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려면 산을 두려워할 줄 알고 겸허한 자세가 필수인것을...
잠깐의 방심이 큰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잠깐 망각했었다.
석기봉에서 환객님과 아라님을 만난 반가움에 잠깐 주위가 산만해졌고
뒤돌아 보며 얘기하다 로프가 느슨하게 뭉쳐 있는 것을 발견치 못했다.
힘껏 잡아당긴 밧줄에서는 힘을 받을 수 없었고...
아차하는 사이 내 육중한 거구는 밑으로 굴러떨어 질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 부상은 입지 않았으나
너덜거리는 가죽장갑을 보니 찢어진 내 손바닥을 보는 것 같아 소름끼친다.
잠시지만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나에게 주는 산의 경고 메시지?
큰 부상이 없음은 아직 내 운동신경이 유지되고 있음이지 아마? ㅎㅎㅎ
그 운동신경은 얼마전까지 계속해온 유도에 그동안 다닌 산행이 밑바탕일거다.
젊은 님들을 따라 나서는 첫 엠티산행...
낯설음에 더하여 두려운 마음이 앞섰지만
술을 좋아하는, 분위기 있는 술자리를 특히나 좋아하는 성격탓에 따라나서본다.
토요일 오후, 그리고 다섯시...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장비를 싣고 왔기에 사무실에서 곧바로 약속장소로 출발...
교대역에 도착하니 40대분들이 과연 몇명이나 왔는지가 제일 궁금하다.
명님을 위시하여 산사람의 감초인 하루님, 제갈량님...에게 겨우 세명?
사십대의 기수로 믿었던 솔로님, 왕건님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래도 다행인건 또래의 여란님이 보이심이고, 예정에 없던 워리언니님이 계심이다.
달리는 찻속... 뒤에서 왁자지껄한 것이 뭔가 마시는 눈초리다.
괘씸한 것들 같으니라고... 앞에도 좋아하는 사람 있잖여~~~
꼴깍이며 침삼키는 소리에 눈치챘는지 명님이 내주시는 막걸리 한병...
그 아까운 막걸리 낭비할 수 없어 앞자리 찔레꽃님께 반잔씩 딱 두번 따라주고..
마파람에 개눈 감추드시 마시고 나시 어느새 민주지산에 도착했단다.
번개탄에 바베큐... 그리고 캠프 파이어!
아~ 부산,호남팀과의 조우을 빼먹었다.
헐레벌떡님을 위시한 전북님은 대부분 눈이 익고...
계룡산에서 뵈온 후 게시판에서나마 자주 뵈온 들풀님의 깜찍함이 더욱 반갑다.
적상산에서 뵈온적이 있는 벽계수님이기에 편하게 손잡을 수 있어 좋고...
계시판의 히로인 지혜적님은 글솜씨에 다시한번 올려 치어다 보게된다.
오는 잔, 가는 잔... 그 노마 정땜시로~~
눈에 익어 친숙해진 님들의 잔 거절할 수 없는데...
거기다 더하여 부산팀께서 준비한 갈치가 익어가는데야 두말하면 잔소리...
ㅎㅎㅎ 그 다음은 나두 모르겠수.ㅎㅎㅎ
아침에 목이타서 깨어보니 널부러진 장정속에, 아니 그중에 사주님도 있었당~
그 속에 나 또한 놓여 있는데... 도대체 언제... 어떻게... 내가 이리로 와 있는지?
하여튼 환객님이 뭐라고 해도 나는 기억이 안나는걸 어떻게 하누?
다행인건 다음날 내 얘기가 없었다는 것이고, 그건 실수가 없었다는 야그다.
아침 일찍부터 고생한 명님 덕분에
김치국에 밥 한숫갈 말아먹고 산에 오르는데 술탓인지 컨디션이 제로...
그러나 명님의 김칫국은 따봉이었으니 오해 마시길...ㅎㅎㅎ
충청, 경상, 전라도가 만난다는 삼도봉은 아예 안중에 없고,
억지로 산에 오르라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면 편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나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어버린다.
평소에 산행속도가 느린 하루님을 따라 중간지점인 석기봉으로 향해서 출발...
석기봉 밑에서 굴러 떨어지는 곤역을 치루고,
하루님에 뒤질세라 아이젠 없이 미끌어지며 오르내리는 능선에 취한 것까진 좋은데,
덕분에 저 멀리 보이는 덕유산의 슬로프며, 준령의 능선이 안중에 없었던건 흠이다.
석기봉에서 떨어지며 놀랬는지 갑자기 다리 근육이 뻣뻣해진다.
터벅 터벅 걸어서 겨우 도착한 민주지산의 정상...
사진찍어 주겠다고 그 모진 바람속에 떨고 계시는 산과구름님이 고맙기 한량없다.
그 옆에 한분 더 고생하고 계셨는데 누군지 몰라 죄송ㅎㅎㅎㅎ
그리고 하산길....
미끄럼에 버틸 자신이 없어 아이젠을 차보지만 다리에 힘없기는 매일반이다.
몇번을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찟고...
안떨어지는 걸음을 억지로 옮겨 놓는 하산길... 이대로 주저 앉고만 싶다.
내려오는 길목의 환상적인 눈꽃의 아름다움도...
물한계곡이라는 지명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물소리도 이미 관심이 없다.
그래도 하나 잊지 않은건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는 '안녕하세요?'
겨우 겨우 도착한 캠프에서 먹는 점심....
점심조님들 죄송함니다만 하나만 물어봅시다레~ 그게 밥이었수? 쌀이었수?
그래도 시장에 반찬이라고.. 아니 밥이라고... 술술 잘 넘어가데요~ 꿀맛?
후기를 쓰라는 젬스님의 압력에 못이겨 쓰기는 썻는데
급하게 쓰다보니 제대로 되었는지... 정서도 제대로 못하고 등록합니다.
님들 눈으로 유명한 소백산에서 다시 뵈옵길 원합니다.
추신 : 오땐 꼭 비닐부대를 가져오라는데 어디서 구하는지도 모르겠고...
아는 분 안계시니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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