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조지아 – 카즈베기 가는 길
여행일 : ‘23. 5. 31(수) - 6. 12(월)
세부 일정 : (아제르바이잔)바쿠→고부스탄→쉐키→(조지아)카헤티→시그나기→트빌리시→(아르메니아)알라베르디→세반→예레반→코르비랍→에치미아진→(조지아)트빌리시→아나우리→구다우리→카즈베기→므츠헤타→바투미→(튀르키에)리제
특징 : ① 코카서스(Caucasus) :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는 지역으로 현지어로는 ‘캅카스(Kavkaz)’라 부른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아제르바이잔·조지아(그루지아)·아르메니아가 있다. 뻔한 코스와 일정,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연일 북적거리는 기존 관광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여행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② 조지아(Georgia) : 코카서스 3국 중 하나로, 지정학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곳에 위치한다. 러시아 남하정책의 접점이자. 서구문명과 이슬람문명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외부세력과 문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한편 조지아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맥과 고원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흐르는 강과 계곡, 초원이 빚어낸 멋진 풍광으로 인해 ‘코카서스의 스위스’라는 별칭이 붙었다.
③ 카즈베기(Kazbegi 또는 스테판츠민다) : 조지아는 맛좋은 와인이 유혹하는 와인 천국이고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카즈베기’가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데, 트빌리시 북쪽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는 산악지역이다. ‘카즈베기’는 구소련 시절에 부르던 이름이고, 현재는 ‘스테판 츠민다’로 불리고 있지만 그래도 현지에서는 ‘카즈베기’라는 지명이 더 쉽게 다가온다.
▼ 조지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자리매김한 ‘카즈베기’로 간다. 아나누리를 거쳐 카즈베기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므츠헤타(Mtsheta)를 거쳐 바투미 쪽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카즈베기 가는 길은 소련 지배시절 군사도로로 개설되었기 때문에 도로가 험하기로 유명하다. ‘아라그비 강’ 왼쪽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야영장과 레스토랑, 호텔들을 만나기도 한다. 카누와 카약을 할 수 있는 시설도 보인다. 하나 더. 무슨 축일(오순절?)이라도 되는지 강가에는 먹고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 조지아 여행은 ‘시그나기’를 거쳐 수도인 ‘트빌리시’로 들어온 다음, ‘아나우리’와 ‘구다우리’를 지나 ‘카즈베기’로 간다. 돌아오는 길에 ‘므츠헤타’를 둘러본 다음, ‘바투미(흑해 연안에 위치한 조지아 제2의 도시)’를 거쳐 튀르키에의 ‘리제’로 넘어간다. 하나 더. 중간에 트빌리시에서 아르메니아를 돌아본 다음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오기도 한다.
▼ 차장을 스쳐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 한참을 달리다보면 ‘진발리 호수(Zhinvali Reservoir)’에 이르게 된다. 카즈베기 고봉에서 흘러내려온 ‘아라그비(Aragvi)’ 강이 잠시 머물다 가는 인공호수로, 빙하가 녹아내려 만들어진 저수지의 물빛이 에메랄드빛으로 무척 아름답다. 호반에는 전원주택들이 들어서있었다. 관광객이 호수를 바라보면서 쉬어갈 수 있는 커피숍이라는데 이게 또 호수와 어우러지면서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 저수지 위에는 ‘아나누리 성채(Ananuri Fortress)’가 있다. 이 성은 13세기부터 이 지역을 통치했던 아라그리 영주의 성이다. 작은 규모의 성채는 하나의 성과 17세기에 세워진 두 개의 교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건물 전체를 성벽이 빙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네 귀퉁이에 망루가 솟아있어 요새의 역할도 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아나누리 성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잠정목록에 올랐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깊고 그나마 원형을 많이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 아나누리 성채는 1200년에서 1249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조지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라고 한다. 13세부터 이 지역을 통치했던 봉건 왕조 아라그비의 성채였던 아나누리 요새는 1739년 크사니(Ksani) 공국의 산쉐(Shanshe) 공작에 의해 함락된다. 4년 후 지역 농민들이 샨쉐 공작의 통치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1746년부터는 카헤티(Kakheti) 왕국의 테이무라즈 2세(Teimuraz Ⅱ) 왕에게 통치를 받았다. 그 후 소련 시절 교회로서의 기능을 잃으며 지금과 같이 황폐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하나 더. 아나누리 성채가 포위되었을 때 물과 식량을 비밀통로를 통해 공급받았다고 한다. 그 역할을 하던 누리(Nuri) 출신의 아나(Ana)라는 여인이 사로잡혀 고문당했지만 죽음으로 항거하며 끝내 비밀통로를 알려주지 않아 그녀를 기리기 위해 ‘아나+누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차에서 내리면 육중한 성곽이 길손을 맞는다. 정방형과 원통형으로 모양이 각기 다른 두 개의 망루와 함께 높은 성벽으로 둘러쳐져있다. 이곳은 카즈베기 주의 대주교가 머물던 곳으로 평상시에는 성당으로, 전시에는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비밀 요새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저 작은 성채에 5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 성채에는 2개의 교회와 3개의 탑이 남아 있다. 그중 ‘슈포바리(Sheupovari)’라고 불리는 위쪽 성채의 탑은 1739년 샨쉐(Shanshe) 가문이 이곳을 침략하였을 때 아라그비(Aragvi) 가문이 마지막까지 방어하던 곳이라고 한다.
