 정확하게 북한의 평양을 바라보고 있단다. 

 

 

 

금주산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는 금룡사 미륵불입상 뒤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다. 바윗길 오르막으로서 두어군데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잡지 않고도 오르는데 무리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르며 여자의 손을 잡아주며 스킨십하기에 딱 좋은 코스이다.

 

   

 

암릉은 하얀 바위를 층층이 쌓아 놓은 듯... 바위를 잡고 오르고, 오른쪽, 왼쪽으로 돌고, 두 발로 걷고 네 발로 기고... 그림 같은 소나무가 울타리를 치고 있는 바위 봉우리들...  오르막길은 잠시도 쉴 틈이 없고, 정상까지 평탄한 길을 내주지 않는다. 골짜기가 좁고 금주산 정상까지 거리도 짧기 때문이다.

 

 

바위를 건너 뛰고, 조금 나가면 또 바위... 바위마다 조망이 좋아 전혀 지루함이 없다. 펑퍼짐한 능선, 능선위에 바위가 널려있다. 분재 같은 소나무를 지나고 돌탑 같은 바위도 지난다.   금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는 깊으나 이따금씩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은 길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그래 이건 아니다, 걷고 생각하며 쉬엄쉬엄 정상에 선다.  

 

 

  

금주산(金珠山) 정상... 해발 568.1m, 올라오면서 보던 조망과는 달리 정상에서는 키 큰 나무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러나 이정표를 새로 세우는 등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금주산 정상에서부터는 능선 길이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으나 그렇게 평탄하지만도 않다. 이 능선 길은 관모봉까지 이어진다. 능선에서 보는 조망은 좋은 편이다. 오늘따라 더 심한 가스의 영향으로 시계가 트이지 못한게 흠이라면 흠이랄가...  

 

 

 

능선 길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자 운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흐릿한 가스가 시야를 가리지만 운악산은 우뚝한 모습으로 반갑게 서 있다. 한북정맥...저 길고 긴 능선을 이어갔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20m 직벽 위에서 하강기 순서를 기다리며, 매서운 눈보라에 몸을 맡기고 강추위에 얼마나 떨었던가...  산길이 방향을 바꾸면 북동쪽으로 일동면 건너 국망봉이 드러난다. 주변의 산세에 취해 본다... 아까 마신 소주의 기운을 빌어 콧노래를 읊어 보지만 나 혼자만의 흥얼거림일 뿐... 산은 저만치서 날 오라 손짓하고 있다. 

 

 

능선은 신갈나무가 주종... 이런 길은 여름에는 숲길이라 시원할 것이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 경사가 심하지 않으니 느긋한 마음을 갖게 할 것이고... 그래서 난 이러한 능선을 좋아한다.  능선은 정동으로 향하다가 왼쪽으로 휘어져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약 2m 깊이로 땅이 꺼져내린 위에 자연석이 다리처럼 놓여있는 작은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꺼져 내린 곳으로 내려가 셔터를 눌러보지만 구도가 시원찮아 게시는 포기...

 

 

 

능선은 짙은 녹음이 그늘을 드리워 서늘했다. 산행 내내 마주친 사람은 겨우 두 팀에 다섯명... 참으로 한적한 산이다. 그나마 한 팀은 외톨이 산행이고, 다른 한팀은 남녀 두 커플이다. 부부이려니 생각했는데, 우리 일행중 한명 말이 ‘불륜’이란다. 지나치면서 얘길 들으니 부부들이 주고받는 단어들이 아니더란다... 좋겠다~~~~^^-*  

 

 

 

곰넘이봉 가는 길은 숲이 나를 가두어 버린 듯... 하늘도, 산 아랫마을도 보이지 않는 숲의 공간이 이어진다. 적당히 넓은 산길은 걷기에 전혀 불편하지도 않다. 눈앞에는 일정한 숲의 공간뿐... 그 곳에 내가 있다.   금주산의 주능선은 한가하다. 잊을 만하면 고만고만한 바위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작은 봉우리가 숨을 고르게 한다.

 

 

비탈은 낙엽이 푹신하고, 바윗길을 지나면 소나무 숲...  산이 높지는 않으나 바위가 옹기종기... 어린이나 노인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거기다 전망 좋은 바위 봉우리가 여러개 있고, 남쪽으로 탁 트인 포천 벌판이 질펀해서 자신도 모르게 풍요로움을 주는 산이다.(하산은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를 위해 일동초교 뒷편 냇가방향으로 잡는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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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산 (349m)


산행코스 : 주차장→영보사→제1등산로→1봉→2봉→3봉→정상(효자봉)→전망대→석이약수→SK텔레콤연수원 (산행시간 : 여유 있는 2시간)


소재지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산행일 : '09. 4. 25(토)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나지막한 높이에 어울리지 않게 주능선 전체가 뾰족뾰족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암릉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산행시간이 2시간이 채 못 되고, 산행 후에 인근의 도예촌도 들러볼 수 있으므로 가족들이 함께 오르기에 좋은 산이다.

* 서울에서 대전방향 중부고속도로 이천을 지날 때 오른쪽으로 줄지어선 작은 능선들이 마치 수석을 조각해 놓은 듯 보인다.  

 

 

산행들머리는 굴다리에서 체육공원 방향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접어든다 

 

 

등산로 초입은 흙길에 경사까지 완만해서 산책하기 알맞을 정도다. 숲은 신갈나무가 주종...  길가에 철쭉 종류의 꽃들이 피어있는데, 대부분 조경용을 이식한 듯... 꽃의 색상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하다.

 

 

 

굴다리를 지나서 완만한 산책로를 5분정도 오르면 아이들 소꿉장난하기 딱 좋은 옹달샘이 나온다. 길가다 들르는 이를 위해 플라스틱으로 된 물컵이 한개 놓여있다.

 

 

약수터에서 오른편의 제1등산로를 따르면 명보사 뒤편의 암릉코스, 왼편의 제2,3등산로를 따르면 길이 부드러운 산책코스가 이어진다. 전망을 제대로 보려면 1등산로를 택하는 것이 좋다.  

 

 

언제나 변함없는 저 푸른 산과 같이, 내 맘속의 꿈 또한 푸르고, 푸르게 남아있게 하소서... 더하여, 오늘 내 곁을 지켜주고 있는 내 사랑 또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남아있게 해 주소서... 

 

 

지난 주말의 칠봉산 산행 때, 손톱처럼 작았던 나뭇잎들은 어느새 손바닥 넓이로 변해 버렸고, 연두빛 싱그러움이 온 산을 덮어버린 푸르름... 완전하지는 않지만 벌써 그늘 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나지막한 산에서 그나마 스릴을 느껴보려면 제1등산로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 암릉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초라하지만, 바위에 매달려 용틀임을 해야만 오를 정도로 커다란 바위 몇 개를 만나게 된다.

 

 

고속도로 주변과 설봉산 너머로 보이는 이천들판... 밥맛 좋기로 유명한 이천쌀의 주산지가 저기일 것이다. 가격이 만만찮아 난 경기입쌀로 끼니를 잇고 있지만...  

 

 

 

이 산은 높이도 낮고 길이도 짧지만 전체가 암릉이라 바위를 타는 즐거움이 가득한 산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도드람산을 '이천의 소금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릉타고 오르다, 제법 큰 바위를 잡고 돌아내리면 나무벤치가 있는 쉼터 옆에 1봉 표지석이 있다.

