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조봉(龍鳥峰, 636m)-신선봉(神仙峰, 635m)

 

산행일 : ‘14. 8.2()

소재지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산행코스 : 용문사 주차장신점리 조계골입구도성암용조봉신선봉안부용계골신점리(산행시간 : 3시간 40)

함께한 산악회 : 가보기산악회

 

특징 : 용문산과 폭산, 그리고 중원산에 둘러싸여 있는 자그마한 산이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한 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이유는 바로 곁에 위치하고 있는 용문산과 중원산의 유명세(有名稅)에 철저하게 눌려버린 탓이다. 그러나 산세(山勢)만 놓고 볼 때에는 위에서 언급한 두 산보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앞의 두 산은 밋밋한 육산(肉山)의 특징대로 볼거리가 없는데 비해, 바위산인 용조봉은 뛰어난 암골미(巖骨美)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시간이 짧다는 게 약점이 될 수 있으나, 이럴 경우에는 중원산과 연결해서 산행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걱정할 일이 아니다. 거기다 용계골이라는 멋진 계곡까지 끼고 있으니 한번쯤은 꼭 들러볼만한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용문사주차장(용문면 신점리)

6번 국도(國道/ 홍천방향)의 마룡교차로(交叉路, 용문면 마룡리)에서 내려와 341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왼편 용문사방향으로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용문사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중앙선 전철(電鐵)을 타고 용문역까지 온 후, 용문역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용문사까지 들어오면 된다. 참고로 동서울터미널에서 용문역까지 35분 간격으로 직행버스가 다니고 있다. 이때는 도보로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30분마다 운행되는 군내버스를 타고 용문사까지 오면 된다.

 

 

 

주차장에서 용문사로 들어가는 진입로로 빠져나오면 가장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용문사관광지라고 쓰인 커다란 입석(立石), 물론 그 뒤에는 경기도의 명산인 용문산이 우람하게 버티고 있다. 이 입석을 가운데에 둔 로터리(rotary)의 오른편으로 난 도로(용문산로 636번 길)를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로터리에 중원산 가는 길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니 참조하면 된다. 중원산과 용조봉(신선봉)의 들머리가 같기 때문이다. 중원산 방향으로 들어서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태백산 민박이 보인다. 이 민박집 앞에서 오른편으로 들어서야 한다. 옛날에는 곧장 진행해도 중원산 진입로인 조계골길을 만날 수 있었지만 요즘은 펜션(pension)을 짓느라 길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사유지(私有地)라는 이유로 길을 막아버린 광경은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몇 차례 더 눈에 띄었다. 개인 땅이라니 할 말은 없지만 썩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서운해 할 것까지는 없다. ‘인생지사 새옹지마(人生之事 塞翁之馬)라고 길을 막아버려 돌아가느라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 대신 멋들어지게 지어진 한옥(韓屋)을 구경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7분쯤 되면 도로(조계골길)을 만나게 된다. 물론 애초부터 이 도로를 따라 들어올 수도 있다. 아까 차에서 내렸던 용문사주차장의 끄트머리에서 이 도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조계골 길을 따라 5분쯤 들어가면 길가에 세워진 중원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중원산 2.8Km/ 신점리 0.7Km)를 만나게 된다. ‘중원산 갈림길인데 이곳에서 중원산 방향으로 진행해도 용조봉에 오를 수 있으나 오늘은 왼편으로 진행한다. 도성암쪽으로 난 산길을 이용해서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이다. 이럴 경우 오른편으로 난 길은 당연히 하산 길이 된다.

 

 

중원산 갈림길에서 계속 직진하면 4분쯤 후에 도성사라고 쓰인 입간판이 보인다. 이곳이 용조봉의 들머리이니 놓쳐서는 안 된다. 계속해서 직진하면 조계골이 나오는데, 이곳은 군부대(軍部隊)에서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탓에 출입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갈림길 근처를 잘 살펴보면 이정표(신선봉 1.87Km, 중원산 2.95Km, 도일봉 7.25Km)가 보이니 참조하면 된다. 참고로 조계골은 수림(樹林)이 울창하여 많은 산새들이 떼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알고 지나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오늘 오르려고 하는 용조봉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자질구레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겠다. 그저 무조건 이정표에 나타나있는 신선봉을 따르면 된다. 비록 지도(地圖)에는 용조봉만 표기되어 있지만 이곳 양평군에서는 용조봉 옆에 있는 신선봉을 주봉(主峰)으로 삼고 모든 이정표에다 신선봉만 표기해 놓았기 때문이다.