▼ 정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두 개의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왼쪽 조금 높은 곳, 크기가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17세기 전반에 세워진 ‘옛 성모성당(The older Church of the Virgin)’이다. 하지만 내부가 파괴되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 이 성당의 벽은 돌과 흙으로 만들어져 더 오래된 느낌이 난다. 건물 내부에는 이곳 영주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성당의 붉은 지붕과 비잔틴 양식의 돔은 비교적 잘 보존되어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 아래쪽의 좀 더 크고 잘 보존된 건물이 ‘큰 성모성당(The larger Church of the Mother of God)’이다. 성모승천성당(Curch of the Assumption Virgin Mary)으로도 불리는 이 성당은 1689년 이곳 영주 바르드짐 공작(Duke Bardzim)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내외부에 조각과 그림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 성채에는 피라미드 모양의 지붕을 한 네모난 탑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교회에 바싹 붙어 있다. 성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성채의 터가 하도 좁다보니 어쩔 수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 두 건물의 사이, 벽면에 ‘포도나무’로 여겨지는 부조가 새겨져 있었다.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녀 ‘니노’와 관련된 부조가 아닐까 싶다. 이곳 조지아가 와인의 성지라는 것을 알려주는 의미심장한 표현일 수도 있겠고...
▼ 성당의 파사드(facade). 출입문 주위는 기하학적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 파사드 상단에는 ‘포도나무 장식이 있는 십자가’를 새겨놓았다.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한 성녀 니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녀 ‘니노’가 조지아로 오게 된 데는 성모 마리아의 계시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꿈에 나타나신 성모가 포도나무 가지로 만든 십자가를 그녀에게 건네며 조지아로 갈 것을 명했다는 것이다. 조지아 교회에서 포도 나뭇가지 십자가를 들고 있는 여인의 초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이다.
▼ 십자가 양쪽에는 사자와 용 등의 동·식물이 새겨져 있다. 천국을 의미하는 것들이라는데, 그렇다면 눈매가 매서운 저 부조는 천사쯤 되시겠다. 맨발인 여느 천사들과는 달리 구두까지 신은 게 신기했지만 말이다.
▼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벽화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조지아정교회, 아니 동방정교회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 돔을 올려다보니 16개의 작은 창이 나 있다. 동서남북 사방을 각각 네 개씩으로 나누어놓았나 보다.
▼ 정면의 성화벽 이코노스타시스(eikonostasis)에는 예수와 성모 그리고 사도상이 그려져 있다.
▼ 유화 형태의 벽화는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반면, ‘템페라 기법(tempera painting : 달걀노른자와 아교를 섞은 불투명 안료인 템페라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방법)’으로 제작한 벽화는 색이 많이 바래있었다.
▼ 천국과 지옥을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저울’. 사람이 죽었을 때. 선행과 악행을 저울에 달아 심판한다는 내용이지 싶다.
▼ 기둥의 그림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콘 형태로 그려진 예수상과 사도, 성인은 하나같이 색이 바랬다.
▼ 그림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 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알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 성채 안 풍경.
▼ 성채 안 풍경.
▼ 성채의 동쪽 끝으로 가면 종탑이 있다. 진발리 호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 성채 앞 휴게소는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추운 지역이어선지 양모로 만든 기념품도 눈에 띈다. 모자와 양말, 옷 등 종류도 다양한데,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었다.
▼ ‘구다우리’로 가는 길. 멀게만 보이던 고봉이 차츰 가까워지고 길은 높은 산을 가로지르며 치고 들어간다. 승용차나 버스, 트럭 할 것 없이 높은 산 언덕길을 안간힘을 쓰며 오른다. 하지만 여행객에게는 신나는 구간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 저 십자가는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 코카서스산맥을 넘어가는 이 험한 고갯길은 ‘즈바리 패스(Jvari pass)’로 불린다. ‘즈바리(Jvari)’는 십자가를 뜻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개이름을 형상화한 조형물일지도 모르겠다.
▼ 점점 높아지는 고도를 따라 창밖 풍경도 점점 변해간다. 그러다 숙소인 ‘구다우리’에 가까워질 무렵, 가이드의 배려로 코카서스산맥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전망대에 잠시 들렀다. 전망대의 이름까지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구다우리 전망대’가 어떨까? 구다우리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니 말이다.
▼ 절벽 위의 전망대는 제비집처럼 벼랑에 매달려있는 모양새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보려주려는 듯 허공을 향해 툭 튀어나갔다.
▼ 발아래가 허전할 만도 하겠건만, 관광객들은 누가 하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얼을 빼앗겨버렸는지도 모르겠다.
▼ 난간에 서자 코카서스의 전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높고 낮은 산이 끊어질 듯 이어지고 산 아래 언덕에는 조지아의 전통가옥과 마을이 고즈넉이 자리를 잡고 있다. 마을에서 홀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집도 있고 몇 채씩 옹기종기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천만리 먼 이국에서 한 폭의 동양화를 마주한 느낌이 든다.
▼ 휴식 겸해서 들르는 여행객들의 숫자가 제법 되는지 매점까지 들어서 있었다. 과일주스와 꿀 같은 지역특산품들을 파고 있는데, 성수기가 아니어선지 식당은 문이 닫혀 있었다.
▼ ‘구다우리(Gudauri)’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구다우리는 카즈베기(또는 스테판츠민다)로 가는 도중 거치는 작은 마을이다. 아나누리에서 북쪽으로 50km쯤 떨어진 즈와리 고개, 해발 2,200m의 남쪽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다. 20개나 되는 스키 트랙을 갖고 있단다. 구다우리를 ‘스키를 위해 태어난 곳(Born to ski)’이라고 홍보할 정도라나?
▼ 숙소인 ‘베스트 웨스턴 구다우리(Best Western Gudauri)’.
▼ 고산지대인 구다우리는 여름에도 아침 기온이 10℃ 이하일 정도로 서늘해서 에어컨이 필요 없다고 했다. 오히려 5월까지 난방을 할 정도란다. 거기다 풍광까지 뛰어나 스키 시즌이 아닌 여름에도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그래선지 옥외 수영장을 부대시설로 둔 리조트까지 눈에 띈다.
