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봉산 (506m)
산행코스 : 송내동(송내상회)→대도사→전망대바위→칠봉산→장림고개→천보산→회암사지→회암리버스정류장 (산행시간 : 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5시간30분)
소재지 : 경기도 동두천시와 양주군 회천읍의 경계
산행일 : ‘09. 4. 19(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비록 높지는 않지만 암릉이 많고 시선을 끄는 경치들이 많아 산행의 아기자기함으로 등산인들을 즐겁게 해준다. 고저가 그리 심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가꾸어진 흙산이라 걷기가 편하다. 가족 산행지로 적합... 양주시에서 MTB 전용 길을 만들어 놓았다.
⇩ 산행들머리는 송내동
3번국도(경남 남해 ↔ 평북 초산)상의 동두천시 송내동, 수유리에서 136번이나 139번를 타고 송내동에서 하차하여 송내상회 옆길로 들어서면 된다. 산행 초입인 대도사까지는 30분 정도 소요...
⇩ 이호왕박사, 유행성출혈열 발견 기념비(송내동 대도사 입구)
그는 쥐가 숙주라는 것을 발견하였고(1986) 이를 한탄 바이러스로 명명하였는데 한국이 붙인 최초의 바이러스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1990년 7월 유행성 출혈열 백신인 '한타박스'를 개발하여 원인균 발견 및 백신 개발을 모두 한 세계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 대도사
태고종 소속의 작은 절이다. 대웅전인 각황전과 요사채 외에는 건물이 없다. 대웅전 앞 뜨락에 회색 장삼을 입고 있는 분이 우릴 바라보고 있다. 대도사는 비구니 스님이 계시는 절이라는데, 스님의 느낌이 전해오지 않은 걸 보면 아마 보살님인 듯 싶다.
⇩ 대도사 와불
비구니 사찰이어선지 아담한 불상들까지도 왠지 여성스러러워 보이는건 나만의 편견일까?
⇩ 등산로는 대웅전 우측에 있다. 잘 다듬어진 돌계단을 잠시 오르면 능선... 능선 우측으로 한쪽면을 반듯하게 다듬어 놓은 듯한 거대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마을사람들은 해골바위라고 부른단다. 해골처럼 뚫린 구멍속에는 산신이 모셔져있고 기도를 위한 양초가 있다. 인왕산의 선바위도 이렇게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데, 그 곳도 이처럼 기도처로 활용되고 있다.
⇩ 능선은 좌측으로 향한다. 이정표는 없지만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능선에는 키 작은 소나무 숲이 터널을 이루고 바닥에는 솔잎이 두툼하게 깔려있다. 전망은 없지만 뽀송뽀송한 길은 기분이 상쾌하다.
⇩ 칠봉산은 7개 봉우리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세조가 말년에 과거를 후회하며 산수를 벗삼아 수렵을 즐길 때, 이 산에 올랐다하여 어등산(御登山)이라고도 불린다. 발치봉(發雉峯), 응봉(應峯), 깃대봉(旗臺峯), 석봉(石峯), 투구봉(鬪具峯), 돌봉(突峯), 솔치봉(率雉峯) 등으로 모든 봉우리들을 임금과 관련되게 이름 붙여 놓았다. 사실 우리 산야는 민초들의 애환이 더 서린 곳인데도... ‘花無十日紅이요, 權不十年이라’
⇩ 칠봉산은 높이가 엇비슷한 봉우리들 이어선지, 잘 구분이 안된다. 주민자치회에서 봉우리를 설명하는 표시판을 만들어 놓았으나, 약간 억지스러운 듯... 일례로 石峯이라는 표지판은 봉우리 상부가 아닌 8부 능선쯤에 서있다. 하긴 정상에는 아무리 둘러봐도 바위가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 전망대 바위
천길 절벽 끝에 위태롭게 놓인 전망대바위는 올라서기만 해도 아찔하다. 초봄의 때 이른 더위 때문에 일찌감치 땀에 젖어버린 피로가 한순간에 싹 가시는 듯..., 시원하게 펼쳐진 양주벌판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아득히 깎아지른 벼랑은 메아리까지 깊숙이 삼켜버린다.
⇩ 전망대바위에 오르면 대여섯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래를 보면 아찔한 절벽..., 산을 오르면서 흘린 땀에 젖은 옷자락이 벌써 뽀송뽀송해진 듯안 느낌이다.
⇩ 정상에서 바라보는 회천읍은 도시근교의 농업지역으로, 우리내 도시근교 농촌의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도시화라는 사회학 장르의 살아있는 현장...
