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930m)
서쪽의 신림(神林)은 한자 뜻풀이 그대로 신성한 숲에서 온 마을이름..
남쪽 봉양은 천주교가 박해 시절에 많은 신자들이 모여 살던 성지이다.
치악산과 이웃하고 있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정상에서 석기암을 잇는 암봉과 암릉이 치악산 못지 않는 절경을 지니고 있고,
치악산 보다 규모는 작지만 암봉과 송림이 어울어진 변화가 많은 아름다운 산이다
산행코스 : 재사교-억새밭-재사골재-감악산-백련사-감바위골-만남의 광장
산행시간 : 4시간20분(천둥,번개에 비바람까지 거새서 월출봉과 1~3봉을 피했음)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징 : 산 이름대로 岳은 악인지라 이곳도 역시 가파르고 험하다
단, 정상 밑의 백련사까지 길이 잘 뚫려 있어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모처럼의 트리플 연휴... 어디로 갈까?
인파로 넘치는 바닷가 피서지는 싫다. 물론 지난주말 지장산 같이 인파로 넘치는 산도... 몇시간째 움직이지 않고 앞차 꼬리만 물고 있는 여행이 지겨운 것도 이유중 하나지만, 자리를 잡은 뒤에소 노심초사하며 남들의 침범을 감시해야 하는 그런 여행은 피곤하니까...
< 산행 들머리인 재사교에서 바라본 감악산>
박달령 휴계소에서 부터 오기시작한 폭우가 다행이 이곳은 가랑비 수준...
산 허리에 걸린 구름이 아름답지만, 어쩐지 오늘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듯 하다
재사골은 계곡 보호를 위해서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당연히 들어가지 말아야하지만 우린 계곡이 아닌 능선을 통과하니 괜찮겠지?
인적이 없는 산길에서 만나는 건강하게 쭉 뻗은 나무와 풀, 그리고 바위들...
공자님의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라는 말을
기억의 끄트머리에서 찾아내고 싱겁게 웃으며 "나도 어진 사람이로소이다"
감악산 정상은 깍아 세운듯한 절벽...
그러나 봉우리 위는 넉넉한 육산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감악산 정상
재사교를 출발할 때부터 떨어지던 빗방울은 가늘었다, 굵어졌다...
산봉우리들이 안개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곧 사라지기를 반복하더니만,
재사골재에 올라 한숨을 돌리는 사이 어느새 굵은 빗방울이 바람에 천둥과 번개까지 몰고온다
정상 표지석도 밑에 있기에 바위 위까지 오르는 것은 생략..
폭우 때문에 암릉을 포기하고 들른 천년사찰 백련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웅장하지도, 또한 옛스럽지도 않다..
충청도 유형문화재라는 목조 여래좌불의 안내 표지판이 석탑앞에 서 있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목조 좌불은 없고 청동과 석재로 만든 좌불이 서너개 보일 따름...
감바위골 계곡
수량이나 경관이 뛰어나진 않지만,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어 한번쯤은 들러볼만 하다
물이 맑고 시원해서 옷을 입은 채로 풍덩...
옛부터 산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땀띠도 쑥 들어가고 일년 내내
부스럼도 안 나는데다 감기도 들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온몸을 푹 담갔으니
이또한 세시풍속중의 하나인 물맞이 행사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겠지?
슬그머니 일(?)을 치르는데 빨리 안가느냐 성화인 집사람...
묵언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천생연분인줄 알았더니만 아닌가 보다. 후~~후~~
계곡에 몸 담그고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새소리 물소리와 더불어 숲속 나무들이 발하는 짙은 향기가 가슴 한가득 밀려들어 온다
어진 사람이 좋아한다는 산...
장쾌하게 가지를 뻗어낸 소나무 둥치에 귀를 대보면 '맥박이 뛰는 소리'가 들릴 듯... 사람들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건강한 산의 원초적인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새로운 풍경들과 만나고 산과 나무와 물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 내가 산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거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끌어주고 밀어주는 스킨쉽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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