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산 (馬車山, 588m)


산행코스 : 동두천역→안흥교→그리심기도원기도원 삼거리마차산 정상→양원리고개→안내판 삼거리→담바위봉(290m)→소요교→소요산역(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동두천시 안흥동 및 상봉암동과, 강원도 연천군 전곡읍의 경계

산행일 : ‘10. 6. 6(일)

같이한 산악회 : ‘산과 하늘’ 최영철君과 둘이서


특색 : 마차산은 3번 국도와 경원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소요산과 마주보고 서있는 산으로 그동안 소요산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옛날 이 산 정상에 봉화대가 있었을 정도로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레 터지는 산이다. 아직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그리심기도원’

동두천역 2번 출구로 빠져나와 ‘원터 근린공원’을 끼고 왼편으로 돌아 100m정도 걸으면 ‘新川’이 나오고 오른편에 예쁘장하게 생긴 안흥교가 보인다. 안흥교를 건너면 왼편에 소담스런 ‘마차산 산행 안내판’이 서 있다. 안흥교에서 약 50m정도 더 걸어 들어가 ‘충남슈퍼’앞에서 오른편 골목(차도)으로 접어든다. 안흥3교를 지나 1Km(20분)쯤 더 걸으면 그리심기도원이 나온다.  

 

 

 

 

 

 

▼  등산로는 그리심기도원 입구에서 왼편으로 난 임도를 따라 50m정도 올라가다가 오른편에 있는 계곡을 건너 산으로 접어들면 된다(기도원 앞마당을 통과해도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산에 들어서면 등산로는 신갈나무가 울창한 오솔길, 오른쪽 길로 들어가 약 400m 올라가면 담안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마차산 남동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낙엽으로 뒤덮인 능선길로 접어든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코끝으로 스며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냄새..., 홍어회 냄새가 갈 길을 가로막는다. 저 냄새는 싫은데, 요즘 산으로 홍어회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아 서울 근교산을 찾는 것이 겁이 날 정도다.  

 

 

 

 

▼  급하고 유연하고... 緩急의 능선을 걷다보면 정상 직전 담안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남릉삼거리에 닿는다.   완만하게 출발하던 길이 갑작스레 급경사로 변해버린다. 그래 산이란 모름지기 완만하거나 급경사, 어느 한가지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흙산 특유의 폭신한 감촉이 있어 걷기에 다소 편하다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숨이 턱에 닿을 만큼 거친 숨결을 내뿜으며 힘들게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 간혹 왼편으로 하늘이 열리며 서북쪽 감악산의 자태가 얼핏얼핏 보인다.

 

 

 

▼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갑자기 날카로운 바위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돌맹이 하나 구경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올라왔기에 완벽한 육산이라 생각했는데 웬 암릉? 바위를 잡고 오르는 것은 다소 불편하지만 좌우로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며 눈을 즐겁게 해준다. 주변의 나무들은 어느덧 소나무들로 변해있고, 소나무들이 보내주는 피톤치드로 인해 그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  가파른 암릉구간을 지나면 능선 한편에 족히 수 백년은 되었을 성 싶은 소나무가 눈에 띈다. 아마 옷매무새를 고치고 있는 마고할미를 행여나 누가 볼세라 지키고 있는 수문장이 아닐까? 산이 여유로우면 思念도 성장하는 것인가 보다.  

 

 

 

 

▼  정상어림에 도착하면 우선 작은 돌로 쌓은 축대가 마중을 나온다. 비록 허리에 찰 정도로 나지막한 크기이지만 옛날 이곳이 봉화대로 이용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축대를 넘어서면 ‘정상은 좁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릴 정도로 널따란 분지가 나온다. 정상의 동쪽은 날카롭게 서있는 절벽, 그 위에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  거대한 바위가 벼랑을 이룬 정상에는 정상표지석 하나... 표지석 뒷면에는 마고할미의 전설이 적혀있다. ‘다산과 풍요를 베푸는 마고할미가 세상만사를 어우르면서 이곳 수리바위에 앉아  옥비녀와 구슬을 갈고 옷매무새를 고쳤다한다. 그래서 갈마(磨)자와 비녀차(Ꟃ)를 붙여 磨Ꟃ山이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그러나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에는 馬車山으로 적혀있다. 물론 이유는 없는 게 정상이고...  (기도원에서 정상까지는 1.6Km, 약 50분 거리이다)

