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산((楊子山, 710m) - 앵자봉(鶯子峰, 667m)
산행일 : ‘12. 6. 9(토)
소재지 :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양평군 강하면, 광주시 곤지암읍의 경계
산행코스 : 하품2리(주어마을) 주차장→양자산→주어고개→앵자봉→하품2리(산행시간 : 5시간30분)
함께한 산악회 : 집사람 및 집사람 후배
특징 : 한강(漢江) 이남의 경기지역에 소재한 산중에서 가장 높다. 전형적인 흙산(肉山)으로 산세(山勢)가 부드럽고, 거기에다 수도권에 근접(近接)해 있어서 주말산행 코스로 잘 알려진 산이다. 도로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하나 아쉬운 것은 군내(郡內)버스의 운행횟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동호인들끼리 어울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산행들머리는 산북면 하품2리 주어마을 주차장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를 빠져나와 곤지암읍 시가지를 통과한 후, 98번 지방도를 이용해서 양평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산북면소재지(面所在地)인 상품리에 이르게 된다. 이곳 상품초등학교 앞의 상품교차로(交叉路)에서 좌회전하여 주어로를 따라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산행이 시작되는 하품2리의 주어마을 주차장에 닿게 된다. 여주군 산북면 하품2리 주어마을은 여주군의 최고 오지(奧地)마을이다. 이 지역은 산림자원(山林資源)을 바탕으로 하는 관광산업(펜션이나 식당)을 주업(主業)으로 하고 있다. 우측에 있는 양자산과 좌측의 앵자봉이 병풍처럼 마을을 편안하게 둘러싸고 있는 특성(特性)을 잘 살린 것이다. 주어마을 주차장(駐車場)에 도착하면, 마을주차장이 이렇게 넓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부터 든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화장실하며, 널따란 주차장에 대형버스를 위한 차선까지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觀光客)들이 꽤나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산행안내도(A코스, 앵자봉 3.3km/ B코스, 양자산-앵자봉 4.2km/ C코스, 양자산 3km) 앞에서 오늘 답사(踏査)할 코스를 정하는 것까지는 서울 인근의 다른 어느 산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다. 산행들머리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주어고개 방향으로 100m쯤 올라가다 만난 주민에게 물어보니 들머리는 주차장 맞은편의 다리(橋)건너에 있다고 한다. 다시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다리 입구에 세워진 산행안내판을 광고용 플레카드(placard)가 가리고 있어서 우리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편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아까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산행을 시작한 여성분들이 올랐던 길이다. 들머리 표시도 보이지 않는데다가 길의 흔적(痕迹)까지 희미해서 무모한 아주머니들이라고 혀를 찼었는데, 그 길을 따라 우리도 산행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 산비탈을 짧게 치고 지능선에 올라서면 산길은 200m 정도 평평하게 이어지다가 갑자기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가파른 오름길에 힘들어할 사람들을 위해 길가에 난간을 세우고 밧줄을 매어 놓았다. 등산로 주변은 짙은 참나무 숲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조망(眺望)이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땅에 코를 박고서 위를 향해 발걸음을 떼어 놓을 따름이다.
▼ 가파른 오름길을 30분 정도 치고 오르면 산길은 갑자기 경사(傾斜)를 떨어뜨리는데, 길가에는 아담한 벤치가 놓여있다. 올라오느라 고생했으니 잠깐이나마 쉬어가라는 배려(配慮)인 모양이다. 그러나 우린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앞에 출발했던 아주머니들이 벤치 2개를 모두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평평한 산길을 10분 정도 더 걸으면 ‘밀양 박공’ 묘(墓) 앞에서 또 다른 벤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양자산의 산길은 능선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밀양 박공’ 묘지(墓地)를 뒤로하고 얼마간 더 걸으면 봉우리 하나가 나오는데, 산길은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사면(斜面)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이런 지름길은 산행을 하는 동안 몇 번 더 만나게 된다. 서슴없이 지름길을 따라 진행하는 것은, 어차피 봉우리를 넘더라도 지름길과 다시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사면길을 통과하여 다시 능선에 붙으면 얼마 안 있어 이정표(양자산 정상 2.3Km) 하나가 보이고, 5분 정도 더 걸으면 벤치 3개가 놓여있는 쉼터에 이르게 된다. 쉼터 오른편에는 대형 안내판이 서 있으나 벽면은 텅 비어있다. 시설물(施設物)을 만들기만 했지 그동안 정비(整備)를 해오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참고로 양자산과 앵자봉에서 만나게 되는 이정표 상의 거리는 믿을 것이 못된다. 이정표마다 거리가 제각각 따로 노는 등, 시간과 거리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 양자산을 오르는 길은 간혹 급경사(急傾斜)를 이루는 구간도 있지만, 대체로 부드러운 흙길이라서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도 오를 수 있다. 부드러운 흙길을 여유롭게 거닐다보면 억새풀이 가득한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부지런한 집사람의 발걸음이 갑자기 바빠진다. ‘좀 늦었네요.’ 쇠어버린 고사리 줄기를 내려놓으며 내뱉는 그녀의 체념어린 목소리에 공감(共感)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아마도 나또한 밥상에서 만나게 될 산나물을 은연중에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산길은 변화가 없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짙은 숲에 포위된 산길인지라 조망(眺望)은 애초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풍물(風物)마저도 변화가 없다. 그저 녹음이 짙은 참나무 숲만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다.
