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암산(甘闇山, 834m)-부암산(傅岩山 715m)
산행코스 : 대기마을→매바위→누룩덤→칠성바위→감암산→느리재→배넘이재→부암산→부암사→이교마을 (산행시간 : 4시간30분)
소재지 :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과 산청군 차황면․신등면의 경계
산행일 : ‘11. 5. 5(목)
함께한 산악회 : 안전산악회
특색 : 5월의 山으로 황매산은 유명하다. 온산을 철쭉으로 자신의 몸을 태우기 때문이다. 황매산의 또 다른 매력은 모산재의 웅장한 암릉이다. 모산재를 빼 놓고는 황매산을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모산재는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하고 있다. 그 능선을 잇는 감암산과 부암산도 황매산의 형제산(兄弟山)임을 과시라도 하려는 듯 아름다운 암봉과 바위능선을 지니고 있다. 암릉을 걷다가 만나게 되는 누룩덤과 칠형제바위 등,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바위들은 오히려 모산재보다 더 장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다. 황매산의 유명세에 비해 소문이 덜 난 감암산과 부암산은 한적하므로, 나만의 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대기마을
‘대전-통영 고속도로’ 산청 I.C를 빠져나와 산청市街地를 통과한 후, 60번 지방도(일부구간에서 1089번 지방도와 겹친다)를 타고 합천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산청군 신등面事務所와 합천군 가회面事務所의 所在地들을 거쳐, 산행들머리인 가회면 중촌리 대기부락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 대기마을은 감암산의 들머리일뿐더러, 모산재를 거쳐 황매산을 오를 때 산행기점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 마을 앞 정자(亭子) 왼편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정자 뒤편으로 보이는 모산재의 암릉이 의젓하고, 왼편에는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인 누룩덤이 뚜렷하게 바라보인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후, 잘 지은 별장 같은 집들을 지나 잠시 올라가면 이정표(묵방사 / 모산재, 천황재)가 세워진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편에난 이곳이 감암산 누룩덤으로 들어가는 입구(入口) 임을 알려주는 커다란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에는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기암괴석(奇巖怪石)으로 형성된 모산재, 그리고 왼쪽의 누룩을 쌓아 놓은 듯한 누룩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바위무더기가 아주 선명하다. 그 동안 수많은 산을 다니면서 보아왔던 들머리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한다.
▼ 묵방사 갈림길에서 모산재, 천황재 방향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왼편에 계곡(성재골?)을 끼고 이어진다. 요즘 가뭄이 심해서일까? 우렁차게 흘러야할 물소리가 미약하기 그지없다. 묵방사 갈림길에서 약 7~8분 정도 올라가면 왼편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예쁘장한 나무다리(木橋)가 보인다. 누룩덤으로 오르려면 이 나무다리를 건너 맞은 편에 보이는 숲속으로 들어서야 한다. 곧바로 올라가면 감암산과 황매산을 이어주는 천황재에 닿게 된다.
▼ 계곡을 건너, 연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참나무 그늘 아래를 지나서 작은 개울 하나를 건너면, 길이 50m정도 되는 슬랩(Slap)이 마중 나온다. 폭은 15m 정도 되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슬랩으로 경사(傾斜)가 완만하다. 스릴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은 부담 없이 올라서도 되지만, 이마저 어렵다면 오른편에 안전하게 오르는 길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슬랩 위에서 잠시 고개를 돌려보면, 보이는 곳마다 온통 기묘(奇妙)한 바위들로 가득하다.
▼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온갖 형상의 바위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눈길을 주는 곳마다 진경산수화가 펼쳐지고 있다. 묘(墓) 1기(基)를 지나니 왼편으로 시야(視野)가 트이고 있다. 절경이 많은 곳에서는 길이 트이는 곳은 어디든지 고개를 내밀어 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답자(先踏者)들이 아무 의미 없이 길을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비집고 들어선 곳은 매바위가 가장 또렷이 보이는 지점이었다.
▼ 매바위, 영락없는 매의 부리이다.
