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불가리아 - 루마니아
여행일 : ‘19. 5. 29(수) - 6.5(수)
세부 일정 : 소피아→릴라→소피아(1)→플로브디프→벨리코 투르노보(1)→이바노보→부카레스트(1)→시나이아→브란→브라소브(1)→루피아→시비우→시기쇼아라(1)→투르다→클루지나포카
여행 셋째 날 : 시나이아 수도원(Sinaia Monastery)
특징 : ‘카르파티아의 진주’ 라 불리는 휴양도시 ‘시나이아’의 근원이자 상징이 된 수도원으로 발라키아공국의 왕인 ‘미하이 칸타쿠지노(Mihail Cantacuzino)’가 1695년에 세웠다. ‘시나이아’란 이름이 붙게 된 유래는 성경에 등장하는 시나이아반도의 ‘시나이아산(시내산)’처럼 이 지역을 루마니아의 성스러운 영지로 여겼기 때문이란다. 이는 또 지역의 이름으로 굳어지기도 했다. 현재 20여 명의 정교회 수도사들이 거주하고 있다. 수도원 부지는 수도사들의 독방이 있는 낮은 건물로 둘러싸인 두 곳의 뜰로 구분되고, 각 뜰의 중앙에 비잔틴 양식의 그리 크지 않은 교회 건물이 서 있다. 하나는 1695년에 세운 것으로 ‘옛 교회’라고 불리고, 나머지 하나는 1846년에 세워졌는데 규모가 더 커서 ‘큰 교회’라고 불린다. 도서관이자 박물관으로 쓰이는 작은 방에는 1668년 최초로 루마니아어로 번역된 성경을 비롯해 필사본과 성상 등이 보관되어 있는데, 루마니아 최초의 종교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 ‘펠레슈 성’을 출발한 버스는 한눈 팔 사이도 없이 ‘시나이아수도원’에 도착해버린다. 10분이 채 안되었을 것이다. 너무 빨리 도착해서였을까? 버스는 우릴 수도원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다 내려놓는다. 숲속에 들어앉은 아름다우면서도 고풍스런 건축물들을 구경하면서 걸어보라는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시나이아는 이름난 휴양도시이다. 그러다보니 경제력이 넉넉한 층들이 자신들의 별장을 이곳에 짓게 되었고, 또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설계한 탓에 건물들마다 개성이 강한 외관들을 지니게 되었단다.
▼ 이곳이 휴양지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카를 1세가 여기에 별장인 ‘펠레슈 성’을 지으면서 부터라고 한다. 왕족이나 귀족들이라고 아름다운 곳을 찾지 않았을 리가 없다. 수도인 부쿠레슈티와 기차노선이 연결되면서부터는 왕족들도 이곳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게 되었단다. 루마니아가 낳은 세계적인작곡가 ‘게오르그 에네스쿠’도 여기서 여름을 보냈단다.
▼ 잠시 후 고풍스런 수도원 하나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시나이아 수도원’으로 화려하다거나 규모가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루마니아 정교회 신자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로서의 존재감이 대단하단다. 수도원의 이름이 도시의 이름으로 굳어진 이유일 것이다. 수도원은 발라키아공국의 왕인 ‘미하이 칸타쿠지노(Mihail Cantacuzino)’가 1695년에 세웠다. 성경에 등장하는 ‘시나이아산(이집트의 시나이아반도 소재)’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그가 자신의 영지를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시나이아산처럼 성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란다.
▼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문의 오른편에는 종루(鐘樓)가 자리하고 있었다. 1892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는 종은 그 무게가 무려 1,700kg도 넘는단다.
▼ 경내로 들어서면 1846년에 지어졌다는 ‘큰 교회’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루마니아의 전통양식인 뾰쪽한 모양의 돔을 갖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아름다운 색체를 띠고 있다. 1846년 카롤 1세가 세웠는데 기존에 있던 구교회보다 규모가 크다고 해서 ‘큰 교회’라 불린단다. 정교회의 특징이랄 수 있는 화려한 성당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 곁에 있는 초록색 건물은 수도사들이 사용하는 건물이고, 반대편에는 종루와 역사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역사박물관에는 칸타쿠지노 가문의 유물들과 1668년 루마니아의 최초 성경 등 의미 있는 종교적 유물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다는데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 초를 꽂고 기도하는 곳도 보인다. 유럽의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경내에는 나무십자가와 함께 철로 만든 독수리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터기 지배 시절에 만들어졌는데 쇠망치로 두드려 수도사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려주었단다. 종(鐘)이었던 셈이다. 조형물은 독수리의 머리가 두개인데 각각 국가와 교회를 상징한단다. 머리 가운데는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왕관이 있다. 조형물 옆에는 ‘타께 이오네스꾸(Tacho Ionescu : 1859-1918)’의 무덤이 있었다. 1918년-1920년 파리강화조약 때 루마니아 대표단을 이끌었던 인물이란다.
