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산(雲岳山, 936m)
산행일 : ‘12. 5. 6(일)
소재지 : 경기도 가평군 하면과 포천군 일동면의 경계
산행코스 : 주차장→일주문→눈썹바위→병풍바위→미륵바위→망경대→정상(동봉)⟷정상(서봉)→절고개→현등사→주차장(산행시간 : 4시간)
함께한 산악회 : 나홀로
특징 : 운악산은 경기 5악(五嶽 :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 운악산) 중에서도 가장 수려(秀麗)한 산으로 꼽히며, 서울에서 가까운 이점(利點)으로 인해 수도권지역의 등산객들로부터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경기의 금강(金剛)으로 불릴 만큼 기암괴석(奇巖怪石)이 잘 발달되어 있고, 운악(雲岳 : 높이 솟구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하다)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듯이, 만경대를 중심으로 곳곳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絶壁)들이 널려있다. 또한, 단애(斷崖)와 절벽으로 이루어진 능선은 뛰어난 조망(眺望)을 자랑한다.
▼ 산행들머리는 하판리 현등사입구 주차장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46번 국도(國道/ 가평방향)를 따라 달리다가 청평면소재지(面所在地)를 지나 청평검문소에서 좌회전, 37번 국도를 이용하여 상면 연하교차로까지 들어간다. 이어서 오른편에 보이는 387번 지방도(地方道/ 일동면방향)로 옮겨 더 들어가면, 하면소재지(현리)를 거친 후, 산행이 시작되는 하판리에 이르게 된다(현리에서 6Km, 청평에서 약 20Km). 청평검문소에서 하판리까지는 북한강의 지류인 조종천이 함께 한다. 조종천 유역(流域)은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이 ‘이곳만은 살리자’라는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를 내걸고 자연생태계 보전지구로 지정해 놓은 곳이다. 지방도에서 조종천을 가로지르는 운악교(橋)를 건너면 민박촌과 주차장이다. 음식점이 늘어서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참고로 청량리역 환승센터에서 1330-44를 타면 약 2시간 후에 현등사 앞에 닿을 수 있다. 강남에서는 잠실역에서 8002번 광역버스를 이용 마석역까지 온 후, 이곳에서 1330-44번으로 환승하면 편할 것이다.
▼ 200m정도 되는 음식점 골목을 통과하면 곧바로 매표소(賣票所)이다. 음식점 외에도 민박(民泊 : 팬션)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모양이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왼편에 운악산을 노래한 시비(詩碑)가 세워져있고, 그 옆을 운악산 산행안내도가 지키고 있다. 현등사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일주문이 지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일주문 주변에는 잣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지금 있는 잣나무들은 모두 식재(植栽)된 것이지만, 원래부터 가평 운악산 지역에는 잣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 일주문을 지나 10분쯤 올라가면 오른편 길가에 이정표(里程標 : 하판리 안내소 470m/ 현등사 1.3Km, 운악산 정상 2.94Km/ 운악산 정상(망경로 방향) 2.61Km)가 서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에서 어디로 진행하더라도 정상으로 갈 수가 있지만, 오른편의 만경대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현등사로 가는 길보다 운악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정표 뒤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으로 들어서면 먼저 능선을 향해 길게 늘어선 통나무 계단이 길손을 맞는다. 매끈하게 잘 다듬은 통나무를 밟으며 능선에 올라서면 길은 수월해 진다. 경사(傾斜)도 완만(緩慢)할뿐더러, 포근포근한 흙길이기 때문에 걷기에 여간 편한 게 아니다. 마침 지금은 신록(新綠)의 계절, 등산로 주변의 신갈나무들이 연녹색으로 빛나고 있다. 싱싱한 잎사귀들에서는 비린내가 날 정도로 싱그러운데, 구태여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침 시간에 구애(拘礙)받을 일도 없으니 여유롭게 걸어보자.
