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중국 장가계 천문산삼림공원 #1 : 유리잔도, 귀곡잔도
여행일 : ‘13.11.2(토)
전체 여행 일정
11,2(토) : 천문산(유리잔도, 귀곡잔도, 천문산사, 천문동굴)
11.3(일) : 보봉호수, 원가계, 양가계, 천자산
11.4(월) : 황석채
장가계의 특징 : 장가계는 호남성(후난성) 서북부에 위치하며, 1982년 중국 정부가 최초로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景觀)을 자랑하는 곳이다. 천자산, 색계욕 등과 함께 무릉원풍경구를 이루고 있으며, 이 3곳은 산책로(散策路)로 연결돼 있다.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하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百歲豈能稱老翁)’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이다. 그러나 요즘 장가계에 가보면 중국인들보다 외국인(外國人)들 숫자가 더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비록 외국인들 대부분은 한국인들이지만 말이다. 이는 이곳 장가계가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세계문화유산(世界文化遺産)으로 등록되었을 정도로 빼어났음을 반증(反證)하는 결과일 것이다.
장가계에 가려면 우선 국제공항이 있는 호남성의 성도(省都)인 **)장사(長沙)까지 와야만 한다. 역시 호남성에 위치한 장가계시까지 직항하는 국제선(國際線)이 없기 때문이다. 장사에서 장가계시까지는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참고로 관광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대략 4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장사(長沙, Changsha), 호남성의 성도(省都)로서, 호남성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비즈니스와 여행의 중심지이자, 중국 남쪽 지역의 중요한 자원, 기술, 원자재의 집산지(集散地)이자 교통의 요충지(要衝地)이다. 총면적 11,800㎢에 인구는 613만 명이지만, 그중 순수 도시면적은 556㎢이며 인구는 199만 명이다. 장사는 호남성의 동북쪽에 있으며, 아열대 계절풍의 습윤한 기후가 나타난다. 연평균 기온은 17.20도(度)이며, 연평균 강수량은 1,360mm이다. 일찍이 서주(西周)시기에 장사라는 지명이 있었으니 역사가 3000여년이나 되는 도시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장사는 초(楚)나라의 중요한 진(鎭)으로, 진대(秦代)에는 장사군(長沙郡)이 설치되었고, 한대에는 장사국(長沙國)으로 거듭나, '초한(楚漢)의 유명한 도시'라는 이름을 얻었다. 현재 장사는 중요한 문화재 보호단위(單位)가 140여 곳이 있으며, 그 중 국가급의 문화보호단위가 7곳이다.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문화재도 4만여 개에 달하며 그중 1급 문화재도 100여개에 이른다. 1970년대 이래 장사는 계속해서 대량의 역사문물이 출토되었으며, 그 중에 마왕퇴한묘와 삼국 손오기년간독(孫吳紀年簡牘)은 세계를 놀라게 한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안내한 가이드(guide)의 말로는 오래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관람이 가능한 유적(遺跡)은 보잘 것이 없다고 한다. 일제(日帝)의 침략 때에 약탈을 우려한 장개석 군대가 전부 불살라 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장사는 파란만장한 중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중국혁명 발원지의 하나이다. 모택동, 유소기, 호요방, 주용기 등 당과 국가의 지도자들이 태어났다. 지금도 장사는 공산당의 유적지가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곳이 많다.
▼ 첫날(11월1일) 저녁 머물렀던 화시호텔(Huaxi Hotel), 인천공항을 출발한 것이 8시반경, 기내에서 제공되는 저녁밥을 먹고 잠깐 졸다보면 어느새 장사국제공항이다. 인천에서 장사까지는 3시간 남짓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녁에 인천을 출발한 탓에 장사시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나니 이미 자정이 가까워져 있다. 장가계는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기로 하고, 우선 근처 호텔에 여장(旅裝)을 푼다. 별 5개짜리 호텔은 예상보다 더 깔끔했고, 다음날 아침에 제공되는 식사도 다른 일행들의 불평과는 달리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하긴 오랜 공직생활 중에 수많은 해외출장을 해오면서 현지 음식에 적응해온 결과일 테지만 말이다.