▼ 매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시원스레 시야가 열리는 바위전망대에 닿게 된다. 급경사 오르막길에 로프로 난간을 만들어 놓았지만, 다들 왼편의 바위슬랩으로 올라서버린다. 다들 한시라도 빨리 절경(絶景)을 가슴속에 담기 위해서일 것이다. 약간의 위험 정도야 감수하면서라도... 왼쪽에는 모산재가 한눈에 들어오고, 모산재 뒤편으로는 허굴산, 그리고 오른편엔 의령 자굴산이 바라보인다. 발밑으로는 대기저수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 전망대를 지나서 만나게 되는 흙길, 부드러운 감촉을 느껴볼 틈도 없이 등산로는 어느새 바윗길로 변해버린다. 한참동안 암릉을 오르면 두 번째 슬랩이 보인다. 길이는 첫 번째 슬랩보다 길지만 경사는 더 완만하기 때문에 양쪽 가장자리에 매어놓은 로프를 이용한다면 남녀노소(男女老少) 누구라도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오르는 동안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없다. 보통 때, 특히 황매산의 철쭉이 한창인 5월 초에는, 이곳도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 코스중 하나가 된다. 황매산으로 곧장 오를 수 있는 모산재 코스가 인파로 넘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이곳의 지리를 약간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 코스를 이용해서 황매산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오늘이 5월5일이니 사람들로 한창을 넘칠 터인데도 왜 이렇게 한적할까? 칠성바위에 도착해서 알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아직 황매산의 철쭉이 개화(開花)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 두 번째 슬랩을 지나, 조망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편은 누룩덤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편은 우회(右回)하는 길이다. 왼편으로 올라서려는 내 앞을 팻말 하나가 가로막는다. ‘등산로 차단’이라고 적힌 팻말의 옆으로는 하얀 로프로 금(禁)줄을 쳐 놓았다. 그래도 진행하려는 내 귓가를 울리는 퉁명스런 한마디, ‘그냥 돌아갑시다.’ 집사람의 명령에 따라 별수 없이 오른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두 갈래로 나뉘었던 길은 누룩덤의 ‘뒤꼭지(’머리 뒷부분의 한 가운데‘의 경상도 방언)’어림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20분이 지났다. 많이 뒤떨어진 동행과 보조를 맞추다보니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나 보다. 봉우리 형태가 술을 빚는 누룩을 겹겹이 쌓아 놓은 형상이어서 누룩덤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기백산에도 누룩덤이 있다. 그러나 기백산의 누룩덤은 사각으로 이루어진데 비해, 이곳은 둥근 누룩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문득 박목월시인의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이라는 싯귀가 떠오르는 것은 내가 애주가이기 때문에서 일까?
▼ 누룩바위, 뒤에서 보는 누룩덤의 모습은 더욱 웅장하다. 가까이에서는 잘 모르겠던 것이 좀 떨어져 보니 진짜 누룩을 포게 놓은 형상이다. 자연의 신비라고하면 거창한가?
▼ 누룩덤에서 ‘칠성바위’로 가는 길은 결코 속력을 내서는 안 되는 구간이다. 누룩덤이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이고, 이 구간을 걷다가 뒤돌아보면 돌아서는 시점마다 그 형태를 다르게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누룩덤을 출발해서, 잠시 숲 속으로 들어섰다가 빠져나오면 슬랩바위가 마중 나온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멋진 경관에 도취된 채로, 느림보의 미학(美學)을 추구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고래 등’ 같은 암릉 위에 올라서 있다. 암릉의 끄트머리에는, 7개의 작은 바위가 얹혀 있는 칠성바위가 그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칠성바위의 꼭대기에 오른다. 정면에 철쭉으로 유명한 베틀봉(946.3m)과 그 뒤로 황매산 중봉, 상봉이 잇따라 보인다. 보통 이만쯤이면 저 능선은 철쭉으로 붉게 불타오르고 있었으련만... 붉은 기운조차 엿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2~3주는 더 지나야 꽃이 만개(滿開)할 듯 싶다.
▼ 바위를 갉아먹고 살아가는 철쭉, 놀라워라! 척박한 바위의 틈새에서도 연약한 생명은 움트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곳에서 삶을 영유하고 있을까? 작은 희망? 힘들게 피워낸 꽃은 생기(生氣)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사진에 담지는 않았지만 기암절벽에서 튼튼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를 빼놓을 수는 없다. 어느 것 하나 보여주는 강인한 생명력들이 숭고(崇高)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까...
