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베이징(beijing, 北京, 북경)

 

여행일 : ‘15. 9. 4() - 7()

일 정 :

9.4() : 798예술구, 스챠하이, 왕부정거리, 북경서커스 관람

9.5() : 만리장성, 명십삼릉, 이화원, 솔라나거리, 발마사지 체험

9.6() : 천단공원, 천안문광장, 자금성, 국가박물관, 금면왕조 관람

 

쏠라나(solana)거리와 왕부정거리(王府井大街)

특징 : 북경의 유명 관광지로는 천년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자금성과 만리장성, 이화원, 천단공원, 천안문광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북경 올림픽을 기점으로 북경의 핫 플레이스가 바뀌었다는 게 정설이다. 유적지에서 더 플레이스(The Place)’쓰차하이(十刹海)’, ‘798 예술지구등 북경시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는 시가지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신흥 쇼핑거리인 쏠라나(solana) 거리와 먹거리의 천국으로 알려진 왕부정거리는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이다. ‘쏠라나(solana)거리는 북경에 숨겨진 유럽 마을로, 화려한 쇼핑몰과 유럽식 건축물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북경 여행이 지루해질 때쯤 화려한 거리를 빛내주는 조명의 향연을 구경하면서, 거리의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마셔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왕부정 거리는 북경의 명동이라 불리는 지역으로 낮에는 쇼핑거리로 유명하고 밤에는 화려한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야시장으로 탄생한다. 특히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기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즐겨 방문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조양구로 이동한다. 아니 조양공원(朝阳公园, Beijing Chaoyang Park)과 이웃하고 있다고 하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아무튼 쏠라나(solana)’도 역시 대로변에다 우릴 내려놓는다. 대형버스의 출입이 제한되는 모양이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 차단봉(遮斷棒)이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안은 널찍한 주차장이다. 아마 쏠라나(solana) 지역 전체를 차량통행 제한 지역으로 묶어놓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쏠라나는 하나의 단위마을로 조성된 쇼핑센터인 셈이다. 참고로 쏠라나(solana)’햇빛의 태양이라는 뜻을 지닌 쏠라(Solar)’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주차장을 지나면 예쁘게 지어진 현대식 건물들이 나타난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모양이 없는 개성이 강한 건물들이다. 그리고 층수가 높은 건물들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마을로 조성했으니 고층빌딩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북경에 숨겨진 유럽 마을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쏠라나(solana)는 화려한 쇼핑몰과 유럽식 건축물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5년쯤 전에 오픈했다니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문을 연 것이 아닐까 싶다. 올림픽 특수(特需)를 노리고 말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온통 눈에 익은 간판들이 뿐이다. 하긴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어디를 가나 같은 유형의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아무튼 이곳 쏠라나(solana)는 호화 명품 패션 쇼핑몰(shopping mall)로 꾸며진 탓에, 젊은 패션니스트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쏠라나(solana)’는 눈부신 태양과 한적한 호수, 우아한 건축물, 그리고 낭만적인 작은 길을 가진 쇼핑공간이다. 하지만 여행을 오래한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멋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명품을 사는 거야 어디서든지 가능한 세상이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저 아이쇼핑(eye shopping)이나 즐긴다고 여기면 딱 좋지 않나 싶다 

 

 

 

 

 


