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658m)
산행코스 : 목왕리 벗고개→송골고개→청계산 정상→형제봉→정자동→국수역 (산행시간 : 넉넉하게 쉬고, 먹는 시간 포함 : 6시간 20분)
소재지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과 서종면의 경계
산행일 : ‘09. 9. 6(일)
함께한 산악회 : 산과 하늘
특색 : 산이 높지는 않고, 흙산인지라 등산로가 포근하여 걷기에 편하지만, 산행 초심자들은 쉽게 생각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는 산이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고도차이가 큰 오르락내리락의 연속... 암릉이 없고, 또한 다른 산에 비해 별다른 특징이 없어, 자칫 밋밋한 산행이 될 우려가 있다.
⇩ 산행들머리인 벗고개
벗고개는 양서면과 서종면의 경계, 정상은 동물 이동통로가 있어서 통행금지 구역이므로, 정상 100m 못미쳐 오른편 ‘청계산 등산로 입구’라는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정상까진 1,935m..
산행방법은 국수역(전철)을 기점으로 하여 산행을 하는 코스와, 양수역이나 신원역에서 부용산을 먼저 오르르는 코스 등이 있으나, 목왕리로 들어가서 벗고개에서 한강기맥 줄기를 따라 청계산과 형제봉을 차례로 거쳐 국수역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정석이다.
⇩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증명사진부터... 찍사인 내가 평소에 술을 좋아하는 지라, 술이 취하면 이런 단체사진을 찍는 것 까지 잊어버릴 수가 있음이다. 사실 언젠가는 증명사진 한장 없는 산행이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으니까... **-^^-** 앞줄 좌측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구름나그네님, 코스모스님, 종보, 유수님, 악마구리, 구름나그네님 친구, 진철, 구름나그네님 부인, 다우악님, 아침이슬님, 종보네 아우
⇩ 산행을 시작해서 10분 쯤이면 지능선에 도달한다. 여기서 왼편(북쪽) 가파른 길로 오른다. 힘들게 10분 정도 더 오르면 주능선 상에 암릉이 조금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 이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한강기맥 줄기를 따라 진행된다. 능선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 청계산은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결코 수월하지는 않은 산이다.
⇩ 벗고개에서 오르는 길은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등산로에 낙엽이 깔려있다. 만나는 사람도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으나,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힘이 부치는 코스가 될 수 있다.
⇩ 경사가 완만한 길을 한가하게 노닥거리며 걷다가 처음 만나는 급경사 내리막길, 이렇게 10분이 채 안되게 내려서면 송골고개 사거리가 나온다.
⇩ 송골고개 사거리
오른편은 팔당공원묘지, 왼편은 서후리 송골로 이어진다. 청계산까지는 1,350m가 남았다.
⇩ 송골고개 사거리부터는 제법 고도가 큰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게 된다. 주위는 온통 참나무 군락지, '후두둑, 후두둑'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흡사 오뉴월 소나기 내리는 소리와 같이 들린다. 그것도 가닥이 많이 굵은 소나기... 행여 머리에 맞을가 봐, 얼른 모자를 고쳐 쓴다.
⇩ 급경사 능선을 오르내리는 용트림에 힘이 부칠즈음에야 겨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막바지에 바위 몇개 보이기에 혹시 정상도 암릉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정상은 완벽하게 흙으로 된 분지이다.
⇩ 정상엔 표지석이 두개, 낡은 것에 대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새로 세운 멋진 표지석이 그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가 하산하려고 하는 국수역 까지는 5,570m... 제법 멀다.
⇩ 금강산도 식후경... 정상을 북쪽으로 약간 비켜난 능선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 여러가지 전, 쏘세지, 계란말이, 문어, 단호박, 삶은 계란, 중년부인이 두명만 끼어도 산행의 먹거리는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가 있는데, 오늘은 세명이나 참석했으니 넘쳐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거기다 악마구리 표 '돼지 족발' 오늘은 술이 술술 잘도 넘어갈 것 같은데, 복분자술, 칡술, 중국산 독주에 막걸리와 쐬주, 그리고 맥주... 종류도 다양한 술이 술술 잘도 기어 나온다.
⇩ 정상에 올랐으니 당연히 증명사진은 필수, 이번엔 나도 얼굴을 내밀어 본다. 얼굴은 이미 불콰...
⇩ 청계산 정상은 헬기장이라 시야가 열려있어서, 서쪽으로 양수리 일대가 내려다보이고, 형제봉 옆으로 양평과 남한강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 동쪽으론 용문산 줄기가 잘 조망된다.
청계산 줄기는 한강을 남북으로 가르는 한강기맥상의 용문산 줄기 서쪽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백두대간의 두로봉에서 갈라져나온 한강기맥이 163Km를 달려와서 마지막 안간힘으로 솟구쳤다. 그 다음 형제봉과 부용산을 일으킨다음 그 여맥을 양수리에서 북한강에 모두 가라앉힌다.