▼ 누룩덤에서 올라오면서 바라본 칠성바위
▼ 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칠성바위
▼ 칠성바위 위의 풍경
▼ 칠성바위를 벗어나 완만해진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길 주변에는 점점이 흩어져 있는 철쭉들이 활짝 피어오르고 있다. 아마 황매산 보다 여기가 바람이 덜 불고, 따뜻한 모양이다. ‘철쭉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왼쪽에 누룩덤에서 칠성바위로 이어지는 고래 등 같은 암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위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칠성바위에서처럼 장쾌하고 시원하다. 바위 전망대를 지나면, 이제까지 눈을 어지럽히던 바위들은 사라져버리고, 푹신한 육산의 숲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연녹색으로 물들어가는 산길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가면 황매산에서 부암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삼거리 봉우리인 828봉에 올라선다. (이정표 : 분기점(828고지), 감암산 0.5㎞/ 부암산 3.3㎞/ 황매산 정상 4.0㎞, 천황재 0.5㎞ / 대기마을(누룩덤))
▼ 828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면 잠시 뒤에 조망이 뛰어난 바위전망대를 만나게된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라는 감암산과 스승의 산이라고 불린다는 부암산이 잘 조망되는 전망대 중의 하나이다. 정수산과 둔철산이 바라보이고,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은 연무(煙霧)에 가린 탓에 그저 형태만 그려볼 수 있다.
▼ 전망바위에서 내려와 가파르게 내려선 후, 경사가 완만한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토궁산장으로 내려서는 삼거리가 보이고(이정표 : 황매산 정상 4.5㎞ / 매서정계곡, 토궁산장 1.1㎞, 상법마을 1.6㎞), 이곳에서 5분 정도 더 걸으면 감암산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감암산이라는 이름은 모산재 입구의 감바위란 지명에 의해 생겨났다고 한다.
▼ 위풍당당한 산세에 비해 초라하고 서글퍼 보이는 감암산 정상은 서너 평 남짓 되는 바위봉우리로 한 가운데에 자연석(自然石)으로 만든 정상표지석이 자리 잡고 있다. 북쪽 황매산 방향으로 조망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에는 평상(平床)을 만들어 놓았다. 조망안내판 앞에 서면 지나 온 능선과 황매산이 잘 조망되고, 남쪽방향으로는 수리봉과 부암산이 소나무 가지 아래에서 바람 따라 흔들리고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50분 정도 되었다(발걸음이 더딘 일행만 아니라면 1시간20분이면 충분할 것 같다)
▼ 정면에 보이는 보암산과 수리봉 사이에 형성된 깊은 바위 계곡의 풍광이 압권이다.
▼ 감암산에 수리봉과 부암산이 잘 조망되는 전망대를 지나서 느리재로 내려서는 길은 급격히 고도(高度)를 떨어뜨리고 있다. 헌걸찬 바윗길은 맨몸으로는 사람들을 내려서게 하는 것이 불가능했던지, 바위들 사이를 뚫고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능선 주변은 또다시 기암전시장(奇巖展示場)을 만들어 놓고 있다.
▼ ‘위험하니 돌아가세요!“ 암벽(巖壁)에 들어붙은 나에게 외치는 산행대장들의 노한 목소리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손맛이 바위를 느껴버렸으니 말이다. 사실 이런 코스는 보조 장비 없이는 통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내려오지 말고 뒤돌아 가라는 산행대장의 지시는 백번 맞다. 오래전부터 암벽장비(巖壁裝備)도 갖추고 있고, 클라이밍 고수들을 따라 암벽산행을 해본 자신감으로 그냥 암벽을 타고 내려왔지만, 산행대장의 지시에 따르지 못했던 점은 깊게 사과드리고 싶다. 아래에 보이는 저 험한 바위벽을 맨손으로 내려왔으니 조금 무리했었나?
▼ 암수바위, 산행대장에게 들은 지청구를 귓가로 흘려보내며 내려서면 암수바위 앞이다. 미끄러운 마사토로 둘러싸인 이 바위가 어쩌면 암수바위 중에서 암바위일 것이다. 쩍 갈라진 엉덩이의 형상을 바위에서 찾아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남근(男根)을 빼어 닮은 듯하다는 숫바위는 과연 어느 바위를 이르는 것일까? 결국에는 발견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발걸음을 옮긴다.
▼ 바윗길을 벗어나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바람흔적미술관 방면의 이정표를 지나면 짙은 소나무 숲이 느리재까지 계속된다. 이곳의 소나무 숲은 밀집도가 높은 데다 형태도 괴기(怪奇)스럽다. 토양이 척박하고 생존 경쟁도 치열해 뒤틀리고 못생긴 것들이 많은 모양이다. 느리재는 화전민이 살아도 충분할 만큼 널따란 분지(盆地)형태를 띠고 있다.
