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산(710m)


위    치 : 전남 장성군과 담양군의 경계능선

산행코스 : 한재-천봉-불태산-갓봉-깃대봉-헬리포트-진원마을(산행시간 : 4시간)


특    징 : 그 동안 軍시설이 있어 민간인 통제지역이었으나 최근 완화되면서 등산객들이 많아 찾고 있는 산, 인근에 있는 병풍산의 명성에 가려 있으나, 불태산에서 깃대봉까지는 암릉으로 되어있어 산을 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한번쯤은 가볼만하나, 계절따라 찾아볼 의미는 없는 산이다.  

 

 

< 산행 들머리인 한재 >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 병풍산, 반대편에 불태산이 있다.

이곳에서 병장산으로 오르려 했으나,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길은 잡목과 가시덤불이 옷을 잡아채며 앙탈을 부리고 있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외침에 되돌아 나와 병풍산 입구표시가 있는 곳에서 간이주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주 서해안 지방에 내려졌던 폭설경보에 행여 雪國의 뒷맛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가느다란 희망을 안고 왔으나,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하고 만다. 휴~~ 눈 녹은 뒤끝인지라 땅은 질고 거기에 낙엽까지 뒤엉켜 미끄럽기 한이 없다 

 

 

천봉

불태산을 가려면 어차피 지나가야하기에 오를뿐 아무 특색이 없는 흙산. 다만, 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는 천봉의 이름 때문인지 주변의 산과 들이 한눈에 조망된다. 정상의 남쪽 억새밭에선 지나쳐버린 병장산과 삼인산. 남쪽으로 무등산, 서쪽의 불태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을 잘못 들어 지나쳐버린 병장산

안부 삼거리에는 병장산 방향으로는 리본하나 없고, 수 많은 리본들은 오로지 천봉뱡향으로 집합...덕분에 병장산을 지나쳐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다.(‘별로 볼게 없는 산일거야’ 천봉을 오르는 길에 뒤로 보이는 병장산을 바라보며 나름대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  

 

 

오늘 걸어야할 불태산 방향의 능선

 장성방면으론 여성의 주름진 치마처럼 유순한 산릉들이 첩첩으로 겹치지만, 날등길은 톱날처럼 날카로워 그 반대편을 보여주질 않는다

 

 

불태산

숨이 턱에 차게 올라야만 하는 천봉을 지나 등산로는 허무하게도 다시 바닥까지 뚝 떨어지고 만다. 떨어진 고도보다 더 높이 올라야하는 여정...  코가 땅에 닿을 듯이 힘들게 고스락을 오르노라면 마치 지위가 높고 어른이 될수록 만고풍상을 가슴으로 삭여야 하는 인생여정 같다. 

 

 

불태산으로 힘든 고행길을 오르다보면 뒤편으로 뒤편에 병풍산과 한재로 이어지는 도로가 한눈에 잡힌다  

 

 

남쪽으로 바라보이는 대전면 뜰과 무등산방향 조망, 아래 보이는 저수지 근처에 이지방의 토호인 광산 金씨 발상지가 있다

 

 

등산로는 송림과 산죽, 억새를 헤치며 걷는 즐거움에. 스릴 넘치는 암릉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 암릉과 송림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매력이다 

 

 

 

 

서쪽으로 연이어지는 불태산 줄기는 남쪽은 수직이다 싶게 허리를 고추 세운 암릉, 오른편엔 육산이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갓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곳곳에 위험지역이 도사리고 있으나, 가느다란 밧줄이 걸려있어 진행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다. 그래도 위험하다 생각하면 찾기 어렵지 않은 우회로를 택하면 된다.

 

 

등산로는 온통 암릉길이고, 억새풀 초원지대를 지나 박달나무 틈새를 비집고 정상에 서면 남쪽엔 천야만야한 절벽이 보이고, 진행해야할 날등길이 험로임을 예고해 준다.  

 

 

정상을 지나면 갓봉(불태2봉) 암봉들이 줄지어 마중 나온다. 갓봉에서 보는 산줄기가 더욱 멋있고 장엄하다. 갓봉의 서쪽 암벽 아래에서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서면 뒤편으로 병풍산이 보일락말락...  

 

 

 

불태산에서 서쪽을 향하면 남쪽 담양방면으론 천길 낭떠러지의 절벽길이 연이어지고 그 아래론 영산강 건너로 빛고을 전체가 조망된다. 날씨만 좋다면 빛고을을 감싼 무등산이 멋지게 하늘금을 긋는다고 한다.  

 

 

불태산을 지나 깃대봉에 이르면 정상에 벤치가 반겨 맞는다. 하나의 산을 두 개의 지자체에 걸쳐 있기 때문인지 등산로 정비가 반쪽만 되어 있는게 웬지 서글프다. 하여간 등산로를 잘 가꾸어준 장성군청 분들게 감사~~ ^^-*  

     

 

간혹 암봉을 내려오다 보면 자칫 산길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엔 지체없이 되돌아 나오면 절벽 아랫쪽으로 산길이 열려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삼각점이 있는 헬리포트의 이정표

이곳에서 귀바위쪽 능선을 버리고 하산거리가 짧은 사방댐으로 방향을 잡는다

 

 

까치밥 한입 물고, 달디 단 감맛에 빠지다 보면 언제 산죽길을 지났는지도 못느낀다.

