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1,280m),단풍산(1,180m)
함백산이 서쪽으로 뻗은 능선이 매봉산을 만들고 나서, 옥동천에 막혀 더 이상 뻗어나지 못한 곳에 단풍산을 만든다. 남쪽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북쪽은 부드러운 사면으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을 간직한 산
산행코스 : 솔고개-철탑-전망바위-단풍산-서봉-매봉산-멧둔골-아시내(산행시간 : 5시간)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징 : 31번 국도나 다른 조망처 등 남쪽방향에서 바라보면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지만 막상 산행중에는 숲으로 둘러 쌓여있어 두어 곳을 제외하고는 조망이 일절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특색이 없는 산이다.
산행들머리인 솔고개에서 바라본 단풍산, 바위의 위용이 장난이 아니다.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급경사로 인해 숨이 턱에 찰만하면 위로라도 해 주려는 양 완만해지기를 반복하는 능선을 2시간 정도 올라야 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초반엔 소나무, 위로 올라갈수록 굴참나무의 수가 많아진다. 물론 강원도 산답게 철쭉도 지천이고...
들머리에서 그냥 산을 올랐다면 오늘 산행은 하나마나.... 솔고개 표지석 오른편 언덕에 있는 명품소나무가 오늘 산행의 백미이니 말이다.. 어느 제약회사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나무는 수령이 306년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산행 들머리에서 바라본 병풍바위(멀리서 본 형상이 흡사 병풍을 닮아서)의 위용에 오늘은 손 끝에 바위맛을 볼 수 있으려니 잔뜩 기대 했지만, 아쉽게도 등산로는 병풍바위 밑을 우회해버린다
병풍바위가 끝날 즈음해서 주능선으로 오르는 넓은 침니형태의 길이 나타는데, 그야말로 급경사, 아니 초경사라고 해야 맞을 듯... 조금이라도 쉬이 오르라 영월군청에서 로프를 설치해 두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진행이 불가능 했다 싶을 정도다
주능선에서 정상방향으로 동쪽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가다보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단풍산에서 조망이 가능한 유일한 곳...
절벽위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면 남쪽 발아래로 31번 국도가 실낱같이 내려다 보인다
정상인 1180봉은 나무에 둘러쌓여 아무런 조망이 없고, 두세평 남짓되는 공터에 정상임을 알려주는 표지석 하나만 덩그라니 서 있을 따름이다. 단풍산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단풍산에서는 단풍나무를 찾아보기 힘들다. 능선에는 굴참나무와 철쭉... 소나무도 심심찮게 보이지만 단풍나무는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 한그루씩 눈에 띨 따름이다.
정상이나 정상이 아닌 정상... 그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는 매봉산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1180봉보다 더 높은 1215m이니 당연히 단풍산의 정상으로 불려야 마땅하련만, 아무런 표지석 하나 없어 서러운 1215봉... 어떤이들은 이곳을 정상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이곳 영월군에서 1180봉을 정상이라고 표기하고 있으니 따르는 것이 옳을 듯 싶다.
뜨거운 땡볕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도 선선한 가을 바람에 그 자리를 내주듯 온 산을 뒤덮은 녹음도 절정을 끝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나뭇잎은 녹음을 떨쳐내고 붉은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가을의 절경인 단풍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1천미터 이상되는 곳은 제법 단풍으로 갈아 입었지만, 절정은 이달 중순 이후에나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말대로라면 얼마나 고울까 상상만으로도 가슴 설레인다 ‘올 가을 단풍은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덕분에 예년보다 훨씬 짙고 선명한 빛깔로 행락객을 맞이할 것’
"산마다 물이 들어 하늘까지 젖는데, 골짜기 능선마다 단풍이 든 사람들
그네들 발길따라 몸살하는 가을은, 눈으로 만져다오 목을 뽑아 외치고
산도 타고 바람도 타고 사람도 타네” (한국의 산하에서 옮김)
매봉산 서봉... 매봉산에서는 유일하게 조망이 가능한 곳이다
'매봉산에서 제일 조망이 좋은 곳인데요' 안부 삼거리에서 만난 일행분께 별로 볼게 없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매봉산으로 향하는데, 어느 여자분이 넌지시 일러주신다. 봉우리 아래로 내려가 보면 더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를 만날 수 있다는 정보 까지도... 휴~~ 만일 안 갔더라면 오늘 매봉산 산행은 헛것이었다 싶을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었다(그 여자분께 감사.. ^^-*)
서봉에서 바라본 남쪽 산군들... 태백산에서 선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소백산을 향해 하늘금을 그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장쾌하기 그지없다
매봉산(1,280m)
남쪽은 천혜의 절벽, 북쪽은 부드러운 사면으로 이루어진 산...