▼ 헬기장을 지나 조금만 더 오르면, 길의 왼편에 멋지게 자란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나타난다. 밑에서부터 4개의 굵은 줄기가 뻗어 올랐는데, 그중 옆으로 누운 가지 하나는 잘라져 있고, 나머지 3개의 줄기만 하늘을 향해 기개를 자랑하고 있다. 소나무를 지나 15분 정도 더 오르면 두 번째 헬기장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또 하나의 헬기장에 닿게 된다. 이곳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이정표가 보이지 않아서 헷갈리기 쉬우니 지도(地圖)를 꺼내보고 방향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른편 헬기장으로 연결되는 길은 하품1리에서 각시봉을 거쳐 올라오는 길이므로, 정상으로 가려면 왼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양자산과 앵자봉의 능선을 걷다보면 수많은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다른 산에서는 엄두를 못 낼 정도로 그 숫자가 많다.
▼ 이곳 삼거리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또 하나의 삼거리(이정표 : 성덕리 3.6Km/ 정상 0.1Km/ 산북면)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정표의 산북면 방향은 공란으로 남겨 놓았다. 아무리 광주시에서 만든 이정표라고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處事)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런 상황들은 산행을 마칠 때까지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빨리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곳 양자산과 앵자봉은 광주시와 여주군, 그리고 양평군이 맞물려 있는 산이다. 산에 시설물(施設物)을 세울 때 집단이기주의(集團利己主義)를 버리고, 인근 지자체(地自體)들끼리 상호 협조하여 일을 처리한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지 않을까 싶다. 우선 동일한 곳에 동일한 시설물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혈세(血稅)가 낭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시설물의 표시(表示)가 제각기 따로 놀지 않게 되므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성덕리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양자산 정상은 10평 남짓한 분지(盆地)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의 한쪽 귀퉁이에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양자산의 유래가 적힌 입석(立石)과 등산안내도, 그리고 긴 의자와 태양열을 이용한 디지털 방송설비 등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정상은 한마디로 혼란스럽다. 각기 다른 관청(官廳)들이 경쟁적으로 시설물들을 만든 탓에 중복(重複)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가까이 지났다. 정상은 잡목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평소에도 조망(眺望)이 별로이겠지만, 오늘은 안개까지 짙게 끼어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양자산은 산의 형상이 소(牛)처럼 생겼다고 해서 한때는 ‘소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단다. 그러나 어느 분의 글에서 본 ‘버드나무와 관련된 추론(推論)’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 버드나무가 많은 양평에서 양자산을 바라볼라치면, 항상 남한강변(江邊)의 버드나무와 겹쳐 보이기 때문에 버드나무 양(楊)자를 넣어서 양자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오직 버드나무가 많았으면 버드나무가 즐비하다는 뜻인 양평(楊平)이라는 지명을 얻었을까...
▼ 양자산 정상에서 앵자봉을 가려면 광주시에서 세워놓은 이정표(성덕2리 4.0Km/ 동오리 2.0Km)가 지시하는 동오리 방향 또는 다른 이정표(하품1리 3.8Km/ 하품2리 3.4Km)의 하품2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길은 양자산과 앵자봉을 나누고 있는 주어고개를 지나게 된다. 동오리 방향의 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길을 헤치고 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철쭉과 진달래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양자산 정상에서 남서쪽 앵자봉 방면으로 3분 정도 내려서면 시야(視野)가 트이는 665봉이 나온다. 평소 같으면 북쪽방면으로 남한강과 함께 예봉산과 운길산이 보이겠지만 안개가 짙게 낀 산하(山河)는 그런 조망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정상에서 백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만이 희미하게 나타나고 있을 따름이다.
