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산 (828m)


고찰 율곡사와 새신바위를 품고있는 산으로 지형상 산청 관내의 모든 산의 중심이며,북으로 황매산 남으로 웅석봉, 왕산 등 산들이 정수산을 중심에 두고 보고 있는 형상이다.. 율곡사 뒷편에 있는 새신바위는 진주 바위꾼들이 자주 찾는 암벽훈련장이다.


산행코스 : 율현리-율곡사-새신바위-정상-억새군락-철수리

               (산행시간 : 여유있는 4시간)

 

함께한 산악회 : 산악랜드


특징 : 전형적인 육산이나 새신바위나 전망바위 등 웅장한 암릉을 포함하고 있으며, 참나무와 조림한 소나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곳곳에 억새군락지가 있다   

 

산행들머리인 율현리의 느티나무

 

율곡사

신라 진덕여왕 5년에 원효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대웅전은 보물 제374호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에 단층 팔작지붕을 얹은 다포집...또한 보물 1316호인 괘불탱이 있는데, 보살형의 한 인물을 단독으로 그린 독존탱이다

 

신록의 절은 아름답다.

풍경소리도 염불소리도 신록으로 스며들어 아득하기만 하다.

사의 숲길 걷다보면, 내 가진 번뇌 잠시라도 날려보낼 수 있을지 누가 알리오?

 

 

율곡사 대웅전을 지은 목공이 법당을 단청할 때 법당 안으로 들어가며 이레 동안은 절대로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부탁하였으나, 호기심 많은 스님이 이레째 되는 날 그 안을 들여다보고 말았단다.


그러자 대웅전 안에서 붓을 물고 날아다니며, 벽화를 그리던 새가 일을 끝내지도 않고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새가 자취를 감춘 곳이 바로 새신바위란다.

  

새신바위에서 바라본 율현리 방향...

이곳도 남해도에서 감탄했던 다랑이 논만은 못하지만 다랑이 논을 구경할 수 있다

  

새신바위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참나무 숲을 이루고 있다

  

정수산의 특이점은 정상이 두개란 것이다

사실은 이곳이 제일 높은 곳(841m)인데도 대접을 못 받고 다들 가짜 정상으로 알지만, 뜻있는 이들은 비록 큼지막한 표지석이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정상이라 하지 않고 828봉이라 부른다

 

 

정상에서 바라본 황매산 방향

봄이면 철쭉이 만들어 내는 천상화원이며, 그 끄트머리에서 만났던 모산재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접해보고 싶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방향...

화엄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유원사까지를 하루 반나절에 주파...

거기다 세석산장에서 천왕봉까지는 구보까지 했던, 쓰디쓴 추억이 떠올랐던지 집사람은 그쪽 방향으로는 고개도 돌리기 싫단다

 

하산길에는 억새군락지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싸리나무가 주종이지만, 나뭇잎이 지는 가을이면 아마 억새가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하산길 좌측에 목장의 경계선인 철망이 늘어서 있으며, 그 안쪽에는 고사리와 취나물이 지천이다

급경사 하산길 곳곳에서 마주치는 야생화 군락들...

 

하산길 농가의 담벼락에 탐스럽게 핀 장미

 

고을이름이 철수리이지만 산행기점인 율현리가 이웃이고 이곳 하천이 율현천... 이름이 말해 주듯이 이곳은 지천이 밤나무다

 

오래전에 산청에 출장왔을 때, 이곳 관료들 말씀이 외부 두꺼운 껍질을 제거한 밤을, 쓴맛이 나는 표피를 제거하지 않고 말려서 가루로 만든 후 아침저녁으로 밤꿀과 함께 복용하면, 능히 80까지 젊은 여자와 함께 잘 수 있을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단다

 

산행 날머리에 위치한 효산서원

 옛 서원이 아니고, 경주 김씨 집안의 한의사 한 분이 최근에 지은 것으로,  사당에는 고려말 조선초의 선비인 상촌(桑村) 김자수(金子粹) 등 몇 분을 모시고 있단다

  

숲의 넘치는 산소와 함께한 여유로운 산행, 그 여유로움이 나에게 조그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하루를 잘 보내면 달콤한 잠을 이루고, 인생을 잘 보낸 이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어디선가 읽어본 글귀대로 오늘 저녁엔 달콤한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나무아미타불" 귓가에 맴도는 창불(唱佛) 소리에 마음이 평안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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