사방댐 못미쳐 만난 감과수원엔 까치밥이 나무마다 한두개씩 걸려있다. 집사람에게 맛보이고 싶은 욕심에 무리를 해서 따 본다. 달다는 집사람의 환호성에 아직 감을 따지 않은 나무에까지 접근하는 무리수... 열 개 넘어 땃으니 주인장의 노여움을 사는거나 아닌지... 그래도 집사람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언들 못하리요.^^-*  

 

 

고산서원 가는 길목 진원마을 앞 느티나무

수명이 680년 된 보호수로, 몸통은 어른들 대여섯명이 팔을 맛대어야 손이 닿을 정도...

 

 

고산서원(전라남도 기념물)

조선성리학 6대가(이이, 이황, 서경덕, 임상주, 이진상)의 한사람인 노사 기정진선생이 담대헌이란 정자를 짓고 후학들을 가르치던 곳인데, 1924년에 후손들이 다시 중건한 후 고산서원이란 편액을 걸었다.

 

 

기정진선생은 자는 大中. 호는 蘆沙로. 전북 淳昌에서 태어나 장성(長城)에서 자랐다.

進士에 합격한 후, 여러 번 벼슬에 임명되었으나, 사양하다가 후에 曹參判에 이르렀다. 성리학을 독자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대성하였다.  

 

다시한번 주위를 둘러보라.

지금 이 순간,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들리는가?

지금 이 순간, 당신 삶에 충실하라. 모든 것을 기꺼이 누려라.

과거를 후회하기 말고 내일을 두려워 마라. 오늘을 만끽하라.

- 존 블름버그의 '카르페 디엠'의 서문중에서 -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찾아내고 가슴이 서늘해진 글귀이다.

이미 찾아온 행복을 매 순간 지혜롭게 발견해 나가는 사람만이 앞으로 다가올 행복을 맞을 준비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 삶에 이미 찾아온 행복이란... 그건 바로 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부여잡고 함께하는 것... 지금은 집사람과 함께 오손도손 산행을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자 그럼 이 순간, 기쁨과 즐거움, 충만함으로 내 삶의 문을 두드리는 행복을 맞이해 보자. 인생은 살 만한 것이 아니겠는가.

불갑산 (516m)

 

불갑산은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불교적인 색채가 배어있는 산으로, 대체로 돌이 많은 전형적인 육산이나, 정상에서 장군봉 방향으로 가는 등산로는 10여m의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암릉산행의 짜릿한 스릴까지도 느껴볼 수 있는 산이다. 물론 등산로 정비도 잘되어 있다


산행코스 : 주차장-불갑사-저수지-해불암-정상-장군-덕고개-불갑사-주차장(산행시간 : 2시간 30분)

 

함께한 산악회 : 청계산악회


특징 : 백제에 최초로 불법을 전한 마라난타에 의해 세워진 옛절인 불갑사를 품에 안은 산이나, 절보다는 꽃무릇 축제로 더 많이 알려진 산이다. 이곳 불갑사는 문화재(보물)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게 다른 절과 다르다   

 

 

잘 가꾸어진 산 초입의 집단시설지구에 들어서면

여기 저기 상사꽃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그러나, ‘상사꽃 축제’보다는 ‘꽃무릇 축제’라 부르는게 맞지 않을까?

상사화와 꽃무릇은 모두 꽃과 잎이 함께 나지 않는 같은 수선화과이지만 색깔, 모양, 생장기 등 사뭇 차이점이 많으니 말이다.  따라서 제 이름을 찾아 ‘꽃무릇 잔치’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아무리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 마찬가지라 할지라도...

 

 

‘여자의 속 눈썹 처럼 예쁘게 생긴 꽃..’

가늘고 긴 상사화의 꽃수술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파리 하나 없는 기다란 연녹색 꽃대 위에 가는 꽃잎과 속눈썹 같은 수술이 얹혀있다.

 

<花葉 不相見 相思草>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슬픔 ! 그 붉음은 강렬한 만큼 더 한층 애달프고,

향기를 알 수 없으니 더욱 애가 타는 꽃! 그 아름다운 자태에도 손길을 주지 못하는 그 무엇...  

 

 

우선 원산지가 상사화는 우리나라인데 반해,꽃무릇은 일본이며, 상사화는 7~8월에 피고, 꽃무릇은 상사화가 지는 9~10월에 핀다. 또한, 꽃은 상사화가 붉은 색이 감도는 연자주색인데 반해, 꽃무릇은 이보다 훨씬 붉은 색깔을 띠며, 꽃잎보다 꽃술이 훨씬 긴게 특징이다.

‘상사화’(相思花)는 꽃과 잎이 서로 보지 못하고 생각만 한다하여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며, 꽃무릇도 이와 비슷한 의미의 '슬픈추억'이란 꽃말을 갖고 있다.


특히, 상사화는 꽃무릇에 비해 번식이 약해 군락지가 드물고 찾기도 힘들어 쉽게 접할 수 없는 꽃이다


 

 

 

상사화는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꽃'이라 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견우ㆍ직녀보다 더 가련한 꽃으로, 꽃과 잎이 서로 달리 피고 지는 모습이 인간세계에서 서로 떨어져 사모하는 정인들 모습과 같다고 해 불리게 된 고유이름, 꽃말 또한'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이 꽃무릇은 서늘한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왔다가 단풍이 들 무렵 조용히 꽃잎을 접는다.

