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인가?
하기야 立秋가 이미 지났으니....
지난달 찾았던 덕유산
연록의 능선에 흐드러지게 핀 산나리
그 아름다움이 제것인양 그 위를 한가히 날던 고추잠자리떼....
그저 山中이어서려니 했더니만
그게 바로 찾아오는 가을을 예고함이었나보다.
오한에 눈이 뜨인다.
침대보로 온기를 되찾는건 금방 한계에 부딪친다.
마지못해 일어나 닫는 베란다 창 밖으로
대모산 초입의 네온 불빛이
파르라니 빛나는건 아마 가을의 냉기탓이 아닐까?
그래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오늘 아침 어느 신문에 윤동주시인의 序詩가 올라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부끄러워했다."
왜일까?
나는 여기서 왜 가을하늘을 연상했을까?
평생을 가지고 다니는 내 닉이 된 가을하늘을 말이다.
이 가을의 초입에서
다시 접하는 서시를 음미하며
나는 올 한해의 나를 뒤돌아본다.
한해를 열며
참으로 많은걸 갈망했고
그리고 많은걸 베풀어 보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나..........
돌아보는 지금
내 희망과는 너무 많이 동떨어져 있다.
이 가을이 가면
하얀 겨울이 오고...
또 한해가 시작되겠지?
그럼 또 다시 새로운걸 희망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
남은 시간만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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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와 씻고 나니 11시, 국회철이라 눈코 뜰새가 없다.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겠지? 그래야 5시30분에 기상, 클럽으로 향할 수
있으니까...
조이님을 만난 후부터 운동을 아침시간으로 옮겼으니 벌써 2년이 넘은 일상이다.
저녁 일과대로 애들 방을 들러본다.
둘째는 기숙사에서 이미 잠이 들었을 터이니 생략,
큰애 방, 침대가 텅 비어있는 게
아마 체육관에 있나보다.
10시에 일이 끝나니 피곤할 터인데도 체육관은 거르지 않는다.
외국에 나가는 목적이 운동이니 실력을 쌓아야 한다나?
내 손으로 받아, 내 손으로 키웠지만 보면 볼수록 기특하다.
어릴
때부터 자기 신상에 대한 모든 결정을 자신이 선택하도록 키워온 결실이다.
덕분에 공부가 신통찮은 우리 애들... 난 애들의 개성을 더
중요시한다.
세시, 눈이 떠진다. 머리가 맑다.
습관대로 스탠드를 밝히고, 침대머리에서 책을 빼어든다.
세시 반...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큰애가 들어온다.
일 끝나고 회식이 있었단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까지 술을 마셔?
비틀거리지는 않지만 씻지도 않은 채로 침대에 쓰러져버린다.
큰애의 옷을 벗겨준다. 팬티 하나만 남기고 홀라당... 숨소리가
곱다.
큰애의 옆자리에 누어 가만히 안아본다. 참으로 오랜만에 안아보나 보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기야
180㎝가 넘는 걸...
'아들아 술 많이 마셨니?'
'늦게라도 집에 들어온 게 고맙다만 조금만 더 일찍 들어왔으면 좋겠구나'
'아빠도 너만 할
때부터 술을 많이 마셔서일까? 그리 나쁘게는 생각되지 않더구나'
'그러나 일이 힘들 때 술의 힘을 빌어 보려는 생각은 말거라. 도움이 되지
않더구나'
'술 마시고 실수도 하지 말거라, 한번의 실수가 오래오래 상처를 남기더구나.'
'부디 즐기는 마음으로 술을 마시기 바란다.
즐거운 마음으로 마시면 술도 약이 된단다'
너무 잔소리가 심했나?
들릴리 없지만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있으니 내 바램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胎敎에 보니까 엄마가 듣는
음악까지도 태아에 전이된다던데...
다시 돌아온 내 침대머리...
큰애와 난, 아무래도 많이 닮았다. 父傳子傳?
시간을 쪼개어 쓰는 것이나, 뭔가를 향해
뛰는 진지함...
특히, 술! 그것도 남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술의 양이다.
아들아~ 아빨 닮고 싶다고 했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아빠 같은 사람으로 자라주거라.
잘나지는 못했지만,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조그만 정이나마 남에게 나눌 줄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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