 

 

 

동쪽으로는 이천의 너른 들이 펼쳐지고 그 너머엔 올망졸망한 산 능선들이 하늘과 경계를 가르고 있다.  북쪽으로 산릉이 하늘을 받치고 있고(어쩜 양자산?), 서쪽으로도 수많은 구릉들이 널브러져 있다.

 

 

구부러지고 뒤틀린 소나무들이 거친 바위 표면에 자라고 있다.

급경사를 한참 올라가다 보면 암릉위에 서게 된다. 산의 높이에 걸맞지 않게 시원한 경관을 보여준다. 가슴을 확 열어주는 듯한...  

 

 

1봉을 뒤로하고 잡아도 그만 안잡아도 그만인 오르막 밧줄 구간을 통과하면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데 이게 2봉이다

 

 

2봉에서 내려서서 좌측의 우회로를 버리고 곧바로 암릉으로 오르면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고 그 끝에 3봉이 있다.  

 

 

 

정상에는 효자봉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효자의 전설에 따라 산의 이름을 지었으니 당연히 정상은 효자봉이겠지... 원래 이 산은, 효심이 지극한 효자를 가상히 여긴 산신령이 돼지를 보내 울음소리를 내게 함으로서, 밧줄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효자를 구했다 해서 '돋(돼지)울음산'이라 이름이 붙었다는데, 그 효자를 관광상품화 시킨 모양이다.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 중부고속도로가 나란히 서있고, 그 끝을 뒤틀어 엉키고 있다. 그 너머엔 설봉산이 도드람산을 가리키며 자기가 이천의 진산이라고 우기고 있다.

 

 

 

 

정상에서 돼지굴로 가려면 북쪽으로 이어진 가파르고 험한 직벽의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나 결코 만만히 보아서는 안되는 곳이다. 그러나 가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코스는 아닌데.... 웬일인지 철조망으로 얼기설기 엮은 위로 출입금지 팻말을 매달아 놓았다. ‘그럼 두 번 다시 도드람산을 찾을 일이 없겠네요’ 2년전에 내 도움으로 이 코스를 통과하면서 스릴을 맛본 집사람이 등산로를 폐쇄한 것이 못마땅하다며 내뱉는 말이다. ‘예~ 맞습니다 맞고요’   

 

 

암릉에서의 바위 맛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암릉의 왼편으로 우회하면 철계단이 나타난다. 철계단 입구에 돼지굴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돼지굴은 큰 바위 사이에 가느다란 사람들이나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틈으로 되어 있다.

 

  

암릉을 오르려면 암벽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ㄷ자형 설치물을 잡고 올라야 한다. 암벽에 지그재그로 설치된 손잡이 겸 발 디딤대인데 미끄럽기도 해서 오르기가 쉽지 않다. 지그재그로 설치한 이유는, 아마 오르는 사람들에게 스릴을 주기 위해서인 듯... 위험한 코스이나 조금만 조심한다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는데도, 위험하다며 철조망으로 막아 놓고 무작정 가지 말란다. 

 

 

도드람산은 세개의 암봉이 암릉으로 이어진 산이나, 마지막 봉우리인 주봉은 암릉과 연계되지 않은 채 독립봉처럼 떨어져 있다

 

 

철계단을 오르면 그 끝에 너른 암반지대가 나타나는데 이름하야 전망대다. 그러나 이름은 전망대지만 결코 정상의 조망을 따라가기 힘들 듯... 아까 철조망으로 막아놓은 능선을 따라 왔다면 이곳으로 도착... 갑자기 손끝이 허전해 옴은 맛보지 못한 스릴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철계단을 다시 내려오면, 제법 가파른 하산길에 밧줄을 매 놓았다. 오른쪽으로 석이버섯이 날 것 같은 바위벽이 병풍을 치고 있다. 간간이 바위굴이 보인다. 맷돼지라도 한 마리 보이지 않을까? 맷돼지의 육질은 섬유질이라 씹는 맛이 일품인데...  

 

 

도드람산 정상에 붙인 이름을 만들게 한 모티브인 효자가, 어머니를 위해 따다드렸다는 이 산에서만 난다는 석이버섯... 그 석이버섯의 뿌리를 스쳐 흘러나온 물이 아닐까? 그럼 결코 옆 사람과 나누어 마시지 않을텐데... 옛말에 좋은 약은 나눠마시면 약효가 떨어진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ㅎㅎ 그러나 물은 결코 깨끗해 보이지 않아서 내가 마시는 건 사양....

 

칠봉산 (506m)


산행코스 : 송내동(송내상회)→대도사→전망대바위→칠봉산→장림고개→천보산→회암사지→회암리버스정류장 (산행시간 : 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5시간30분)


소재지 : 경기도 동두천시와 양주군 회천읍의 경계

산행일 : ‘09. 4. 19(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비록 높지는 않지만 암릉이 많고 시선을 끄는 경치들이 많아 산행의 아기자기함으로 등산인들을 즐겁게 해준다. 고저가 그리 심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가꾸어진 흙산이라 걷기가 편하다. 가족 산행지로 적합... 양주시에서 MTB 전용 길을 만들어 놓았다.  

 

 

산행들머리는 송내동

3번국도(경남 남해 ↔ 평북 초산)상의 동두천시 송내동, 수유리에서 136번이나 139번를 타고 송내동에서 하차하여 송내상회 옆길로 들어서면 된다. 산행 초입인 대도사까지는 30분 정도 소요...  

     

 

이호왕박사, 유행성출혈열 발견 기념비(송내동 대도사 입구)

그는 쥐가 숙주라는 것을 발견하였고(1986) 이를 한탄 바이러스로 명명하였는데 한국이 붙인 최초의 바이러스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1990년 7월 유행성 출혈열 백신인 '한타박스'를 개발하여 원인균 발견 및 백신 개발을 모두 한 세계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대도사

태고종 소속의 작은 절이다. 대웅전인 각황전과 요사채 외에는 건물이 없다. 대웅전 앞 뜨락에 회색 장삼을 입고 있는 분이 우릴 바라보고 있다. 대도사는 비구니 스님이 계시는 절이라는데, 스님의 느낌이 전해오지 않은 걸 보면 아마 보살님인 듯 싶다.  

 

 

대도사 와불

비구니 사찰이어선지 아담한 불상들까지도 왠지 여성스러러워 보이는건 나만의 편견일까?

 

 

 

등산로는 대웅전 우측에 있다. 잘 다듬어진 돌계단을 잠시 오르면 능선... 능선 우측으로 한쪽면을 반듯하게 다듬어 놓은 듯한 거대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마을사람들은 해골바위라고 부른단다. 해골처럼 뚫린 구멍속에는 산신이 모셔져있고 기도를 위한 양초가 있다. 인왕산의 선바위도 이렇게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데, 그 곳도 이처럼 기도처로 활용되고 있다.  

 

 

능선은 좌측으로 향한다. 이정표는 없지만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능선에는 키 작은 소나무 숲이 터널을 이루고 바닥에는 솔잎이 두툼하게 깔려있다. 전망은 없지만 뽀송뽀송한 길은 기분이 상쾌하다.  