▼ 장사에서 **)장가계시까지의 거리는 대략 350Km 정도, 고속도로(高速道路)인데도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4시간30분 정도나 되니 꽤 늦은 속도(速度)이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시속 100Km를 초과할 수 없도록 관광버스의 기계장치를 조정해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을 버스에서 게기는 것이 안쓰러웠던지 가이드는 중간에 있는 휴게소에서 두 번을 쉬었다 가게 해준다. 슈퍼마켓(supermarket)과 간이음식점이 있는 휴게소는 우리나라의 70년대 풍경, 내가 군복무 중에 보았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풍경보다도 더 옛스런 모습이다.
(**) 장가계시는 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신흥 국제 관광도시이며, 중국의 첫 국가삼림공원인 장가계가 있어서 얻어진 이름이다. 면적 9,563㎢, 인구 1백55만명이고 그 중 소수민족인 투쟈족(土家族), 바이족, 묘족이 60%를 차지한다. 장가계시의 원이름은 대용시(大庸市)였으나 1944년에 장가계로 이름을 바꾸었다. 주요 명소로는 무릉원(武陵源) 풍경구, 천문산, 옥황동, 오뢰산, 팔대공산, 모암동, 구천동, 보광사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기암봉림지모(奇巖峰林地貌)는 장가계시 경관의 자랑이다.
▼ 장가계시에 도착하여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 곧바로 천문산케이블카로 향한다. 천문산을 걷지 않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cable car)를 타야만 하기 때문이다. 참 식당풍경을 이야기 안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 식당 안이야 어느 나라나 비슷하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식당 밖은 참으로 이색적(異色的)이다. 그야말로 시장바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식당 바로 앞의 커피코너는 물론이고 망고나 귤을 팔고 있는 과일노점상과 해바라기 등의 견과류, 심지어는 기념품까지 팔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만큼 이 식당을 찾는 관광객(觀光客)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들의 입에서는 한결같이 ‘천원’ ‘2천원’, 그들의 위안(Yuan : 元)화는 어디로 가고 외국화폐인 한국 화폐(貨幣)만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하나 있다. 그들의 돈 계산법이다. 그냥 무작정 돈을 지불하지 말고 위안화로 가격을 한번쯤 물어보자. 1천 원짜리는 5위안, 2천 원짜리는 10위안이라고 할 것이다. 1위안에 170원 정도 하는 환율을 그들은 1위안에 200원으로 계산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중국에서는 한국화폐보다 중국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경비를 절약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가 있다.
▼ 천문산(톈먼산 : 天門山)은 해발 1519m로 장가계의 대표적인 성산이자, 장가계 자연 경관의 절정이다. 그리고 장가계에서 가장 먼저 역사서에 기록됐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 과연 그 기백이 말대로 우람한지는 산위로 올라보면 알 것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케이블카를 타면 된다. 이 케이블카는 세계 최장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만 해도 7㎞가 넘는단다. 케이블카는 시내 한복판을 지나고 지붕 위로도 지나간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하는 일일 것이다. 만일 내가 살고 있는 집 지붕위로 매일매일 관광객들을 태운 케이블카가 지나간다면 과연 어떨까? 어쩌면 촛불이라도 들고 거리로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참고로 천문산은 1992년 7월 장가계의 두 번째 삼림공원으로 지정되었다.
▼ 장자계 시내에 있는 케이블카 승강장(昇降場)에서 산위까지는 40여 분 가량 걸리는데, 그 길이 가히 장관(壯觀)이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속으로 접어드는데, 점점 멀어지는 지면(地面)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느껴진다.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집사람이 내 손을 꼭 잡아준다. 조금은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다. 그렇다고 해서 무서움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때 최선의 방법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시선을 위로 올려본다. 빼곡하게 산을 메우고 있는 바위 숲이 펼쳐지면서 살며시 긴장감을 풀어준다.
▼ 케이블카는 산허리에 있는 중간 승강장에서 잠깐 속도를 떨어뜨렸다가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중간승강장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천문산의 또 하나 명물인 천문동굴을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승강장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구간은 아까 지나왔던 구간보다 훨씬 더 산세(山勢)가 위태롭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정상을 향해 올라 갈수록 구름이 짙어지면서 발아래가 내려다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기암괴석을 볼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무서움이 줄어든 나에게는 다행한 일이다. 절벽 안에 갇힌 듯, 골짜기 위를 나는 듯 산세에 몸을 맡기면서 서서히 정상으로 향한다.