▼ 날이 어둡기 전에 도착한 덕분에 흰 눈을 뒤집어 쓴 코카서스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즈바리 패스(Jvari pass)’를 지나 카즈베기로 간다. 카프카즈의 험준한 산들이 가까워지는가 싶더니 차창 밖 생태계가 고산 식생대로 바뀐다. 그러다 해발 2379m의 ‘즈바리 고개(Tsvari Pass)’를 넘는다. 참고로 즈바리 패스는 코카서스산맥을 넘어가는 험한 고갯길이다. 구다우리에서 산 반대편에 있는 코비(Kobi) 마을까지 15km에 이르는 도로를 말한다. 즈바리(Jvari)는 십자가를 뜻한단다. 러시아제국 때 이 고갯길 정상에 거대한 대리석 십자가가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 구다우리에서 10km쯤 달렸을까 산등성이에 멋진 조형물 하나가 세워져 있다. 조지아와 소련의 우호를 기념하는 벽화형 기념물인데, 1783년 러시아 케터린 2세(Catherin II)와 카헤티 왕 에레클 2세(Erekle II)가 서명한 조약의 200주년을 기념해 1983년에 세워졌다. 사람들은 조형물 앞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조형물(전망대)에 올라가 구다우리 협곡의 경치를 구경한다.
▼ 조형물은 깎아지른 절벽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우정 전망대’로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 커다란 원통형 벽으로 이루어진 조형물 벽은 1,217개의 화려한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 1783년의 ‘조-러 우호조약’은 말이 우호조약이지 조지아가 외교적 자주권을 러시아 제국에 양도하는 불평등조약이었다. 그 때문에 조․소 우호기념물에 대한 조지아 사람들의 감정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알 리가 없는 이방인들은 낯선 조형물이 마냥 신기한기만 하다.
▼ 그림은 조지아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에서 자식을 지키는 어머니의 형상을 한 성모 마리아를 한가운데 두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조지아 역사에서 위대한 일을 한 왕들, 산업사회를 이끌어 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어머니로서 자식인 조지아를 보호하는 듯한 장면이 묘사되었다고 해서 조지아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단다.
▼ 성 조지가 용을 퇴치하는가 하면, 조지아 국민들이 포도주를 마시며 신나게 춤추는 장면도 있다. 총을 들고 전장으로 나가는 조지아 젊은이들도 보인다.
▼ 난간에 서자 ‘전망대’라는 이름에 걸맞는 조망을 선사한다. 눈 덮인 코카서스산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그 광경이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 발아래로는 아라그비강의 발원지인 악마의 계곡(Devil's Valley)이 펼쳐진다. 저 계곡은 ‘죽음의 계곡’으로도 불린다고 했다. ‘즈바리 패스’가 험하고 굴곡이 심해 교통사고가 자주 나서란다. 때문에 도로확장과 터널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 여행의 묘미는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찍었노라가 아니겠는가. 거기다 사랑까지 더해졌으니 이를 놓칠 집사람이 아니다.
조지아 여행 ⑥ : 조지아 기독교의 역사이자 세계문화유산, 므츠헤타 ‘즈바리 수도원’ (2) | 2024.11.05 |
---|---|
조지아 여행 ⑤ : 대자연 풍광 속, 그리스 신화의 고향 카즈베기, 게르게티 츠민다사메바교회 (7) | 2024.10.31 |
조지아 여행 ③ : 조지아정교회 총본산이자 트빌리시 랜드마크, 성삼위일체 대성당(츠민다 사메바) (5) | 2024.09.30 |
조지아 여행 ② : 신화의 나라 수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 트빌리시 투어 (11) | 2024.09.26 |
아르메니아 여행 ⑧ : 최초 기독교 국가의 가장 오래된 교회, 에치미아진 대성당 & 즈바르트노츠 유적 (9) | 2024.09.16 |
여행지 : 조지아 - 트빌리시
여행일 : ‘23. 5. 31(수) - 6. 12(월)
세부 일정 : (아제르바이잔)바쿠→고부스탄→쉐키→(조지아)카헤티→시그나기→트빌리시→(아르메니아)알라베르디→세반→예레반→코르비랍→에치미아진→(조지아)트빌리시→아나우리→구다우리→카즈베기→므츠헤타→바투미→(튀르키에)리제
특징 : ① 코카서스(Caucasus) :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는 지역으로 현지어로는 ‘캅카스(Kavkaz)’라 부른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아제르바이잔·조지아(그루지아)·아르메니아가 있다. 뻔한 코스와 일정,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연일 북적거리는 기존 관광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여행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② 조지아(Georgia) : 코카서스 3국 중 하나로, 지정학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곳에 위치한다. 러시아 남하정책의 접점이자. 서구문명과 이슬람문명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외부세력과 문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한편 조지아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맥과 고원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흐르는 강과 계곡, 초원이 빚어낸 멋진 풍광으로 인해 ‘코카서스의 스위스’라는 별칭이 붙었다.
③ 트빌리시(Tbilisi) : 대카프카스 산맥 남쪽 기슭의 ‘쿠라 강(Kura R.)’ 유역에 위치한 조지아의 수도. 5세기 사카르트벨로 왕 바흐탄그 1세 고르가살리(452-502)에 의해 세워져, 아랍인과 튀르크인들에게 점령당하기를 반복하다 1801년에는 러시아가 점령했다. 이후 그루지야 SSR의 수도를 거쳐 1991년 독립 조지아의 수도가 되었다.
▼ 트빌리시 투어의 대미는 ‘성 삼위일체 대성당(Holy Trinity Cathedral)’이 장식한다. 조지아 정교회의 총본산이자 트빌리시의 상징으로 ‘예수 탄생 2000년’, ‘조지아정교회 독립 1500주년’, ‘조지아공화국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1994년 건축을 시작해 2004년 완공되었다. 설계는 건축가 ‘아킬 마인디아스빌리(Archil Mindiashvili)’가 맡았는데, 정교회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라고 한다. 하나 더. ‘츠민다 사메바(Tsminda Sameba)’ 성당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성삼위일체 대성당’이라는 뜻의 조지아어(그루지아어)를 영문 식으로 표기했다고 보면 되겠다.
