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산(馬城山, 409.3m)-이슬봉(454.3m)
산행일 : ‘14. 9. 11(목)
소재지 : 충북 옥천군 군북면과 안내면, 옥천읍의 경계
산행코스 : 장계대교→참나무골산→이슬봉→며느리재→마성산→섯바탱이고개→육영수생가(산행시간: 4시간)
같이한 산악회 : 산두레
특색 : 마성산 하면 웬만큼 산행에 이력이 붙은 사람들이라면 ‘천성장마(天聖長馬 : 천태, 대성, 장룡, 마성산)를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천성장마 종주코스‘가 산악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천에는 ‘천성장마’의 한 축인 마성산 외에도 다른 두 개의 마성산이 더 있다. 바로 옥천읍 교동리에 위치한 마성산(409m)과 옥천읍 죽향리에 위치한 또 다른 마성산(335m)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옥천 사람들은 이 산들을 서로 구분하기 위해 교동리에 있는 산은 원래대로 마성산이라고 부르고, 천성장마 종주코스에 포함된 마성산(510m)을 ‘서마성산’ 그리고 죽향리에 있는 마성산을 ‘동마성산’이라고 구분해서 부른단다. 이 산들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은 단연 교동의 마성산일 것이다.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이 뛰어난 것은 물론 산자락에다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과 ‘육영수 여사 생가’ 등 테마(theme)를 한데 묶어 관광지로 개발해 놓았기 때문이다.
▼ 산행들머리는 장계유원지(옥천군 군북면 장계리)
경부고속도로 옥천 I.C에서 내려와 37번 국도를 타고 보은방면으로 달리다보면 대청호반에 위치한 장계국민관광지에 이르게 된다. 관광지에서 대청호를 가로지르는 장계대교(大橋)를 건너기 직전에서 등산로가 열린다.
▼ 장계대교(大橋)를 건너기 바로 직전에 있는 사거리에서 왼편으로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들머리에 세워져 있는 ‘장계길’이라고 쓰인 도로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서면 된다. 들머리의 반대편은 ‘장계국민관광지(國民觀光地)’이다. 놀이기구와 식당 등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옛날에는 인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양지(休養地)였다. 하지만 이젠 옛날이야기로만 남아있을 뿐이란다. 주변에 다른 놀이동산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저 매운탕이나 도리뱅뱅이를 먹고 싶은 사람들이나 찾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 들머리로 들어서서 몇 걸음 걷지 않으면 오른편에 이정표 하나가 보인다. 이슬봉과 마성산으로 가는 들머리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인데 길까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막아 놓은 지 꽤 오래된 모양이다. 이정표 옆에 우회등산로라고 적힌 커다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니 안내판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들머리에서 2~3분쯤 걸으면 37번 국도를 새로 놓는 공사현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2~3분 더 걸으면 도로공사로 인해 생긴 절개지(切開地) 모서리를 따라 길게 놓인 계단길이 나타난다. 이 도로공사 때문에 기존의 등산로를 폐쇄했던 것이다.
▼ 절개지 위로 올라서면 이정표(이슬봉, 욱계/ 옥천, 보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거리표시가 없어 산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이정표의 꼭대기에 붙어있는 ‘향수 바람길’이라는 이름표가 눈길을 끈다. ‘향수 바람길’이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친환경생활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옥천의 둘레길을 말한다. 3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대청호의 아름다운 수변(水邊) 23·2㎞를 친환경 녹색길로 만들었다. '향수(鄕愁)'라는 길의 이름은 이 고장이 낳은 걸출한 시인(詩人) 정지용(鄭芝溶)의 ‘향수’라는 시(詩)에서 모티브(motive)를 따왔다.
▼ 절개지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은 한마디로 가파르다. 그 가파름이 다소 부담스러웠는지 침목(枕木)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그 계단은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없다. 500m도 채 되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 처음부터 사람의 기(氣)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 그러나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다. 오늘 걷게 될 거리를 모두 합쳐도 10Km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걸음을 재촉할 필요 없이 쉬엄쉬엄 걸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마침 길가 곳곳에 벤치(bench)까지 놓아두었으니 힘이 들 경우 잠시 쉬어가면 된다.