 

 

 

칠봉산은 7개 봉우리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세조가 말년에 과거를 후회하며 산수를 벗삼아 수렵을 즐길 때, 이 산에 올랐다하여 어등산(御登山)이라고도 불린다. 발치봉(發雉峯), 응봉(應峯), 깃대봉(旗臺峯), 석봉(石峯), 투구봉(鬪具峯), 돌봉(突峯), 솔치봉(率雉峯) 등으로 모든 봉우리들을 임금과 관련되게 이름 붙여 놓았다. 사실 우리 산야는 민초들의 애환이 더 서린 곳인데도... ‘花無十日紅이요, 權不十年이라’  

 

 

 

칠봉산은 높이가 엇비슷한 봉우리들 이어선지, 잘 구분이 안된다. 주민자치회에서 봉우리를 설명하는 표시판을 만들어 놓았으나, 약간 억지스러운 듯... 일례로 石峯이라는 표지판은 봉우리 상부가 아닌 8부 능선쯤에 서있다. 하긴 정상에는 아무리 둘러봐도 바위가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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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바위

천길 절벽 끝에 위태롭게 놓인 전망대바위는 올라서기만 해도 아찔하다. 초봄의 때 이른 더위 때문에 일찌감치 땀에 젖어버린 피로가 한순간에 싹 가시는 듯..., 시원하게 펼쳐진 양주벌판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아득히 깎아지른 벼랑은 메아리까지 깊숙이 삼켜버린다.  

 

 

전망대바위에 오르면 대여섯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래를 보면 아찔한 절벽..., 산을 오르면서 흘린 땀에 젖은 옷자락이 벌써 뽀송뽀송해진 듯안 느낌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회천읍은 도시근교의 농업지역으로, 우리내 도시근교 농촌의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도시화라는 사회학 장르의 살아있는 현장...

 

 

 

활짝 열려진 시야. 남쪽으로 북한산, 도봉산, 불곡산의 스카이라인이 뚜렷하다. 달콤한 바람에 심신을 달래서, 배낭에서 얼음물을 꺼내 감로수인양 벌컥벌컥 마셔본다.  

 

 

those ladies who are more beautiful than flower

꽃이 예쁘다는 건 향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향기로운 꽃은 곤충을 유혹하지만 사람은 유혹하지 않는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은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은 스스로 추파를 던지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꽃 중의 꽃,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보라 활짝핀 진달래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는 세분의 화사함을...  

 

 

된비알 구간을 헉헉대며 오르다보면 어느덧 칠봉산 일곱 개 봉우리를 넘어서게 된다. 각기 거대한 암벽봉우리와 수백길 낭떠러지... 그리고 깎아지르는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능선길을 이어가다 보면 바위 두개가 묘하게 마주 서있다. 둘이 나란히 마주서서 오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저 바위들은 상냥히 웃고 있을 것이다.  

 

 

정상에 서면 회천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 천보산과 길게 달려가는 천보산릉의 산줄기가 눈앞에 서있다. 남쪽의 능선길을 십여분 내려가면 철탑 전신주에 이어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 맞은편으로 천보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보인다.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덧 장림고개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이다... 칠봉산의 일곱 개 봉우리가 저만치서 우리를 보고 손짓하고 있다. 완주를 축하한다! 안전하게 산행을 마쳐줘서 고맙다. 그리고 또, 언젠가 시간날 때 다시 한번 찾아주시게나~  

 

 

장림고개의 임도

임도에서 천보산 정상까지는 삼십분 남짓. 뜻밖에도 천보산 정상부근에는 산불 흔적이 흉하게 남아있다. 굵지도 않은 소나무들이 까맣게 타서 죽어있는 산길은 황량... 때 이른 초봄더위를 더 한층 덥게 만들고 있다. 간신히 길러놓은 소나무들을 죄다 죽게 한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위... 그나마 담뱃불로 인한 것이 아니었길 빌어본다.  

 

 

같이 산행을 하는 이들과 오순도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널따랗다. 능선은 탁 트인 곳들이 많아 바라보는 재미도 좋고, 또한 걷기에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더 마음에 드는 것은 한적함...

 

 

천보산 정상

걸터앉기 딱 좋은 바위 몇 개 포개놓은 듯한 서너평 됨직한 공터에, 많이 녹이 슬고 손으로 쓴 정상표지판이 반긴다. 그러나 초라하긴 해도 많이 정감이 가는 모습... 보라, 그 옆에 미인이 자리잡으면 저리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지 않느냔 말이다. 새로이 멋진 표지석을 만들게 아니라면, 저 모습 그대로 그냥 놔뒀으면 하는 마음이다.  

 

 

천보산 정상에서 보면 좌측으로 천보산 동남릉이 이어지고 있고 우측으로는 망경대를 거쳐 회암사로 하산하는 지능선이 뻗어 있다.  천보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의 등줄기가 참으로 아름답다.

 

 

동녘의 해룡산(661m)이 메아리가 닿을 듯 가까이 다가서고, 그 뒤로 왕방산(737m)이 살며시 보인다. 그래, 언젠가 한번쯤은 가야할 산, 해룡산과 왕방산...  

천보산에서 칠봉산을 쳐다보면 산행할 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칠봉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서쪽 사면이 거대한 바위 암벽으로 하얀빛을 발하고 있다. 바위산은 바위산이되 결코 바위 맛을 볼 수 없는 ... 그저 눈으로만 요기하는 바위산인 것이다.

 

 

회암사지의 문화재.

보물 387호(선각 왕사비, 나옹선사 추모비), 보물 388호(무학대사 부도), 보물 389호(쌍사자 석등)며 경기도 유형문화재 49호(지공선사 부도 및 석등), 50호(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51호(무학대사비) 등... 저 물맛 좋은 약수는 보물일까 아니면 지방문화재일까?

  

 

 

천보산 기슭의 화암사지

8개구역에 걸쳐 확인된 건물지만 약30여개, 건물배치가 고려나 조선시대와는 다르다고 한다(인도 승려 지공이 창건 : 인도의 아라난타사를 본떠 266칸의 대규모 사찰로 건축했다 하나, 정확한 사료는 전하지 않는다)   크게 뛰어나지도 않은 해발 400여 미터의 이 산을, 참으로 고귀한 이름인 천보산으로 만든 것은, 아마 한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컷다는 저 회암사 때문이 아닐까?

 

 

 

관악산(632m)

 

산행코스 : 사당역-관음사-바위능선-국기봉 삼거리-헬기장-계곡-예술인마을-사당동(산행시간 : 3시간)

 

산행일 : '09. 3. 11(토)

 

함께한 산악회 : 용봉산악회(지경부 OB들 모임)

 

 

특징 : 관악산은 온통 진달래도 포위되어 있었다. 오늘도 역시 산에는 사람들로 넘치고 있었지만, 우린 조금 일찍 출발해서 그리 부대끼지는 않았다. 코스도 인적이 뜸한 한적한 코스를 골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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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산 (海峽山 531m)-정암산 (正岩山 403m) 연계산행

 

위치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 남종면

 

산행코스 : 퇴촌읍-오리교-국사봉-해협산-409봉-정암산-귀여1리(산행시간 : 점심시간 포함 5시간30분)

산행일 : '08. 12. 28(일) 

같이한 산악회 : 백두산악회

 

특징 :  산세가 험하지 않고 강과 연접해 있어 가족단위 산행지로 적당한 곳이다. 그러나 팔당호라는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끼고 있으면서도, 나무에 가려 그 모습을 제대로 느껴볼 수 없는 안타까운 산이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 1번 출구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13-2번 버스를 탑승, 퇴촌읍에서 하차한다.