▼ 정상에서 600m정도 내려오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이정표 : 동오리 1.4Km/ 정상 0.6Km). 오른쪽은 양평군의 동오리로 내려가는 길이니, 앵자봉으로 가려면 왼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동오리 갈림길을 지나면서 산길은 급작스레 고도(高度)를 낮추기 시작한다. 가파른 경사를 이기지 못한 산길은 갈지자를 만들다가, 이마저도 힘이 드는 지 끝내는 길가에 매어놓은 로프를 의지하게 만들고야 만다.
▼ 급하게 고도를 떨어뜨리던 산길이 평온을 찾을 즈음이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정표(양자산 정상 1.2Km/ 앵자봉 정상 2.4Km) 하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마간 더 걸으면 2개의 이정표(양자산 정상 1.4Km/ 앵자봉 정상 2.7Km), (양자산 정상 2.4Km/ 앵자봉 정상 2.7Km)를 더 만나게 되는데, 보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분명히 200m를 더 걸어왔는데도 가야할 행자봉 정상이 더 멀어져 버린 것이다. 비록 이정표를 설치한 관청(官廳)의 이름은 표시해 놓지 않았지만, 같은 관청에서 만든 것이 확실한데도 이런 엉터리 이정표를 세워 놓은 것이다.
▼ 말도 되지 않는 이정표를 지나 얼마간 더 걸으면 좁은 고갯마루에 내려서게 된다. 옛날 양평의 동오리 주민들이 여주장을 보기 위해 넘나들었다는 주어고개이다. 이곳 주어고개의 이정표도 엉터리이다. 왼쪽에 하품2리, 오른편에는 강하면, 그리고 지나온 방향에는 양자산이 표시되어 있는데, 앵자봉 방향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것이다. 양자산과 앵자봉을 잇는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의외로 많으니 이정표를 정비(整備)해 주었으면 좋겠다. 덕분에 ‘길 찾기에 서툰 집사람’은 하품2리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우(愚)를 범하고야 말았다.
▼ 고갯마루에서 맞은편 비탈을 치고 오르면서 앵자봉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앵자봉으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완만(緩慢)한 오르막길이다. 능선길 왼편은 경제림(經濟林) 조성을 위해 벌목(伐木)을 했는지 개활지(開豁地)가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다. 덕분에 등산로가 햇빛이 완전히 노출되기 때문에 여름산행의 코스로는 어울리지 않는 코스가 되어버렸다.
▼ 앵자봉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가팔라지면서 산행은 힘들어진다. 산길이 내리막길이 없이 끊임없이 오르고 또 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오르면 벤치가 있는 쉼터에 닿게 된다. 벤치 앞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에서 떨어져 나온 표시판은 정상까지 0.9Km가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믿을 것이 못된다. 이곳에서 한참을 더 가야 만나게 되는 헬기장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0.8Km라고 표기(表記)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도착해보면 나중에 본 이정표가 옳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쉼터를 지나 한참(20분 정도)을 더 오르면 송전철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억새풀이 가득한 헬기장에 이르게 된다(이정표 : 양자산 3시간/ 천진암 입구 3.5Km/ 앵자봉 0.8Km). 이곳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편은 천진암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앵자봉으로 가려면 왼편으로 진행해야 한다. 앵자봉(鶯子峰)은 천주교신자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산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천주교(Catholic)가 전파되었던 천진암이 앵자봉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현재 천진암 일원은 천주교 성지(聖地)로 조성되어 있다.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살며 전교(傳敎)활동을 하였다함은 앵자봉이 숨어 살아도 좋을 만큼 산이 깊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앵자봉으로 들어서면 마치 심산유곡(深山幽谷)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산이 깊다.
▼ 헬기장을 뒤로하고 잠깐 더 걸으면 또 하나의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2분 정도 더 가면 다시 우산봉의 봉우리에 만들어진 헬기장, 숫제 헬기장의 천국인 것이다. 앵자봉은 앵자지맥(鶯子枝脈) 상의 한 지점이다. 이곳 앵자봉 정상에서 지맥(枝脈)을 따라 북진(北進)하면 해협산과 정암산, 반대로 오늘 걷게 될 건업리방향의 능선을 따라 남진(南進)하면 천덕봉과 해룡산으로 가게 된다. 지맥을 벗어나 서쪽 방향의 능선을 따라가면 관산, 무갑산이 나온다. 물론 양자산은 동쪽 방향이다.
