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Cambodia) 여행

 

여행지 : 캄보디아 앙코르(Angkor) 지역

여 행 일 : ‘14. 3. 22() - 3. 26()

 

전체 여행 일정

3.22() : 인천공항씨엠립공항

3.23() : 바래이 호수, 실크 팜, 민속촌

3.24() : 따프롬, 앙코르톰, 앙코르와트, 야시장

3.25() : 와트마이 사원, 툰래삽 호수, 쇼핑(상황버섯,목청꿀, 잡화, 보석)

3.26() : 씨엠립공항인천공항

 

낯선 곳으로 떠난 여행, 종합

 

씨엠립의 특징 : 캄보디아의 수도(首都)는 프놈펜인데, 캄보디아 여행의 상징과 같은 앙코르 유적(遺蹟)을 보는 일정 때문에 씨엠립 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나 또한 캄보디아에서의 모든 일정을 씨엠립 지역에서 보냈다. 씨엠립 지역의 여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첫 번째가 앙코르유적 관광이다. 앙코르와트, 따프롬, 반띠아이스레이 등 사원과 왕궁, 무덤 등으로 이뤄진 앙코르 유적은 9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만들어졌다. 나머지 하나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접해보는 코스이다. 툰래삽호수의 수상가옥과 재래시장, 민속촌, 실크 팜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굳이 하나 더 꼽으라고 한다면 쇼핑이다. 상황버섯, 목청꿀, 보석, 잡화 등 골고루 들르는 쇼핑은 두 번 다시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매출이 없을 경우에 보이는 가이드의 노골적인 적대감은 거의 절망수준, 그러나 어쩌랴 패키지(package)여행을 따라 왔으니 참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앙코르지역 여행을 위해서는 우선 씨엠립으로 와야 한다. 앙코르 유적지로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북서부에 위치한 씨엠립은 캄보디아 제2의 도시로서 화려한 호텔과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식민지 시대 건축물, 그리고 시끌벅적한 펍 거리, 실크 농장, 재래시장 등 다양한 구경거리를 지니고 있다. 씨엠립공항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여권과 입국에 필요한 서류들인 입국카드, 비자(visa)신청서(사진 1매와 비자수수료 20달러 포함), 세관신고서 등이다. 서식들은 이미 이곳으로 오는 기내에서 나누어 주었을 것이고, 한두 번 여행 해본 것도 아니니 빈칸 없이 잘 적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제 제출만 하면 된다. 가장 먼저 들러야할 곳은 비자발급 창구, 그런데 늘어선 줄이 장난이 아니다. 엄청나게 긴 것이다.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로 기다리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줄을 서있는 곳을 왔다 갔다 하는 공항직원이 눈에 띌 것이다. 이 사람을 불러 1불만 쥐어주면 된다. 이럴 경우 비자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제로(zero), 줄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이름이 호명(呼名)될 정도이니까 말이다. 비자를 먼저 발급해 주고 심사는 나중에 한다고 해도 과히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비자(visa)를 받았다면 이번에는 입국심사대로 가면 된다. ‘원 달러!’ 창구너머의 아저씨가 스스럼없이 돈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구태여 돈을 줄 필요는 없다. 안 준다고 해서 입국을 거부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다만 이럴 경우에는 입국카드를 빈칸이나 오기가 없이 잘 적었어야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만일 1불을 건네주었다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一瀉千里)이다. 잘못 적은 곳은 일일이 고쳐주는 친절함까지 보여주니까 말이다. 다음은 세관의 검색대를 지나게 되지만 여기까지 오는 중간에 구입한 물건이 없다면 걱정할 것 없이 그냥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

 

 

 

 