▼ 신록(新綠)으로 물든 신갈나무 숲속을 걷다보면 이정표(하판리 안내소 1.32Km/ 운악산 정상 1.9Km/ 하판리 안내소 1.11Km)가 보인다. 아까 능선으로 올라왔던 지점에서 현등사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다가, 오른편 능선으로 치고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이다. 삼거리를 지나면서 산길은 경사(傾斜)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바닥은 흙길, 아직도 바윗길은 나타날 줄을 모른다. 운악산의 악(岳)자를 떠올리니 작은 실망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서 얼마간 걷다보면 길바닥은 마사토로 변한다. 화강암은 풍화(風化)작용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화작용으로 푸석푸석해진 화강암을 ‘썩은 바위’ 또는 ‘석비례’라고 한다. 지질용어로는 ‘새프롤라이트(saprolite)’이다. 이 새프롤라이트가 토양화(土壤化)한 것이 마사토인 것이다. 덕분에 길은 많이 미끄럽다.
▼ 눈썹바위
▼ 눈썹바위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바윗길이 시작되니까. 눈썹바위를 왼편으로 돌아 오르면 능선 안부 조금 못미처에 또 하나의 이정표(하판리 안내소 1.88Km/ 운악산 정상 1.55Km/ 하판리 안내소 1.53Km)가 보인다. 현등사 근처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는 삼거리이다. 능선 안부에 올라서면 왼편에 정상으로 향하는 바윗길이 보이지만, 오른편에 보이는 눈썹바위 상부를 잠깐 올라본 후에 정상으로 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봉우리 위로 올라서면 건너편에 남북으로 뻗어있는 명지산-연인산-대검산의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 눈썹바위 위에서의 조망
▼ 눈썹바위 위의 안부에서 정상으로 가려면 왼편에 보이는 암릉을 올라서야 한다. 암릉의 위는 또다시 흙길, 산길은 녹음 짙은 신갈나무 숲속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정상을 1.48Km 남겨 놓은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쉼터에서 쉬며 땀도 식히기도 하고, 우주선을 닮은 바위에 잠시 한눈도 팔아본다. 그리고 길을 막고 있는 슬랩(slab)에서 는 릿지(ridge) 흉내를 내본다.
▼ 슬랩을 올라서면 봉우리 앞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곧바로 직진해서 봉우리를 넘어도 되나,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봉우리이기 때문에 왼편 우회(迂廻)로를 선택한다. 산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우리를 왼편으로 돌아 반대편 안부에 이르면 오른편에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전망대(展望臺)가 보인다. 전망대 위로 오르면 전면에 거대한 암벽(巖壁)이 병풍(屛風)처럼 펼쳐지고 있다. 운악산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景觀)이라는 병풍바위이다. 병풍바위는 모양뿐만 아니라 바위의 빗금, 바위 색깔, 바위틈의 나무 등이 서로 어울리며 그려낸 진경산수(眞景山水), 고풍(古風)스런 12폭 병풍이다. 수십, 아니 수백 개의 바위가 키순으로 서 있는데, 바위들마다 머리위에는 어김없이 한두 그루의 소나무를 키우고 있다.
▼ 병풍바위
▼ 병풍바위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도 가파르기 짝이 없는 바윗길이다. 쇠파이프로 된 난간만으로는 위로 오르기가 힘들었던지 바닥에 철근으로 ‘발 디딤대’까지 만들어 놓았다. 가끔씩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아찔해지지만 멋진 경치는 더해만 간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면 제법 너른 암반(巖盤)위로 올라서게 되고, 이곳에서는 미륵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미륵바위 이정표 : 정상(동봉) 0.69Km, 철사다리 0.3Km/ 눈썹바위 0.9Km). 운악산에서 가장 빼어난 봉우리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서슴없이 미륵바위를 꼽을 것이다. 어디서나 후천개벽의 내세에 대한 민중의 염원이 ‘미륵(彌勒)’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한다. 어쩌면 이 근처에 살던 옛사람들도 이 산을 오르내리다가 이 바위를 보며, 진정한 미륵세상이 열리길 두 손 모아 빌었으리라. 미륵바위의 왼편에는 아까 본 병풍바위가 옆구리를 살짝 내밀고 있다.