▼ 아블라바리(Avlabari) 지역 ‘엘리아 언덕(Elia Hill)’에 위치한 대성당은 구도심에서 걸어서 20-30분이면 충분하다. 참고로 엘리아는 기원전 9세기 아합왕 통치 시기 이스라엘 북부에 살았던 선지자다.
▼ 본당 앞. 조지아정교회를 지켜주는 수문장이라도 되는 양 열두 개의 기둥이 두 줄로 도열해있다. 각각의 기둥에는 조지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인물들이 부조되어 있다. 기독교를 승인해준 마리안 3세, 트빌리시로 천도한 고르가살리 등등...
▼ 계단 위, 그림처럼 서 있는 대성당은 보는 순간 완벽한 균형미에 감탄이 쏟아진다. 돔 위에 얹은 7.5m 높이 황금 십자가의 위용도 대단하다. 성당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고 했다. 어둠이 내리고 대성당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이 들어오면 가슴에도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 하나가 켜진단다.
▼ 대성당은 길이가 70m, 폭이 65m, 높이가 87m에 이른다고 한다. 지하층의 깊이가 13m라고 하니, 지하로부터 따지면 높이가 100m나 되는 셈이다. 외관으로 볼 때 성당은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 본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옷차림에 주의가 필요하다. 여자는 바지는 길고 짧고 간에 무조건 안 된다. 스커트도 길이가 짧으면 퇴자다. 민소매도 안 된단다. 남자라고 해서 봐주지는 않는다. 모자와 반바지. 민소매의 착용이 금지된다.
▼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웅장함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정교회 특유의 정갈함과 고즈넉함이 가득했다. 성당의 중심은 돔이다. 사방으로 뚫린 창문에서 쏟아져 들어온 빛이 성당을 밝혀준다. 하지만 성화로 치장된 로마 가톨릭교회들과는 달리 텅 비어있어 고즈넉한 감을 준다.
▼ 성화는 돔의 아래, 제단 뒤쪽 벽면에 그려져 있었다. 반원형 공간에 예수님이 의자에 앉아 오른손을 들어 신도들을 축복하고, 왼손에는 성경을 들어 가르침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를 그려놓았다. 예수님 아래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12사도가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다. 이들 성인의 두광 양쪽으로 이름이 적혀 있다. 12사도 아래 초상들은 나중에 성인으로 추대된 위대한 인물들이라고 한다.
▼ 성당에는 모두 9개의 경당이 있다고 했다. 지하에 5개, 1층에 4개가 있는데, 그중 둘은 조지아 정교와 직접 관련된 성녀 니노와 성 조지에게 바쳐졌다고 한다.
▼ 다른 경당들은 돔은 물론이고 그 아래 벽면까지도 텅 비어 있었다.
▼ 본당에서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다들 무릎을 꿇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애초부터 없다. 그러니 미사 내내 무릎을 꿇었다 일어서기를 반복할 것이다. 정교회의 미사는 2~3시간씩 진행되기도 한다니, 웬만한 체력 갖고는 미사에 참석하기도 어렵겠다.
▼ 사제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데, 하물며 신도들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겠는가.
▼ 성당 내부는 다양한 이콘(icon, 성화)들로 가득했다.
▼ 성화 속 인물들은 다양했다. 성모 마리아, 성녀 니노 같은 여성들이 있는가하면, 조지아 정교에서 떠받드는 사도 성 안드레아와 성 조지 같은 남성도 있다. 성녀 니노의 성화가 유독 많은 것은, 그녀가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했기 때문이란다.
▼ 성녀 ‘니노’의 초상도 그중 하나인데, 그녀에 대한 얘기는 ‘오마이 뉴스’의 기사를 옮겨본다. 320년경 카파도키아 출신의 수녀 니노(Nino)가 이베리아 왕국 남부지역에서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324년경 왕국의 수도인 므츠헤타(Mtskheta)에 이르러 왕비인 나나(Nana)를 만나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게 된다. 그러나 미리안(Mirian) 왕은 기독교를 인정하지 않고, 왕비가 기독교를 버리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위협한다. 전승에 따르면 326년경 왕은 숲으로 사냥을 나간다. 그런데 갑자기 숲이 어두워졌고 왕은 길을 잃는다. 절망적인 상황에 당황한 왕은 나나가 믿는 신에게 기도했다. 그러자 갑자기 세상이 밝아지면서 길이 나타났다. 므츠헤타의 왕궁으로 돌아온 미리안은 니노에게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다. 기독교 사상은 왕족과 관리들은 물론 국민들에게까지 전파되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게 되었다. 이베리아 왕국은 아르메니아에 이어 두 번째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 이콘은 동방정교회에서 우상논쟁에 휩싸기도 했다. 그러다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입어 실재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림으로도 나타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성상은 교회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간주되어 특별한 경배의 대상이 되었다.
▼ 정교도 신자들은 기도할 때 성화에 손을 대고 하는 모양이다.
▼ 그밖에도 다양한 이콘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금이나 은으로 입혀져 화려하기 짝이 없다. 다양한 보석으로 치장된 작품도 눈에 띈다. 조지아 정교회의 본산이라서 그런지 다른 교회들보다도 훨씬 더 화려하다는 느낌을 준다.
▼ 밖으로 나오니 입장할 때 무심코 지나쳤던 종탑이 눈에 들어온다. 정문 쪽으로는 아까 거론했던 열두 개의 기둥들이 두 줄로 도열해있다.
▼ 종탑. 9개의 종이 매달려 있다고 했으나 헤아려보지는 않았다.
▼ 그밖에도 성당 주변에는 주교관, 신학대학, 세미나실, 휴게소 등 다양한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조지아정교회 총대주교가 주석하는 성당에 걸맞는 규모라 하겠다.