 

전설에는 옛날 한 스님이 불공을 드리러 온  여인을 사모하게 되었고, 그 스님은 날마다 여인을 그리워했지만 스님의 신분으로 여인을 만날 수 없어 사모하다 상사병에 걸려 죽었단다.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잎과 꽃이 서로 교차하면서 피고 졌는데 이 꽃을 상사화라고 불렀단다

 

 

 

가을을 부르는 찬란한 색중에 정염의 꽃무릇이 하나이다.

이파리 하나 없는 기다란 연녹색 꽃대 위에 가는 꽃잎과 실타래 같은 수술이 서로를 섞어 붉은 화관을 이루는 꽃무릇... 가녀린 꽃대 하나에 의지해 툭툭 터져 갈라진 꽃송이는 가볍게 이는 바람에도 흔들리며 "슬픔의 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이파리 하나 없는 기다란 연녹색 꽃대 위에 가는 꽃잎과 속눈썹 같은 수술이 얹혀있다.

꽃무릇은 상사화와는 다르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보통 상사화로 불리는 이유다. 슬픔을 머금은 듯 고요한데... 아무 말이 없는 꽃무릇 사이로 사람들과 잠자리들만이 분주하다.

 

 

불갑사에서 오른편 등산로(용천사 방향)를 택하면 아담한 저수지를 만난다

물론 이곳 저수지 주변에도 꽃무릇이 무성하지만, 이미 꽃이 져버린 녹색 대공만 허공에 걸려있다 

 

 

불갑사 저수지를 지나서 산으로 오르는 숲길

안내판에 이곳이 ‘참식나무 북방 한계지대’이며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112로 지정되어 있다기에 휘둘러보지만 잎이 두껍고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상록활엽수인 참식나무는 찾기 힘들고, 단풍나무와 신갈나무가 대부분인데, 간혹 비자나무도 눈에 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눈에 안 띈다’라는 속담을 증명이라도 하는 걸까? 군락지를 찾아보는 걸 단념하고 산행을 재촉한다.

2시까지 내려오라는 산행 마감시간이 은근히 발걸음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풍천장어에 복분자를 먹기위한 고육지책인데 뭐~~~ 서두르자!!

 

 

이미 꽃은 지고 꽃대만 앙상한 등산로... 산책로를 연상시킴은 등산객들의 신발이 운동화, 심지어는 샌들까지 눈에 뜨이니 당연할 것이다. 30분쯤 서서히 오르다 보면 해불암에 다다른다. 

 

 

해불암(海拂庵)

중국에서 서해바다로 떠내려온 불상을 모셨기 때문에 '海佛'을 이름으로 삼은 암자로, 서해바다까지 펼쳐지는 풍광이 일품이다.


명찰이 곧 명산이라는 얘기가 있듯이 우리나라 명산에는 모두 명찰을 품에 안고 있다. 지리산 화엄사, 가야산 해인사, 영축산 통도사... 아마 우리나라의 산은 유서 깊은 사찰이 들어서면서 비로소 생명력을 얻고,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모양이고, 그래서인지 사찰에서는 나무 한그루에서 풀 한포기, 바위까지 가꾸면서 치산(治山)을 해 오고 있다.

불갑사도 그 동안 정성들여 꽃무릇을 가꾸어 왔으니, 부속암자인 해불암도 예외일 수 없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섶에는 꽃무릇이 마지막 생명을 불꽃처럼 사르고 있다


 

 

해불암에서 정상까지는 약 300m 거리에 불과하지만, 줄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마지막 정열을 불사르고 있는 꽃무릇 군락을 지나면, 한 호흡 고르며 쉬어 오르라 지자체에서 만들어준 나무계단이 아직 때도 안탄 채로 길손을 맞이하고 있다

 

 

정상은 관을 쓴 것 같다하여 관모봉(官帽峰) 또는 연꽃 열매 모양같다하여 연실봉(蓮實峰)이라 부르고 있으나, 자자체에서 설치한 표지석에 연실봉이라 적고 있으니 연실봉으로 부르는게 옳겠지? 

  

 

정상은 수십명이 둘러 앉아 쉴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암봉이다

일행분들이 챙겨온 포도알갱이의 새콤달콤함을 맛보고, 얼음 막걸리도 땡기지만 참기로 한다. 정상까지 가져오느라 고생했을텐데... 행여 부족하면 안되겠지? 암~ 안되고 말고... 

 

 

'어! 저기 산도 있네?'

언젠가 대구의 학교법인에서 정읍에 있는 금광을 인수한다고 하기에 현지 실사를 나간적이 있다

그때, 김제평야를 처음 밟아본 일행중 한명이 광활한 지평선이 보이는 김제평야를 바라보며,  언저리에 외롭게 솟은 구릉을 바라보며 내 뱉은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며 한참을 껄껄거린 일이 있는데...

 

저 앞에 보이는 고창쪽 들녘도, 산은 산이로되 산 답지 않은...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다

 

 

불갑산의 3대 명승 중의 하나인 연실봉에서 내려다보는 서해바다의 풍광..

참고로 다른 명승은 운굴폭포, 용소의 기우제란다... 두곳다 들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었다 

 

 

정상에서 장군봉방향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이 제법 높아 조심스러우나 등산로 폭이 넓어 위험하지는 않다 

 

 

암릉에서 발견한 포토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위 터널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또 하나의 다른세계~

 

 

암릉에서 바라본 정상인 연실봉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코끝을 자극한다. 들판에는 지지배배 짓는 참새들이 익어가는 알곡을 쪼아대며 허기를 채우고 있고, 높고 높은 푸른 창공을 유영하는 고추잠자리와 나비들도 모두 우아한 날개짓을 하며 부산해졌다. 나 또한 어느새 서늘해진 바람 가슴에 안고 바쁘게 산길을 거닌다

 

 

 

장군봉에서부터 등산로는 또다시 육산으로 변한다

떡갈나무, 싸리나무, 단풍나무..., 그리고 간간히 신우대도 보인다 

 

 

덕고개

대부분의 충청도 산을 오르다보면 능선 곳곳에서 정자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도 충청도 권인가?

