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大巖山, 1,304m)


산행코스 : 서흥리 뒷골→군사도로→능선→대암산정상→큰용골→계곡→군사도로→뒷골 (산행시간 : 5시간40분)


소재지 :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과 양구군 동면, 해안면의 경계

산행일 : ‘10. 9. 26(일)

같이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남한에서 유일하게 산 정상어림에 형성된 ‘용늪(고층 습원)’으로 소문난  산, 용늪은 주변에서 물이 들어오는 곳이 없고, 빠져나가는 곳 또한 없는 늪지로서 약 4,2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1997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국제습지조약(람사조약)의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산의 정상이 커다란 바위로 형성되어 있어서 대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산행들머리는 서화면 서흥리 뒷골

원통에서 44번 국도를 빠져나와서 서화방면으로 453번 지방도를 타고 약 10분 정도 달리다보면 논장교가 보이고, 조금 더 달린 후, 대암산 입구 표지를 따라 왼편 시멘트 길로 들어서면 된다. 비포장도로로 바뀐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마지막 人家와 만나는 계곡 옆의 너른 공터(버스 진입이 더 이상 불가)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  뒷골의 마지막 人家에서 임도를 따라 20분 정도 걷다가 왼편으로 난 小路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찾는 이가 별로 많지 않은 탓인지, 잡목으로 뒤덮인 초입은 잘못하면 길을 잃을 우려가 있을 정도로 낯설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선두대장이 하는 말 ‘반소매 티셔츠로는 버티기 힘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숲이 무성한 등산로는 잔가지가 등산로를 막고 있어 쉽게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사시사철 긴소매에 긴바지로 중무장을 하고 다니는 난, 잡목을 해쳐나가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면 남서쪽 사면을 치고 오르게 된다.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고 흙산이어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그렇게 별 어려움 없이 무덤 몇 기를 지나고 나면 지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이어지는 등산로는 대체적으로 남쪽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  등산로 주변은 갈참나무가 主種, 가끔 박달나무와 잘생기지는 못한 老松의 모습도 보인다. 복신폭신한 흙산에 경사도까지도 그리 심하지 않아 느긋이 사색을 즐기며 걷기에 좋은 편이다.

 

 

 

 

▼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 반 남짓,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거대한 암릉에서 등산로는 왼편으로 이어진다. 바위 밑은 얼핏 동굴형태인데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요란스럽다. 물맛을 보기에는 어쩐지 위생이 미심쩍어 그냥 지나친다...

 

 

 

 

▼  바위지대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갑자기 가팔라진다. 힘들게 사면을 치고 오르면 또 다른 지능선, 여기서부터 전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동쪽 방향으로 설악산 서북능선의 안산과 대청봉, 그리고 점봉산의 능선들이 뚜렷이 바라보인다.

 

 

 

▼  주능선 삼거리, 참나무를 벗 삼아 걷다보면 어느덧 1040봉, 봉우리에 올라서면 눈앞에 대암산이 마중 나온다. 이곳에서 대암산으로 가려면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서야한다. 나무사이로 언듯언듯 바라보이는 대암산줄기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덧 주능선 삼거리이다. 이미 정상을 다녀온 선두대장께서 정상에 오른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일러준다.

 

 

 

 

▼  주능선 삼거리에서 곧바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없고,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제법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용늪으로 넘어가는 길과 만나는 안부 삼거리가 보인다. 대암산 정상은 이곳에서 왼편에 있는 바위를 잡고 올라야한다.

 

 

 

 

▼  바위를 잡고 힘을 용트림을 하다가, 어떤 때는 바위들 사이를 건너뛰는 스릴도 즐기면서 10분 정도 오르다 보면 이름 그대로 거대한 바위군을 형성하고 있는 대암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정상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웅장한 산세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  대암산 정상은 온통 거대한 바위투성이, 두 세 사람이 앉아 쉴만한 공간은 있지만 일행이 많을 경우에는 여기저기 나누어 앉아야할 만큼,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거기에다 정상표시석이나 이정표 등 이곳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한 징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100대 명산인데....

 

 

▼  바위로 되어 있는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초보 등산객들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코스, 정상으로 오르는 암릉은 양 옆으로 날카로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  정상에 서면 멀리 동남쪽으로는 외설악의 산릉(미시령, 한계령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동북으로는 도솔봉과 가칠봉, 서쪽으로는 사명산이 바라보인다. 오늘 처럼 시야가 트이는 날에는 금강산도 보인다지만 어느 봉우리가 금강산인지는 알 수가 없고, 그저 저기가 그쯤 이려느니...

 

 

 

▼  용늪은 관리사무소로부터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하산은 원점회기를 택한다. 오늘의 하산코스인 주계곡으로 내려서기 위해서는 아까 올라올 때 만났던 주능선 삼거리까지 되돌아와야 한다.

 

 

 

▼  1040봉에서 내려왔던 고개안부에서, 왼편으로 내려서면 곧바로 계곡을 만나게 된다. 너덜길 계곡은 선행자의 족적을 찾기가 힘들어 길을 잃을 염려가 있어 주의를 요하는 코스, 등산로 주변은 참나무가 우거진데다, 잡목과 넝쿨식물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  너덜길 계곡, 原始의 숲을 내려서면 너른 계곡을 만난다. 계곡물은 작은 臥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심조심 징검다리를 건너면 풀이 무성하게 자란 도로를 만나게 된다.

 

 

 

▼  초가을의 군사도로, 아침에 산행을 출발하면서 보았던, ‘미확인 지뢰와 불발탄이 많다’는 경고판의 살벌한 문구에도 불구, 길가에는 물봉선과 들국화 등 각종 야생화들이 한껏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초가을의 파란하늘과 조각구름 몇 개 둥둥 떠다니는데, 길가 나무들은 아직도 푸르름에 젖어있다.

 

 

 

▼ 산행날머리는 들머리와 같은 서흥리 뒷골

길가에 핀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40분 정도를 걸어 내려가면 아침에 산으로 들어섰던 小路가 보이고, 20분이 채 못되게 더 걸으면 산행들머리로 삼았던 민가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