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산(馬甘山, 388m)-보금산(寶金山, 364m)

 

산행일 : ‘14. 5. 24()

소재지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과 북내면의 경계

산행코스 : 주차장능선보금산금마교마감산마귀할멈바위쉼터갈림길주차장(산행시간 : 2시간35)

 

함께한 산악회 : 집사람과 함께

 

특징 : 보금산과 마감산은 400m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나지막하지만, 온통 들녘뿐인 여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때문에 여주사람들에게는 근교산행지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한다. 산에 대한 사랑이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던 모양이다. 그 결과는 산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만나는 사람 모두 더 없이 밝은 표정이었고, 웃음 띤 얼굴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 왔기 때문이다. 하여튼 산은 두어 곳을 제외하고는 급한 가풀막이 없기 때문에 산행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산책하는 느낌이 더 강할 정도이다. 노송(老松)들이 우거진 널따란 길, 거기다 길가 곳곳에 평상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연인들이나 가족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학생야영장 못미처의 도로변주차장(여주시 강천면 결은리 산81-1 : 마감로 477)

중부내륙고속도로 서여주 I.C에서 내려와 42번 구()국도를 따라 원주방향으로 10Km쯤 달리면 목아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서 400~500m쯤 더 나아가면 대순진리회 본부교회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는 사거리가 나오는데, 대순진리회의 맞은편에 경기도학생 여주야영장 5Km’ 푯말이 보인다. 푯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야영장 주차장에 닿게 된다. 산행들머리는 야영장으로 들어가기 조금 전에 있는 도로변의 주차장이다.

 

 

 

주차장 앞 도로를 건너 맞은편 산자락으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들머리에 산악회의 시그널(signal)들이 몇 개 매달려 있으니 별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컨테이너(container) 옆 이정표(마감산 삼림욕장 등산로)가 세워진 지점에서 정확히 반대편이라고 생각하면 더 쉬울 것이다.

 

 

산자락으로 들어서면 산길은 평탄하게 시작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능선(支稜線)으로 들어붙으면서 서서히 가팔라지기 시작하나 오르기에 힘겨울 정도는 아니다. 길바닥은 번들번들하게 윤이 나고, 또 어떤 곳은 소나무뿌리가 온통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리라.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곳의 토질(土質)이 마사토라서 소나무들이 뿌리를 깊게 박지 못하는 탓도 있었을 것이다.

 

 

 

나무이름표학생야영장이 있는 산이어선지 산행 내내 예쁘장하게 생긴 나무이름표들을 볼 수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로 난 긴 통나무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어디로 가도 보금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왼편으로 진행한다. 조금이라도 산행시간을 더 늘려보기 위해서이다. 왼편으로 방향을 잡으면 얼마 안 있어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들머리에서 25분이 걸렸다.

 

 

 

능선에 올라서면 등산로의 오른편에 제법 거창한 암릉이 보인다. 등산로를 벗어난 집사람이 냉큼 바위 위로 오르고 본다. 요즘 부쩍 손맛을 즐기기 시작하는 집사람으로서는 이런 호기(好機)를 결코 놓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바위 위는 평지, 스릴은 바위 위로 올라설 때 느끼는 것 한번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일단 능선에 올라서고 나면 길은 순해진다. 넓고 반반한 길이 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서서히 고도(高度)를 높여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능선에 올라선지 7분쯤 후에는 보금산의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정상까지 오르는데 32분이나 걸린 것을 보면 꽤나 천천히 올라왔던 모양이다.

 

 

 

널따란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보금산 정상은 텅 비어있다. 그 텅 빔이 못내 서운했던지 한쪽 귀퉁이에 말뚝모양으로 생긴 자그마한 정상표지석을 하나 세워 놓았다. 물론 이정표(마감산 1.3Km/ 학생야영장 0.8Km)도 세워 놓았다. 이정표뿐만 아니라 평상까지 만들어 놓았지만 모두 숲속에다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을 따름이다. 나무 그늘 아래에 있는 평상은 점심상 차리기에 안성맞춤이나 그냥 발길을 돌리고 만다. 지금은 점심이 아니라 간식을 먹기에도 너무 이른 시간인 것이다. 정상은 잡목(雜木)들로 인해 일절 조망(眺望)이 트이지 않는다.