일행중에 남겨온 얼음막걸리가 있다기에 한잔 청해 마셨는데, 온몸을 짜릿하게 만들 정도로 시원하다

 

 

불갑사

우리나라 최초의 백제 불교 해상유입설과 관련이 있는 절로서, 인도의 스님 마라난타가 중국의 동진을 거쳐 법성포를 통하여 백제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한편은 도선이 도갑사·봉갑사·불갑사 등 호남 3갑(甲) 가운데 하나로 창건하고 그 중 불사의 으뜸이라 하여 佛甲寺라 했다고도 한다. 대웅전과 팔상전 등 몇 개 건물을 제외하고는 새로 지은 지 얼마 안되었는 지 단청도 아니 한 채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불갑사 대웅전(보물 제830호)

 

빛 바랜 단청이 세월의 흐름을 대변하고, 연꽃과 국화 모양을 한 문짝이 화사하다. 안을 들여다보니 다른 법당과는 달리 부처님이 정면을 보지 않고 옆면을 보고 앉아 있다. 이 건물은 용마루 한가운데 귀면 형의 寶珠를 얹은 것이 특색이다.

  

 

 

하산길 절 입구 일주문에선 풍물놀이가 한창이다

아마 오늘이 축제의 마지막 날??? 풍물시장도 손님들로 넘치고... 

 

 

 

오랜 세월 이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이해인 수녀님의 '상사화'란 시의 한구절을

오늘도 변함없이 나와 함께해준 집사람에게 바치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흑석산(깃대봉 : 650m)

 

신록과 철쭉꽃으로 이름난 명산으로, 기암들이 서로  업치고 덥친 모양새가

멀리서 볼 때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별매산이라고도 불리운다.

서쪽으로 두억봉(529m), 북동쪽으로 가학산(577m)~별매산(465m)과 산줄기를 형성...

흑석산 남동릉은 설악산 용아릉을 상상케 하는 등 해발400~500m대의 산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산세를 보여준다. 

 

산행코스 : 제전마을-전위봉-별매산-가학산-가래재-흑석산-가리재-학계리(산행시간 : 5시간)

 

특징 : 암릉과 육산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산이나 월출산의 조망외에는 특별히 담을게 없는 산...

          많은 사람들이 작은 공룡릉이라고 하나, 이 정도의 암릉은 전국에 널려 있지 않는가 싶다

          곳곳에 이정표를 설치한 영암군쪽 흑석-가학산과는 달리 해남군쪽 별매산엔 이정표 하나 없다

 

 

545봉에서 바라본 흑석산(깃대봉) 전경 

  

 

전위봉

별매산은 정상보다는 남동릉 상의 암봉과 암릉의 풍광이 뛰어나다

밤 하늘의 별 같은 형상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별뫼' 역시 이 암봉과 암릉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위봉의 기암

 

 

전위봉에서의 조망...

저 멀리 월출산의 웅장하고 수려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월출산 외에도 강진 해남 일원의 산봉이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  

 

 

 

 

오늘의 컨셉인 바위길 능선

작은 공룡능선이라는 귀띔을 듣고 찾아왔지만, 실망... 철마다 찾아본 공룡의 묘미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별매산(465m)

밤 하늘의 별 같은 형상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별매산 뒷 벼랑...

철쭉과 함께 바위손이 무성하건만 가뭄때문인지 바위손은 바짝 말라있다

 

 

전망대 맞은편 암릉...

 

 

가학산에서 바라본 별매산 방향...

끄트머리의 별매산 너머로 월출산이 보인다

 

 

가학산(465m)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정상은 넓은 공터...

정상부는 거대한 돔형의 바위 봉으로 되어 있어 해발에 비해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다.

북동쪽으로 월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두륜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가학산 주능선은 온통 바위능선으로 되어 있어 등산로 이외 탈출로가 많지 않은 산이다.

 

 

 

흑석산에서 바라본 가학산 방향 능선

능선 곳곳에 철쭉군락지가 펼처져 있어 오감만족으로 산행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암릉과 더불어 오늘의 컨셉중 하나인 철쭉...

가학산 부터 능선길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철쭉 군락지는 황매산이나 사자산 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왜소하지도 않다

다만, 산죽이나 싸리나무와 뒤 섞여있어 꽃이 튀어 나오지지 못하므로 화려한 맛이 적은게 흠이다

 

 

 

흑석산에서 바라본 해남 앞바다...

저곳에서 잡히는 짱뚱어는 이곳에서 유명한 해장국의 원료로 사용된다.

옛날 여행길에 먹어본 맛조개의 참맛은 지금도 내 입가에 군침을 흘리게 만든다

 

 

요즘 감기 때문에 고생하는 집사람...

집을 나설때부터 마른기침이 불편한 몸으로 어디를 가느냐며 시위를 하더니만. 산행내내 힘들어한다

생각 같아서는 업어서라도 덜 힘들게 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마음 아프기만 하고...

 

여보 화이팅!!!