▼ 높은 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성당에서의 조망은 일품이다. 맞은편에 있는 Mother of Georgia와 오른쪽에 하늘 높이 솟은 므츠민다파크의 타워가 보인다. 트빌리시는 이렇듯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아서 좋다.
▼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왕으로 여겨지는 흉상들을 세워놓았다. ‘타이무라즈 1세’의 흉상도 그중 하나인데, 그에 대한 내력은 오마이 뉴스의 기사를 인용해본다. 타이무라즈 1세는 1605년부터 1648년까지 바그라티의 왕으로, 이란의 사파비 제국으로부터 조지아의 독립을 쟁취하기 노력하다 1663년 죽었다. 그는 조지아 정교가 이슬람세력에 의해 유린되는 것을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사파비 제국의 수도인 이스파한으로 끌려가 감옥에서 생을 마쳤다고 한다. 그는 시인으로도 명성이 높다. 페르시아 시를 조지아어로 번역하면서 시작 능력을 키웠고, 1625년 자신의 어머니 케테반(Ketevan) 왕비의 수난과 순교를 시로 완성했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삼위일체 신에게 바치는 어머니의 기도를 인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성 삼위일체 대성당 정원에 그의 흉상이 모셔진 것 같다.
▼ 다른 한 인물은 안내판이 없어 누구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조지아어를 모르니 있어봤자 그게 그거였겠지만...
▼ 안내판이 붙어있는데도 그 내력을 알 수 없었던 이 빗돌이 그런 상황을 증명해준다고 하겠다.
▼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은 한마디로 잘 가꾸어져 있었다. 집사람 매의 눈에 뭔가가 걸렸던 모양이다. 후다닥 달려갔다 오더니 오디를 한 움큼 건네준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의 오디보다 훨씬 큰데다 새콤달콤하기까지 했다.
▼ 길을 나서기 전 들른 화장실. 구분이 확실한 남녀 표시가 눈길을 끈다. 오래 전, 국내 어느 관공서 화장실에서 전통혼례복을 입혀놓은 남녀표시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있었다. 우리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소개하고 싶은 충정이었겠지만, 이를 본 외국인들로서는 남녀구분이 썩 편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조지아 여행 ⑤ : 대자연 풍광 속, 그리스 신화의 고향 카즈베기, 게르게티 츠민다사메바교회 (7) | 2024.10.31 |
---|---|
조지아 여행 ④ : ‘즈바리 패스’를 따라 카즈베기로. 아나우리 성채 & 조-러 우정전망대 (1) | 2024.10.03 |
조지아 여행 ② : 신화의 나라 수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 트빌리시 투어 (11) | 2024.09.26 |
아르메니아 여행 ⑧ : 최초 기독교 국가의 가장 오래된 교회, 에치미아진 대성당 & 즈바르트노츠 유적 (9) | 2024.09.16 |
아르메니아 여행 ⑦ : 핑크빛으로 물든 인간이 살아온 가장 오래된 도시, 예레반 투어. (3) | 2024.09.12 |
여행지 : 조지아 - 트빌리시
여행일 : ‘23. 5. 31(수) - 6. 12(월)
세부 일정 : (아제르바이잔)바쿠→고부스탄→쉐키→(조지아)카헤티→시그나기→트빌리시→(아르메니아)알라베르디→세반→예레반→코르비랍→에치미아진→(조지아)트빌리시→아나우리→구다우리→카즈베기→므츠헤타→바투미→(튀르키에)리제
특징 : ① 코카서스(Caucasus) :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는 지역으로 현지어로는 ‘캅카스(Kavkaz)’라 부른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아제르바이잔·조지아(그루지아)·아르메니아가 있다. 뻔한 코스와 일정,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연일 북적거리는 기존 관광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여행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② 조지아(Georgia) : 코카서스 3국 중 하나로, 지정학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곳에 위치한다. 러시아 남하정책의 접점이자. 서구문명과 이슬람문명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외부세력과 문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한편 조지아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맥과 고원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흐르는 강과 계곡, 초원이 빚어낸 멋진 풍광으로 인해 ‘코카서스의 스위스’라는 별칭이 붙었다.
③ 트빌리시(Tbilisi) : 대카프카스 산맥 남쪽 기슭의 ‘쿠라 강(Kura R.)’ 유역에 위치한 조지아의 수도. 5세기 사카르트벨로 왕 바흐탄그 1세 고르가살리(452-502)에 의해 세워져, 아랍인과 튀르크인들에게 점령당하기를 반복하다 1801년에는 러시아가 점령했다. 이후 그루지야 SSR의 수도를 거쳐 1991년 독립 조지아의 수도가 되었다.
▼ 첫 방문지는 ‘시오니 대성당’(Sioni Cathedral). 트빌리시의 ‘올드 타운’인 시오니 쿠차(시오니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동쪽 면은 쿠라 강의 오른쪽 제방에 접하고 있다. ‘시오니 안식성당(Sinoni Catheral of the dormition)’ 또는 ‘시오니 성모 마리아 안식교회(Virgin Mary dormition church Sioni)’로도 불리는데, ‘시온(Sion)’이라는 이름은 예루살렘의 ‘시온 산(Sion Mt.)’을 뜻하는 다른 교회들과는 달리 근처에 있는 ‘시오니 쿠차(Sioni Kucha)’라는 거리에서 따왔다고 한다.(이하 두산백과에서 발췌 정리)
▼ 이번 여행은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조지아)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여행사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마지막에 흑해 연안의 ‘바투미(조지아 제2의 도시)’도 들렀다. 그리고 튀르키예의 ‘리제’로 넘어가 이스탄불(환승)을 거쳐 귀국했다.