▼ 음수대(飮水臺)의 특이한 생김새에 이끌려 카메라에 담아봤다.
▼ 교회를 마주보고 작은 문(中門)을 지나면 낮은 건물들이 중정(中庭)을 빙 둘러싸고 있다. 수도사들이 살고 있는 수도원이다. 1690년도에 세워졌는데 처음에는 12명의 수도사로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더 많은 수의 수도사들이 머무르고 있단다. 수도원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정결한 느낌이다. 수도사들의 청빈한 삶과 수도에 정진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나 할까?
▼ 중정의 한가운데에는 자그마한 예배당이 터를 잡았다. 1695년 수도원이 처음으로 문을 열 당시 건축된 ‘옛(舊) 교회’인데 17세기 말에 약간 증축한 것을 제외하곤 건축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단다.
▼ ‘옛 교회’는 성서의 내용을 담은 프레스코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건물을 바치고 있는 기둥의 부조(浮彫)가 특이하며, 입구의 벽면에 그려 넣은 천국과 지옥의 프레스코화가 유명하다.
▼ 교회 내부는 많이 작다. 하지만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 경내를 둘러보는데 검은 수도복을 입은 수도사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수도원에는 저런 수도사들이 20명 정도 거주하고 있단다.
▼ 점심을 먹으러 들렀던 ‘팰리스호텔(Palace Hotel Sinaia)’인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상에 오른 메뉴는 ‘미티데이(mititei)’, 루마니아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음식이란다. 생김새는 우리의 떡갈비와 매우 흡사하나 고기의 종류와 부위가 다르다고 한다. 대부분 유럽 음식이 그렇듯 고기의 간이 세고 향도 강했으나 내 입에는 딱 맞았다. 함께 나온 감자도 바삭하게 구워져 맛과 식감이 뛰어났다. ‘미티데이’는 루마니아의 ‘국민술’이라는 ‘추이카(tuica)’라는 술을 곁들여 마시는 게 현지 전통 방식이라고 한다. 추이카는 자두로 만든 브랜디의 일종인데, 난 한국산 소주에 루마니아산 맥주인 우르수스(Ursus)를 섞어 반주로 삼았다. 한국 사람에겐 역시 한국 술이 제격 아니겠는가.
▼ 점심 후에는 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마침 호텔의 뒤편이 ‘Central park’라서 모처럼 눈요기도 즐기면서 소일할 수 있었다. 이곳 시나이아는 '카르파티아' 산맥의 해발 800m 고지대에 위치한 휴양지이다. 그러니 자연경관이 뛰어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다. 공원은 그런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독일의 무성한 숲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숲속에는 산책로와 더불어 정자와 벤치 등 편의시설들을 고루 갖추었다. 페인트칠을 해놓은 거목의 그루터기들도 전시해 놓았다. 공원을 조성하면서 베어낸 것들이 아닐까 싶다.
▼ 동상도 여럿 보였다. 하지만 누구인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 공원의 한쪽 귀퉁이에는 중세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건축물이 들어앉았다. 화려한 외관에 이끌려 다가가보니 카지노(casino)란다. 1912년에 카를 1세에 의해 지어졌으며 지금은 컨벤션센터로 사용된다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 자그만 묘역(墓域)도 보였다. 국기를 게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대포까지 진열해 놓은 걸 보면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이들이 잠들어 있는 모양이다.
▼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브란으로 가는 길에 부체지산(Bucegi Mt. 2,504m)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카라이만 봉(caraiman peak)에는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십자가(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가 세워져 있다는데 육안으로 식별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조명이 켜지는 밤에만 구경할 수 있나보다. 참고로 이 십자가는 루마니아 2대국왕의 부인인 마리아 왕비가 1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으로 국민들에게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을 잊지 말고 항상 십자가를 바라보며 신앙을 지키라는 뜻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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