▼ 미륵바위
▼ 미륵바위 조망처를 지나면서 산길은 다시 흙길로 변하면서 능선위로 올려놓는다. 능선 안부의 이정표(운악산 정상 260m/ 하판리 안내소 2.82Km)에서 길은 직각(直角)으로 휘면서 다시 암릉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 발아래 협곡(峽谷), 협곡을 만들고 있는 능선의 날등에는 아름답고 수려(秀麗)한 단애(斷崖)가 줄을 잇는다. 높이를 알 수 없는 엄청난 단애, 깊은 협곡, 단애를 점점이 수놓고 있는 소나무들이 한 폭의 산수화(山水畵)를 그려내고 있다.
▼ 가파른 암릉을 4개의 발을 이용해 치고 올라선 후, 앞을 가로막는 암벽에 매어진 쇠(鐵)로프를 잡고 위태롭게 오른편으로 돌면, 이번에는 쇠(鐵)로 만든 다리(橋)를 건넌 후에 철계단을 통해 위로 오르게 만든다(철사다리 이정표 : 정상(동봉) 0.39,Km 서봉 1.09Km/ 미륵바위 0.3Km). 그런 다음 다시 한 번 가파른 바윗길을 치고 오르면 만경대이다. 만경대에 올라서면 동쪽이 시원스레 트이고 있다.
▼ 망경대에서의 조망
▼ 만경대에서 로프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섰다가 다시 맞은편 계단으로 올라서면 드디어 동봉 정상이다(이정표 : 하판리 3.35Km, 현등사 1.64Km/ 하판리(망경로 하산) 3.08Km/ 포천시 운악휴게소). 족구게임을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널찍한 정상의 한 복판에는, 가평군에서 설치한 정상표지석이 ‘운악산 비로봉(毘盧峰)’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서있다. 그런데 높이가 937.5m여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아까 매표소에 세워진 산행안내도에서 본 높이보다 2m가량이 더 높은 것이다. 무슨 이유일인지 궁금하겠지만 알고 보면 간단하다. 포천시가 정상표지석을 세우기 위해 실측(實測)을 했더니 서봉(西峰)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바위 꼭대기의 높이가 지금까지 알려진 935.5m보다 2m 높은 937.5m로 나타났다고 한다.(연합뉴스 2006년10월20일자 뉴스). 이왕에 실측까지 했다면 지도(地圖)나 다른 표지판 등, 높이와 관련된 것들 모두를 정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동봉(東峰)은 전망대라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시원스레 조망(眺望)이 트인다. 남동쪽으로 멀리 용문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수원산, 죽엽산 등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산줄기가 서남쪽으로 가늠되는 등 전망(展望)이 좋다.
▼ 동봉 정상
▼ 동봉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700m 정도의 능선은 굴곡(屈曲)이 거의 없는 밋밋한 능선이다. 능선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군락(群落)을 이루며 흐드러지게 피어 꽃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봄기운에 취해 도착한 서봉은 조금 전에 지나온 동봉만은 못해도 제법 널따란 공터로 이루어졌다. 봉우리 한 가운데에는 높이를 935.5m로 표기한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서있고, 그 옆을 예사롭지 않은 이정표(하산길(신선대, 무지치폭포) 2.43Km)/ 동봉(절고개)/ 망경대(2코스))가 지키고 있다. 포천시에서 세운 이정표인 모양인데, 가평군 방향의 하산길은 거리표시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矛盾)은 가평군에서 세운 이정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평군에서 설치한 이정표도, 하나같이 포천시로 내려가는 길은 방향표시만 되어있지 거리표시가 없는 것이다. 인근 지자체(地自體)간의 불협화음(不協和音)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서봉 정상
▼ 서봉에서 바라본 동봉
▼ 서봉에서 다시 동봉으로 돌아와 하산을 서두른다. 절고개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나무계단으로부터 시작된다. 계단에서 서봉의 전모(全貌)가 가장 잘 조망되니, 무작정 내려서지 말고 풍광(風光)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내려서고 볼 일이다. 계단의 아래에는 등산객들을 위해 나무평상(平床)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이정표 : 운악산 정상 160m/ 하판리 3.19Km, 현등사 1.48Km/ 포천시 대원사). 포천방향의 대원사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내려 가야하고, 절고개는 곧바로 진행하면 된다.