 

팔영산(608m)


도립공원, 중앙의 성주봉을 비롯해 유영봉, 천주봉 등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산세가 험하고 기암괴석이 많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국립공원의 절경이 일품이다.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8개의 봉우리가 비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팔영산이라 불렸다


산행코스 : 강산리-강산폭포-신선대-1~8봉-탑재-능가사(산행시간 : 4시간)


특징 : 산 전체가 바위지만 군청에서 등산로를 잘 정비해서 위험한 곳은 별로 없다

월출산, 달마산 등과 함께 호남에서 손꼽히는 바위산이다(요즘은 강진의 석룡산도...)  

 

 

강산폭포... 물줄기를 볼 수 없는게, 아무래도 비올 때만 자태를 나타내는 폭포인듯...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등산객을 유치시키고 싶으면 이곳 관료분들게 순창의 강천산 견학을 권해보고 싶다

시간이 된다면 그곳 군수님을 찾아뵙고, 언젠가 나에게 피력해 주었던 그분의 신념과 철학을 한번쯤 들어봐도 좋을 것 같고...  

 

 

강선폭포에서 신선대 오르는 능선...

이쪽 코스가 팔영산에서 제일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그러나 고흥군에선 위험하다며 통행을 자재시키고 있다)

 

 

하기사 저렇게 날이 서있는 암벽을 잡고 오르려면 꽤나 큰 담력을 필요로한다

암벽을 꽤 오랫동안 했던 나도 바위 잡은 손끝에 힘이 가는데, 앞서가는 여자분(뒷모습)은 스틱만으로도 잘만 올라간다

 

 

팔영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신선대... 표지석은 선녀봉으로 되어있다

아무래도 신선과 선녀가 어울려 과하게 한잔하시고, 인간의 희노애락을 느끼게 되어 버린게 아닐까?

 

 

신선봉에서 바라본 남해안...

비록 가스때문에 조망이 좋지는 않지만, 남해의 묵빛 물결에 점점이 박힌 조그만 섬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2봉인 성주봉과 신선대를 사이에 두고 한컷

 

 

제 1봉(유영봉)

이곳의 봉우리들을 거리를 두고 찍을라치면, 모두 배경에 바다가 보이는게 특징이다

 

 

제 2봉(성주봉)

절벽을 따라 철구조물이 잘 설치되어 있다.

몇년전 중국정부의 초청으로 들러본 몇몇 바위산에서 느껴본 정서를 조금쯤 반추해 본다

 

 

팔영산은 영월의 구룡대산과 같이 8개 봉우리 모두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는게 특색... 

다만 인생의 성장과정을 노래한 구룡대산과는 달리, 이곳은 각 봉우리들의 형상을 형이상학적으로 읊고 있다

 

 

 

제 6봉인 두류봉은 팔영산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봉우리이다 

 

 

 

제 7봉인 칠성봉

 

 

난대없이 나타나는 돌기둥...

행여 뭔가를 깨우치려는 이들의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을가, 여기저기 기웃거려보지만 자취는 없고,

문득 주상절리를 떠올리는건 맑은 날이면 여기서 무등산이 바라보이기 때문일까?

 

 

 어느분의 꼬릿글에 하늘문이라고 적혀있던데...

하늘에서 초대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지 않았다면, 글쎄 하늘은 조금이라도 더 미지의 세계로 놔두고 싶다

 

 

암릉과 철쭉의 어울림도 이곳 별경의 하나이지만 철이 조금 지난탓에 그저 눈요기로 위안을 삼는다

 

 

제 8봉인 적취봉 너머로 점점히 박힌 섬들이 한눈에 잡힐 듯 다가온다

 

 

제 7봉인 칠성봉

 

 

8봉 가는 길목의 무명봉

 

 

 

 제 8봉인 적취봉 

 

 

능가사


1천 5백여 년 전 아도(阿道)가 창건,

처음엔 보현사라 했던 것을 정현이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하여 능가사라 이름을 바꿨다

대흥사, 화엄사, 송광사와 함께 호남 4대사찰중의 하나였다 하나, 지금은 한적하고 조그만 고찰일 따름이다

 

 

오늘 산행을 함께 해준 낙성대님

요즘 운동부족인지 힘들어 하길래 천천히 따라오라 했더니만, 결국 하산해서야 만날 수 있었고, 증명사진은 이거 하나뿐!

 

사실 난 예쁘장하고, 산을 날아다니듯 가볍게 다니는 어느 여자분 뒤꽁무니 따라다니느라 낙성대님은 안중에도 없었다. ㅋㅋ

그러나 어쩌랴, 외국과의 협상테이블에서도, 매번 카운터파트가 예쁜 여자이길 바라는 그저 평범한 사내인바에야...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훨씬 지났다.

오후 여섯시부터 차속에서 잠을 잤으니 더 자겠다 함은 어불성설... 곧바로 사진 편집에 들어간다.

그래 남성대 부킹까지 포기하고 찾아나선 팔영산이니 좋은 그림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겠지...

 

센드위치에 우유 한잔으로 아침 끝!! 한주간의 통과의례인 영화를 보기위해 매가박스로 가야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국내 영화에 한눈 팔다 미뤄놓은 박스오피스 1위인 데이큰... 만일 리암 리슨의 액션뿐이라면 헛걸음!! 