▼ 느리재를 지나 30분 가량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수리봉 정상이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길은, 마치 암릉의 곳곳을 흙으로 덮어 놓은 것과 흡사하다. 바위 사이사이에 무리지어 앉은 철쭉들이, 제 철을 만난 양 화사하게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흙으로 된 봉우리 주변을 바위가 감싸고 있는 듯한 생김새의 수리봉의 정상은 그다지 특별한 인상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저 감암산과 황매산, 그리고 지리산의 연봉들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 올라서는 바위마다 시원한 조망을 안겨주고 있다. 비단결 같은 암릉을 밟고 올라서본다. 시원한 바람 한줄기에 잠시 지친 몸을 맡기다보면, 이마에 맺혔던 땀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좌우로 펼쳐지는 절경에 취해 피곤조차도 남의 얘기일세라...
▼ 거대한 바위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새로우면서도 멋진 바위가 시선을 끌게 만들고 있다. 같은 바위도 방향을 달리할 때마다 다른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묘한 조각품으로 가득 차 있는 조각공원, 이쯤 되면 이곳을 현대미술관의 ‘조각품 전시관’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 수리봉과 부암산은 배넘이재라는 안부를 사이에 두고 300m 정도의 능선으로 연결된다. 안부로 내려서는 암릉은 비록 절벽(絶壁)으로 되어있지만, 철(鐵)계단 등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걱정할 일은 없다. 안부에서 부암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안전로프가 매어져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도 오를 수 있다.
▼ 부암산 정상은 10평 남짓한 흙으로 된 분지이다. 감암산이나 수리봉에서 바라볼 때, 보여주었던 웅장한 암봉(巖峰)을 떠올리면 자못 속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남쪽을 제외한 나머지 방향이 바위절벽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면 암봉으로 보였나보다. 정상의 한 가운데에 ‘이름없는 산악회’에서 세운 자그마한 4각의 정상표지석이 자리 잡고 있고, 북쪽의 조망표시판 너머로 황매산에서 부암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무척 아름답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연초록으로 물든 산, 거기에다 부끄러운 듯 하얀 속살을 살며시 내보이고 있는 바위들이라니...
* '스승바위산'이라고도 부르는 부암산(傅岩山)은 사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바위산이다. 그래서 기암괴석이 많다. 전망이 탁 트인 바위에 오르면 철쭉으로 이름난 황매산과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 부암산에서 이교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돌과 흙이 섞인 매우 가파른 길이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거의 다 내려설 즈음, 오른편에 커다란 바위벽(壁)이 보이고, 그 밑에 ‘돌 축대’를 2단으로 엉성하게 쌓아 놓았다. 바위벽에 ‘부처바위’라고 적혀있기에 유심히 살펴봤지만 부처의 형상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맞은편에 세워져 있는 표시판의 앞부분, 두 글자를 누군가가 지워버렸나 보다.
▼ 부처바위를 지나면 이내 또 하나의 절벽이 보이고, 그 아래를 암굴(巖窟)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절터(샘터)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데, 암굴의 안쪽에 제법 큰 샘이 있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落水)이 가득히 고여 있지만, 마음 놓고 마시기에는 꺼림칙하여 그냥 발길을 돌려버린다.
▼ 산행날머리는 이교마을 마을회관
샘터를 지나면 길가는 온통 붉은 빛 소나무들 차지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아래를 거닐며, 넘치도록 풍성하게 보내오는 피톤치드에, 산행 중에 쌓였던 피로를 씻어버릴 즈음, 오른편에 시골 여염집 비슷한, 여염집 중에서도 현대식으로 지어진 부암사(傅岩寺)가 보인다. 맑고 푸른 하늘에는 뭉게구름 떠다니고, 산들바람은 햇살을 피해 옷깃을 스치는데, 마을 뒤편의 돌 축대는 곱게 핀 철쭉들이 구성지게 장식하고 있다.
'산이야기(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종주 첫째날('11.5.27-28) (0) | 2011.06.02 |
---|---|
지리산 종주 둘째날('11.5.27-28) (0) | 2011.06.02 |
때 묻지 않은 순수 그대로의 산, 바랑산-소룡산('11.4.28) (0) | 2011.04.30 |
지리산이 가장 잘 바라보이는 삼봉산-백운산-금대산('11.4.17) (0) | 2011.04.19 |
봄꽃의 제왕 진달래와 벚꽃을 한꺼번에 볼수 있는 천주산-구룡산('11.4.14) (0) | 2011.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