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산(柏峰山, 590m)


산행코스 : 남양주시청→약수터→백봉산 정상→묘적사(쉬고, 먹는 시간 포함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과 화도읍에 걸쳐 있는 산

산행일 : ‘09. 9. 13(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산이 낮고, 흙산인지라 등산로가 포근하여 걷기에 편하다. 산행시간이 3시간 정도로 짧고, 서울근교라 접근성이 좋아 가족산행지로 적합하다.  

 

 

산행들머리는 남양주시청 맞은편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에서 마석행 시내버스를 타고 남양주시청 앞에서 하차. 시청 맞은편으로 올라야하는데, 진행방향에 공사장 펜스가 둘러져있고, 등산로는 막혀있다. 그냥 막무가내로 진입...  

 

 

쇠파이프 난간을 넘어 10m 정도 진행하면 산행안내판이 나타난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단체사진부터... 오늘은 꽃님씨와 종보네 고향 아우가 첫선을 보이셨다. 춘삼월도 오랫만에 나왔고...

 

 

산행안내판에서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등산로는 승용차가 다녀도 될 성 싶게 잘 닦여 있다. 주변의 나무들은 참나무가 주종...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는 뛰어다녀도 될 듯... 숨 한번 헐떡이지 않고도 약수터까지 갈 수 있다. 지난 주말 청계산에서 혼쭐이 났던 코스모스님, ‘등산은 요런 산이 제일’ 백봉산을 잘 선택했다며, 칭찬에 입술이 마를 겨를도 없다.  

 

 

약수터부터 등산로는 급경사로 변한다. '이곳은 문화 유적지'라는 안내판은 이 근처에 왕릉(王陵 ) 같은 유적지가 있다는 얘기... 유적지 답게 주변 숲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변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겨우 20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진철이의 배낭에선 먹걸리가 빠져나온다. 술이 고파서? 아님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고? 그러나 막걸리가 떠난 자리는, 종보가 준비해 온  마늘주가 차지, 아마 무게는 더 늘어났을거다...^^-*

 

 

이것도 경사라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동아줄을 매어 놓았다.

 

 

또 휴식... 진철이 배낭에 남아있던 마지막 한병의 막걸리가 희생되었다. 얼음 동동 뜬 막걸리의 맛은 최상... 다들 입맛을 다시는데, 더 이상 나올 막걸리가 없으니 어이할꼬~   

 

 

바위 위에서의 전망이 좋으니까 전망바위라고 작명?

누군가가 정성들여 쌓은 듯한 돌탑 뒤편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육산이라 바위가 귀한 오늘 산행중에 만난 바위 중에서 제일 우람한 바위... 

 

 

바위 뒤로 돌아 크랙을 붙잡고 힘 한번 쓰면 어렵지 않게 바위 위로 오를 수 있다. 바위 위에서는 덕소와 한강이 눈에 잘 들어온다.  

 

 

 

 

전망바위를 지나면 오늘 산행에서 유일한 바윗길을 걷게 된다.  

 

 

바윗길 끄트머리엔 널따란 공터, 그 가운데 인공으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이 들만한 크기의 바위가 놓여있다. 쉼터로 적당... 덕소의 아파드들과 한강이 잘 내려다 보인다.   역시 도시 인근 산답게 울창한 숲 너머로 아파트들이 성냥곽을 세워놓은 듯 빼곡히 늘어서 있다.

 

 

 

見物生心

공터 한켠에 밤나무 두어그루...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하는 밤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거나말거나 용감한 우리네 남녀는 밤까기에 정신이 없다. ^^-*  

 

 

 

또 한번의 휴식...

이번엔 음주문화 대신 체력단련으로 컨셉을 바꾸어 본다. 

 

 

오늘의 MVP는 당연히 꽃님씨... 많이 타본 솜씨다. 

 

 

 

춘삼월도 한 솜씨...  

 

 

누군가가 밀어줄 때 놀람의 기성으로 화답하던 코스모스님도, 두어번의 도전 끝엔 능수능란... 

 

 

백봉산은 비교적 숲이 잘 보존되고 있는 산이다. 산 주인의 노력도 있었을 터이지만,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들이 적었던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쉬고나면 다음은 정상이다. 백봉산은 도심에서 가깝지만,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첩첩이 쌓인 산봉우리 위는 뭉게구름이 둥둥...

 

 

백봉산 정상엔 정상 표지석 곁에 잘 지어진 정자가 있다. 올라오느라 고생한 등산객들에게 흘린 땀 닦으며 잠시나마 쉬어가라고...  정자에서 보면 예봉, 운길산이 능선을 만들며 이어 달리고 있다.