저녁에는 왕부정거리(王府井大街)’로 이동한다. 천안문 근처에 위치한 왕부정은 원래 왕가의 우물이 있던 곳이란다. 우물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도 청동 표식이 남아 있다는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아무튼 베이징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라니 한국의 명동이나 압구정쯤으로 여기면 되겠다. 이곳엔 각종 유명 상점과 대형 백화점들이 밀집해 있다. 동양 최대(最大)의 쇼핑몰인 동방신천지(東方新天地)를 비롯해 수많은 전문 판매점들이 밀집해 있어 중국에서 최신 유행하는 유명 패션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참고로 이곳 왕부정 거리는 왕부(王府) 즉 황족의 저택이 있던 곳이다. 그 왕부가 우물()과 연계를 갖고, 또 지명으로까지 된 데에는 전설(傳說)이 있다. 옛날 이곳에 있던 왕부에 물맛이 뛰어난 우물 하나가 있었다고 한다. 우물의 가장자리가 아주 높고 우물의 입구는 큰 돌 가운데를 뚫어 만들었으며 우물위에는 조형이 정교로운 육각(六角)정자가 있었단다. 그러던 어느 해에 아주 심한 가뭄이 들었다. 도시 안의 크고 작은 우물들이 거의 다 말라 들고 다만 소수의 몇 개 우물에만 물이 있었다. 왕부정은 바로 이중의 하나였다. 왕부정은 물이 말라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물맛도 여전히 아주 좋았다. 그러자 주인인 왕은 집을 지키는 노인장더러 우물의 덮개를 닫아 외부의 사람들이 물을 긷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마음씨 고운 문지기 노인장은 물 걱정을 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매일 새벽과 저녁으로 주인이 자는 틈을 타서 몰래 우물의 물을 골목 밖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를 눈치 챈 왕이 노인장을 벌하려 하다가 인근의 사람들이 모두 목말라 죽고 나면 누가 왕을 위해 일을 해주겠느냐는 말을 듣고 노인장을 용서해 주었단다. 그러자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왕부정에 와서 물을 길어 가게 되었고, 이로부터 왕부정의 이름이 베이징성에 널리 전해지다가 점차 이곳의 지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1.5km에 이르는 거리에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 기념품점, 음식점, 카페들이 줄줄이 양편으로 늘어서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먹거리들이다. 이곳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먹거리들로 넘쳐난다. 왜 중국을 음식천국이라 부르는지 실감이 나는 순간이다. 북경의 대표요리인 북경 오리구이 전문 요리점 뿐 아니라 각종 특색 있는 요릿집과 세계적인 패스트푸드(fast-food)점들의 간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곳은 왕부정 거리가 아닌 왕부정 소흘가(王府井小吃街)이다. 특히 야시장은 군것질을 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는 베이징의 명물인 꼬치음식을 맛볼 수 있다. 애벌레부터 전갈, 지네, , 불가사리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꼬치구이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한번쯤 시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일 것이다. 아무튼 () 달린 것이라면 의자 빼고는 뭐든지 다 먹고, 날개 달린 것 중에서는 비행기를 빼곤 못 먹는 게 없다는 중국의 속담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다. 호기심에 조금 먹어볼까 하고 몇 종류의 튀김을 사봤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입에 넣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 간 손주들은 거침없이 입에 넣는다. 그것도 징그럽기 짝이 없는 전갈튀김을 말이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는 날씨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인파가 아닐 수 없다. 하나 같이 먹거리를 찾아 나온 사람들일 게다. 그래선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들 행복한 표정들이다. ‘약보불여식보(藥補不如食補)’라고 했다. ‘약으로 몸을 보호하는 것보다는 음식으로 보호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약보다 나은 갖가지 음식들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곳 왕부정거리도 역시 TV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심심찮게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이다. 북경을 소개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는 얘기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수많은 외국 관광객과 북경시민이 한데 어울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 인파와 산해진미처럼 쌓여있는 음식들이 어우러지며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낯선 음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畵中之餠)’일 따름이다. 특히 그 재료들의 대부분이 뱀이나 거미, 전갈 같은 혐오식품들이라니 더 말하면 뭣하겠는가. 그저 눈요기만 즐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음식은 인류가 갖는 다양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환경과 지리적 여건에 따라 기호식품(嗜好食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내가 혐오하는 식자재들이라고 해서 이곳 중국의 음식문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말자. 나에겐 혐오스럽게 느껴지겠지만 전갈 같은 곤충이나 파충류 튀김도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별미를 제공하는 고단백 영양식품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나라 역시 를 식용으로 삼는 나라라고 일부 외국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