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중국 장가계 천문산삼림공원 #2 : 천문산사, 천문동

여행일 : ‘13.11.2()

 

귀곡잔도에서 천문산사로 가기 위해서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천문산사로 가는 길의 주변은 원시(原始)의 자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천문산 정상은 구릉지(丘陵地)로 되어있다.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의 정상이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얘기이다. 사람들은 이 구릉지를 산산화원이라고 부르는데, 도처에 푸른 이끼가 끼어 있고 야생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렇게 도착한 천문산사(天門山寺)는 소림사를 연상케 하는 큰 규모의 절로서 중국인들도 와보고 싶어 하는 유명한 사찰(寺刹)이라고 한다. 하늘 아래 제일 높은 절벽위에 지어진 사찰, 어떻게 이 높은 곳에 이런 건물을 지었을까? 그저 감탄사만 튀어나올 뿐이다. 천문산사는 당나라 때에는 호남성 서부의 불교중심지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유적으로만 남아있던 것을 청나라(靑代) 때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존 건물로는 천왕전, 대웅보전, 관음각, 장경각, 고루, 종루 등이 있다. 천문산사를 둘러 본 결과 청대에 재건되었다고 알려졌지만 1,500m 고지에 이렇게 크고 웅장한 규모의 사찰이 지어진 것은 천문산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천문산사 입구 건물에 붙어 있는 天門山寺현판 좌측에 표시된 ‘1999년 중건을 보고나서다. 중건된 사찰은 2008420일에 일반인에 개방하였다고 한다.

 

천문산사 앞 광장의 연못

 

 

 

 

 

천문산사 구경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스키장의 곤돌라(gondola)를 닮은 리프트(lift)를 이용한다. 리프트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까 지나왔던 귀곡잔도를 다시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천문산사 앞에서 출발한 리프트(lift)는 케이블카의 상부 승강장이 있는 곳의 산봉우리(운몽선정:雲夢仙頂) 위에서 끝이 난다. 케이블카를 타고가다 보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들도 역시 한국 관광객들, 오가며 나누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에 잠시나마 이곳이 중국 땅인 것까지도 잊어버리게 만든다. 산봉우리에 도착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까 올라올 때 케이블카를 내렸던 상부 승강장까지 내려가야 한다. 천문동굴로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중간 승강장까지 되돌아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승강장에서 산꼭대기 가까이에 있는 천문동굴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올라가게 된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천문동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는 발아래에 아흔아홉 구비의 길인 통천대도(通天大道: 하늘로 통하는 길)가 내려다보인다. 수직 절벽의 천 길 낭떠러지에 어떻게 저런 길을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에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저런 길을 셔틀버스로 올라갈 일을 생각하니 오금이 저려오기 시작한다. 얼마나 두렵던지 차라리 천문동 구경을 포기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서 하늘과 연결된 문이라는 천문동구경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참고로 천문동은 동굴의 높이가 130m, 너비가 57m에 이른다. 중간 승강장(昇降場)에서 셔틀버스(shuttle bus)를 이용해서 천문산 정상어림까지 이동하게 된다. 아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볼 때 소름끼치도록 위험하게 보였던 통천대도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셔틀버스가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별로 새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버스에는 안전벨트도 없다. 하긴 안전벨트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만일 구르기라도 할 경우에는 뼈도 추리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거기다 겁 없는 운전사 아저씨는 빨리 달리기까지 한다. 커브를 돌 때 버스가 휘청거릴 정도로 말이다. 동굴의 구경을 포기하고 그냥 내려버리고 싶지만 이미 차는 출발해 버렸다. 이제는 차에서 내릴 수도 없게 되고 만 것이다.

중간승강장에서 바라본 천문동

천문동광장에서 내려다본 통천대도

 

 

셔틀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99개의 고개를 돌며 올라가면 천문동굴 앞의 광장에 이르게 된다. 천문산의 정상 가까이에 있는 동굴은 이곳에서도 999개의 계단을 더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계단의 숫자가 불어날수록 구멍의 크기가 점점 거대(巨大)해져가는 것이 보인다. 하긴 비행기가 곡예비행으로 저 문을 통과했을 정도이니 당연히 거대할 것이다. 천문동굴은 1999년에 열린 곡예비행대회 때 비행기 4대가 이 큰 동굴을 꿰뚫고 지나가면서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진 동굴이다. 우리 부부는 계단의 끝까지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중간에서 발걸음을 돌려버린다. 어두워지기 전에 중간 승강장으로 되돌아 내려가기 위해서이다. 그렇지 않아도 셔틀버스가 믿음이 가지 않는데, 어둡기까지 할 경우 버스에는 버스를 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행에서 빠져나온 이 독단적인 행동이 가이드를 고생시키고 말았다. 먼저 내려간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온 탓에 우리 일행을 찾느라 가이드가 고생을 한 것이다. 중간 승강장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의 도움으로 가이드와 통화를 했었는데, 만일 그의 도움이 없었더라만 가이드가 크게 낭패를 보았을 것이 분명하다.

 

 

 

 

케이블카 중간승강장에서 바라본 천문동,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는 천연동굴이라고 한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형상은 기묘(奇妙)하고도 신비(神秘)롭다. 천문동은 지대가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한 탓에 동굴 사이에 수시로 구름이 걸린다고 한다. 동굴 아래에서 바라보는 그 광경은 차라리 경이로운 기운마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천문산의 옛 이름은 원래 숭량산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서기263, 숭량산 1000m의 가파른 절벽에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큰 동굴이 뚫렸는데, 그 문이 마치 환하게 열려 있는 문과 같았다고 한다. 그 후에 산의 이름을 천문산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 천문산의 이름이 바로 저 거대한 천문동굴로 인해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장가계에서 묵은 산수중천호텔’, 천문산트레킹을 끝내고 한식당으로 이동하여 삼겹살파티가 시작된다. 이국에서 맛보는 삼겹살이 반가워 나도 몰래 카운터를 기웃거린다. 그리고 고량주 한 병을 챙겨서 반주로 즐겨본다. 저녁을 마친 후 호텔에 여장을 푼다. 오성급 호텔에 어울리는 시설을 갖추었지만, 아침 식사는 내 입에 맞지 않아 고역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