▼ 산길을 걷다보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이라는 팻말들이 자주 눈에 띈다. 그리고 산길은 이 팻말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연결된다. 오늘 걷고 있는 산길이 ‘대청호 오백리길’ 제9구간 및 제10구간의 일부 구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청호 오백리길’은 ‘충청권 광역연계협력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7월부터 3년간에 걸쳐 만들어진 전체 길이가 200㎞에 달하는 둘레길로서 총 21개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대청호를 빙 둘러 조성된 대청호 오백리길은 인접한 5개 지자체(대전시 동구·대덕구, 충북 옥천·보은·청원군)의 도보길인 ‘대전 호반길’과 ‘옥천 향수길’, ‘청남대 사색길’ 등을 비롯해 주변 등산로와 산성길, 임도 등까지 담고 있다.
▼ 가파른 오르막길은 25분 정도면 끝이 나고 다음에는 한결 느슨해진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10분이 지나면 드디어 참나무골산 정상이다. 산행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정표(이슬봉/ 장계리)와 벤치 몇 개가 지키고 있는 정상은 보잘 것이 없다. 물론 정상표지석도 없다. 그저 눈대중으로 정상이려니 짐작할 따름이다. 정상 어림은 온통 참나무들 천지, ‘참나무골산’이라는 이름은 이렇듯 참나무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조망(眺望)까지 트이지 않은 곳에서 오래 머물 일이 없어 그냥 지나쳐 버린다.
▼ 참나무골산을 지나면서 산길은 경사(傾斜)가 거의 없다싶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바닥도 부드러운 흙길,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편안한 산길이다. 거기다 이슬봉에 가까워지면서 왼편의 나뭇가지 사이로 대청호가 얼핏얼핏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호수(湖水)의 물돌이가 만들어내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걷는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 준다. 올라오는 동안 쌓였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내 주는 것은 물론이다.
▼ 참나무골산에서 25분 정도가 지나면 이슬봉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들머리에서 1시간10분이 걸렸다. 정상표지석과 이정표(수변전망대/ 소정리/ 장계리) 그리고 삼각점(보은315/1980재설)이 지키고 있는 이슬봉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 거기다 조망(眺望)까지도 트이지 않는다. 사방이 잡목(雜木)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다. 오늘 산행의 주산(主山)은 마성산이다. 그러나 높이로만 볼 때에는 이곳 이슬봉이 마성산보다 50m정도가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山)이라는 이름 대신에 봉(峰)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듯 아무런 볼거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이슬봉을 지나면서 눈이 호사(豪奢)를 누리기 시작한다. 왼편 대청호 방향이 벼랑으로 이루어져 있는 덕분에 곳곳에다 뛰어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전망대에 서면 대청호가 그려내는 산수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것도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말이다. 마침 가을의 냄새를 품은 서늘한 바람까지 불어온다. 산행을 하면서 흘렀던 땀방울은 소리 없이 사라져버린 지 이미 오래이다. 하나 아쉬운 점도 하나 있다. 물빛이 녹색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물 흐름이 오랫동안 멈추었을 때 생긴다는 녹조(綠潮, water-bloom)현상이 아니기를 빌어본다.
▼ 눈이 호사를 누리는 대신에 산길은 조금 험해진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골은 아까보다 훨씬 깊어졌고, 또한 그 길은 약간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파르게 변해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길이 구태여 능선을 고집하지 않고 대부분 사면(斜面)으로 나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길가에 안전로프를 길게 매어놓아 심장 약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만일 안전로프가 없었더라면 벼랑위로 난 길에서 오금을 저려했을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 심심찮게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경관(景觀)을 즐기며 걷다보면 40분쯤 후에는 339m봉에 올라서게 되고, 이 봉우리에서 조금만 더 내려서면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 장소를 만나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맞은편 산자락이 마치 반도(半島)처럼 대청호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고, 그 반도의 양옆을 감싸고 있는 대청호의 물돌이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금강과 대청호가 만나며 고요한 물이 휘감아 돌고 있는 풍경은 한 폭의 잘 그린 그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 마지막 전망대에서 20분 조금 못되게 내려오면 며느리재이다. 물론 이 구간도 크고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연결된다. 이곳 며느리재는 세 지점에서 갈림길을 만들어낸다. 그 첫 번째가 국원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며느리재 #1(이정표 : 마성산 1.8Km/ 국원삼거리 2.0Km/ 장계대교 6.3Km)이고, 두 번째는 안터마을로 가는 길이 나뉘는 며느리재 #2(이정표 : 마성산 1.6Km/ 안터마을 4.7Km/ 장계대교 6.5Km),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변전망대 갈림길(이정표 : 국원마을/ 수변전망대/ 이슬봉)이다. 이 세 곳의 갈림길 중에서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한 곳이 있다. 바로 수변전망대갈림길이다. 마성산이 있어야할 자리에 난데없이 국원마을이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이정표에 적힌 지명(地名)에 관계없이 국원리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 며느리재에서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10분쯤 지나면 아무런 특징도 없는 작은 산봉우리 위에 올라서게 된다. 그런데 이곳에 검은 오석(烏石)으로 된 빗돌이 하나 세워져 있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퇴뫼형(산봉우리를 빙 둘러 쌓은 형태) 산성(山城)인 늘티산성터란다. 빗돌에는 석축산성(石築山城)이라고 적혀있으나 주변은 완전한 흙산, 어디에고 석축을 쌓았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봉우리의 크기로 보아 산성이라기보다는 보루(堡壘)에 더 가까웠을 것 같고, 쌓았던 시기가 오래이다 보니 그 흔적조차 없어졌지 않았나 싶다.
