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산(877m)
남쪽으로 한탄강이 흐르며 등산이 허용된 최북단 산이다.
숲이 울창하고, 5km에 이르는 지장계곡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정상 북쪽 보개능선을 따라 우측 북동으로 금학산(947m)과
좌측 서북으로 고대산(832m)이 우뚝 솟아있고,
동서로는 철원 평야 및 연천 일대가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코스 : 주차장-절터-화인봉-지장산-잘루맥이 고개-지장계곡-주차장
산행시간 : 6시간
함께한 산악회 : 반더룽산악회
특징 : 산은 높지 않으나 들머리 고도가 낮아 결코 낮게 느껴지지 않는 산
봉우리들 사이의 골도 깊어 다른 산에 비에 힘이 드는 편이다.
경치가 좋다는 지장계곡은 오염에 찌들어 다시 찾고 싶지 않은 편...
어디로 갈까?
절정의 여름 뙤약볕이 독수리의 부리만큼이나 맵고 날카롭다
말복이 그제인데 어디 불볕더위를 시원스럽게 씻어버릴 만한 곳을 찾아봐야겠지?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곳... 산과 물, 그리고 바위들에 둘러 쌓인 곳...
그 속에서 산이되고 물이 되어 살아가길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난 지장산을 찾았다
산행 들머리인 주차장에서 본 지장산, 전면에 보이는 암봉이 삼형제 봉이다
숲은 울울창창...
난 산에 올때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
특히 한 그루 나무라도 심어 보겠다고 참가했던 북녘땅 식목행사...
그 헐벗은 산을 보며, 잘가꾸고 보존해온 남한의 지도자들에 감사 드렸음은 당연한 귀결이었을거다다
지장산은 숲과 바위로 조화를 이루는 산...
가끔 밧줄이 매어진 바윗길을 걸어야 하지만 결코 위험하지 않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어는 글에선가 본 "제일 약한 게 소나무요, 제일 강한 것도 소나무라..."
이는 다른 활엽수들에 �겨서 높은 곳이나, 암릉으로 밀려나지만
그러나 다른 나무가 살 수 없을 정도의 척박한 바위틈에 꿋굿이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덕분에 난, 지장산에서도 암릉의 묵빛과 연초록의 절묘한 조화를 볼 수 있었다
산길 옆으로 우거진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날렵하게 뻗은 낙엽송과 힘차게뒤틀고 서있는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첩첩산중, 좌우로 산과 산이 서로 겹쳐지면서 맞닿아 펼쳐지고 능선과 봉우리가 끝간데가 없다
환희봉은 암봉이나 정상은 흙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두께는 두텁지 않은 듯, 큰 나무가 없어 쉴만한 그늘이 없다
정상을 향해 오를수록 산소의 밀도가 높아진다
어쩌다 튀어 나오는 고사목들.. 천년은 아닐지라도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 횡한데,
고대산 넘어 가지못하는 북녘땅에선 시원한 바람 한줄기 몰아다 준다
지장산 정상인 환희봉
포천시는 이고장 출신 백사 이항복의 싯귀를 정상에 새겨 놓았다
환희봉(歡喜峰)이란 불교에서 불심을 얻어 믿는 마음이 동해서 기쁘다는 곳인데,
"고신원루(孤臣寃淚)에 구중심처(九重深處)..." 아픈 마음의 원성을 읊고 있으니 맞지 않는 듯...
북쪽 보개능선을 중심으로 좌측이 고대산(832m) 우측이 금학산(947m)
지나온 능선... 바로 앞이 화인봉이다
잘루맥이고개에서의 하산길은 임도...
일반차량으로는 무리이나, 바위에 긁힌 흔적을 보니 오프로드 차량이 간혹 찾는 듯하다
아름답다고 소문난 계곡..
그 경치를 담아 보고파 트레킹을 결심한다
소문대로 숲에 둘러쌓인 계곡은 차라리 어둡기까지 하다
이크~ 그러나 얼마 못가 계곡을 벗어나고 만다
고기굽는 냄새에 오물이 썩어가는 악취... 그 맑다는 물은 차라리 흐리기까지 한다
내 다시는 지장산을 찾지 않으리... 코 끝을 감싸쥐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하산길에 보는 지장계곡 입구
계곡이 깊을 수록 숲속은 짙어지는데
길가 양 옆은 텐트촌에 주차장... 그야말로 혼란스러움의 극치다.
엊저녁부터 와서 밤새운 피서객들도 상당히 많은 듯...,
웃통 벗고 수영복만 걸친 채로, 아침부터 고기판에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인다.
매주 등산을 다니지만 이렇게 취사 가능한 지역은 별로 보질 못했는데...
머지않아 이곳도 오염 때문에 찾는 이는 줄어들 것이고, 후회하는 날이 오겠지?
한여름의 무더위에 以熱治熱을 외치며
맑고 시원한 계곡을 기대할 수 있었기에 흘린 땀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하산길 계곡은 오물에 악취, 거기다 시끄러움까지이니...
그래도 다음 산행지를 찾아 두리번 거림은, 난 그만큼 산을 좋아함이고,
그리고 산을 어지럽히는 사람들... 그중의 하나가 또한 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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