 

 

 

▼  아슬아슬한 벼랑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이 터진다. 북쪽엔 한탄강 건너 멀리 고대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우뚝 솟은 소요산과 동두천 시가지, 남쪽엔 수반 위의 수석을 보는 듯한 도봉산, 서쪽으로는 이름모를 계곡 건너로 감악산이 하늘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  정상에서 맛볼 수 있는 막걸리...  

 

 

▼  하산길은 신갈나무 사이로 난 등산로가 휘휘 굽이치며 흐르고 있다. 산에서 만나는 길이라면 적어도 이정도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곧장 가지만 말고 조금 돌아서 갈 정도로...’ 이런 것이 삶의 본바탕일진데, 함께 걷는 崔君의 발걸음은 결코 느려지지를 않는다.  이런 길에서는 쉬엄쉬엄 걸으며 옆 사람과 그동안 미뤄두었던 얘기라도 나누었으면 좋으련만...

 

 

 

▼  북릉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에는 곳곳에 軍시설의 잔재들이 널려있다. 역시 이 지역은 군사요충지다. 옛적에도 그랬던 모양으로 마차산성의 흔적이 그것을 말해준다. 어느 글에선가 軍部隊가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하던데,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온 산이 참호와 벙커 등등, 山을 통째로 군사기지를 만들어 놓은 모습이다. 

 

 

 

 

▼  양우니고개, 마차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2.4Km, 대략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  양우니 고개를 200m쯤 지나 우측 능선으로 접어든다. 능선은 마치 말 잔등 모양으로 양측의 경사가 비슷하게 날카로운 모습이다. 고저가 변함이 없는 능선을 따르다가 암릉으로 이루어진 경사로를 치고 오르면 담바위봉이다. 담바위봉은 서너사람이 앉을 틈도 없는 비좁은 바위봉으로 한켠 바위에 누군가가 서투른 글씨로 담바위봉이라고 적어 놓았다.

 

 

 

 

 

  

 

▼  산에서 만난 어느 등산객 曰, ‘마차산은 오래도록 이렇게 숨어있으면 좋겠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은 낙엽이 푹신하게 쌓인 흙길, 거기다 넓기까지 하니 구태여 앞사람의 꽁무니만 부지런히 쫓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고... 거기다 호젓하기까지 하니 이 얼마나 좋은가?

 

 

 

 

 

 

 

 

 

 

▼  담바위봉에서 바라본 마차산과 지나온 능선.  담바위봉에서는 소요산과 소요산 입구 국민관광지가 잘 내려다 보인다.  

 

 

 

▼  담바위봉에서 상봉암동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정비가 되지 않아서 주의를 요한다. 바위와 나무를 잡고 어렵게 내려왔으니 그냥 마을로 들어설 일은 아니다. 중간 산허리를 잡고 오른편으로 돌면 제법 큰 인공동굴이 하나 있다. 행여 비박장소로 이용할 수 있을까 둘러보지만 쓰레기가 수북한 동굴을 보고는 이내 마음을 접고 만다.  

 

 

 

 

 

▼  산행 날머리는 隋城崔氏 祭閣

내려오는 길에 무관벼슬(당하관)을 지낸 전주이씨의 묘지 2기를 지나면 좌측에 수성최씨의 祭閣... 마을을 벗어나며 뒤돌아보면 담바위봉의 바위능선이 멋지게 바라보인다. 소요초등학교를 지나 소요교를 건너면 수도권전철의 종착역인 소요역이 나온다.  양우니고개에서 소요교까지는 약 3Km,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