 

 

 

도성사쪽으로 방향을 틀면 곧바로 철다리이다. 철다리를 건너서 조금 더 진행하면 산비탈에 길게 놓인 시멘트계단(이정표 : 신선봉 1.71Km. 중원산 2.79Km, 도일봉 7.09Km/ 등산로 입구 0.16Km)이 나타난다. 신선(神仙)의 머무는 도성사(道成寺)로 오르는 길인 용마로(龍馬路)란다(계단 아래에 있는 공적비 참조). 오르는 것을 승천(昇天)이라고 표기한 것을 보면 도성사에 신선이 머무른다는 것을 유난히도 강조하고 싶은 모양이다.

 

 

아무튼 계단의 끄트머리에 이르면 도성사라는 조그만 사찰(寺刹)이 하나 나타난다. 현대식 2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절간이라기보다는 일반 여염집에 더 가까운 외형을 지니고 있다. 이 절은 한국 불교 27개 종단 중의 하나인 대한불교 법화종(大韓佛敎 法華宗) 소속의 사찰이라는데 기록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면 전국에 널려있는 그렇고 그런 절 가운데 하나인 모양이다. 참고로 법화종은 정각(正覺) 혜일(慧日)1946년 창종(創宗)했으며 소의경전(所依經典)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본존(本尊)은 십계만다라(十界曼多羅)이나 불상은 석가모니불을 봉안(奉安)한다.

 

산길은 도성암의 입구 조금 못미처에서 오른편으로 휜다. 나뉘는 지점에 이정표(신선봉 1.65Km/ 중원산 2.72Km. 도일봉 7.03Km/ 등산로 입구 0.22Km)가 세워져 있으니 헷갈릴 염려는 없을 것이다. 도성사에 들렀다가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 나온다. 미륵당(彌勒堂) 앞을 통과해서 반대편으로 나와도 산길을 만날 수 있음을 알지만 절간을 굳게 지키고 있는 견공(犬公)의 앞을 지나칠만한 담력이 나에겐 없었기 때문이다. 오른편으로 들어서서 20m만 더 가면 중원산 갈림길’(이정표 : 신선봉 1.68Km/ 중원산 2.7Km, 도일봉 7.0Km)이 나온다. 용조봉으로 가는 길은 갈림길에서 도성암의 담(鐵網)을 끼고 왼편으로 돌면 된다. 중원산갈림길을 지나자마자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600m급의 나지막한 산에 불과한데 무엇이 그리 급하다고 처음부터 가파르게 시작되는지 모르겠다. 특히 오늘은 무더위가 한참 기승(氣勝)을 부리고 있는 삼복(三伏)기간,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인데도 말이다. 이런 무더위에 가파른 오르막길이라니 그야말로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헉헉거리며 5분쯤 오르니 벤치(bench) 2개가 놓여있는 쉼터가 나타난다.

 

 

쉼터를 지나면서 산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그 가파름이 부담스러웠던지 로프로 난간을 만들어 놓았으나 큰 도움은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길가에 퍼질러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무더위에 지친 등산객들이다. 하긴 오늘 같은 무더위에 씩씩하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이 더 이상하다 할 것이다.

 

 

쉼터를 출발한지 7분쯤 지나면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커다란 암벽(巖壁)이 앞을 가로막아 버린다. 오른편으로 우회(迂廻)하여 위로 오르면 처음으로 조망(眺望)이 트인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구불구불한 길은 조금 전에 우리가 들어왔던 길이고, 그 너머에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뾰쪽한 산봉우리는 추읍산이 분명하다.

 

 

 