 

날을 새운탓에 약간은 졸리웁고, 토요일 제암산 8시간 산행에 이은 팔영산 산행으로 무릎 상태가 별로지만,

아름다운 산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들어낸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에, 난 힘차게 다시 도심속으로 들어간다

 

 

제암산(779m)


소백산맥 끝에 위치하며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

정상의 바위를 향해 주위의 바위들이 엎드린 형상을 하여 임금바위(제암)산이라고 불린다.

남쪽 사자산(666m)의 사이 철쭉 군락지대에서 5월 첫 일요일에 철쭉제가 열린다.


산행코스 : 감나무재-제암산-곰재산-사자산-일림산-한치재(산행시간 : 8시간 20분)


특징 : 제암산 정상을 비롯, 바닷가 산들의 특징인 바위가 간간이 자태를 보이고 있으나

대체로 육산의 형태를 띠고 있어 편안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제암산지구와 일림산 지구에 펼쳐저 있는 철쭉군락은 곱기는 바래봉만 못하고,

광활하기론 황매산만 못하지만, 양자의 조화를 함께하므로 뒤로 물리면 억울해 할 듯...

다만, 일림산에서 한치재까지 이어지는 하산길 능선은 특징없이 지루한게 흠이다  

 

 

거대한 바위 하나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의 제암산 정상...

 

 

4시50분 감나무재 출발..

20분쯤 지나면 랜턴의 도움 없이도 걸을 만... 덩달아 슬며시 여명이 찾아온다

희므끄레한 여명사이로 안개속에 잠긴 산봉들이 얼핏 바닷속 섬처럼 둥둥 떠 돌고 있다.

 

곧이어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되라고 동녁에선 붉고 고운 햇님이 고개를 내민다

"좋은 산! 고운 꽃!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어울림! 햇님~ 앞으로의 삶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큼만 행복하게 해 주소서!"

 

나뭇가지 위에 걸쳐본 햇님... 고귀한 당신의 자태를 행여 손때 뭍을새라 신록의 가지위에 곱게 모시나이다

 

 

제암산은 육산이지만 바닷가 산들의 특징을 완전히 벗어 버리진 못하고 있다

정상의 임금님바위를 위시하여 곳곳에 우람한 바위들이 어서오라 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사위가 밝자마자 나타나는 철쭉의 무리들...

온통 철쭉으로만 뒤덮인 군락지보다는, 차라리 바위와 철쭉의 어울림이 조화로운 이곳에 더 높은 배점을 주고 싶다

 

정상 어림의 바위群

제암산에서 사자산까지의 능선에는 이런 바위군들이 간간히 보인다

 

 

 

 

이정도 선돌이라면 틀림없이 이름이 있을텐데...

오늘은 8시간의 산행일정,, 일정에 쫒겨 아쉬운 마음 뒤로 하며 다시 길을 나선다

 

 

제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감나무재 방면 능선

철은 이른 봄이건만 푸르름의 도는 짙어져, 신록이 아니라 차라리 녹음이라 부르고 싶다

 

제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장흥읍쪽 능선...

푸르른 녹음을 뚫고 빼곡히 머리를 내민 거대한 바위들이, 흡사 제암봉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는 듯 하다

 

바위 사이로 장흥읍내가 보인다

 

 

제암산을 지나 사자산 가는 능선의 철쭉군락지...

느낌 #1 : 방화선 정비를 위해 나무를 베고난 후에 나온게 철쭉??? 아니면 말고...

 

철쭉을 떠올리면 난 남원의 바래봉을 맨먼저 떠올리게 된다

"바래봉을 다녀와서 써본 느낌" 오늘도 그 글을 떠올리며 또 하나의 추억을 덧칠한다

 

'워메~  산불 나부렀네, 산불~!"
그래~ 거기엔 온통 타오르는 산만이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뭄에 좋은 나무들은 목장 염소들이 홀랑 잡아먹고,
'꿀을 따던 벌이 기절할 정도'로 독성이 강한 철쭉만 살아남았다나요?
푸른 초원과 철쭉군락...
그야말로 산청화욕연(山靑花欲然)입니다.

 

봉우리하나를 진분홍 철쭉으로 덮어버렸나 하면
초원 가운데 오롯이 난 오솔길...
양옆에 둥그렇게 철쭉 무리를 심어놨군요. 모두가 염소 작품이랍니다.
아까부터 부지런한 동행은 하나라도 더 추억을 선물하고파 열심히 셔터를 눌러댑니다.

 

철쭉 꽃길이 모두 30만평이랍니다.
말이 30만평이지 눈앞에 펼쳐진 꽃길 끝은 구름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게 바로 "자연이 만든 미학이 인위를 이기는, 천상화원"이 아닐까요?

 

 

 

 

 

사자산에서 일림산까지는 밋밋한 능선...

그저 특색없는 떡갈나무 등 잡목들이 우릴 맞이한다. 그나마 그늘이라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게 위로...

 

 

 

일림산(664m)

 

호남정맥이 제암산과 사자산을 거쳐 남해로 들어가기 직전에 솟은 산.

산의 8부 능선에 형성된 무릎 높이 정도의 산죽밭과 정상 부근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아직은 덜 만개했지만, 정상의 철쭉 군락지의 광활함은 제암산보다 한수 위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빼어난데,  산 아래로 득량만의 자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일림산에서 한치재로 내려오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보성 득량만...

저곳에서 채취하는 참꼬막은 우리나라 최고... 그래서 이곳은 꼬막만이라고도 불리운다

 

 

일림산에서 한치재를 향하는 하산길...