▼ 트리알레티 산맥과 카르틀리 산맥 사이를 흐르는 ‘쿠라 강(Kura R.)’ 유역에 위치한 조지아의 수도. 관광지는 대부분 쿠라강 왼쪽의 ‘올드 타운’과 평화의 다리 근처 유로광장에 집중되어 있다.
▼ 교회는 575년경 이베리아의 왕자 구아람(Guaram)이 세우기 시작해, 그의 후계자 아다르나제(Adarnase)의 재임시절인 639년에 완공되었다. 이후 아랍·몽골·티무르·페르시아 등 침략자들에게 수차례 파괴됐고, 그때마다 재건되었다. 현재의 교회는 1112년 데이비드 왕(King David)에 의한 복구 버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하나 더. 2004년 ‘성삼위일체대성당’이 축성되기 전까지 조지아정교회 총대주교(Catholicos)의 주석(駐錫) 성당이었다. 총대주교와 유명인사의 유해가 묻혀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917년 러시아 정교로부터 조지아 정교의 독립을 이룩한 성 키리온 2세(St. Kyrion II)의 유해도 이곳에 묻혀있다.
▼ 동방의 비잔틴 양식과 서방의 로마네스크 양식을 결합한 중세 조지아 성당 건축의 전형이다. 서쪽에 입구가 있고, 동쪽 끝 반원형 공간에 제단을 중심으로 한 성소(聖所)가 있다. 건물은 트빌리시 남서쪽에 위치한 볼니시(Bolnisi) 마을에서 가져온 노란색 응회암을 사용해 건립했단다. 그래서 파스텔 톤의 노란빛을 띠는 모양이다.
▼ 성당 북쪽 안뜰에는 알렉산더 1세(King Alexander I)가 보내준 돈으로 세웠다는 독립형 3층 종탑(old bell tower)이 있다. 러·터전쟁(Russo-Turkish War, 1806-1812)에서 러시아가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12년에 건립했단다.(내 사진은 구도가 맞지 않아 인터넷에서 빌렸다)
▼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어둡다. 하지만 돔의 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비치는 성소는 상대적으로 밝은 편이다. 그나저나 미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는 실례를 범하고 말았다.
▼ 성당 내부는 원래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반복된 외세의 침입으로 훼손되었고, 지금의 벽화는 1850-1860년 러시아 화가 ‘크나즈 그리고리 가가린(Knyaz Grigory Gagarin: 1810–1893)’이 그렸다고 한다. 이때 전통방식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모습을 띠게 되었단다. 1980년대에는 조지아의 예술가 레반 추츠키리즈(Levan Tsutskiridze)가 서쪽 벽화의 일부를 그리기도 했다.
▼ 돔의 천정에는 근엄한 모습의 예수상이 상반부만 그려져 있다. 왼손에는 성경을 들고 오른손은 높이 들어 온 세상에 축복을 내린다. 머리 뒤에는 두광이 있고, 양쪽으로 IC와 XC라는 글자가 있다. 이것은 동방정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한다. 그 아래로 성모자상, 천사상, 12사도상, 성인상 등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는 성녀 니노상도 보인다.
▼ 벽에는 예수와 성모마리아의 일생과 관련된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조각은 대개 금물로 장식되어 있다.
▼ 조지아의 상징이라는 ‘성 니노(St. Nino)’의 ‘포도나무 십자가(Grapevine Cross)’는 제단 왼쪽에 있었다. ‘조지아 십자가’나 ‘성 니노의 십자가’로도 불리는데, 전설에 의하면 4세기 초 꿈속에서 성모마리아로부터 ‘조지아에 가서 기독교를 전파하라’는 계시를 받은 성녀 니노가 저 십자가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묶었다고 전해진다.
▼ 십자가는 마당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하단의 부조가 궁금해 살펴보다가 갈 길이 멀다는 가이드의 재촉에 쫓겨 그만두고 말았다.
▼ 두 번째 방문지인 ‘유럽광장’으로 가는 길. 카페와 바,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는 좁고 아름다운 골목을 지난다. 길가에는 와인 전문점이 특히 많다. 나이트클럽도 여럿 보인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할 것 같다.
▼ ‘프랭크 시나트라’가 반갑다며 말을 건네 온다. ‘Alcohol may be man`s worst enemy, but be Bible says love your enemy’ 술은 인간의 가장 큰 적이지만, 성경은 적을 사랑하라고 말했다나?
▼ ‘깐지를 든 타마다(Tamada)’를 이곳에서도 만났다. 조지아도 우리처럼 전통 건배 문화인 ‘타마다(Tamada)’가 있다. 타마다는 저녁식사 혹은 연회를 뜻하는 말로, 수르파(Surpa)에서 건배를 제의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그는 깐지’라 부르는 뿔잔을 들고 유머나 덕담을 하면서 행사를 이끌어간다. 행사의 리더쯤으로 여기면 되겠다. 참고로 타마다 동상의 원형은 쿠타이시(Kutaisi) 서남쪽 바니(Vani)에서 발굴된 기원전 7세기의 청동조각상이라고 한다. 이게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못 배기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하면서 저런 술주정꾼이 되어버렸다나?
▼ 또 다른 조형물. ‘트빌리시’의 어원은 ‘따뜻하다’라고 했다. 이는 나리칼라(Narikala) 요새 인근에 유황온천인 ‘설퍼 바스(Sulphur Baths)’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저 여인은 지금 온천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좁고 아름다운 ‘얀 샤르데니(Jan Shardeni)’ 거리를 빠져나오자, 육중한 성벽을 배경삼은 광장 하나가 길손을 맞는다. ‘박탕 고르가살리 광장’이라고 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 맞은편에 보이는 ‘메테키 성당’을 바라보며 ‘쿠라 강(또는 무츠바리 강)’을 건넌다. 이때 이태리 건축가 ‘미켈 데 루치’가 설계했다는 ‘평화의 다리(Bridge of Peace)’가 얼굴을 내민다. 금속으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유리를 얹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무튼 강이 끊어놓은 트빌리시의 올드타운과 뉴타운을 다시 연결시켜 놓았으니 능히 ‘평화’라는 이름을 얻을 만하다.