▼ 두 번째 승강장을 지나다보면 맞은편 바위벼랑에 붉은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얼마 전에 이곳에서 열린 제2회 세계베이스점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선수가 시험비행을 하다가 추락 사망(死亡)한 지점이라고 한다. 목숨까지 걸고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천문산의 경관이 빼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 더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기암괴석(奇巖怪石)들, 뾰족한 바위밖에 없는 곳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신비가 아닐까 싶다. 케이블카의 창밖으로 펼쳐지는 구름 속에 쌓인 기암절벽들은 그야말로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구나.’라는 감탄사를 절로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 정상에 오르면 다시 아슬아슬한 트레킹(trekking)이 시작된다. 바위절벽의 벽면(壁面)에다 인위적(人爲的)으로 만든 잔도(棧道)를 걷게 되는 것이다. 수천 길이나 되는 벼랑에 걸쳐진 위태로운 길이지만 생각만큼은 무섭지가 않다. 짙게 낀 구름 때문에 바위벼랑 아래가 내려다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걸 보고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구름 때문에 비록 아름다운 경관은 볼 수가 없지만, 대신에 두려움 때문에 트레킹을 포기해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으니 말이다.
▼ 가슴 졸이는 트레킹의 시작은 유리잔도(玻璃栈道)로 시작된다. 2011년 10월1일에 개통된 유리잔도는 관광지를 잘 꾸미기로 소문난 중국에서도 대 역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최고 높이가 1,430m나 되는 바위벼랑에 1m 간격마다 철근혼합토로 받침대를 만들고 그 위에 투명 강화유리를 얹었다. 60m 길이(폭은 90㎝)의 강화유리 구간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은 무려 1천Kg에 달한다고 한다. 어렵게 만든 노력에 대한 보상차원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길지 않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만원 가량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또한 강화유리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장객들은 모두 헝겊으로 만든 덧신을 신도록 하고 있었다.
▼ 앞서 가는 집사람의 발길이 바위벽면 쪽으로 바짝 붙어있다. 그만큼 아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유리바닥에 오금이 저린 탓이다. 다행이도 짙은 구름으로 인해 바닥까지는 보이지 않음이 망정이지 행여 날씨라도 맑았다면 과연 한걸음이라도 뗄 수가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구름으로 인한 아쉬움도 있다. 주변 천문산에 대한 조망(眺望)이 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 유리잔도가 끝나면 곧바로 귀곡잔도(鬼谷棧道)가 시작된다. 귀신들도 다니기 어렵다고 해서 붙여진 귀곡잔도는 천문산 정상에서 천문산사(天門山寺)까지 이어진다. 귀곡잔도는 해발 1,500m의 바위벼랑에 난 좁고 위태로운 길로서 그 길이가 장장 1,600m에 이른다. 귀곡잔도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바위절벽에 위태롭게 붙어있는 잔도를 따라 걷는 오금저리는 트레킹이다. 그리고 하나 더 들라고 하면 잔도를 온통 포장하고 있는 붉은 색 천들이다. 귀곡이라는 지명이 꼭 아니더라도 귀신이 나오기 딱 어울리는 풍경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나름대로의 소원을 빌었으면 저렇게 많은 천들이 걸려있을까 경이(驚異)스럽기까지 하다.
▼ 귀곡잔도는 높은 절벽 옆으로 통행로를 놓아 천문산의 풍경(風景)을 구경하도록 한 코스이다. 절벽(絶壁)의 벽면(壁面)에 난간 모양으로 길을 만든 것이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길을 두려움에 가슴조리며 걷다가, 가끔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내다본다. 구름 때문에 비록 천 길 낭떠러지 아래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오금이 저려오기는 매 한가지 이다. 이런 길을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떨리는데 말이다. 귀곡잔도가 끝날 즈음에 만나게 되는 휴게소에서는 전통복장의 현지인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광경도 볼 수 있다.
▼ 귀신잔도를 걷다보면 발아래 풍경을 감상하라고 일부러 만들어 놓은 강화유리 구간이 있다. 그 곳에 서면 발 아래로 1,500m 낭떠러지가 투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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