⇩ 활짝 열려진 시야. 남쪽으로 북한산, 도봉산, 불곡산의 스카이라인이 뚜렷하다. 달콤한 바람에 심신을 달래서, 배낭에서 얼음물을 꺼내 감로수인양 벌컥벌컥 마셔본다.
⇩ those ladies who are more beautiful than flower
꽃이 예쁘다는 건 향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향기로운 꽃은 곤충을 유혹하지만 사람은 유혹하지 않는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은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은 스스로 추파를 던지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꽃 중의 꽃,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보라 활짝핀 진달래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는 세분의 화사함을...
⇩ 된비알 구간을 헉헉대며 오르다보면 어느덧 칠봉산 일곱 개 봉우리를 넘어서게 된다. 각기 거대한 암벽봉우리와 수백길 낭떠러지... 그리고 깎아지르는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 능선길을 이어가다 보면 바위 두개가 묘하게 마주 서있다. 둘이 나란히 마주서서 오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저 바위들은 상냥히 웃고 있을 것이다.
⇩ 정상에 서면 회천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 천보산과 길게 달려가는 천보산릉의 산줄기가 눈앞에 서있다. 남쪽의 능선길을 십여분 내려가면 철탑 전신주에 이어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 맞은편으로 천보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보인다.
⇩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덧 장림고개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이다... 칠봉산의 일곱 개 봉우리가 저만치서 우리를 보고 손짓하고 있다. 완주를 축하한다! 안전하게 산행을 마쳐줘서 고맙다. 그리고 또, 언젠가 시간날 때 다시 한번 찾아주시게나~
⇩ 장림고개의 임도
임도에서 천보산 정상까지는 삼십분 남짓. 뜻밖에도 천보산 정상부근에는 산불 흔적이 흉하게 남아있다. 굵지도 않은 소나무들이 까맣게 타서 죽어있는 산길은 황량... 때 이른 초봄더위를 더 한층 덥게 만들고 있다. 간신히 길러놓은 소나무들을 죄다 죽게 한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위... 그나마 담뱃불로 인한 것이 아니었길 빌어본다.
⇩ 같이 산행을 하는 이들과 오순도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널따랗다. 능선은 탁 트인 곳들이 많아 바라보는 재미도 좋고, 또한 걷기에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더 마음에 드는 것은 한적함...
⇩ 천보산 정상
걸터앉기 딱 좋은 바위 몇 개 포개놓은 듯한 서너평 됨직한 공터에, 많이 녹이 슬고 손으로 쓴 정상표지판이 반긴다. 그러나 초라하긴 해도 많이 정감이 가는 모습... 보라, 그 옆에 미인이 자리잡으면 저리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지 않느냔 말이다. 새로이 멋진 표지석을 만들게 아니라면, 저 모습 그대로 그냥 놔뒀으면 하는 마음이다.
⇩ 천보산 정상에서 보면 좌측으로 천보산 동남릉이 이어지고 있고 우측으로는 망경대를 거쳐 회암사로 하산하는 지능선이 뻗어 있다. 천보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의 등줄기가 참으로 아름답다.
⇩ 동녘의 해룡산(661m)이 메아리가 닿을 듯 가까이 다가서고, 그 뒤로 왕방산(737m)이 살며시 보인다. 그래, 언젠가 한번쯤은 가야할 산, 해룡산과 왕방산...
천보산에서 칠봉산을 쳐다보면 산행할 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칠봉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서쪽 사면이 거대한 바위 암벽으로 하얀빛을 발하고 있다. 바위산은 바위산이되 결코 바위 맛을 볼 수 없는 ... 그저 눈으로만 요기하는 바위산인 것이다.
⇩ 회암사지의 문화재.
보물 387호(선각 왕사비, 나옹선사 추모비), 보물 388호(무학대사 부도), 보물 389호(쌍사자 석등)며 경기도 유형문화재 49호(지공선사 부도 및 석등), 50호(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51호(무학대사비) 등... 저 물맛 좋은 약수는 보물일까 아니면 지방문화재일까?
⇩ 천보산 기슭의 화암사지
8개구역에 걸쳐 확인된 건물지만 약30여개, 건물배치가 고려나 조선시대와는 다르다고 한다(인도 승려 지공이 창건 : 인도의 아라난타사를 본떠 266칸의 대규모 사찰로 건축했다 하나, 정확한 사료는 전하지 않는다) 크게 뛰어나지도 않은 해발 400여 미터의 이 산을, 참으로 고귀한 이름인 천보산으로 만든 것은, 아마 한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컷다는 저 회암사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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