한시간여를 시내버스 속에서 같혀있었으니 하차할 때 쯤이면 생리현상이 필요한 사람들이 생겼을 터... 이런 분들을 위한 소중한 정보 하나!!  슬그머니 토마토노래방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산행들머리는 도마토 노래방에서 맞은편으로 난 횡단보도를 건너 오리교 방향으로 5분 정도를 걷는다. 

 

 

 

 

산행들머리는 남종면으로 향하는 지방도의 오리교에서 약 30m 전방, 도로변에서 우측으로 진행... 들머리는 낡은 산행안내판 하나가 외로이 지키고 있다

 

 

 

오늘 산행의 특징중 하나는 길이 참 곱다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나이드신 분도 걷는데 조금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가파른 잡목길을 잠시 올라, 굴참나무가 간간히 섞인 소나무 숲길에 들어서면, 푹신거리는 발의 감촉에다  코끝엔 감미로운 솔향... 아흐~~. 

 

 

 

 

 

국사봉

서너평 남짓한 정상은 정자 한채, 그리고 국사봉 유래를 적어 높은 안내판 하나가 지키고 있다. '고려가 멸망한 후 낙향한 벼슬아치들이 이곳에 올라 개경을 바라보며 달랬단다' 멸망한 나라의 벼슬아치들이라 가슴 또한 작아져서일까? 정상적인 선비들이라면 설마 이정도 봉우리에서 망국의 한을 달랬을 성 싶지 않다. 결론은 뭔가를 의미있게 꾸며보려는 이곳 분들이 조금 무리해서 봉우리 이름을 해석한게 아닐까? 사실 이곳 뿐만이 아니라 다른 봉우리들의 해설도 여간 억지스럽지 않다.

 

 

 

 

요즘 산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해당 지자체에서 산에 쏟는 정성들이다. 이곳도 역시 등산로 주변을 곱게 다듬고 이정표를 세워두는 것은 물론, 쉬엄쉬엄 산행을 즐기라며 곳곳에 벤치까지 설치해 주는 세심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러지 못하는 지자체들도 가끔 보이지만...

 

 

 

해협산까지의 산행은 무명봉과 고개, 삼거리, 사거리 등를 무수히 지나야만 한다. 지리할만 하면 나타나는 이정표... 국사봉과 해협산의 거리표시는 들쭉날쭉 제멋대로인데, 등산로 주변은 간간히 좌우측으로 민가들이 얼핏얼핏 보이는 것이 마치 시골 고향마을 뒷동산에 온듯 친근감을 준다.

 

 

 

 

완만하게 오르고 내리던 능선은 해협산 밑에서 갑작스레 급경사로 변한다. 국사봉 근처에서 주종을 이루던 소나무들을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버리고, 소나무 사이사이에서 간간이 얼굴을 내밀고 있던 굴참나무들이 그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해협산 정상 못미처에 소나무쉼터가 있다.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벤치 맞은편이 훤한 게 전망을 위해, 노송 주변의 큰 나무들을 제거한 것 같은데, 그동안 자라버렸는지 작은 잡목들의 끝이 눈가를 웃돌아 전망은 별로다. 다만 아름드리 노송의 자태가 고울 뿐...  

 

  

 

조금 덜 자란 잡목위로 가까스로 맞은편 산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지만, 짙은 개스 탓에 그저 희므끄레한 산의 형상만 잡힐 뿐이다. 아마 건너편엔 양자봉이 있을텐데...

 

 

 

 

정상 근처에 있는 노송의 하늘을 향한 몸부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세상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평지에서 자신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세상과는 무언가 다른... 혹시 산의 정상에 오르면 우리의 시야가 새의 눈높이에 도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지금은 망해버렸지만 한때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어느 기업가가 쓴 책의 제목이 떠오름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그만큼 더 넓어서일까?

 

 

 

 

정상에 오르면 언젠간 내려와야만 하고, 정상에 이르기까지에는 수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인생도 이와 같은 것... 한사람의 삶에 성공만 있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실패만 연속되지도 않을 것이다. 성공에 자만하지도 말 것이며, 그렇다고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도 말 것이다. 오늘은 산에서 삶을 느껴보자

 

 

 

너무 열심히 오르기만 하면 등산길 여기저기 피어있는 아름다운 들꽃조차 놓치게 된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걸어보자. 잘생긴 나무는 안아도 보고, 괴상한 바위엔 걸터앉아도 보면서, 길가 들꽃에는 수줍은 듯 입맞춤... 가끔은 가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새들의 지저귐에 귀도 기울여 보자.

 

 

 

 

오늘의 퀴즈 : 뒷태 고운 저 여인은 과연 뉠까요? 정상표지석까지 차지한 채로 점심을 먹고 있던 어느 산악회 때문에 난 본의아니게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서야, 다시 돌아와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해협산(海峽山 531m)천지개벽 당시 온 천지가 물바다가 되어 있을 때, 정상에 있는 "군두바위"에 말뚝을 박고 배를 잡아매었다고 전하며, 바위가 있는 곳이 골짜기라 하여 해협산이라 불렀다 하는데, 글쎄다... 海峽이란 본시 육지 사이에 끼인 좁고 긴 수로를 말하는데, 해설이 해설의 본질을 벗어나 버린 것이 아닐런지... 해협산 정상은 대여섯평의 평지에 정상표지석, 등산안내도 그리고 벤치가 있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남한강과 양평이 조망된다는데, 잡목에 가려 강의 모습은 애시당초 찾아 볼 수도 없고, 눈어림만으로도 찾아 낼 수 있다는 용문산이나 백운봉의 모습까지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오늘의 시계가 제로에 가까운 탓...  

 

 

 

 

눈 내렸던게 꽤 지났는데도 음지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다. 길위에 낙엽이 수북해서 눈이 쌓이면 꽤나 미끄러울 것이니 이곳의 겨울산행엔 아이젠은 필수...  

 

해협산에서 정암산을 가려면 좌측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무시하고 우측(수청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또 다시 나타나는 두어번의 갈림길에서도 좌측 내리막길은 무시하고 무조건 우측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야 고생을 덜한다는게 통설이란다.

 

 

 

 

낙엽이 쌓인 부드러운 육산, 정상까지의 능선은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해야만 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육봉에 심은듯 육중한 바윗덩어리들이 꿈틀거리고 있는데, 곧 이어 오른쪽으로 나뭇가지들 사이로 팔당호가 내려다 보인다.  

 

 

 

 

정암산 (正岩山)

이름대로 정상에는 작은 바위가 하나 있다. 요 정도의 바위를 보고 산 이름에까지 岩자를 넣다니 참으로 넉살도 좋다.ㅎㅎ  정상은 아까 해협산에서 정상을 전세낸 듯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어 사진촬영을 어렵게 만들던 어느 산악회 분들에게 이미 점령당해 있다. 이들은 이곳에선 아예 등산안내판에 재킷까지 걸쳐두는 몰상식을 일삼고 있다. 해협산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버너를 켜고 뭔가 조리까지 하면서...  산에서 뭔가를 느껴보기 위해 산을 찾았다면 먼저 남을 배려해 주는 예의를 갖추는게 필요할텐데.. 휴~~~

 

 

 

 

정상에서는 나뭇가지사이로 팔당호가 보인다. 겨우겨우 강물을 찾았는데 나뭇가지가 방해를 하다니... 휴~~ 한여름에 올랐다면 울창한 숲들 사이로 한강을 볼 수나 있었을까 싶은 마음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오른편 팔당호 너머로 운길산이 보인다. 날씨만 좋으면 그 너머 멀리 백운봉과 용문산도 눈에 들어올텐데, 아쉽게도 오늘의 시계는 제로에 가깝다.