5Km가 넘는 이 길은 가히 지루하기 이를데가 없다. 거기다 철쭉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

젊은이, 늙은이, 하얀사람, 검은사람... 건조한 날씨에 사람까지 많다보니 길은 온통 먼지 투성이다

 

이미 다리가 풀린 집사람... 8시간 짜리 코스를 6시간이라고 속였다며 입이 석자정도 나와있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8시간이라고 말했더라면 분면 안 따라왔을테고, 그럼 난 재미없는 산행을 했을게 뻔한데 말이다

 

오늘의 컨셉은 철쭉이니...

오늘도 난 죄를 짓고야 말았다... 저렇게 밝고 고운 얼굴에 짜증이라는 너울을 입혀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쩌랴 집사람이 없는 산행에 의미를 두지 않는 난,,, 담에도 또 이런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주작(475m),덕룡산(432m)


오소재에서 북동향으로 석문산 못미쳐 봉황천까지 직선거리로 약 10 km 걸쳐 있는 산.

주작산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고 있다 해서 이름지어진 산으로,

지형이 다채로워 위험하고 힘든 산행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암릉길과 억새밭으로 이어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날카롭고 웅장한 암봉과, 말 잔등처럼 매끈한 초원능선 등...

산이 표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산이다.

또한 설악산의 용아장성을 옮겨 놓은 듯하며 보조자일도 때로는 필요한 구간도 있다.


산행코스 : 오소재-암릉-작천소령-주작산-억새능선-남봉-서봉-동봉-암릉-소석문(산행시간 : 8시간40분)


특징 : 산의 매력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암릉인데, 이곳은 암릉의 호쾌함과, 시원한 바다의 조망,

그리고 진달래와 동백이라는 꽃, 거기다 억새를 까지...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으나..

모든 봉우리를 다 오르려면 상당한 담력과 암벽기술이 요구된다

(보조자일 준비없이 집사람을 리딩하다 꽤나 심한 지청구를 감수 할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위험한 코스가 많다)   

 


5시30분 조금 못미쳐 오소재에서 산행시작...

암릉에 접어들자 마자 동녘이 밝아 오지만 불행이도 구름때문에 일출의 장관은 볼 수 없다 

 

 

시야가 밝아오자 마자 첫번째로 담은 작품인데 웬 미녀들이...

편집하는걸 지켜보는 집사람 曰 "산에서 까지 한눈 파는겨?"

 

예술에는 문외한인 나이지만 내 술친구들 중에는 의재 허백련선생님의 문하제자들이 몇분 있다.

그들의 화실에서나 본 듯한 광경... 내 약관으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환희의 눈물 한방울 뚝 떨굴 수 있으련만...

 

 

오늘의 컨샙인 암릉과 진달래의 어울림...

하산후 식사시간에 어느 분 曰 진달래는 "찐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해"란다

 

내가 알기론 "진짜로 달래면 줄래?"인데...ㅎㅎㅎ

물론 그 뒤에 따르는 말도 있다  "택시 !! 물안개 !!"  "택도 없다 시X놈아, 물론 안주지 개새끼야..."

 

 

천상화원...

이게 바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최상의 천상화원이 아닐까?

뒷산 봉우리 한팔 괴고, 앞산 봉우리엔 한발 걸친 채로... 한 이특 푹 쉬어가고 싶다

 

 

 

작천소령을 지나 주작산...

길고 긴 억새능선,,, 싫증 날만하면 다시 덕룡산의 암릉이 시작된다

 

 

 

 

덕룡산은 주작산보다 위험구간이 많다

모든 봉우리를 다 오르기는 했지만 보조자일을 챙겨오지 않았기에 다소 무리가 따를 수 밖에...

크랙이 잘 발달되어 있었지만 집사람이 오르기엔 위험... 일일이 손잡을 곳을 가르켜 주느라 엄청 힘들었다  

 

 

 

 

 

 

 

 

 

오늘 산행을 함께 해준 하영씨...

힘들었지만 결코 후회롭지 않은 산행이었기를 빌어본다

 

두번다시는...

집사람의 그리도 고운 입에서 이런 장거리산행은 켤코 다시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가 악센트 강하게 흘러나온다

 

하긴 8시간30분이나 걸었으니 힘들었을거다... 저녁내내 안티푸라민 바르고 정성껏 맛사지 해드림은

다음 사자산 철쭉구경도 이정도 걸어야 할거고, 난 또다시 그녀를 모시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향일암(문화재자료 제40호)


전남 여수시 돌산도의 맨 끝에 있으며 전국 4대 관음 기도처 중의 한 곳..

644년 백제 의자왕 4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원통암이라 불렀다.

고려 광종때 윤필거사가  금오암으로, 조선 숙종때 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 개칭했다. 

향일암을 품고 있는 금오산의 기암절벽 사이는 동백나무와 아열대 식물에 둘러싸여 있다.


남해 수평선의 일출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 향일암이라  하였으며,

또한 주위의  바위모양이 거북의 등처럼 되어 있어 영구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수시 돌산도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금오산과 향일암

섬에 있는 산들이 모두 포근한 육산임에도, 신들의 돌 던지기 잔해일까?  향일암이 위치한 남쪽에만 바위투성이다

 

향일암에서 바라본 일출 #1

 

일출 #2

 

일출 #3

 

일출 #4

 

일출 #5

 

금오산 향일암 일주문

 

바위문... 향일암까지 이런 바위문들을 몇개 만날 수 있다.. 해탈을 위해서 지나가야 한다나?