▼ ‘메테키 다리’ 건너, ‘쿠라 강’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는 ‘메테키 성당’이 걸터앉아 있었다. 공식명칭은 ‘메테키 성모승천 성당(Metekhi St. Virgin Church)’. 교회의 역사는 5세기 고르가살리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195년 이슬람 세력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타마르(Tamar) 여왕이 신발을 벗고 성당 안으로 들어왔다는 기록도 있다. 현재 건물은 바그라티 왕조의 데메트리우스 2세(Demetrius II) 때인 1278년부터 1289년 사이 지어졌다. 1600년대 이후 창고·수도원·성채·감옥 등으로 그 용도가 변화되기도 했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공경하는 예배공간으로 다시 되돌아온 것은 1988년이다.
▼ 메테키 성당 앞 바위 언덕 위에는 ‘고르가살리(Vakhtang Gorgasali, 439~502) 왕’의 동상이 있다. 고르가살리는 과거 이베리아(Iberia, 현재 조지아 동부) 지역을 통치하던 왕으로, 트빌리시라는 도시를 건설한 고대의 명군으로 유명하다. 이미 기독교를 받아들였던 그는 비잔틴제국과 동맹을 맺고, 사산조 페르시아와는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 잠시 후 도착한 ‘유럽광장(Europe Square)’의 로터리(rotary). 하얀색 십자가를 한가운데 놓고, 빙 둘러서 조지아 국기와 EU국기가 번갈아가며 펄럭이고 있다. 러시아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나려면 EU가입이 최선이라나? 그래선지 조지아에서는 어디를 가나 EU국기가 펄럭인다. 하지만 아직은 EU회원국이 아니다.
▼ 로터리 위쪽은 ‘리케공원(Rike park)’. 청동으로 만든 나무 조형물이 눈길을 끌기에 카메라에 담아봤다. 새와 곤충, 나무집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흡사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 소설에라도 나올 법한 분위기다.
▼ 리케공원 초입에는 해발 492m에 위치한 나리칼라 요새까지 실어다주는 케이블카의 승강장이 있었다. 높이 94m 길이 508m를 1분 42초 동안 운행한단다.
▼ 케이블카의 장점은 스릴과 조망이다. 발아래로 ‘쿠라 강(Kura R.)’이 내려다보인다. 튀르키에 북동부 카르스(Kars) 고원지대에서 발원해 조지아를 관통한 다음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카스피해로 들어간다. 길이는 1,515km. 강의 길이만큼이나 이름도 다양하다. 러시아와 유럽에서는 쿠라(Kura), 튀르키에와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뀌르(Kür), 이란에서는 꼬르(Korr)라 부른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키루스(Cyrus)라 불렀단다.
▼ 상부 승강장에 가까워지면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가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5세기 고르가실리왕에 의해 피난과 방어용으로 만들어진 성채이다.
▼ 상부 승강장에서 내리면 길이 둘로 나뉜다. 왼편은 ‘나리칼라 요새’. ‘조지아 어머니상’을 보려면 기념품점이 늘어선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우린 ‘조지아 어머니상’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참! 승강장 근처에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망원경도 눈에 띈다.
▼ 난간에 서자 트빌리시 시가지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인구 124만을 자랑하는 트빌리시는 조지아의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다. 트빌리시(Tbilisi)라는 이름은 1936년 공식화됐다. 그 전까지는 페르시아어에 근거한 티플리스(Tiflis)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 반대 방향에도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솔로라키 언덕 남쪽에 있는 조지아 국립식물원(National Botanical Garden of Georgia)을 눈요기해보라는 모양이다.
▼ 시간이 없어 식물원으로 내려가 보지는 못했다. 때문에 다른 이의 글로 대신해본다. 원래 이름은 ‘성채(요새) 정원’이었다. 1846년부터 티플리스 식물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데, 현재 97ha(약 97만 평)의 면적에 350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식물원 안에는 오렌지원, 장미원 등이 있으며, 폭포도 있고 종자은행도 있다. 그리고 6개의 과학연구부에서 식물의 생육과 품종개량, 토양보존과 자연보호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짚라인 탑승장도 눈에 띈다. 앉아서 탈 수 있도록 해놓아 겁이 많은 사람들도 시도해볼만하겠다.
▼ 이곳 솔로라키 언덕은 조지아 여행의 필수 코스다. 그러니 오가는 사람들로 붐빌 것은 당연. 때문에 여행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상점들이 줄을 잇는다.
▼ 그 끄트머리에서 ‘조지아 어머니상(Mother of Georgia)’을 만났다. 높이가 20m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각상은 1958년 트빌리시 탄생 15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조각가인 아마슈켈리(Elguja Amashukeli)의 작품으로,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1963년 알루미늄으로 덧씌워졌으며, 1996년 현재의 모습으로 교체되었다.
▼ 조지아 전통복장을 한 여인이 왼손에는 포도주를 담은 대접을, 반면에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친구에게는 와인을 선사하지만 적(敵)에게는 칼을 쓴다는 의미다.
▼ 뒤쪽에는 자그만 광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조지아의 어머니 상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하지만 트빌리시를 내려다보는 형상이라서 뒷모습만 가능하다.
▼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되돌아와 이번에는 왼쪽, 그러니까 ‘나리칼라 요새’쪽으로 간다. 하지만 금방 포기해버리고 만다. 요새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절벽 위 길이 만만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반평생을 산을 누비며 살아왔고, 심심찮게 암벽도 타봤지만 나이가 칠십을 넘긴 지금 무리해가며 올라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 요새는 5세기 후반 고르가살리 1세 때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1100년 전후 다비드 4세 때 증축되었으며, 몽골족의 침입 때 작은 성채라는 뜻을 가진 나린칼라(Narin Qala)라는 이름을 얻는다. 16-17세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고, 1827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성채 안에는 성 니콜라스 성당이 있다. 참! 요새는 아라비아 양식이라고 했다. 때문에 7세기 이슬람제국 우마이야 왕조 때 처음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단다.