 

 

 

 

정상에서 귀여1리쪽 하산길 초반은 바윗로 바닥을 깔아 놓은 듯, 바윗길이면서도 평평함을 유지하고 있다. 국사봉-해협산-정암산까지의 능선은 삼거리 등의 갈림길이 그리도 많았는데, 정암산에서 귀여1리 쪽 하산길은 외통수 길... 신기하기까지 하다.  

 

 

 

 

낯설었던 이정표가 어느새 낯익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이런 모습이 더 자연스레 느껴짐은 우리들 일상 또한 자연스러움에서의 일탈에 익숙하지 못함일 것이다.  

 

 

 

 

귀여1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팔당호쪽 야구장에서 사회인야구팀인듯한 사람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하산지점의 단점은 퇴촌쪽으로 나가는 버스의 배차간격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2시간 정도). 사이사이 다니는 면내 버스는 일반인들의 탑승을 거부(조금만 더 넓게 보면 우리도 이웃일텐데 배려가 아쉽다)...  버스를 놓친 후미 10명... 여자분 3명은 히치하이킹,, 남자들은 대장님이 수완을 발휘해 픽업한 승합차를 이용해 퇴촌으로 나올 수 있었다.

 

 

 

 

산행 참가인원이 45명이라나? 영리산악회에서는 이정도면 대박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참여인원에 관계없이 묵묵히 산행을 안내해온 백두산악회 임원분들의 여유를 닮고 싶다

오늘 산행은 그들을 닮아 조금은 여유롭게 즐겨보자. 삶도 이러한 것... 삶과 죽음은 백지장 한 장의 차이이니 너무 조급해 하지도 말며 지금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보자. ‘행복은 만족이라는 절대 명제 뒤에 찾아온다’ 그래서 많은 우리의 선배들은 인생을 산에서 배운다고 했을 것이다.

 

 

 

 

비학산(450m)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국이라 하여 이름 붙은 산으로, 지난 68년1.21사태 당시 김신조 일당의 침투로로 알려진 곳... 최근 개방, 정비되면서 삼림욕과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산행코스 : 초리골 안내석-초계탕집-암산(팔각정)-김신조숙영지-은굴-비학산-장군봉-매바위-두루뫼박물관-초리골 안내석(산행시간:5시간)

 

함께한 산악회 : 백두산악회


특징 : 평일이어선지 산행 내내 사람을 만날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산, 암산을 제외하고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걷기는 편하나 오르고 내림의 폭이 크고, 빈번하여 쉬이 피로하게 만드는 산이다  

 

 

초리골 안내석

구파발역 2번출구 버스승강장에서 31번 법원리행 버스를 타면, 정확히 1시간 후 법원리 시립도서관 앞에 내리게 된다. 비학산은 능선들이 이 초리골을 가운데 두고 비잉 둘러싼 형상이다.  

   

 

아주 예쁜 우리한옥 승잠원

초리골입구를 들어서면, 곳곳에 멋스런 펜숀이 보이고, 길가엔 식재한 들꽃들이 눈에 띈다. 조금 걷다보면 영화 “한반도”“황금신부”출연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정식 전문인 “승잠원”이라는 멋스런 건물이 보인다. 승잠원... 蠶은 누에를 뜻함이니 곧 누에요리 전문점? 속단은 금물... 누에가 아니고 누에가 먹는 뽕잎을 재료로 하는 요리집이었다.

 

 

산행들머리인 초계탕집 전경

평지에 인위적으로 깊숙한 연못을 만들고, 그 연못에 다시 촘촘히 시멘트 기둥을 세운 후, 건물을 앉힌 특이한 형태로 지어졌다. 연못엔 제법 큰 잉어를 키우는 모양인데, 조그만 배도 한척 띄워져 있다.


초계탕은 닭과 소고기의 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살코기를 잘게 찢어서 넣어 먹는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전통음식으로, 살얼음이 송송 떠 있는 육수속에 있는 닭고기와 야채를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으면, 시원함은 물론이거니와 새로운 맛의 세계를 느끼게 된다.


곤지암 초계탕집과, 양평 초계탕집엔 심심찮게 다녔지만 이곳은 처음...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반주 곁들인 뒷풀이를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앗뿔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매주 수요일)은 정기휴일이란다....

 

 

초계탕집 입구에는 “법원리 삼림욕장 안내도”가 설치되어있다.

초계탕집의 우측 끄트머리에 등산로입구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작은개울위에 만들어진 멋스런 나무다리(木橋)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비학산 산행이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면 제법 운치있게 만든, 나무로 밑을 동여맨 계단을 따라 비알 길을 오르게 된다.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초반 호흡을 가다듬기에는 다소 벅찬 듯... 

 

 

오늘 산행에서 유일한 암봉답게 비알 길은 바윗로 변한다. 숨이 턱에 차지만, 다행이 길가에 손잡이를 만들어 놓아서 간간히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다.

암산정상은 멋스런 팔각정과, 능선을 이어갈 방향으로 나무계단이 설치되어있고 , 팔각정에서는 법원리와 이북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의 수많은 능선들은 안개속에 잠기고... 날씨가 맑았으면 저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물결치며 시원스럽게 펼쳐질텐데.... 도봉산. 북한산, 불곡산에 더하여 운이 좋으면 개성의 송악산까지... 

 

 

 

암산을 지나고 나면 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변한다.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걷기 편한 길이지만,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번갈아 이어져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이 산은 거의 평탄한 능선길이 없고 제법 굴곡이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

 

 

 

무장공비 침투로

1968년 1.21사태시 김신조일당이 이곳을 지나면서 근처에서 하루저녁 숙영을 했단다. 하긴 갖가지 아름드리 나무들이 솟아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공비들을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듯... 하여튼 덕분에 향토예비군이 생겼고, 난 동원예비군에 일반예비군, 무려 15년을 뺑뺑이를 돌았다. 카투사로 입대하여 미군들과 3년을 뒹군 탓에 완전군장도 꾸릴줄 모르고, 총기분해,조립도 못하는 고문관이 말이다...

 

 

은굴(銀광산 갱도)

무장공비숙영지에서 내리막길로 편히 내려가는가 싶더니만, 다시 된비알이 나타난다. 한참을 힘들게 오르면 1900년도 초반 일제 강점기 때 은을 채광했다는 은굴이 나타난다. 길이는 명주실 한타래 정도... 60년대 후반에 잠시 채굴을 다시 했다지만 지금은 콘크리트로 동굴을 폐쇄(군인들이 간첩들의 숙영방지용으로)시키고, 입구의 형태만을 보존함으로써 여기가 은굴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은굴을 지나면서 소나무와 굴참나무가 섞여있던 산은 소나무科 일색의 산으로 변한다. 오른편엔 삼나무, 왼편엔 잣나무... 잣으로 유명한 가평과 제법 떨어져 있는데도  잣나무 군락이 있음은 아마 유실수 개량사업의 일환이 아니었을가싶다

 

 

400여m밖에 되지 않은 산에 포근한 흙길은 웬지 마음까지 포근하게 만든다. 그러나 만만찮은 산이니 결코 얕보아서는 안될 듯.... 내리막과 오르막을 가다보면 지루하진 않지만 힘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집사람은 다음날 아침까지 다리가 아프다고 애달프게 끙끙거린다.