 

 

백봉산 정상

태극기가 날리고 있으니 여기도 또 하나의 국기봉? 헬기장 정도의 널따란 분지에 한편에는 예쁘장한 정상 표지석과, 그 곁에 반듯하게 지어진 정자가 세워져 있다.  하산을 묘적사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데도, 도대체 이정표엔 묘적사라는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눈어림 짐작 끝에 헬기장을 가로질러 하산을 시작한다. 이정표가 세 방향을 나타내고 있는데, 마차고개는 분명히 아니고, 남양주시청은 우리가 출발했던 곳이니, 우리가 진행해야 할 곳은 나머지 한 곳일 것이 당연하니까 말이다.

 

 

백봉산은 천마산에서 마치고개를 통해 지맥을 잇는데, 원래는 잣나무 봉우리라하여 柏峰이라 불리었는데, 요즘은 山자를 붙여 부르고 있다.  정상에 서면 수락산과 도봉산 등 서울의 높게 솟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한강을 따라 눈을 돌리면 올림픽 대교까지 눈에 들어온다.

 

 

  

金剛山도 食後景

묘적사 방향의 하산 길은 급경사로 시작된다. 약 10분 정도, 힘들게 내려오면 등산로는 다시 포근한 양탄자로 변한다. 조금도 무릎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 경사가 완만해지자마자 식탁부터 차리고 본다.

 

 

오리수육과 돼지 족발 그리고 오징어 등등 푸짐한 안주... 안주가 널려있는데 술이 빠질 수야 없겠지? 마늘주에 매실주 등등 다양한 술이 술술 잘도 나온다.

 

 

잘 먹고 마신 기념으로 또 한 컷... 

 

 

의자 나무?

‘사진 안 찍으세요?’ 악마구리의 지적에 눈을 돌리니 과연 카메라 셔터 한번 누르지 않고 지나쳤다면 억울했을법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유일무이한 미스... 그 옆에 앉은 난 당연히 싱글벙글...  

 

 

개구장이 종보 

 

 

안부에서 오른편으로 떨어지면 임도... 이렇게 걷기 좋은 등산로를 놓아 두고, 구태여 임도를 택할 필요는 없다. 조금 더 진행하면 등산로는 묘적사 뒷담까지 유연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묘적사에 가까이 내려가면 주변에 꽤나 굵은 잣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잣나무가 많아 柏峰이라고 하였다는데... 그러나, 오늘 산행 중에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잣나무를 보지 못했다.  바닥에는 잣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쌓여 폭신폭신한 것이 마치 양탄자 위를 걸어가고 있는 듯 부드럽기 한량없다.

 

 

  

묘적사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 지었다는 절(원효나 의상이 세웠다는 절들은 전국에 어마어마하게 널려있다.)로서, 지금은 조용한 기도처 같지만 옛날에는 과거의 무과시험이 치러졌던 곳이기도 하고, 특히 임진왜란 당시에는 유정대사가 승군을 훈련시켰던 곳이었다 한다. 또한 국왕의 비밀무사들을 출가시켜 무술을 단련시켰다는데 믿거나말거나...

 

 

묘적사는 대도시 근교에 있으면서도 의외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대웅전 등 건물의 기둥은 자연그대로를 살리고 싶어서인지 매끄럽지 않아, 기둥으로 사용된 나무들의 자연스러운 곡선들이 사찰 본래의 진리를 전해주는 것 같다. ‘비워라!’  

 

 

묘적사를 한바퀴 둘러본 뒤,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식당 탐색...

묘적사 계곡은 제법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철에는 꽤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들 듯 싶다. 계곡을 따라 음식점들도 늘어서 있고... 산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삼겹살 전문식당’을 지나치면 곧바로 우리가 찾는 촌닭 백숙집을 만날 수 있다.  

 

 

‘뽕나무 닭백숙’과 ‘도토리묵’을 주문한 후, 기다리는 시간에 물놀이... 목욕하기엔 조금 찬 날씨지만, 와르르~ 까르르~ 상대방에게 물 끼얹으며 내지르는 기성이 온 계곡을 돌고 돌며, 물길 따라 흐른다.  

 

 

물 싸움 하는 와중에 맘 놓고 씻는 것은, 나머지 구간은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류장까지 30여분을 걸어가서,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느니, 기꺼이 7천원을 택시기사에게 희사하는게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러 나오며 만난 무명폭포, 저 정도 미모라면 예쁜 이름 하나 있으련만, 아무리 둘러봐도 명찰은 찾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