▼ 마지막으로 들른 ‘자유광장’은 구시가지의 중심에 해당한다. 첫 이름은 예레반 광장이었고 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잠시 등장했던 조지아 공화국 시기에는 자유광장, 그 뒤 소련 시절에는 비밀경찰국장인 베리아의 이름을 딴 광장이 되었다가 이내 레닌 광장이 되었다.
▼ 예전 레닌의 동상이 있던 자리는 시민 혁명 후 자유기념탑으로 바뀌었다. 높이 35m의 기둥 꼭대기에는 건국신화의 ‘성 게오르기우스’ 황금빛 기마상이 있다. 참고로 성 게오르기우스는 초기 기독교의 순교자이자 십사구난성인(十四救難聖人) 가운데 한 사람으로 조지아 국명의 어원이라고 한다. 악룡 퇴치 전설에 따라 주로 창이나 칼로 용을 무찌르는 백마 탄 기사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광장 옆에 있는 캘러리아 쇼핑몰에 들러 아이스 와인 3병을 샀다. 세일 기간이라서 한 병에 15불 밖에 하지 않는다는 종업원의 말에 귀가 솔깃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구입 한도(1인당 1병)를 넘길 경우 관세가 구입가와 거의 맞먹는다는 것도 앱으로 통관신고서를 작성하면서 처음 알았다. 덕분에 한 병은 이동 중에 마셔버렸고...
▼ 해거름 무렵 유럽광장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하러 메테키 언덕 위에 있는 식당가로 올라간다. 이때 ‘퀸 데레얀 궁전(Queen Darejan palace)’이 눈에 들어온다. 엘레클 2세(Erekli Ⅱ)가 그의 왕비인 데레얀을 위해 1776년에 지었다고 한다.
▼ 식사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가 구워져 야채샐러드와 함께 나온다. 그리고 빵과 스프도 나온다. 조지아가 자랑하는 와인이 제공됨은 물론이다. 이 음식을 먹으면서 공연을 즐기면 된다. 조지아 전통춤은 마치 탭댄스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경쾌하고 스페인 플라멩고처럼 정렬적이다. 전통음악(Polyphony)은 안데스산맥의 노래들처럼 멜로디가 신비롭다. 먼저 가수가 나와 전통음악부터 동시대 음악까지 불러준다. 다음에는 남녀 두 쌍이 나와 역동적인 춤을 보여주는데, 이들 공연이 식탁 사이 공간에서 이루어져 공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장점이 있다.
▼ 트빌리시는 야간관광의 명소로 알려진다. 경관도 경관이지만 치안이 좋아 안심하고 관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호텔방에서 소주잔이나 홀짝거리고 있겠는가. 하지만 예전의 조지아 경찰은 부패의 상징이었단다. 이를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대대적인 경찰개혁을 단행했다. 우리나라처럼 ‘무늬만 해경 해체’가 아니라 정말 경찰을 해체해 버렸다. 기존 경찰 조직을 전부 해체하고 새로 경찰을 뽑아서 조직을 재구성했다. 경찰서도 가장 화려한 건물로 새로 짓고 유리로 외벽을 지어 투명한 경찰임을 강조했다. 급료도 비약적으로 높여주었다. 이후 조지아에서는 경찰이 ‘신랑감 1위’로 꼽힌다나?
▼ 어둠이 내리자 주변의 역사적인 건축물과 현대적인 구조물에 조명이 들어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노란색으로 빛나는 메테키 성당은 더욱 신성해 보이고. 그 옆의 고르가살리 동상도 낮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 ‘리케 공원’의 대형 애드벌룬. 흰색 바탕에 ‘M2’라고 적혀있는데, 날씨가 좋으면 하늘로 날아오른다고 했다.
▼ 밝은 조명에 맨몸을 드러낸 ‘조지아 어머니상’은 더욱 강렬해졌다. 친구여 어서 오고, 적이면 물러가라.
▼ ‘평화의 다리’는 LED로 조명해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물고기의 뱃속을 거니는 셈이다. 참고로 다리를 트빌리시의 핫 플레이스로 만든 조명은 프랑스의 조명 디자이너 ‘필립 마르티노(Philip Martinaud)가 설계했다. 난간에 미디어글라스가 설치돼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을 연출한다.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다리 위에 몰려 인생샷을 찍느라 분주하다.
▼ 버스킹이 한창인 거리의 악사. 카메라의 앵글을 맞추는 게 미안해 1유로짜리 동전을 넣어주었다.
▼ 저 멀리 나리칼라 요새는 조명을 받아 더 우뚝해 보인다. 원래는 저곳에서 트빌리시의 야경을 즐기려고 했는데, 일기불순으로 케이블카가 운행되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지아 여행 ④ : ‘즈바리 패스’를 따라 카즈베기로. 아나우리 성채 & 조-러 우정전망대 (1) | 2024.10.03 |
---|---|
조지아 여행 ③ : 조지아정교회 총본산이자 트빌리시 랜드마크, 성삼위일체 대성당(츠민다 사메바) (5) | 2024.09.30 |
아르메니아 여행 ⑧ : 최초 기독교 국가의 가장 오래된 교회, 에치미아진 대성당 & 즈바르트노츠 유적 (9) | 2024.09.16 |
아르메니아 여행 ⑦ : 핑크빛으로 물든 인간이 살아온 가장 오래된 도시, 예레반 투어. (3) | 2024.09.12 |
아르메니아 여행 ⑥ : 코카서스 심산유곡에서 발견한 로마의 흔적들. 가르니 신전 (5) | 2024.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