 

 

정상표지석을 찾아 헤매다 만난 암봉

비학산을 가기위해서는 대피소에서 안개목이방향으로 임도까지 내려가, 이정표의 등산로입구방향으로 올라서서 나무계단과, 밧줄 목책의 암반길을 지나면 비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비학산 정상은 표지석이 없고 軍 방카만... 방카 위가 넓어 얼핏보면 헬기장으로 오해하기 쉬울 정도다. 혹여 정상표지석이 없나 100m미터를 진행하면 작은 바위봉이 나오고, 이곳의 조망은 일품이다. 

 

 

 

어느 날 그대가 피운 새싹인 줄 알고 좋아라 했던 날에 홀씨 떨어진 잡초였음을 아쉬워했던 것은, 다시금 우리 곁에 푸르름을 선보여 주기를 기원했던 나의 기다림이었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원성스님의 ‘풍경’중에서).

 

 

장군바위전망대

장군바위는 보이지 않고, 축대처럼 생긴 바위 위에 멋스런 나무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의 전망은 시원스럽기 그지없어, 비학산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곳일 듯...

 

 

장군봉에서의 조망

초리골을 가운데 두고 산으로 병풍을 친듯한 형상이다. '파주의 알프스'... 난데 없는 집사람의 중얼거림에,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며 되 묻는데 가로등을 가르킨다. 앗뿔싸~~ 가로등 기둥의 팻말에 그렇게 적혀 있지 않는가. 재팬알프스, 영남알프스, 충북알프스 등등... 아무리 알프스를 제멋대로 갖다 붙인다고하지만, 이정도까지 알프스라고 부른다면 진짜 알프스가 좀 거시기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장군봉에서 3Km를 걸어내려오면 매봉을 만난다. 매같이 생겼는지 방향을 바꾸어가며 살펴보지만 글쎄... 그저 생기다만 것 같은 어설픈 바위 몇개 포개놓은 모습일 따름... 무학대사님 曰 '임금눈에는 모든게 임금으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모든게 돼지로 보인다'  역시 내 안목이 부족해서일까?

 

 

 

산행 날머리인 두루뫼박물관

소설가인 강위수씨와 역사유적 여행가인 김애경씨 부부가 30여년간 모은 민속생활용품을 전시해 놓은 전문박물관이다. 두루뫼는 강위수씨가 태어난 장단군에 있는 주산동의 속칭인데, 지금은 DMZ의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가보지 못하는 애틋함을 담아 박물관 이름으로 승화시킨 듯 싶다

 

 

하산길 길목에서 만난 은행나무....

파주에 들어올 때부터 가로수가 온통 수십년된 은행나무로 바뀌더니, 여기저기 할것 없이 은행나무 일색이다. 그것도 수명이 꽤 오래된... 파주시의 홈페이지에 들러보니,  아니나다를까 파주시의 市木이란다. 오랫동안 역경을 이겨낸 웅대한 모습은 파주의 번영을 뜻하고, 그 뜻대로 평안하고 안락한 도시로서 영원하기를 기원한다면서...

 

 

톨스토이는 <세가지 질문>에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럼 난?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둘이 다 좋아하는 아름다운 산에서, 알콩달콩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며 걷고 있으니, 이 세상에서 내게 가장 중요하고, 또한 내가 살아가는 이유인 그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곤 자신있게 답한다 "그렇다"

몽덕산에서 부터 가덕산을 거쳐 북배산, 계관산에 이르는 등산로는 고도가 그리 크지 않고, 주능선은 대략 폭 20여m을 나무를 베어내어 방화선을 만든 덕분에 시계가 확보되어 있다. 신갈나무, 소나무들이 숲을 이룬 가운데 방화선에는 억새와 싸리나무, 딸기덩굴이 자리를 차지하여 가을이면 억새꽃들이 산상축제를 벌인다.


산행코스 : 마장이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마을회관(산행시간 : 5시간30분)


특징 : 능선은 나무들이 제거된 후 자연스레 자라난 억새들로 인해 가을산행이 제격이나, 겨울철 눈이 쌓일 경우 상급의 슬로프 구실도 할 수 있을 듯...

 

 

경기도(가평)와 강원도(춘천)의 경계인 마장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 오른쪽으로 난 도로(자동차도 넉넉히 다닐 정도의 규모로 넓히는 공사중이다)를 따라 약 5분정도 오르면 널따란 공터가 나오는데, 앞으로 걷게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이 일품이다.

 

 

첫 봉우리에서 바라본 오늘 걷게될 능선...아래쪽에서 올려볼 때 꽤 높아 보이는 봉우리들은 올라 갈수록 점점 가파라지고, 등산로의 마사토는 미끄러워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어렵게 만든다

 

 

 

능선은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가을을 구가하는 중이라 길 위엔 낙엽이 수북하다. 곳곳에 단풍이 물든 나무들은 햇빛에 화사한 자태를 빚어 내 억새와는 또 다른 환희의 산길을 만들어준다.

 

 

가평엔 잣나무가 많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양 등산로 한쪽은 잣나무 숲이 점령하고 있다. 저 숲 아래엔 황금빛 솔가리가 잘 건사한 소박한 깔개처럼 얌전히 깔려 있겠지? 다른 한켠엔 굴참나무 숲....

 

 

몽덕산(690m)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지로 괜찮을 듯... 정상은 좁은 부위의 마루턱으로, 여기서는 전망이 좋아서 화악산은 물론 가덕산에서 북배산으로 잇는 연릉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간 모습을 볼수 있다.

 

 

오늘의 산행은 몽덕산에서 계관산까지 주욱 방화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오늘 산행의 컨샙은 억새산행이건만 억새도 억새지만 싸리나무와 잡풀들이 더 반기고 있다.

 

억새가 많을 즈음에는 전국의 유명한 억새밭은 사람의 물결로 홍역을 앓을 것이고, 특히 추억을 새기거나 새로운 추억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게 싫어 유명세를 살짝 비켜난 한적한 곳을 찾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억새... 이걸 보고 새옹지마라고 하나??

 

 

 

가덕산(858m)

경기도 제1봉인 화악산의 지맥으로 모양새가 당당한 산... 정상은 나무가 별로 없어서 밋밋하지만 전망은 좋은 편으로, 동쪽으로 의암호·춘천호와 호반의 도시 춘천시가 조망되고 서북 방향으로 화악산, 남쪽으로 북배산과 계관산·삼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진다. 100명산에 포함되어 있으나, 산세보다는 검색창의 최 상위에 적혀있어 검색수가 많은 탓에 포함된 듯... 

 

 

가덕산은 인접한 몽덕산과 함께 '멍에덕이'로 부르는 산이다. 두 산의 정상이 마치 말이나 소의 목에 얹고 수레나 쟁기를 끌게 하는 멍에를 닮아서란다

 

 

 

가덕산 정상에서 바라본 춘천호

산 봉우리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호반이 다른 곳보다 더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래도 작은 무엇이나마 내 가슴속에 쌓이는 또 하나의 추억... 그 길위의 추억은 차곡차곡 쌓여 결코 지워지지 않는 멋진 길로 남겨질듯 하다.  