▼ 늘티산성에서 또 다시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면 6분 후에는 오른편에 작은 산골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늘티재에 이르게 되고, 이어서 산길은 서서히 가팔라지면서 위로 향한다. 마성산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일 것이다. 그러다가 10분 후에는 개활지에 이르게 되면서 오른편으로 시야(視野)가 열린다. 첩첩이 쌓여 있는 충청권의 높고 낮은 산군(山群)들이 한눈에 잘 들어오는 곳이다. 정상은 이곳에서도 20여분을 더 진행해야 한다. 오르막길이지만 그다지 힘들지 않게 생각되는 것은 능선의 나무들이 언제부턴가 소나무들로 바뀌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나무들이 품어내는 피톤치드(phytoncide)를 들이키다 보면 까짓 피로쯤이야 냉큼 도망가 버렸을 테니까 말이다.
▼ 막바지 오름길과 싸우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정상은 두 개의 단(段)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랫단은 헬기장, ‘장룡산악회’에서 세운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윗 단에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차양막 아래에는 나무의자까지 가져다 놓았다. 이곳에 배치된 산불감시요원은 꽤나 착실한가 보다. 초소에 잇대어 차양막(遮陽幕)까지 설치해 놓은 것을 보면 말이다. 한여름 뙤약볕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에 찬사를 보낸다. 이슬봉에서 2시간 산행을 시작한지는 3시간 정도 지났다.
▼ 정상은 사방이 확 트이기 때문에 조망(眺望)이 일품이다. **)팔음지맥의 산줄기와 도덕봉과 장령산, 서대산이 차례대로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조망은 근거리에 있는 환산과 구(舊)옥천 시가지라 할 수 있다. 물론 동쪽에는 조금 전에 지나온 이슬봉이 바라다 보인다.
(**) 팔음지맥(八音枝脈), 백두대간(白頭大幹) 상의 봉황산에서 남서(南西)쪽으로 분기(分岐)하여 천택산, 팔음산, 천금산을 만들고 천관산과 철봉산을 지나 금강2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57.7km의 산줄기이다. 북쪽의 보청천과 남쪽 송천(초강천)의 분수령(分水嶺)이 된다.
▼ 하산은 이정표(육영수 생가 2.6Km/ 며느리재 1.6Km)가 가리키고 있는 육영수생가 방향으로 내려서면서 시작된다. 내려서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그러나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10분 남짓만 내려서면 안부사거리인 섯바탱이고개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섯바탱이로 내려가는 길이 외에 왼편으로도 내려가는 길이 희미하게 보이나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다.
▼ 섯바탱이고개(이정표 : 육영수생가 2.2Km/ 마성산 0.4Km)를 지나면서 길은 왼쪽 사면(斜面)을 가로지르면서 이어진다. 그리고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고도(高度)를 낮추어간다. 경사(傾斜)가 거의 없는 산길은 걷기는 편하지만 볼거리는 일절 없다. 주위가 온통 짙은 숲으로 가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오른편에 교동저수지가 보이면 산행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후에는 교동마을에 내려서게 되기 때문이다. 마성산 정상에서 40분 정도 걸렸다.