< 한강기맥 >
백두대간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비로봉, 계방산, 용문산, 유명산을 지나 양평의 두물머리(양수리)까지 이어지며,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는 163Km의 산줄기로 산세가 빼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 정상에서 형제봉으로 내려가려면 남서 방향으로 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내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한데, 반대방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숨소리는 거칠기 한량없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슬그머니 웃다가,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버렸나? 화들짝 놀라며 표정을 감춘다.
⇩ 하산길은 등산로로 넓고, 바닥은 반질반질하다. 이쪽 방면이 주 등산로인 모양이고 그러다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나보다. 이렇게 얼마 안있으며 등산로가 망가질텐데...
⇩ 모처럼 나오신 부인께,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애정행각을 보였주셨던 구름나그네님 부부
⇩ 진철 아우님아~ 담에는 꼭 제수씨를 모시고 나오시게나.
⇩ 응급신호로 모인 사내들...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카메라 사정권을 벗어나 버렸다.
⇩ 오늘의 히어로는 뭐니뭐니해도 진철아우님... 정상주가 쪼깨 과했던지 산행에 지친 우리들을 심심찮게 웃겨주었다. 요건 영낙없는 개구장이 폼이다. ^^-**
⇩ 오늘 산행에서 처음만난 바위 봉우리이니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쁜 배경에 이쁜 모델들을 세우는건 당연지사... 정상에서 25분 정도 내려가면 작은 봉우리를 오른편으로 우회하게 된다. 정상은 청계산에서 보기 드문 암봉이다.
⇩ 꽃사이에 끼인 저 사내의 행운을 쬐끔이라도 나눠갖고 싶다. ^^-*
⇩ 진철이의 행운은 어거지... 송구스러움에 차마 일어서지도 못하고 쪼그려앉으면서까지...
⇩ 양평의 청계산은 양서면과 서종면 경계에 솟아 있으나, 양서면이 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지 등산로도 그 쪽이 잘 개발되어 있다. 이 하산로 역시 양서면...
⇩ 산행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암릉... 행여 뭐 바위돌이라도 있는 가 싶어 살폈으나 그런 것은 없었다. 전망 좋은 곳도 없고 계속되는 숲길이어서, 찍을 것이 별로 없기에, 열심히 일행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 형제봉 정상은 잘생긴 표지석 옆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청계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은지, 정상보다 더 사람들로 붐빈다. 국수역까지는 3.88Km 남았다.
⇩ 형제봉에는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망원경이 겨우 하나 뿐이라서 기다리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감질나겠지만, 양수리 일대의 정경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지자체에 감사를 드린다.
⇩ 북한강과 남한강이 한눈에 펼쳐지고 두물머리인 양수리 일대가 손안에 잡힐 듯이 내려다 보인다. 청계산 정상보다 여기가 더 양수리 조망이 좋으니, 국수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중, 힘이 부치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돌아가도 좋을 듯 싶다. 밋밋한 정상엔 별다른 특징이 없으니까...
⇩ 특징이 없는 하산길인지라, 느낌대신 청계산의 내력이나 살펴볼가 한다.
우리나라엔 청계산(淸溪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 곳 있다. 아마 풍류를 즐기는 여유를 가지는 것을 낭만으로 알던 우리내 조상들이 깨끗한 계곡, 맑은 물가를 찾아 가기를 좋아했기 때문일 듯 싶다.
⇩ 덕분에 수도권에만 세 곳의 청계산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조그만 틈이라도 날 때면 우리들이 자주 찾게 되는 과천의 청계산(618m), 다른 하나는 포천시 일동면에 있는 청계산(849m), 그리고 오늘 찾은 양평의 쳥계산(658m)이다. 서울 인근의 청계산 중에서 제일 크고 수려함을 자랑하는 것은 아무래도 포천의 청계산을 꼽아야할 것이고, 과천 청계산은 접근성, 양평의 청계산은 아직 덜 변질된 산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힘에 부쳐 낑낑대던 코스모스님이 완주의 기쁨을 함께하자며...
이곳 양평의 청계산은 교통이 불편해서 그동안 찾는 이들이 드물었는데, 얼마 전 산 아래에 있는 국수역까지 전철이 연장운행되면서 부쩍 찾는 이들이 늘었다. 하지만, 양평 청계산이 규모면이나 수려함에서, 세 산중 제일 처진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 산행 날머리인 정자동
이곳을 깃점으로 삼고, 산행 날머리를 오늘 우리가 들머리로 삼았던 벗고개로 택한다면, 쉽게 말해 오늘 우리가 택했던 등산코스를 역방향으로 진행한다면, 나오는 길목에 *정창손의 묘와 **이준경의 묘역 등 몇곳의 유적지까지 한꺼번에 들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창손 : 고려사 세종실록 등의 편찬에 참여한 조선 전기(성종)의 문신으로 궤장을 하사 받았다.
**이준경 : 조선 중기(중종~선조)때 문신으로 호는 동고, 동서 붕당을 예언했던 인물로 영의정까지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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