 

 

북배산까지 이어지는 능선 길의 춘천쪽 방향은 촘촘한 철망으로 막혀있다. 군부대인가 했더니만 같이 산행을 하던 분이 춘천댐의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의 통행을 막으려고 설치한 것이란다(사실 군부대는 압착판을 붙인 철조망을 사용하고 있다)

 

 

능선에 오르면 크고 작은 봉우리가 줄지어 서있고, 봉우리를 잇는 능선의 산불방지용 방화선엔 자연스레 자라난 억새들이 어느새 지나는 사람들의 키를 훌쩍 넘고 있다. 

 

 

북배산(867m)

빼어나지도, 웅장 하지도 않은 수수한 매무새의 산, 주능선 대부분이 시원스레 조망되며, 특히 積雪시 경치는 이색적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경사진 사면을 그리 힘들게 올라왔지만 정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봉우리라기 보다는 구릉에 가까운 억새밭에 초라한 표지석 하나 외로이 서있을 따름이다  

북배산은 빤히 보이지만 오르기는 만만찮다. 코가 땅에 닿을 듯 급한 경사... 더구나 바삭바삭 마른 흙길은 미끄러워 보통 때보다 훨씬 더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게 만든다

 

 

산을 다니다보면 단풍이든, 야생화든, 억새든 절정의 시각을 맞추기가 여간 어렵고, 하물며 세가지를 한꺼번에 맞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오늘 만개한 억새를 만났고, 거기에다 비록 시들기 시작하는 구절초와 초입에 들어서는 단풍을 같이했으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마치 뭇 산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일어서는 듯 하다. 계관산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꿈틀대기 시작한다. 앞으로 4Km... 가시넝쿨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띠어 갈길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능선은 억새가 방화선 따라 이어져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늦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 가는 산길... 그러나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억새는 진절머리로 나는 존재로 다가왔다. 헤엄치듯 억새를 헤쳐야만 하는데, 풀독 알레르기가 있는 난 행여 가려울세라 억새를 헤치는 것이 두렵다.

  

 

 

표고차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기 수 차례. 사리재에 닿기 전 바위지대를 만났다. 주변 전망도 일품이나 육산에서 만난 바위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가움을 더하고, 바위를 뚫고 나와 키를 높인 소나무들의 푸르름이 빗바랜 활엽수들의 스산함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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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되돌아 본 북배산과 가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만리장성을 떠올리게 한다

 

 

계관산(736m)

산의 모습이 흡사 닭의 벼슬과 같이 생겼다 하여 이름지어진 산으로,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북배산, 가덕산이 가까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용화산과 오봉산, 동쪽 발 아래로는 물위에 떠 있는 듯한 춘천시내와 의암호가 보인다

 

 

소슬한 바람이 분다. 활짝 핀 억새들의 움직임이 무척 가볍다. 어디선가 청아한 새소리도 들려오고... 개스의 흐림속에서도 해는 둥근데, 하늘엔 깃털구름 둥둥... 저멀리 희미하니 삼악산이 떠있고, 동쪽으로 춘천시내와 의암호가 코 앞이다 

 

 

만개한 억새꽃...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솜꽃은 능선위로 지나가는 구름과 함께 사뭇 정감어린 풍광을 만들고, 억새꽃이나 구름은 흔하디흔한 것이지만 사위가 훤히 조망되는 호젓한 능선에 오면 두 가지 꽃은 각별한 빛을 발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 속의 바다도 깊어진다.

능선마다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의 물결. 그 회백색 파도.......

 

 

억새꽃은 그 생김이 백발과 비슷해 쓸쓸한 정서로 와닿는다. 그래서 황혼과 잘 어울린다. 억새꽃을 가장 멋지게 감상하려면 해질 무렵 해를 마주하고 보아야 한다. 낙조의 붉은 빛을 머금으며 금빛 분가루를 털어내는 억새를 바라볼 때, 스산한 가을의 서정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계관산에서의 하산은 표지석 바로 뒷편의 서쪽 능선을 타면 된다. 경사가 심한 바윗길엔 참나무와 진달래가 주종이고, 낙엽이 많이 쌓인 탓에 미끄러우므로 주의를 요한다, 30분쯤 내려가면 전망이 트이는 안부를 만날 수 있고, 이곳에서는 잘 가꾸어진 잣나무 조림지와 오늘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회관 가까이 오면 땀에 젖은 몸 씻고가라며, 조그만 개울이 하산하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을회관 근처의 논은 이미 추수를 끝냈다. 무더운 여름철 고생한 대가라며 벼짚단으로 훈장삼고, 풍요의 상징인양 누우런 배만 디립다 내밀고 있다 

 

지장산(877m)


남쪽으로 한탄강이 흐르며 등산이 허용된 최북단 산이다.

숲이 울창하고, 5km에 이르는 지장계곡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정상 북쪽 보개능선을 따라 우측 북동으로 금학산(947m)과

좌측 서북으로 고대산(832m)이 우뚝 솟아있고,

동서로는 철원 평야 및 연천 일대가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코스 : 주차장-절터-화인봉-지장산-잘루맥이 고개-지장계곡-주차장

산행시간 : 6시간

 

함께한 산악회 : 반더룽산악회


특징 : 산은 높지 않으나 들머리 고도가 낮아 결코 낮게 느껴지지 않는 산

봉우리들 사이의 골도 깊어 다른 산에 비에 힘이 드는 편이다.

경치가 좋다는 지장계곡은 오염에 찌들어 다시 찾고 싶지 않은 편...

 

 

어디로 갈까?

절정의 여름 뙤약볕이 독수리의 부리만큼이나 맵고 날카롭다

말복이 그제인데 어디 불볕더위를 시원스럽게 씻어버릴 만한 곳을 찾아봐야겠지?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곳... 산과 물, 그리고 바위들에 둘러 쌓인 곳...

 그 속에서 산이되고 물이 되어 살아가길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난 지장산을 찾았다

 

 

산행 들머리인 주차장에서 본 지장산, 전면에 보이는 암봉이 삼형제 봉이다 

 

 

숲은 울울창창... 

난 산에 올때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

특히 한 그루 나무라도 심어 보겠다고 참가했던 북녘땅 식목행사...

그 헐벗은 산을 보며, 잘가꾸고 보존해온 남한의 지도자들에 감사 드렸음은 당연한 귀결이었을거다다

 

 

지장산은 숲과 바위로 조화를 이루는 산...

가끔 밧줄이 매어진 바윗길을 걸어야 하지만 결코 위험하지 않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어는 글에선가 본 "제일 약한 게 소나무요, 제일 강한 것도 소나무라..."

이는 다른 활엽수들에 �겨서 높은 곳이나, 암릉으로 밀려나지만

그러나 다른 나무가 살 수 없을 정도의 척박한 바위틈에 꿋굿이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덕분에 난, 지장산에서도 암릉의 묵빛과 연초록의 절묘한 조화를 볼 수 있었다

 

 

산길 옆으로 우거진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날렵하게 뻗은 낙엽송과 힘차게뒤틀고 서있는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첩첩산중, 좌우로 산과 산이 서로 겹쳐지면서 맞닿아 펼쳐지고 능선과 봉우리가 끝간데가 없다

 

 

 

환희봉은 암봉이나 정상은 흙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두께는 두텁지 않은 듯, 큰 나무가 없어 쉴만한 그늘이 없다

 

 

정상을 향해 오를수록 산소의 밀도가 높아진다

어쩌다 튀어 나오는 고사목들.. 천년은 아닐지라도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 횡한데,

고대산 넘어 가지못하는 북녘땅에선 시원한 바람 한줄기 몰아다 준다

 

 

지장산 정상인 환희봉

포천시는 이고장 출신 백사 이항복의 싯귀를 정상에 새겨 놓았다

환희봉(歡喜峰)이란 불교에서 불심을 얻어 믿는 마음이 동해서 기쁘다는 곳인데,

"고신원루(孤臣寃淚)에 구중심처(九重深處)..." 아픈 마음의 원성을 읊고 있으니 맞지 않는 듯...