산이 깊고 우거져 산짐승이 많고, 특히 진귀한 풀과 나무가 많다는 정보를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오늘 산행에서 일행중 한사람이 산삼을 두뿌리나 캤다. 입추가 지났으니 산삼의 약효가 한창 올랐을터이니 얼마나 좋을고~~~
영월군 홈피엔 기암절벽에 어우러진 노송과 울창한 숲을 간직한 비경으로 소개되어 있으나, 산의 경관은 서봉에서만 조망할 수 있고, 막상 정상에 오르면 사면이 나무에 둘러쌓인 조그만 공터에 정상표지석만 달랑 서 있는 모습이다
안부 삼거리에서 급경사를 30분 못되게 조심해서 내려오면 옹달샘(너덜지대 사이에 생긴 석간수가 엄청 시원한데, 물맛에 반해 사진촬을 깜빡하고 말았다 ^^-*)을 만나고, 산행중 식수 아껴먹느라 참아온 갈증, 이때다 싶게 풀고 나면 하산길은 넓고 순탄해진다..
약수터부터의 등산로는 잡목과 풀을 깨끗이 베어내어. 두세명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 걸어도 될 정도로 널따랗게 잘 정비되어 있다. 등산객들을 위한 영월군청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 옹달샘에서 30분 정도를 내려오면 집 전체가 폭삭 주저앉은 폐가를 만난다. 울타리에 선 개복숭아 나무엔 복숭아가 주렁주렁 채면도 잊은 채로 하나라도 더 먹으려 정신없는 집사람...‘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 암~ 이 맛있는걸 먹는데 체면이 문제랴~~~
폐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여기저기 등산로에다 알맹이를 흘리고 있는 산밤나무를 만나고, 주운 산밤 두어개 까먹다 보면 멧둔골 초입의 외딴집을 만난다... 길가엔 들국화의 하얀 외로움이 붉은 들꽃들을 눌러버렸고, 새초롬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억새들은 가을이 이미 우리곁에 와 있음을 알리고 있다, 농가 옆 길가 계곡은 알탕하기에 안성맞춤...
멧둔골에서 산행중 흘린 땀을 말끔히 씻고난 후, 산뜻한 기분으로 옥동천 외나무 다리를 지나면 산행들머리인 아시내 버스정류장을 만난다. 옥동천 뒷편에 보이는 하얀 축대는 지금은 폐광된 대한중석광산의 광미장이다. 한때는 국내 굴지의 광산으로 이지역의 자랑거리였는데, 지금은 공해만 유발시키는 골치거리로 전락했으니 이게바로 세월의 아이러니....
아시내에서 바라본 가매봉(1206m), 남쪽이 절벽으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나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지 않아 답사는 불가능하고, 그저 눈으로만 요기해 볼 따름...
아시내 정류장 근처의 산사나무엔 열매가 주렁주렁...
게으른 주인장이 채취를 하지 않은 탓에 많은 열매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뜨락에 있는 개복숭아를 따먹어도 된다는 동내 아낙네들의 넉넉한 인심에 용기를 얻은 집사람... ‘산사 좀 따가도 되나요?’ 서방님께 산사춘 술을 담가준다며 근처에서 일하는 어느 분에게 여쭤보지만, 주인이 아니라는 말씀에 이내 뻘춤해 버린다.ㅎㅎ
나이을 먹어도 내게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내에 대한 내 사랑이고, 또 하나를 꼽아본다면 익숙한 일상으로부터 어디론가 떠나보는 것이다.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그것은 늘 가슴 설레임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 설렘 끝에 난 오늘도 변신을 시작한 가을 산을 찾아 나섰다. 일상에 지친 삶을 포근한 품으로 안아줄... 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그리고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고운 산에서 만난 고운 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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