첫 번째 전망대를 지나 잠깐 더 오르면 거대한 암벽(巖壁)이 앞을 가로막는다. 두리번거리며 우회로(迂廻路)를 찾고 있는데 앞서가던 집사람이 냉큼 암벽에 들어붙고 본다. 요즘 들어 부쩍 손맛을 느끼기 시작하는 집사람이다 보니 이정도의 슬랩(slab)쯤이야 우습게 보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암벽은 겁이 날 정도로 높다란 것에 비해, 올라가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경사(傾斜)가 제법 가파르지만 크랙(crack)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바위를 붙잡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암벽 위로 올라서면 일망무제(一望無題)의 조망(眺望)이 펼쳐진다. 왼편에는 용문봉에서 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람하고, 오른편에는 중원산의 능선이 또렷하다. 거기에다 고개라도 돌릴라치면 아까 첫 번째 전망대에서 보았던 신점리의 풍경과 추읍산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후부터 능선은 가파르면서도 날카로운 암릉이 연속이다. 슬랩(slab)지대나 침니(chimney)지대 등 세미 록클라이밍(semi-rock-climbing)이 계속되는 것이다, 길은 앞을 가로막는 바위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잘도 이어진다. 그러다가 피치 못할 경우에는 바위를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다지 위험하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니 그저 짜릿한 스릴(thrill)을 즐기기만 하면 될 일이다. 만일 우중(雨中)이나 적설(積雪) 산행만 아니라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능선은 작은 바위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이어진다. 용조봉이려니 하고 암봉 위에 올라서면 건너편에 또 하나의 암봉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잘 그린 수묵화(水墨畵)를 보는 듯하다. 하얀색으로 빛나는 바위지대가 바위틈을 비집고 들어선 푸른 노송(老松)들과 잘 어우러지며 몽환적(夢幻的)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스릴과 조망을 한꺼번에 즐기면서 걷다보면 아래로 길게 늘어진 나무계단이 나온다. 반듯하게 지어진 것을 보면 양평군청에서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는 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다. 계단을 내려섰다가 다시 맞은편 바윗길을 치고 오르면 용조봉이 잘 내다보이는 전위봉이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뛰어나다. 아니 이곳뿐만이 아니다. 용조봉과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바윗길은 어느 곳 하나 빼어난 전망대(展望臺)가 아닌 곳이 하나도 없다. 머무르는 곳마다 일류의 전망대인 것이다.

 

 

 

바윗길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날카롭다. 그 날카로운 바위들을 오르내리다 보면 마치 홍천의 팔봉산에 와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긴 팔봉산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바위의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할 것이다. 바윗길은 오래내리면 오르내릴수록 그 짜릿한 쾌감을 더해만 간다. 한마디로 흥미로운 산이다. 양평에서도 작은 산에 불과하지만 산세(山勢)는 그 어느 산보다 더 알차다. 이렇게 작은 산에 어쩌면 이리도 뛰어난 암릉을 지닐 수가 있을까.

 

 

 

 

 

 

전위봉에서 다시 한 번 안부로 떨어졌다가 맞은편 능선을 치고 오르면 이정표(신선봉 0.35Km/ 등산로 입구 1.52Km) 하나를 만나게 되고, 이어서 조금만 더 오르면 드디어 용조봉 정상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50분이 지났다. 2.6Km의 거리를 오르는데 2시간 가까이나 걸렸으니 무더위 때문에 어지간히도 서서히 걸었던 모양이다. 용조봉 정상은 제법 너른 분지(盆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올라올 때 느꼈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올라오면서 붙잡았던 바위들이 무색할 정도로 정상은 의외로 흙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정상에는 정상표지석이나 이정표 등 이곳이 용조봉 정상임을 알려주는 시설물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누군가가 매직펜(magic pen)으로 용조봉이라고 쓴 자연석을 정상에 있는 돌탑 위에다 세워 놓은 것이 전부이다.

 

 

 

 

용조봉 정상에서 다시 한 번 조망(眺望)이 터진다. 용문봉에서 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중원산에서 폭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용조봉을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이다. 점심이나 요기(療飢)를 때우려면 이곳이 최적의 장소이다. 장소가 넓은데다가 마침 나무들이 그늘까지 만들어주니 조망을 즐기면서 쉬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용조봉에서 신선봉으로 가는 길도 암릉의 연속이다. 용조봉 정상에서 가파르게, 그러나 짧게 안부로 내려섰다가 험하기 짝이 없는 맞은편 능선을 치고 오르면 신선봉 정상이다. 신선봉 정상은 한마디로 인색하다. 두세 명만 둘러앉아도 빈틈이 없이 꽉차버릴 정도로 정상이 비좁다는 얘기이다. ‘! 정상석이 어디로 도망을 쳤나 봐요.’ 집사람의 말대로 정상에는 좌대(座臺)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따름이고, 당연히 있어야할 정상표지석은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군가 매직펜(magic pen)으로 신선봉이라고 쓴 자연석(自然石) 하나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을 따름이다. 용조봉에서 신선봉까지는 20분 정도가 걸렸다.