 

 

 

 

 

보금산에서 마감산으로 가는 길은 거의 오르내림이 없는 순전한 내리막길 이다. 거기다 둘이서 팔짱을 끼고 걸어도 좋을 만큼 길까지 넓으니 이런 길에서는 구태여 발걸음을 재촉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느림보의 미학을 즐겨볼 일이다. 마침 능선은 온통 늙은 소나무들 천지이다. 그렇게나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넘쳐날 정도로 내품는다는 소나무들이 꽉 차있는 것이다. 코끝을 스쳐가는 실바람에선 짙은 솔향이 배어 나오는데, 그 탓인지 저절로 몸과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어 가는 느낌이다.

 

 

마감산으로 가는 길은 두 개로 보면 된다. 사면(斜面)을 따라 난 널따란 주 등산로와 또 하나는 능선의 정 중앙으로 난 오솔길이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하면 될 일이다. 물론 우리부부는 오솔길을 따른다. 그것은 거친 길을 좋아하는 평소의 습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행여 산나물이라도 보일까 하는 집사람의 바람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산행 내내 산나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두 길은 어느 곳으로 가던지 간에 그 결과는 같다. 중간에 합쳐졌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12분쯤 내려오면 멋진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된다. 오늘 산행에서 만나게 되는 포토 존(Photo zone)의 하나이다. 이곳 지자체에서도 이를 알아차린 듯 소나무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해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소나무 주위에 울타리를 쳐 보호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소나무에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그 고고한 자태가, 이름 하나쯤 가지고 있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는데도 말이다. 참고로 얼마 전에 찾았던 전남 고흥의 마복산에서 본 소나무는 마복송(馬伏松)’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

 

 

 

산행을 하다보면 간혹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늘도 10명 가까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데 서로 마주치면서 빚어내는 풍경은 다른 산들과는 사뭇 다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를 건네 오는 것이다. 사실 나도 산행을 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에 먼저 인사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하나 같이 나보다 먼저 인사를 건네 오는 있다. 그것도 환한 웃음을 띠면서 말이다. 여주 사람들의 인심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훈훈해진다. 그러다가 문득 나무에 매달려있는 안내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고개가 끄떡여진다. 오늘 마주친 상황과 딱 들어맞는 것이다. ‘우리는 다정한 이웃 만나면 먼저 인사합시다.’ 이 안내판은 이곳 말고도 산행을 하는 내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안내판을 설치한 여주 녹색성장실천연합에 감사를 드려본다.

 

 

금마교 조금 못미처에서 보면 왼편에서 내려오는 길이 하나 보인다. 아까 내려올 때 갈려나갔던 오솔길이 다시 합쳐지는 길이다. 그러나 이 길은 성지지맥인 삼각산이나 금물산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오늘 하산하려고 하는 쉼터삼거리까지는 성지지맥을 따라 걷게 된다. 참고로 성지지맥(聖地枝脈)이란 한강기맥이 금물산을 지나자마자 남쪽으로 또 하나의 산줄기를 분기(分岐)시켜 놓은 것으로, 이 산줄기가 도상거리 55Km의 성지지맥다. 이 산줄기는 성지봉과 비봉산, 성주봉을 거친 후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그 숨을 다한다.

