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터키 여행
여행일 : ‘18. 8. 16(목) - 8.24(수)
일 정 : 이스탄불(16~17)→아야스(17)→투즈괼(18)→카파도키아(18~19)→이고니아 콘야(19)→안탈리아(20)→파묵칼레(20)→에페소(21)→트로이(22)→이스탄불(23),
여행 다섯째 날 : 안탈리아(Antalya) 올림포스 산(Olympos Mount)
특징 : 안탈리아에는 고대 유적 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이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올림포스 산(2365m)‘이다. 아담한 항구도시 케메르의 내륙 쪽에 솟은 산으로 토로스산맥(Toros Daglari)에 솟아오른 하나의 봉우리이다. ’타흐탈르(Tahtali) 산‘으로도 불리니 참조한다. 아니 원래의 이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7㎞쯤 산길을 차로 오르면 케이블카 탑승장(해발 726m)에 이른다. 20분쯤의 간격으로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타고 10분쯤 더 오르면, 구름 위로 솟은 흰 바위산의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물 옥상에 올라 바라보는 구름바다와 해안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과 번지점프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결혼식과 연주회 등도 간혹 열린다고 한다.
▼ 안탈리아에서의 두 번째 여행지는 ‘올림포스 산(Mount Olympos)’이다. 안탈리아의 일정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림포스산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유람선을 타고 안탈리아 해안을 둘러보는 코스 등 2가지의 선택 관광이 진행된다. 그러나 가이드는 둘 가운데 신청인원이 많은 것으로 하나만 진행하겠단다. 안탈리아에서의 모든 일정을 오전 중에 끝내야만 오후에 파묵칼레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고대했던 유람선 투어를 포기하고 케이블카에 몸을 실어야만 했다. 그나저나 이곳으로 오려면 안탈리아에서 남쪽 방향의 해안도로를 타고 케메르(Kemer)까지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는 산길로 접어들어 굽이굽이 돌아 오르면 케이블카 탑승장이 나온다.
▼ 탑승장에는 ‘베이다글라리 연안 국립공원(Beydaglari coastal national park)’의 안내도를 게시해 놓았는가 하면, 지금 타려고 하는 케이블카의 미니어처도 만들어 놓았다. 진열대에는 한글로 번역된 리플릿(leaflet)도 보인다. 번역은 좀 엉성하지만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리플릿에는 올림포스산을 타흐탈리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과 함께 병기(倂記)하고 있다.
▼ 줄을 서서 기다리니 케이블카가 도착한다. 탑승인원은 80명, 너무 많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차체가 크다고 보면 되겠다. 케이블의 길이는 4.3㎞로 스위스 삭도회사에서 2007년에 건설했는데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용한단다. 자 그럼 케이블카를 타보자. 케이블카가 띄엄띄엄 운행되기 때문에 줄을 섰다가 타야만 한다. 이때 줄의 앞에 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케이블카의 창가에 서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경관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굼뜨게 행동하다가 가운데라도 섰을 경우에는 경치를 구경하기는커녕 키 큰 외국인들 틈새에 끼어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고역을 치를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어느 전자회사의 광고 문구에 떴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이곳에서도 통한다고 보면 되겠다. 다만 10년이 아니라 10분쯤으로 줄이면 오늘의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 앞줄에 선 덕분에 창가를 차지할 수 있었다. 투명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발아래에 펼쳐진다. 유리로 가로막혀 피부로 느껴볼 수는 없지만, 저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면 싱그럽기 짝이 없을 것 같다.
▼ 조금 더 고도가 높아지니 산의 풍경이 확 바뀐다. 식물이라곤 하나도 볼 수 없는 삭막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산지대의 전형적인 풍경일 것이다.
▼ 10분쯤 오르자 상부 탑승장에 이른다. 이곳의 높이는 2,365m, 하부 탑승장이 726m이었다고 하니 1,639m나 되는 높이를 단 10분 만에 올라선 셈이다. 참고로 이곳 정상은 우리나라 프로축구팀들에게도 친근한 편이다. 이곳 안탈리아에서 겨울 전지훈련을 하는 팀들이 꽤 되는데, 이들이 산의 정기를 받아 우승을 차지하겠다면 ’신들의 산‘이라는 이곳을 찾기 때문이다.
▼ 1층에는 커피와 음료를 파는 카페가 들어서있다.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일단은 옥상으로 오르고 본다. 옥상은 전망대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사방이 탁 트여있다.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는 얘기이다. 망원경까지 설치해놓은 걸 보면 그것만으로는 만족을 못했나보다. 아예 속살까지 엿보라는 배려일 것이다.
▼ 옥상에는 이정표가 하나 세워져 있다. 모두 아홉 개 방향을 표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한 자리를 서울이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터키에서 우리나라는 형제국가라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중국과 일본을 제키고 우리나라를 치켜 주는 터키가 한층 더 좋아지는 건 어쩌면 인지상정일 것이다.
▼ ‘바다 닷!’ 지중해(地中海)의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자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땅 가운데 있는 바다'라는 단어 그대로 지중해는 남쪽으로 아프리카 대륙 북쪽으로 유럽 대륙 서쪽으로 아시아 대륙과 맞붙어 있는 실로 대륙 한 가운데에서 마치 호수처럼 존재하는 바다이다. 예로부터 이집트문명과 헬레니즘 문명 등 대부분의 문명이 지중해 연안에서 발전된 이유이다. 특히, 2천 년 전의 로마시대 문명은 이 곳 지중해를 마치 자기 집 앞마당처럼 사용했다.