 

 

 

 

신선봉 정상도 뛰어난 조망(眺望)을 자랑한다. 왼편에는 용문봉이 보이고 그 너머에 있는 백운봉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중원산에서 한강기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아까 용조봉에서 본 것 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

 

 

신선봉에서 내려가는 길도 역시 암릉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날카로움은 아까보다는 많이 누그러졌다. 암릉을 타고 작은 오르내림을 두어 번 하다보면, 12분 정도 후에 오른쪽으로 오솔길 하나를 분가시키고 있는 안부가 나타난다. 그러나 갈림길을 무시하고 곧장 맞은편 산봉우리로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곳에서 용계골로 내려설 경우 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고생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맞은편 산봉우리에 오르고 나면 왜 조금 전에 지나왔던 안부에서 하산을 하지 말라고 했는지 금방 이해가 가게 될 것이다. 안부로 떨어지는 능선이 가파르면서도 제법 길기 때문이다. 능선으로 난 길이 이럴 정도이니, 만일 산길이 사면(斜面)으로 났을 경우 위험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신선봉 정상에서 내려선지 25분 정도가 지나면 안부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만일 이쯤에서 산행을 끝내고 싶을 경우에는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된다. 직진할 경우에는 도일봉이나 중원산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신점리 조계골 입구 2.57Km/ 신선봉 0.41Km)가 좀 이상하다. 조계골로 가려면 이곳에서 왼편으로 내려서야 하고,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오른편에는 분명히 용계골이 소재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른편 방향에다 조계골 입구라고 표기해 놓은 것이다. 아마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合水)지점을 염두에 두었던 모양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계골 입구라고 표기하는 것 보다는 용계골 입구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 싶다. 위치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안부삼거리에서 용계골로 내려가는 길은 많이 가파르다. 그러나 원래 산이 높지 않은 관계로 얼마 지나지 않아 계곡에 내려서게 된다. 10분이 채 안되어 용계골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용계골 계곡에는 상류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다. 요즘 일기예보 때마다 중부지방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는데, 이곳에는 비가 제법 흡족하게 내렸던 모양이다. 용계골을 만나고 나서 2~3분 더 걸으면 중원산 갈림길’(신점리 조계골 2.17Km/ 중원산 2.25Km/ 신선봉 0.81Km, 싸리재 4.45Km, 도일봉 6.02Km)을 만나게 된다.  

 

 

 

 

용계골을 만난 후부터 산길은 용계골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다가 어떤 때는 계곡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만일 큰 비라도 내릴 경우에는 이 코스의 이용은 불가능 할 것 같다. 계곡은 예상 외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용계골은 옛날에 용()이 숨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깊은 협곡(峽谷)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히 용이 숨어 살았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은 협곡이 말이다.

 

 

계곡은 한마디로 말해 작다. 그러다보니 물의 양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작음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결코 작지만은 않다. 크고 작은 바위들을 타고 넘는 물길은 비록 거창하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소()와 담(), 그리고 폭포(瀑布)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물길을 따라 걷는 하산 길은 지루해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산행날머리는 신점리 용문사주차장

중원산 갈림길에서 20분 조금 못되게 걸어 내려오면 또 다른 중원산 갈림길’(이정표 : 신점리 조계골 1.38Km/ 중원산 1.95Km. 중원폭포 4.83Km/ 신선봉 1.60Km, 중원산 2.85Km, 도일봉 6.81Km)을 만나게 되고, 얼마 후에 산길은 계곡을 벗어나(이정표 : 등산로 입구 0.8Km/ 신선봉 2.3Km, 중원산 2.1Km) 계곡 위로 난 사면(斜面)길을 따라 이어진다. 이어지는 산길은 제법 지루하다. 울창한 잣나무 숲을 만나는 등 가끔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계곡과 같은 볼거리는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중원산 갈림길에서 30분 조금 못되게 걸어 내려오면 용계골을 가로지르는 철다리를 건너게 되고, 이어서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아침에 지나갔던 조계골길과 다시 만나게 된다. 산행이 종료되는 용문사 주차장은 이곳에서도 10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오늘 산행시간은 총 5시간10, 물놀이 등을 하며 보낸 휴식시간 1시간30분을 감안할 경우 3시간40분이 걸렸다. 산행거리(6Km)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것은 날씨가 그만큼 무더웠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