▼ 산에서 내려오면 널따란 한옥(韓屋)단지의 뒷담이다. 새로 복원(復原)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여사 생가(生家)이다. 1925년 11월 29일 이 집에서 태어난 육영수 여사는 어린 시절을 쭉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1974년 이후 방치되어오다가 철거되어 터만 남았던 것을 2002년 4월 26일 육영수 생가지(陸英修 生家址)가 충청북도 기념물 123호로 지정되면서 다시 복원되었다는 것이다. 옥천군에서는 2004년 12월 안채 복원사업(復元工事)를 시작하여 6년 후인 2010년 5월 건물 13동과 담장 석축 등 부대시설들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육영수 여사는 우리 역사상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의 영부인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단다.
▼ 이 집은 흔히 ‘교동집(校洞宅)’이라 불리던 옥천지역의 명가로서 1600년대부터 김(金), 송(宋), 민(閔) 삼정승(三政丞)이 살았던 곳이다. 이 가옥은 1894년경에 축조되어 조선시대 상류 계급의 건축구조를 대표할 수 있는 집이었다고 한다. 1918년 육영수 여사의 부친인 육종관(陸種寬)씨가 매입하고 기단을 높여 개축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10여 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하며 사랑채, 내당, 사당, 별당 등이 팔작지붕의 형태를 지닌 가옥이었다고 한다.
▼ 산행날머리는 ‘육영수여사 생가’ 입구의 주차장
주차장은 육영수여사 생가에서 조금 더 걸어야만 나온다. 한 200m 남짓 되는 거리이니 볼 것 다 보고 난 뒤의 걸음 거리치고는 제법 된다. 그러나 지루하지는 않다. 바닥을 예쁘장한 색깔의 도료(塗料)로 덧칠 해놓은 도로가 정겹고, 행여나 걷다가 덥기라도 할라치면 잠시 쉬었다 가라고 정자(亭子)까지 지어놓은 센스(sense)까지 발휘했다. 물론 정자는 우람한 당산나무(느티나무)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무려 370년이나 묵어 보호수(保護樹)로 지정(옥천 5호)될 정도로 우람한 나무 아래에다 말이다. 당산나무에서 데크로 만들어진 이동로를 따라 조금만 더 걸으면 주차장에 이르면서 오늘 산행이 종료된다. 총 산행시간은 4시간10분, 간식을 먹느라 중간에 쉰 시간을 감한할 경우 3시간50분이 걸렸다. 거리가 대략 10Km 남짓 되었으니 적당한 속도로 걸은 셈이다.
♧ 에필로그(epilogue), 옥천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작은 민물고기를 팬(pan)에 동그랗게 돌려 담아 조린 ‘도리뱅뱅이’와 ‘올갱이 해장국’이다. 그러나 오늘 산두레에서 점심 메뉴(menu)로 정한 음식은 의외로 ‘도토리 묵밥’이란다. 원래 묵밥 하면 제천을 꼽는 게 보통인데도 옥천에서 묵밥을 산다고 해서 의외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어디 산두레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음식을 고를 산악회이겠는가. 총무님의 말로는 옥천군청에다 음식을 추천해 줄 것을 부탁드렸고, 그 결과물이 바로 묵밥이라는 것이다. 거기다 그들은 옥천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는 음식점(구읍할메묵집. 전화 732-1853)까지 추천해 주었단다. 단체예약은 받지 않는다는 주인장을 설득해서 찾아간 식당은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음식만은 정갈하면서도 맛깔스러웠다. 즐거운 산행 후에 만나게 되는 ‘맛난 음식’은 그 자체가 행복이다. 그래서 오늘 산행에서도 한 웅큼의 행복을 담아올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산악회 관계자분들의 고생 덕분일 것이다. 그들에게 글로서나마 감사를 드린다.
'산이야기(충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울창창 소나무 숲속에서 즐기는 힐링산행, 도덕봉-덕의봉(‘15.4.30) (0) | 2015.05.06 |
---|---|
근린공원으로 잘 가꾸어진 충주의 진산, 남산-계명산('15.1.13) (0) | 2015.01.21 |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금수산('14.8.9) (0) | 2014.08.21 |
나무 하나가 산 이름까지 바꿔버린 사랑산('14.7.26) (0) | 2014.08.06 |
산에서 즐거운 깨달음을 얻다. 도락산('14.6.6) (0) | 2014.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