공항을 빠져나오면 여행사 이름을 적은 가이드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안내에 따라 호텔로 가면 된다. 한숨 붙이고 난 뒤에 투어의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3일 동안 묵게 될 ‘Goldiana Hotel’‘4성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호텔은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외형뿐만이 아니다. 안으로 들어서서도 괜찮은 수준이라는 내 생각이 변함없었으니까 말이다. 트윈 룸(Twin Room)은 두 사람이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넓었고, 화장실과 욕실도 흠잡을 데 없이 청결했다. 내가 보기에 특급호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인 것이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수없이 많은 세계 각국의 호텔들을 접해온 내 마음에 들었을 정도라면 이 정도의 칭찬은 구태여 아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비록 ‘4성급 호텔이지만 수영장(水泳場)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로 호텔의 시설은 뛰어났다. 그리고 정원(庭園)과 수영장 등에는 갖가지 열대성 기화요초(琪花瑤草)가 널려있다, 혹시 내가 무릉도원(武陵桃源)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닐까? 설마 무릉도원이 이렇게 더울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특히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망고열매가 눈길을 끈다. ‘한국의 대추나무라 생각하면 됩니다.’ 가이드의 말이다. 그만큼 망고나무가 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 곳에서나 따먹어도 될까? 아쉽게도 그런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망고가 익으려면 얼마간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문이라도 열라치면 캄보디아의 전통적인 견축양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봐야 예쁘게 생긴 것들은 대부분 사원의 지붕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아침에 창문을 열자마자 떠오르는 해를 본다고 생각해보라. 야자수의 잎새 사이에서 떠올라 지붕 위를 스리슬쩍 건너가는 붉은 태양은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하나 아쉽다면 아침 식사가 특급호텔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악하다는 얘기는 아니니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저 그동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들렀던 특급호텔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일 따름이니 말이다.

 

 

 

 

 

 

 

씨엠립의 도로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시내나 유적지는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반듯반듯하게 나있지만 외곽으로 나가기라도 할 경우에는 덜컹거리는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아직도 포장이 되지 않은 구간을 가끔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투어는 대부분 전세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의 이동이나, 일부 관광지에서는 툭툭이라는 이곳 특유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다. 이곳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 툭툭이는 대중적인 관광용 운송수단이다. 바퀴 2개로 된 좁은 공간에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놓았다. 물론 동력(動力)은 오토바이다. 오토바이가 뒤편의 차체(車體)를 끈다는 얘기이다. 차창이 없이 사방으로 뻥 뚫렸기 때문에 차가 달릴 경우 시원한 바람이 맘 놓고 들어온다. 눅눅하고 더운 캄보디아 기후에서는 선풍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한번쯤은 꼭 타봐야 할 교통수단이다.

 

 

 

 

 

 

음식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우선 만국공통인 호텔의 아침식사는 빼놓고 시작해보자. 그렇다면 나머지는 점심과 저녁이 남는다. 이때 먹어야할 현지 음식이 입에 안 맞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내 곳곳에 한국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제공되는 요리도 다양하니 그저 골라먹기만 하면 된다.

 

 

 

 

 

 

  

 

 

 

 

 

 

 

 

 

 

 

이곳 캄보디아는 어느 식당을 가나 하나같이 손을 씻는 곳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사 전에 손을 씻고 싶을 경우 화장실에서나 가능한데 이곳 캄보디아에는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너른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북한식당도 한번쯤은 찾아가 볼만하다. 제공되는 음식이야 거기서 거기겠지만 아리따운 처자들이 펼치는 노래와 춤을 관람(觀覽)하면서 식사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낭만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유념해야할 것이 하나 있다. 북경이나 상하이에서 보았던 옥류관으로 생각하고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보다는 한참이나 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현지음식이 입에 맞지 않더라도 꼭 찾아봐야할 곳이 하나 있다. ‘압살라(Apsala) 뷔페식당이다. 캄보디아의 전통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이방인(異邦人)들이 추는 춤이다보니 당연히 춤은 이국적(異國的)일 수밖에 없다. 화려한 춤사위를 보면서 하는 식사 또한 이국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곳도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음식에 대한 기대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입에 맞는 음식 두어 가지 가져다 놓고 화려하게 꾸민 무희들의 춤사위나 즐기면 될 일이다.