 

 

북쪽 보개능선을 중심으로 좌측이 고대산(832m) 우측이 금학산(947m) 

 

 

지나온 능선... 바로 앞이 화인봉이다

 

 

 

잘루맥이고개에서의 하산길은 임도...

일반차량으로는 무리이나, 바위에 긁힌 흔적을 보니 오프로드 차량이 간혹 찾는 듯하다

 

 

아름답다고 소문난 계곡..

그 경치를 담아 보고파 트레킹을 결심한다

 

 

소문대로 숲에 둘러쌓인 계곡은 차라리 어둡기까지 하다

 

 

 

이크~ 그러나 얼마 못가 계곡을 벗어나고 만다

고기굽는 냄새에 오물이 썩어가는 악취... 그 맑다는 물은 차라리 흐리기까지 한다

 

내 다시는 지장산을 찾지 않으리... 코 끝을 감싸쥐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하산길에 보는 지장계곡 입구

계곡이 깊을 수록 숲속은 짙어지는데

길가 양 옆은 텐트촌에 주차장... 그야말로 혼란스러움의 극치다.


엊저녁부터 와서 밤새운 피서객들도 상당히 많은 듯...,

웃통 벗고 수영복만 걸친 채로, 아침부터 고기판에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인다.

매주 등산을 다니지만 이렇게 취사 가능한 지역은 별로 보질 못했는데...

머지않아 이곳도 오염 때문에 찾는 이는 줄어들 것이고, 후회하는 날이 오겠지?


 

한여름의 무더위에 以熱治熱을 외치며

맑고 시원한 계곡을 기대할 수 있었기에 흘린 땀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하산길 계곡은 오물에 악취, 거기다 시끄러움까지이니...  

 

그래도 다음 산행지를 찾아 두리번 거림은, 난 그만큼 산을 좋아함이고,

그리고 산을 어지럽히는 사람들... 그중의 하나가 또한 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금산(813.6m)


산이 부르럽고 아름다워 일명 비단산이라고도 불리운다

정상부근의 기암과 수려한 비금계곡이 어우러져 마치 비단결 같은 산세가 이어지며,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 내리는 비금계곡은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산행코스 : 몽골문화촌-비금계곡-합수곡-2코스-헬기장-정상-1코스-합수곡-몽골문화촌

           (산행시간 : 여유있는 3시간 30분)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징 : 서울에서 시내버스(330-1)가 다니는 몇 안되는 경기도 소재 산중의 하나

전체적으로 산이 부드럽고, 오염되지 않은 비금계곡을 끼고 있어 가족산행지로 적합하다

 

 

비금계곡 입구의 몽골문화원 공연장

 

 

비금계곡...

가뭄에 물이 말라 그리도 아름다운 부챗살 물줄기는 볼 수가 없다

 

여기서 첫 휴식...

배낭속의 먹을 것을 얼릉 내 놓으려 서로 다툼은 조금이나마 배낭무게를 줄여보려는 눈물겨운 투쟁이다

오늘은 진철아우의 승리... 제일먼저 얼린맥주 1.8L를 없애버리는 개가를 올렸으니까...

 

 

안부까지는 임도가 잘 닦여있다.. 아마 MTB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산중의 하나일 듯...

 

 

즐거운 점심시간...

오늘도 우린 음식의 대가인 산막타의 덕을 톡톡히 봤다

큰 양푼에 열무김치와 양념장을 듬뿍 넣은 즉석 비빔밥은 가히 환상적인 맛을 자랑...

여그서도 우린 맥주, 소주, 복분자주, 더덕주, 막걸리 등등... 다양한 음주문화를 터득할 수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산에는 어느정도 암릉이 있어야한다.

밋밋한 육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 보다는 그래도 아름다운 바위가 훨씬 나으니까... 

 

 

정상아닌 정상...

정상은 따로 있지만 특이한게 없어 우린 여기를 정상으로 여기기로 했다.

 

 

 

당연히 기념사진은 배경이 좋은 곳에서...

 

 

 

 

정상근처의 헬리포트

 

 

정상어림의 철쭉...

 

 

왔노라! 그리고 정복했노라! 정상 정복을 기념하며...

 

 

뒷풀이는 신당동 곱창집에서... 돼지 곱창을 싫어하는 내 입맛을 맞출 정도로 괜찮았다

술... 술... 그리고 또 술... '산과 하늘'의 전통을 살려 우린 술병과의 싸움을 처절하게 치뤄갔다

 

 

전화 한통화에 득달같이 달려온 은결회장...

그리운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당연?  설마 술이 고파서는 아니겠지??

한북정맥이 광덕산-백운산 사이에서 명성지맥이라는 산줄기를 만든다.

각흘산, 명성산, 관음산, 불무산으로 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솟구친 산이 보장산...

한탄강 남쪽 영평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이다.


보장산 남쪽 등산기점 주변에는 포천 8경중 가장 절경을 이루고 있는 창옥병이 있다

병풍을 세운 듯이 펼쳐져 있는 단애에 노송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그 아래 영평천이 흐른다


산행코스 : 덕고개-헬기장-정상-박격포사격장-신흥리-재인폭포(산행시간:4시간30분)


특징 : 산 전체가 밋밋한 흙산이나 덕고개에서 오르는 길은 만만찮은 급경사이다

군부대 박격포 사격장을 지나 신흥리로 내려가는 길은 요주의...

처음 만나는 길에서 왼쪽으로 접어 들어야지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박격포탄 낙하지역이다

지도와 길이 다르나 군지역이라 사람을 만날 수 없어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설 다음날.. 집사람과 나에겐 무엇보다도 산행이 우선이다

그러나 막상 가볼만한 산이 많지 않은건 그만큼 지나온 산행이 다양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긴,,,백두대간에 정맥들, 그리고 산! 산! 난 그렇게 8년을 산에 빠져, 휴일을 산과 함께 지내왔다.

 

 

정상은 아직 눈으로 덮여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건너편  종자산..

명성지맥이라는 의미만 부여하지 않는다면 산세 등이 보장산보다 훨씬 좋은 산이다

 

하산지점의 한탄강...  아직은 겨울임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얼음위를 걸어 강을 건널 수 있었다

 

 

 

하산지점인 신흥리 건너편 계곡...

산세가 만만찮기에 탐방해 봤는데 별도 산행을 기획해봐도 괜찮을 듯...

 

재인폭포

작음 속에서도 웅장미를 느낄 정도로 아름다움이 다른 유명한 폭포들에 뒤지지 않는다

 

 

오늘의  불행...사전 준비가 덜 된 탓에 보장산에 딸린 단 하나의 절경인 창옥병을 놓쳐버렸다

또 하나... 길을 잘 못 들어 박격포 사격장으로 직행... 설날 연휴라 다행이었지 하마터면 목숨마져 일을번했다.

박격포탄 낙하지점을 빠져나오며 휴~ 내품는 한숨속에 그나마 집사람과 함께였음을 위안으로 삼는다

내 소원은 집사람과 한날 한시에 두손 꼭 잡고 하느님 나라에 드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