▼ 저 해안은 유럽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피서지 가운데 하나이다. 그 많은 해안 중에 하필이면 이곳이냐며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물론 아름다운 경관이다. 일 년에 아홉 달이나 수영이 가능한 기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래사장’이란다. 이쯤에서 아재 개그로 양념을 뿌려보자. 지중해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한다. 파도와 모래사장 그리고 큰 물고기란다. 개그이니까 물론 과장된 표현이다. 하지만 이곳 지중해가 우리가 생각하는 바다랑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이만한 비유도 없을 것 같다. 또한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파도가 없을 때의 지중해는 호수보다 더 잔잔해서 마치 파랗게 꽁꽁 얼어붙은 바다 위를 배가 썰매타고 미끄러져 가는 것처럼 보인기도 한다니 말이다. 거기다 지중해 연안의 해안은 대부분 자갈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도 모래사장이 드물기에 행여 모래사장이라도 발견될라치면 어김없이 일류의 휴양지로 탈바꿈 되어왔다. 이곳 안탈리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곳도 역시 뛰어난 모래해안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 반대편에는 흡사 백년설이라도 쌓여 있는 것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나무 한 그루 자라지 못할 정도로 헐벗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을 ‘신(神)들의 놀이터’라고 하는 모양이다. 신들이 다른 생명체의 접근을 막아놓았다면서 말이다.
▼ 하늘에는 꽤 많은 숫자의 패러글라이더(paraglider)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곳 올림포스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 내려올 때는 계단을 이용한다. 2층에는 10여 점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갤러리(gallery)로 이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전망 좋은 곳에는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문 앞에 음료나 주류의 반입을 금한다는 경고판까지 세워놓은 걸 보면 조망만 즐기려는 공짜 손님들이 심심찮게 기웃거리는 모양이다.
▼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은 패러글라이딩의 이륙장이다. 하지만 그 아래로 뻗어나가는 능선은 다른 이들의 차지란다. MTB 마니아들이라는데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 아래까지 내려간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탑승장을 빠져나오면 멀리 지중해가 다시 한 번 내려다보인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았는데 그 풍광이 아름답기 짝이 없다. 맞는 말이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지중해를 끼고 있는 터키 남서부에서는 마주치는 풍경마다 황홀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었다.
▼ 헐벗은 산자락에는 분화구(噴火口)처럼 생긴 웅덩이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석회암 지대에 형성된 웅덩이 모양의 지형인 돌리네(doline)가 아닐까 싶다. 올림포스산은 토로스산맥에서 솟아오른 하나의 봉우리이다. 때문에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이루어진 토로스산맥의 특징을 그대로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선지 이곳에는 작은 돌리네들이 합쳐진 우발레(uvale)만도 146개나 된단다.
▼ 정상의 끄트머리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가 펼쳐진다. 그네라고 불려야 할지 아니면 번지점프(bungy jump)의 일종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탄력이 있어 보이는 줄에다 몸을 묶은 채로 공중을 나는 것이다.
▼ 하룻밤을 묵은 안탈리아의 ‘아이카 비탈 파크(Ayka Vital Park)’
안탈리아 외곽에 위치한 4성급 호텔이다. 야외수영장까지 갖춘 호텔로 쾌적한 환경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약간 엉성하다는 느낌이었다.
♧ 에필로그(epilogue), 그동안 나는 그리스에만 ‘올림포스 산’이 있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이곳 터키에도 올림포스 산이 있단다. 아니, 어떻게 그리스 최고의 신들의 터전인 올림포스가 터키에도 있을까? 터키의 올림포스엔 어떤 신화가 전승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키아 올림포스'(2,365m, 다른 이름은 Tahtalı Dağı)인데 지하의 가스 때문에 가끔 지표면의 틈새로 불이 솟아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터키 올림포스산의 비밀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바위틈에서 꺼지지 않고 있는 이 불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자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살았다. 불꽃의 화신인 헤파이스토스는 태어나자마자 불꽃을 휘날리고 빛을 내뿜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형상에 혐오감을 느낀 헤라가 그를 추방해버렸는데, 이때 그가 내려온 곳이 바로 올림포스의 산자락에 있는 ‘야나르타시(Yanartas, 불타는 돌이라는 뜻)’라는 것이다. 고대 국가에서는 불을 다루는 샤먼을 최고로 여겼다. 그러니 올림포스의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는 바위산 야나르타시에 헤파이스토스가 살았다는 신화는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올림포스라는 지명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올림포스가 단순히 높은 산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단어일 뿐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지중해 주변 각지로 이주한 그리스인들이 높은 산에다 올림포스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해외여행(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 여행⑫ : 터키 속의 폼페이라 일컬어지는 로마 유적지, 에페수스 (0) | 2019.03.21 |
---|---|
터키 여행⑪ : 빼어난 경관에다 유적까지 더해진 복합 문화유산, 파묵칼레 (0) | 2019.03.18 |
터키 여행⑨ : 페르가몬 왕국이 만든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 안탈리아 (0) | 2019.02.27 |
터키 여행⑧ : 안탈리아로 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들, 슐탄하니와 오브룩한 (0) | 2019.02.21 |
터키 여행⑦ : 지프로 돌아보는 카파도키아의 숨겨진 풍경들, 로즈계곡 등 (0) | 2019.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