 

 

 

 

 

앙코르 사원에만 3000여 개가 묘사되어 있는 압살라는 천상의 무희로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압살라는 신과 악마가 불노(不老)의 명약인 암리타를 얻기 위해 젖의 바다를 1천 년 동안 휘저을 때(유해교반 신화), 그 젖의 바다에서 탄생한 천상의 요정이며 춤을 추는 무용수이자 시녀란다. ‘압살라 춤은 캄보디아 왕을 위해 추던 전통무용인데, 느린 동작으로 표현되고 곡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태국전통무용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씨엠립은 한국 사람들이 여행하기에 좋은 편이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길을 잃었을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웬만한 사람들, 특히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두 마디쯤의 한국어는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잠깐의 짬을 이용해 밖으로 나가본다. 가이드야 무더위 때문에 잠깐 쉰다지만 우리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차가운 맥주라도 한잔 마셔보려는 것도 한 요인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거리에는 과일가게나 잡화점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노천카페도 심심찮게 보인다.

 

 

 

20여분을 배회하다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한 식당으로 들어선다. 잘 가꾸어진 정원(庭園)을 끼고 있는 풍경이 마음에 쏙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무 외진 곳을 잡았던 모양이다. 그렇게나 잘들 하던 한국어를 이곳 종업원들은 한마디도 할 줄을 모른다. 그렇다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다. 별 수 없이 손짓발짓을 포함한 바디랭귀지(body language)를 사용하고 나서야 겨우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주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숲속 벤치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는 일품이었다.

 

 

 

 

 

 

 

캄보디아라고 해서 꼭 허름한 상점만 떠올릴 필요는 없다. 이런 카페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어를 하다가 지친 사람들이 잠깐 쉬어가기에 딱 좋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 가면 물론 관광지부터 먼저 들러보는 게 순서이다. 그러나 꼭 들러 봐야할 또 다른 곳도 있다. 바로 발마사지 샵(shop)‘이다. 가이드의 말로는 베트남이나 태국보다 훨씬 더 정성스럽게 해준다고 한다. 꼭 가이드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여행의 피로도 풀어줄 겸해서 한번쯤은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긴 패키지를 따라왔다면 기본 패키지 안에 들어있겠지만 말이다. 사진은 경복궁이란 한국식당이다. 같은 건물이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 부근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샵의 내부 사진은 없다. 혹시라도 종업원들이 불편하게 여길까봐 사진촬영을 안했기 때문이다.

 

 

 

저녁이라고 해서 무료하게 호텔방만 지킬 필요는 없다. 씨엠립의 야경(夜景) 또한 볼만하기 때문이다.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 몰려다니는 인파도 볼만하고, 길거리 좌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곤충요리들을 먹어보는 것도 하나의 낭만일 테니까 말이다.

 

 

 

 

 

 

이번 캄보디아 여행은 누가 뭐래도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현지인들은 친절했고 구경거리 또한 넘쳐났다. 그러나 단 하나가 그 좋았던 여행을 망쳐버렸다. 이번 여행은 하나투어란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패키지(package)상품을 이용했다. 패키지의 특징대로 가격이 저렴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다보니 현지에서의 쇼핑이 포함되어 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들렀던 곳은 캄보디아의 특산품이라는 상황버섯과 목청꿀, 보석, 잡화 등 4, 그러나 문제는 살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이번 여행의 팀 구성이 우리 가족들로만 이루어지다 보니 팀 전체의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나 보다. 상황버섯 상점에서 구매실적이 없자 가이드가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남은 일정을 쇼핑으로만 채워버릴 것 같은 기세의 겁박(劫迫)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기색은 어느 정도 매출이 이루어진 이후에야 해소될 수 있었다. 그러나 투어 일정은 이미 계획에서 어긋나 버렸다. 4곳이나 빼먹어버린 것이다. 나에게 하나투어는 하나의 자부심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 해외 출장이 잦았던 난 하나투어를 접할 기회가 꽤나 많았었다. 현지 관료들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다니다 하나투어라는 글씨가 새겨진 버스가 보일 때면 얼마나 가슴이 뿌듯했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우리의 국력(國力)이 높아졌다는 증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좋은 이미지가 이번 여행으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 여행을 다녀온 지 1년 남짓, 그동안 난 동유럽을 위시해 두어 곳을 더 다녀왔다. 하나투어를 이용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이 기조는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