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산 (1198m)

 

이 산에 오르면 인제군, 양구군 등 4개군이 내려다보인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파라호와 소양호가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곱다


사명산은 봄의 철쭉과 가을 단풍의 뛰어남으로 소문 나 있듯

등산로 주변에는 키큰 철쭉군락과 단단풍나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전형적인 육산이어서 능선이 아기자기하나,

조망이 좋은 암릉이나 뛰어난 골짜기 등 특별히 시선을 끄는 곳은 별로 없는 평범한 산이다

 

등산코스 : 웅진리-선정사-정상-문바위봉 못미쳐 삼거리-수인리(산행시간 : 5시간20분)

 

함께한 산악회 : 자이언트산악회


특징 :  사명산의 3대 볼거리는 정상의 조망, 문바위, 추곡약수인데도 하산길을 잘못 들어 거리가 조금 먼 추곡약수는 차지하고라도, 문바위를 못 본게 이번산행의 흠이라면 흠...

 

    

< 웅진리 산행들머리에서 바라본 사명산>

 

 

사명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소양호의 S자 도로를 꽤 많이 돌아

비위 약한사람들 멀미날쯤 도착하게 되는 웅진리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가을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산행 들머리 다랑이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중간쯤 팬션 위쪽의 어렴프시 보이는 건 양구군 학생야영장...

 

 

들머리에서 선정사까지는 약 20분정도를 걸어야 하는 시멘트 포장 도로...

 

길가에 백일홍 등이 활짝 핀 잘 가꾸어진 도로를 눈요기 삼아 걸어야 하지만,

승용차를 가지고 올라갈 경우는 해발 500m쯤 되는 곳까지는 무난히 갈 수 있을 듯 싶다

 

 

선정사 입구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왼편에 있는 자그마코 초라한 돌탑이 산꾼들의 안전산행을 빌어주는 듯...

  

 

선정사 부근 들머리 숲은 키 울창한 나무들로 싱그러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물소리가 시끄러운 계곡엔 키큰 활엽수들이 싱싱한 푸른 잎으로 허공을 가리고 있다

 

 

선정사 계곡

들머리에서 만나는 계류는 맑고 차가워 그대로 떠 마셔도 괜찮을 듯...

그러나, 계곡의 길이가 짧아 수량이 작은게 흠,

 

돌맹이를 감싸돌며 만들어내는 물소리는 더운 여름날 산에서 만나는 한모금 감로수 같다. 거기다 짙은 숲에서 우러나오는 맑은 공기... 이 맛에 산을 찾는건 아닐까?

 

 

정상에 오를 때까지 한줄기 햇빛에도 노출되지 않고 숲의 터널을 통해 산행을 할 수 있다

 

 

 

신갈나무, 물푸레나무, 박달나무....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 높고, 낮은 나무들은

양구군청에서 만들어준 어여쁜 이름표를 매단채로, 저마다의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는 피곤한 다리, 잠시나마 쉬어가라 쉼터까지...

잘 가꾸어진 등산로를 걸으며 나무들의 이름표와 나무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한데, 이런 쉼터까지 마련해 주다니... 이곳, 양구군청 분들의 자상한 배려에 감사드리고 싶다

 

 

정상은 넓지는 않지만 주위의 전망을 확보하기위해 나무를 쳐서 잘 보이게 해 두었다. 특히, 북쪽은 높지는 않지만 바위단애가 있어서 조망하기에 안성마춤의 장소를 만들어 놓고 있다 

 

 

북쪽의 파로호 너머 아스라이 보이는 대성산과 적근산 

안타깝게도 남쪽의 소양호는 무에 그리 아까운지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山群들

 

 

문바위봉 못미쳐 삼거리( 추곡약수  →웅진리)에서 웅진리 방향 하산길은

이렇게 풍취 좋은 나무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지만, 선택은 심사숙고가 필요...

 

특히, 하산길 중간쯤에서  만나는 삼거리에서 수인리 방향 능선을 타는 것은 위험천만, 지지대가 없는 급경사는 위태롭고, 인적이 뜸한 탓에 등산로가 희미해서 길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등산로 주변의 한봉

벌통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등산로가 인적이 뜸하다는 증거이다

 

 

잣나무 숲을 마지막으로 산행은 끝난다

수인상회 옆 계곡에서 씻고난 후, 소주라도 가볍게 한잔 걸칠 수만 있다면

오늘 등산로를 잘못 들어 죽을둥 살둥 고생한 것 쯤이야 이미 잊은지 오래가 될 것이다  

 

 

아직은 뙤약볕이 독수리 부리만큼이나 맵고 날카롭다

이런 때이면 툇마루에 걸터앉아 탁배기를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양은 주전자에 받아온 막걸리를 사기 그릇에다 철철 넘치도록 담아

벌컥벌컥 들이키던 시절, 물꼬 트던 흙손으로 쭉 찢은 김치 한쪽이나

고추장을 풀어넣어 부친 장떡 안주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

 

어디 그런 모습이 벽진 시골뿐이었을까? 검정 책가방을 든

대학생들에게도 대폿집 막걸리와 두부 한 모는 요즈음 라면만큼이나 흔한 저녁거리였다

 

산이고 뭐고 다 잊은채 홍천 별장에 내려가 정자에 걸터 앉아

텃밭 과수원에서 금방 따온 과일 몇개 깎아놓고 운치있게  탁배기나 한잔 들이키고도 싶지만, 결코 그리할 수 없음은,, 난 산을 좋아하고 또한 내 목숨과 같은 집사람도 산을 좋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