 

관음전...모든 건물들이 바위 끝트며리에 걸쳐저 있다

 

 

대웅전 옆의 동백나무... 모든 나무들이 꽃몽우리를 활짝 열고 있다

 

내일이면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 오르겠지만

오늘은 오늘이기에 오늘의 태양이 중요한 것....

새로 떠오른 해를 향하여 새로운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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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1,215m)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남북으로 마주하고 있는 산...

반야봉,·노고단, 도솔봉, 만복대 등과 함께 소백산맥(小白山脈)의 고봉(高峰)으로 꼽히며,

전라남도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다


산행코스 : 병암리-신선대-백운산-만경대-억새평원-노랑이재-포철수련원(산행시간 :5시간30분)


특색 : 신선대에서 정상을 잇는 능선은 암릉으로 경관이 빼어난 반면,

나머지 구간은 육산으로 등산코스가 완만하여 가족과 함께 당일 등반이 가능하며

또한,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한려수도와 광양만의 조망 또한 일품이다.

이곳에서 채취하는 고로쇠 약수는 신경통, 요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칠불봉

 

 

 

 

억새평원

 

백운산 정상

산세에 비해 정상은 비좁기 이를데없다... 넘치는 인파 때문에 정상표지석에서 사진한장 찍기가 쉽지 않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정상

신선대에서 정상까지는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루어 졌다

반가운 마음에 바위에 매달려 보지만 미끄러우면서도 단단하지 않아 아쉬웁지만 우회로를 택한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한재 방향 능선

 

매화꽃 잔치를 보러온 하영씨!

그러나 미숙한 운영진 때문에 서편재의 산실인 청매실 농원은 들를 수가 없었다

바람결에 날리는 매화꽃잎은 가히 환상적인데도...

 

아~~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찾아와 있었다. 비록 꽃잔치는 참석 못했지만...

매화꽃 잔치에 들르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는 나에게 차라리 집사람이 위안을 준다

"지난 해에 실컷 봤는데요 뭐~ 벚꽃, 진달래, 철쭉... 또 다른 아름다운 꽃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잖아요?"

이래서 난 내 집사람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가 보다  "여보! 당신이 곁에 있어, 난 언제나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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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산(822m, 전남 담양군 소재)

 

일명 "용구산" 이라고도 하며, 금학봉, 천정봉, 깃대봉, 신선봉, 투구봉 등이 있으며

산세가 병풍을 둘러 놓은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병풍산"으로 불리어졌다고 한다.


병풍산은 추월산(729m)의 명성에 가려 존재조차 가물가물한 산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담양호를 끼고 솟은 가파른 비탈의 추월산 그림자가 담양의 다른 산 이름을 몽땅 뒤덮고 있어 담양 최고봉인 병풍산이 어디 명함 한 장 내놓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병풍산도 추월산과 같이 여러 폭의 병풍이 둘러쳐진 모습을 한 헌걸찬 암봉이다

주능선인 보리암 쪽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추월산이 운치있지만 주능선상으로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암릉은 아무래도 병풍산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산행코스 : 한재-신선대-정상(깃대봉)-천자봉-용구산-투구봉-채알봉-궁산리(산행시간 : 4시간)


특징 : 암봉이나 등산로는 대체로 육산의 느낌으로 위험한 코스는 없다. 용구산 갈림길(쪽재)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을 듯... 용구산에서 투구봉으로 흐르는 길은 별 특색이 없는 밋밋한 능선이다  

 

 

신선대

 

깃대봉

 

깃대봉의 다른 모습

 

보라! 저 끈끈한 생명력을...

 

바야흐로 지금은 등산의 계절... 정상엔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천자봉 쪽에서 바라본 정상

 

병풍이라....

 

두 바위가 바라보는 모습이 넘 정겨워서... 큰 건 나, 적은 건 집사람을 대신 해 본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이곳 담양의 명물인 메타스콰이어 도로에 들러본다

이 도로는 건교부에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한 바 있다

 

 

오늘 집사람은 짧은 산행이었는데도 많이 힘들어 한다

용구산에서부터의 구간이 수북이 쌓인 낙엽 때문에 무척 미끄러웠던 탓인가 보다

안타까움에 할수만 있다면 나머지 구간을 업고라도 마쳤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꿋꿋이 완주해준 집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해본다

무등산(1187m) : 광주광역시와 화순군 및 담양군의 경계에 있는 산.

북부는 중생대에 관입(貫入)한 화강암이 분포하고 남부는 퇴적암지대이다.

대부분 완만한 흙산이며. 정상 가까이에는 원기둥 모양의 절리(節理)가 발달...

동쪽 경사면에서 정상을 향한 입석대(立石臺)·서석대(瑞石臺)·규봉암(圭峰庵) 등 기암괴석의 경치가 뛰어나다


산행코스 : 안양산 자연휴양림-안양산(936M)-장불재-입석대-정상-서석대-중봉-중머리재-새인봉-증심사(5시간30분 소요)  

 

 

 

  

 

입석대

주상절리로서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긴 기둥 모양을 이루고 있다.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기며, 제주도 해안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새인봉, 육산인 무등산에서 뜻하지 않게 솟아난 암봉이다

 

오늘 산행의 히어로는 뭐니뭐니해도 은결이다

안양산에서 무등산을 거쳐 새인봉까지의 종주산행을 완주하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안내산악회에서 제시한 5시간30분 안에... 우리 뒤에 10명이 있었으니 이 얼마나 양호한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