* 앵자지맥(鶯子枝脈), 한남정맥(韓南正脈 :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금북정맥이 안성의 칠장산(금북정맥이 나뉜다)을 거친 후, 김포의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180km의 산줄기)상에 있는 문수봉(403m, 용인)에서 분기되어 독조봉(독조지맥과 나뉨)을 거친 후, 천덕봉과 앵자봉, 그리고 정암산을 지나서 양수리 앞 남한강에서 생을 마감하는 도상(圖上)거리 60Km의 산줄기이다.
▼ 우산봉에서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맞은편 능선으로 치고 오르면 이내 앵자봉 정상이다. 제법 너른 분지(盆地)로 된 앵자봉 정상에 올라서면 화강암 정상표지석과 함께 조망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안개가 옅어지더니 어렴풋이나마 주위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동쪽 방면으로는 양자산이 가깝고, 서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 관산과 무갑산일 것이다.
* 앵자봉(鶯子峰)은 산의 생김새가 꾀꼬리가 알(卵)을 품고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꾀꼬리봉이라고 불리다가 한자로 표기할 때 앵자봉이 되었다는 설(說)이 있다. 한편 각시봉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웃에 있는 양자산을 신랑으로 삼아 한 쌍의 부부(夫婦)로 만들었나 보다. 부부가 함께 오르면 부부금슬(夫婦琴瑟)이 좋아진다는 전설(傳說)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오늘 산행은 집사람과 함께 하고 있으니 산행지를 제대로 선택했나보다. 참고로 요즘은 각시봉이 이사를 갔다. 앵자봉이 아니라 양자산의 남동릉에 있는 봉우리를 각시봉(693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앵자봉 정상에서 하품2리로 원점회귀(原點回歸)를 하기 위해서는 건업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자그마한 이정표(1.6Km) 하나가 건업리 방향을 알려주고 있으니 길을 혼동할 염려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곳 이정표도 믿을 것은 못된다. 원래 4Km 가까이 되는 건업리(남이고개)까지의 거리가 턱도 없어 짧게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 남이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면 송전철탑(送電鐵塔) 아래를 지나가게 되고, 정상에서 20분 정도 되는 거리에는 멋진 전망대(展望臺)가 있다. 주변의 소나무들과 절묘(絶妙)하게 어우러지고 있는 이곳은 ‘기업바위’라고 불리는 곳으로, 앵자봉 제1의 명소(名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른편 발아래에는 ‘렉스필드 골프장’의 푸른 초원(草原)이 넓게 펼쳐지고 있다.
* 기업바위, 옛날 하품리에 터를 잡고 살던 한씨(韓氏) 장수가 전쟁에 패하여 도망쳐올 때 이 바위를 기어서 넘었다는 전설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 ‘기업바위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돌아 나무계단을 내려선 후,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층층이 쌓여있는 바위위에서 기품(氣品)있게 자라고 있는 명품(名品) 소나무를 만나게 된다.
▼ 층층바위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가파르게 고도(高度)를 낮추어가다가 오른편으로 건업리로 내려가는 길과 나뉘고(이정표 : 건업리 남이고개 2.14Km/ 앵자봉 1.49Km/ 상품리 2.3Km), 이어서 3분 정도 더 걸으면 오른편에 소망수양관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인다. 소망수양관의 안내판(부근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알리는)을 지나서 잠시 내려오면 나무벤치가 있는 쉼터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나무벤치 뒤로 희미하게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품2리로 내려서는 길은 조금 더 내려가야 하니 혼동(混同)해서는 안 된다.
▼ 산행날머리는 하품2리(원점회귀)
쉼터에서 왼편 능선으로 내려서면서 고난(苦難)의 행군(行軍)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제법 또렷하던 등산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지더니 결국에는 길의 흔적(痕迹)이 사라져버린다. 자꾸 길의 흔적을 놓치는 집사람을 뒤에 세우고 앞장서서 내려서보지만, 1년에 1~2명이나 다니는 길인지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잔가지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20분 정도 길을 찾아 헤매다보면 짙은 숲속 한가운데에 고즈넉이 앉아있는 산막(山幕) 1채가 보이고, 조금 더 내려가면 드디어 오늘의 산행이 종료되는 하품2리에 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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