 

 

다시 계속되는 평탄한 길에서 여유를 즐기며 걷다보면 18분 후에는 예쁜 구름다리 하나를 만나게(이정표 : 마감산 0.5Km/ 보금산 1.4Km) 된다. 바로 걸은리에서 도전리로 넘어가는 지방도로 위에 걸려있는 금마교(金馬橋)이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산행에 변화를 주고 있는 다리가 예쁘게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조금 후에는 다시 합쳐지므로 어디로 갈지를 갖고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여기서는 절개지(切開地)방향의 왼편 길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급사면(急斜面)에 놓은 긴 통나무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쉼터를 겸한 멋진 조망대(眺望臺)가 나오기 때문이다. 조망대에 놓인 벤치에 앉으면 조금 전에 지나온 보금산이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망대를 뒤로 하고 다시 마감산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아까 다리에서 헤어졌던 길과 다시 만나게 되고, 이어서 조금 후에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아마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일 것이다.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아 조금은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길이가 만만치 않게 길기 때문이다. 마침 시간까지 넉넉하니 이런 오르막길에서는 구태여 서두를 필요가 없다. 쉬엄쉬엄 오르고 있는데 고맙게도 울창하게 우거진 참나무 숲을 스쳐온 바람이 살갑게 맞아준다.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서면 드디어 마감산 정상이다. 금마교에서 30분 조금 못 걸렸다. 물론 서서히 걸어서 말이다.

 

 

 

마감산 정상은 제법 넓다. 그런데 그 널따란 공터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2층짜리 정자(亭子)와 벤치는 물론 무인산불감시탑까지 세워 놓은 걸 보면 말이다. 거기다 정상표지석은 두 개나 세워 놓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방향표지판이 절반이나 떨어져나간 이정표나 보수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정자에 오른다. 어느 글에선가 남한강의 물줄기가 눈에 잡힌다고 하였지만, 오늘의 시야(視野)는 답답할 따름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확인했던 일기예보에서는 미세먼지에 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안개일까? 아무튼 눈에 들어오는 영상마다 모두 흐릿하게 나타날 뿐이다. 참고로 마감산(馬甘山)은 말감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말은 머리 두()와 수(), 그리고 감은 큰 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는 제일 크다는 뜻으로 사실 마감산이 인근에서 가장 높다. 또 다른 유래도 있다. 북벌(北伐)을 도모했던 이완장군이 영월루에서 말()을 풀어 놓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이 이 산으로 올라갔었던 모양이다. 그런 인연으로 말감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감산을 출발하면서 주변 풍경이 서서히 변해간다. 능선 주변에 바위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거대한 바위벼랑 위에 올라서게 된다. ‘마귀할멈바위가 있는 짧은 암릉구간에 이른 것이다. 암릉에 이르면 위험하니 노약자와 어린이들은 아래로 돌아가라는 경고판이 붙어있다. 그러나 너무 늙었거나 너무 어린 아이들이들이 아니라면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철제로 된 다리와 계단 등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설사 마귀할멈이 나타나 심술을 부린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요즘은 첨단과학이 하도 잘 발달되어 있는 탓에 설사 마귀할멈이라고 해도 함부로 사람들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암릉에 놓인 철다리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視野)가 열린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서쪽으로 멀리 남한강과 여주벌판, 그리고 여주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고 하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방금 지나온 보금산까지도 흐릿하게 나타날 뿐이다.

 

 

암릉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귀할멈바위의 전모(全貌)가 나타난다. 치마를 두른 여인이 앉아서 양 손으로 턱을 괜 채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로댕(Auguste Rodin)생각하는 사람()이 얼핏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아무튼 옛날에 이 산에 마귀할멈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할멈은 선량한 사람들에게 심술을 부려 괴롭히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을 해치기까지 했던 모양이다. 당연히 요 아래 살던 사람들이 제발 그러지 말아 달라며 이 바위를 찾아와 빌고 또 빌었을 것이다. 바위를 유심히 살펴본다. 유난히도 험상궂게 보이는 것은 선입견 때문일까?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는 뭐니 뭐니 해도 마귀할멈바위가 있는 암릉 구간일 것이다. 마귀할멈바위뿐만 아니라 다른 볼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조망(眺望)이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전망대(展望臺) 역할을 하는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계(視界)는 제로(zero), 오늘같이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다른 것으로 즐기면 된다. 바위와 낙락장송(落落長松)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세파(世波)에 시달리느라 온몸을 뒤틀고 있는 소나무들은 마치 노련한 조각가가 심혈을 들여 빚어놓은 작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하나같이 기괴한 자세를 하고 있다.

