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비로봉, 1,288m)
산행일 : '06. 1. 28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과 횡성군 강림면의 경계
산행코스 : 구룡사-토끼봉-투구봉-삼봉-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
함께한 산악회 : 한백산악회
신흥동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신흥동에는 구룡사가 있습니다. 전설이 숨쉬는...
요즘 공원지역의 절들은 손도 안대고 코를 푼다더니,
이절 또한 수입이 짭짤한지 온통 새건물이 줄줄입니다.
매표소 못미쳐 오른쪽 민박촌으로 접어듭니다.
토끼봉-투구봉-삼봉을 거쳐 비로봉, 하산은 사다리병창입니다.
초입의 계곡을 한 20분 오르다 우측 능선으로 접어들면 곧바로 급경사입니다.
말도 못하게 급한 경사...이러한 경사가 토끼봉까지 이어집니다.
구룡사 들어가는 도로 곁의 계곡입니다.
날씨는 포근하지만, 아직은 빙판입니다.
그 아래 얼음을 스치며 흐르는 냇물의 졸졸거림이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이미 봄은 찾아 왔다고...
얼마 안 있으면 한곁의 버들강아지 활짝 물이 오르겠지요
그때가 되면 또 어딘가를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는 난 산나그네인가봅니다
땀으로 목욕을하며 오른 첫번째 봉우리 토끼봉...
이제 겨우 800백미터를 넘겼을 따름인데 너무 힘이듭니다.
그러기에 산행 전날에는 술을 멀리해야 하건만...
어제 저녁 늦게까지 마신 술이 갈길바쁜 나그네의 발목을 붇잡습니다
너무 힘들어 제 사진은 포기하고 그냥 조이님만 담아봅니다
또 다시 급경사의 고행길을 지나면 투구봉에 이릅니다.
1000미터 조금 못되는 바위 봉우리입니다.
투구봉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투구 같지는 않고, 토끼봉 쪽에서 보면 삿갓같이 보이고,
다른 쪽에서 보면 얼핏 책을 쌓아 놓은 것 같은 형상입니다.
책을 쌓아 놓은 형상의 절벽으로 난 길은 위험하기는 하지만 스릴이 있어 좋습니다. 바위에 매달리는 기분도 짜릿하고요
잠깐 휴식...박서기관의 사과가 갈증을 싹 가시게 만드네요
투구봉을 내려오는 절벽에서...
경사도를 잡아보려고 했는데 실패입니다.
우선 제가 절벽에 붙다보니 각도가 안나올 수 밖에요
제법 무서울 터인데고 웃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오늘도 제눈에 안경,
그녀가 그 어떤 모습을 보일지라도 나에겐 천사의 모습인걸요
삼봉을 지나서 저 멀리 비로봉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1288미터...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산의 경사가 심해 악산입니다.
참 여기까지 오는데 지채가 되어 선두와 꽤 차이가 나버렸네요
삼봉을 오르다 구르는 머리만한 돌에 머리를 맞은 박서기관이
코피를 펑펑 쏟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천만 다행으로 머리는 터지지 않았고, 피를 흘렸으니 뇌출혈의 위험은 없겠지요. 평소에 잊고 지내는 하느님을 찾았네요 "제발 아무 탈 없도록 해 주소서!"
한 20분 쉬었다, 어느정도 지혈이 되고 난 뒤에 다시 출발...
제수없는 이친구...길도 아닌 곳을 헤치고 나가다 나무에 눈을 찔리지 않나, 미그러져 엉덩방아를 심하게 찌지 않나, 온통 사고 투성이 입니다.
산행내내 제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알런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전 사심없는 모습이 좋아서 이친구를 많이 좋아한답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요...
비로봉 팻말앞에서 증명사진...
국립공원의 정상치고는 너무 초라한 팻말입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지요?
비로봉에서 예쁜 척...
척 안해도 이뻔 걸...
내 눈에 뭐가 씌였을까요?
보면 볼 수록 이쁜 그녀...
어디에 숨었다가 이리도 늦게 제 앞에 나타났을까요?
한장이라도 더 많은 그녀의 모습을
제 가슴에 차곡차곡 쌓고자 이렇게 열심이 산을 찾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산길 내내 이어지는 계단입니다.
이런 나무계단, 돌계단, 간혹 나타나는 철계단...
거기다 빙판까지 겹치니 죽을 맛이랍니다.
하산후 버스에 도착하니
떡국을 끓여주네요.
시장도 했지만 맛이있어 두그릇이나 너끈이 비웠답니다.
참 김치도 맛이 괜찮더군요.
그러나 다음에는 따라나서고 싶지 않은 산악회입니다.
처음에서 끝까지 개별 산행에 속도전...
늙은 분들이 웬 힘이 그리 좋은지 원~
산은 경치도 구경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함께 즐기는게 좋은데...
< 구룡사 전설 >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마리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이 있었답니다.
의상대사가 그 연못 자리가 좋아,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는군요.
용들이 먼저 솟구쳐오르자 뇌성벽력이 치고 산들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답니다. 용들이 흐뭇해하며 주변을 살피니, 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의상이 부적을 한 장 그려 연못에 넣으니 연못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용들이 뜨거워 날뛰다가 여덟 마리가 절 앞산을 여덟조각 내면서 동해로 도망치고, 한 마리는 눈이 멀어 계곡의 못에 머물렀답니다.
그래서 절 이름도 구룡사(九龍寺)라 했는데, 세월이 흘러 절이 퇴락하게 되었답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으라 해서, 그대로 했더니 절이 더 힘들어졌고 폐사가 되려 했답니다.
이번에는 한 도승이 나타나 거북의 혈맥을 끊어서 절이 쇠락해졌으니 다시 이으라고 훈수를 했서 따랐고, 절 이름도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구룡사 계곡 안쪽으로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귀암, 호암, 용연 등의 경치 좋은 곳들이 많답니다
설날 연휴의 첫날입니다.
설 음식을 별도로 만들지 않아도 되고, 차례를 모시는
아버님이 성남에 계시기 때문에 오늘은 따로 할 일이 없습니다.
그냥 무료하게 구들장을 짊어지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어딘가 산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물론 조이님과 함께이지요.
주중에 여러 산악회의 산행일정을 알아보고, 예약하고...
그러나 하나같이 산행 신청자가 적다고 계획을 취소해버렸습니다
그러다 만난 한백산악회...어떤 일이 있어도 떠난다는군요.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약어라는 한백이라는 어휘도 좋습니다.
마침 사무실에 들른 박서기관에게 의향을 물으니 좋다는군요.
부인은 설빔을 만들어야한다고 함께하지 못했는데,
안오시기 잘했습니다. 아직은 그분의 체력으론 무리이니까요
치악산은 치가 떨리고, 악이 바쳐 올라야 정상에 닿는다는 산입니다.
소문이 맞습니다. 결코 쉽게 정상을 접하지 못하게 하는 산입니다.
특히 오늘은 하산길로 잡았지만, 사다리병창은 최악의 코스랍니다
가도가도 계단... 오늘은 빙판까지... 죽을 맛이었답니다.
그 씩씩하던 조이님 마져도 끙끙 앓으면서 내려왔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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