▼ 계단에서 바라본 서봉
▼ 절고개를 향해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急傾斜)와 완경사(緩傾斜)가 번갈아 나타나며 고도(高度)를 낮추어 준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능선을 잠깐 걷다보면 진행방향에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이고, 그 아래에 전망대(展望臺)가 만들어져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왼편 능선에 남근(男根)바위가 푸른 숲 사이로 뾰쪽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성기(性器)를 꼭 빼다 박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뾰쪽하게 솟아오른 머리 부분은 참 잘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 남근바위
▼ 전망대(展望臺)를 지나 조금 더 걷다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안부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바로 절고개이다.(이정표 : 운악산 정상 640m/ 아기봉 2.7Km, 상면 봉수리 3.8Km/ 하판리 2.71Km, 현등사 1Km/ 포천시 대원사) 이곳에서 오른편은 대원사, 곧바로 진행하면 상면 상수리에 이르게 된다. 현등사로 가려면 물론 왼편으로 내려서야 한다.
▼ 절고개에서 현등사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기 이를 데가 없다. 내려서기가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가파른 너덜지대를 지나면 왼편에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코끼리의 이마와 코 부분인데, 실물(實物)을 쏙 빼다 닮았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면 길은 바윗길로 변한다. 험하거나 그렇다고 높지도 않은데, 아까 산을 오를 때 보다 더 조심스러운 것은 왜일까? 안전(安全)시설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금만 조심하면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코끼리바위
▼ 급경사(急傾斜) 너덜지대는 물기 한 점 없이 메마른 계곡을 건너면서 평평해진다. 그리고 얼마 후에 두 갈래로 나뉜다. 왼편 부도탑(浮屠塔)이 보이는 곳으로 진행하면 현등사, 그냥 곧바로 주차장으로 가고 싶다면 오른쪽 길로 내려서면 된다.(이정표 : 하판리 안내소 1.85Km/ 현등사 150m/ 운악산 정상(절고개 방향) 1.5Km)
▼ 현등사 방향으로 진행하면 잠시 뒤에 높다란 축대(築臺) 위에 세워진 고색창연(古色蒼然)한 건물이 보인다. 천년고찰로 알려진 현등사이다. 왼편에는 누각(樓閣)처럼 생긴 전각(殿閣)이 보이는데 단청(丹靑)도 입히지 않는 것이 아마 새로 짓고 있는 모양이다. 축대 위로 올라서면 대웅전을 대신하고 있는 극락전이 보이고, 그 뒤에 늘어선 노송(老松)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노송 너머 멀리 운악산의 화강암 영봉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 현등사(懸燈寺), 신라 법흥왕(法興王) 때에 포교를 위해 인도에서 온 승려 마라하미(摩羅訶彌)를 위해 창건했다. 고려 희종(熙宗) 때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이 재건하면서 현등사라 불렀다고 한다. 현존 건물들로는 극락전(極樂殿)과 보광전(普光殿), 지장전, 삼성각 등이 있는데, 국보(國寶)급 문화재(文化財)는 없고,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3호인 삼층석탑과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7호인 지진탑이 있다. 보조국사가 폐허화한 불우(佛宇)를 발견했을 때, 불우는 비록 황폐했지만 석등(石燈)은 여전히 밝게 비치고 있었으므로, '현등(懸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 산행날머리는 현등사앞 주차장(원점회귀)
현등사 경내(境內)를 벗어나려면 가파른 108계단을 내려선 후 계단의 끝을 장식하고 있는 불이문(不二門)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 불이문은 절에 이르는 3문 중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으로, ‘불이(不二)’는 진리(眞理)는 본래 하나라는 뜻으로 붙인다고 한다. 이 문을 통해야만 불교의 세계인 불국토(佛國土)에 이르기 때문에 해탈문(解脫門)이라고 한다. 108계단을 내려와 불이문을 통과했으니 그럼 난 해탈(解脫)을 했다는 말인가?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현등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길은 흙길과 시멘트포장 길이 반반인 숲길이다. 현등사계곡이 오른편에 나타났다 왼편에 나타났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길가에 민영환바위의 내력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이나, 글씨는 끝내 발견하지 못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를 즐기며 걷다보면 저만큼에 일주문이 보이고, 매표소를 벗어나면 또다시 세속의 한복판으로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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