 

 

 

마귀할멈바위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편은 맞은편 370봉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고, 왼편은 산봉우리를 우회(迂廻)하는 길이다. 물론 편하게 우회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는 오른편의 오름길을 권하고 싶다. 노송(老松)들이 가득한 정상에서의 조망(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도 좋지만 정상에서 내려갈 때의 짜릿한 스릴(thrill)을 즐겨보라는 의미에서다.

 

 

 

370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기 짝이 없다. 거기다 일부 구간은 바윗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굵은 안전로프가 그것도 설치한지 얼마 안 되는 새것으로 튼튼하게 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스릴(thrill)만 느끼면서 내려오면 된다.

 

 

 

370봉에서 내려오면 얼마 안 있어 능선안부 갈림길(이정표 : 삿갓봉온천 5Km/ 주차장 1.1Km/ 마감산 0.5Km)에 이르게 된다. 마침 평상까지 갖춘 쉼터를 겸하고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라도 조금 난다면 평상 옆에 세워진 시비(詩碑)의 글귀라도 읽으며 가슴에 새겨볼 일이다. ‘알싸한 들꽃 향기 종다리 부리를 돌아 앞산 허리춤에 머무르고, 농부의 쟁기질 흙내음에 하..얀 속살을 여미우는 할미꽃 하늘이선재시인의 할미꽃 하늘이란 시()이다.

 

 

 

 

갈림길에서 주차장으로 향한다. 삿갓봉온천으로 가도 되겠지만 이럴 경우에는 차를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이곳에서는 삿갓봉온천으로 가는 것이 더 낫다. 그곳에 삿갓봉 건강랜드가 있어 산행 후에 온천욕(溫泉浴)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傾斜)가 심하지 않아 순한 편이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 바닥이 마사토(磨沙土)로 이루어진 탓에 무척 미끄럽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한참을 내려오면 낙엽송(落葉松 : 일봉이깔나무) 군락을 지나게 되고, 이어서 나타나는 물기 한 점 없는 개울을 건너서 얼마간 더 걸으면 합수(合水)지점에 이르게 된다. 개울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너기 전에 이정표(주차장 0.1Km/ 마감산 1.4Km/ 마감산 0.9Km)와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으니 이곳에서도 잠시 머물다가도 좋을 것이다. 마침 날머리도 얼마 남지 않았고, 또 시비 옆에 작고 귀여운 애기폭포(瀑布)까지 갖추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곳의 시비에는 아동문학가인 이문현님의 산 속의 산호섬이라는 동시(童詩)가 적혀 있다.

 

 

 

 

 

 

 

산행날머리는 아침에 출발했던 주차장(원점회귀)

나무다리를 건너자마자 산길은 오른편으로 급하게 방향을 튼다. 그리고 이어서 쉼터를 겸한 체력단련장(體力鍛鍊場)이 나온다. 이곳이 학생야영장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가끔 군인들 훈련장(訓鍊場)에서나 볼법한 시설들도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시설들이 너무 살벌하다고 느꼈던지 이성선시인의 나무라는 시를 적은 적어 놓는 센스(sense)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것도 지붕까지 얹은 예쁜 시판(詩板)을 말이다. 산행이 종료되는 주차장은 체력단련장의 바로 뒤이다. 갈림길에서 30분이 걸렸다. 오늘의 산행시간은 중간에 막걸리를 마시기 위해 쉰 시간을 뺄 경우에 2시간15분이 걸렸다. 물론 천천히 걸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