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鳥飛山, 683m)-예빈산(590m)


산행코스 : 팔당역→조개울→예봉산장→오성암→계곡→견우봉→예빈산(직녀봉)→율리고개→율리봉(587m)→예봉산→남서릉→팔당유원지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과 와부읍의 경계

산행일 : ‘10. 12. 19(일)

같이한 산악회 : 옛 직장동료들


특색 : 예봉산은 산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어느정도 履歷이 있는 등산객들은, 예봉산과 운길산을 연계하는 코스를 답사하는 편이다(약5~6시간 소요). 그러나 예봉산-운길산 코스의 千篇一律的인 흙길이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예봉산과 예빈산, 견우봉을 아우르는 예봉산의 남릉코스를 권하고 싶다. 예빈산(직녀봉)과 견우봉은 아기자기한 암봉으로서, 인근의 흙산들과는 다른 독특한 맛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산행들머리는 중앙선 팔당驛舍

용산에서 용문역까지 다니는 중앙선 전철을 타고 팔당역에서 下車, 6번 舊국도를 따라 양평방향으로 진행한다. 예봉산으로 가는 진입로인 지하도(위는 중앙선 鐵路)를 그냥 지나친 후, 5분 정도 더 걸으면 조개울 부락에 닿는다.

 

 

▼  5번 舊國道上에 있는 ‘덕오리’라는 이름의 장작 오리구이집에서 좌회전 매봉산장 이정표를 따라 들어서면, 얼마 안 있어 철도건널목이 보인다(철로변에는 남양주시에서 개설한 둘레길인 한강나루길(제1코스)과, 다산길(제2코스)의 안내판이 붙어있다). 철로를 건너면, 멋진 韓屋마을이 보인다. 4~6채의 거대한 기와집들이 똑 같은 규모로 지어졌거나 짓고 있는 중이다.(5칸3겹의 규격이나 형태만 약간 변형)

 

 

 

 

▼  韓屋마을을 지나면 낙엽송(일본이깔나무)이 우거진 계곡을 건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자그마한 庵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  庵子를 빗겨서 조금 더 오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오르면 곧바로 주능선으로 붙어 견우봉으로 오르게 되고, 왼편은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정상 가까이에서 견우봉 주능선으로 붙게 된다. 물이 그리운 여름철이 아닌 경우에는 오른편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 너덜길인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속도도 낼 수 없을 뿐더러, 특히 오늘같이 눈이 쌓인 겨울철에는 미끄럽기 때문에 위험하기까지 하다.

 

 

 

 

 

 

 

 

 

 

 

 

 

 

 

 

 

 

▼  계곡을 벗어나 주능선에 이르면 갑자기 등산로가 뚜렷하게 변한다. 그리고 흙으로 된 등산로는 부드럽기까지 하다. 정상 가까이에서 만나게 되는 암릉을 따라 5분정도 더 오르면 드디어 견우봉 정상이다.

 

 

 

 

 

 

▼  견우봉 정상은 5~6평 남짓 되는 분지, 남쪽 검단산 방향은 낭떠러지로 되어있다. 분지의 한 가운데에는 오가는 길손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있고, 동쪽 귀퉁이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 근처의 산들이 대부분 흙산이데도 견우봉은 바위산인 것이 독특하다. 정상에 서면 팔당댐과 두물머리가 발아래 펼쳐지고, 한강 건너편에는 검단산이 우뚝 서있다.  견우봉의 이정표에는 승원봉(하산길) 0.54Km, 능내리(천주교묘지)1.57Km, 예빈산 0.24Km로 적혀있다.

 

 

 

  

  

 

 

▼  우봉에서 직녀봉(예빈산)은 지척이다. 세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사실이라면, 오작교라고 이름 붙여야할 이 능선은 당연히 길어야 하겠지만, 등산객들의 다리품을 줄여주려는 듯... 부근 산들이 흙산인데 비해, 두 봉우리 모두 암봉이기 때문에 두 봉우리 사이를 잇는 능선 역시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암릉치고는 그리 험한 편은 아니지만, 오늘같이 쌓인 눈이 얼어붙은 겨울철에는 조심하여야할 일이다. 萬事는 不如튼튼이니까...

 

 

 

 

▼  예빈산(직녀봉), 검단산과 함께 한성백제의 강역을 수비하던 外五城 산이었고, 조선시대에는 나라굿(기우제)을 지내던 名山으로 유협 등 시인묵객들이 漢詩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다산 정약용 형제가 유년시절 이 산을 산책하며 웅혼한 기상을 키웠던 곳이란다. 정상은 자그마한 헬기장, 동쪽 귀퉁이에 이정표와 예빈산의 내역을 설명해 놓은 解說板이 설치되어 있다. 정상의 이정표는 여기서 예봉산 2.46Km, 팔당역 2.1Km, 천주교묘지는 2Km라고 표기하고 있다.

 

 

 

 

 

▼  예빈산에서 율리고개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그야말로 急傾斜, 거기다 엊그제 내린 눈이 얼어붙어 미끄럽기까지 하다. 거기다 더하여 윗부분은 눈이 녹아 질퍽거리기까지 하기 때문에 산행 컨디션은 최악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능선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지만, 한시 빨리 산행을 종료해야만 하는 난, 아이젠 착용을 사양한 채로 속도를 내본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  이곳 예봉산과 이웃의 운길산을 오르길 이미 여러 번,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으로 예쁜 소나무들이 많다는 것이다. 늠름(凜凜)하고 의젓하게 생긴 것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나무는 오랜 세월을 비바람에 시달린 탓인지 뒤틀리고 뒤엉겨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늘 산행 중에 만난 첫 번째 명품 소나무는 아랫도리를 철조망으로 칭칭 동여매고 있다. 아마 사람들이 나무에 못 올라가게 하려는 의도인 듯...

 

 

▼  예빈산에서 율리고개를 향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高度를 낮춘 등산로는, 철쭉군락지를 지나면서 율리고개를 기점으로, 율리봉을 향해 다시 한 번, 가파르면서도 긴 오르막길을 만들어 낸다. 이건 峰과 峰을 연결하는 능선이 아니라 새로운 山을 오르는 형태이다. 그래서 예빈산을 峰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예봉산과 별개로 산으로 呼稱하고 있나보다. 율리고개에서 율리봉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예봉산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정표 : 예빈산 1.41Km, 율리봉 0.4Km, 팔당역 3.04Km)이 있으니 등산객들이 판단해 볼 일이다. 아까 지나온 율리고개의 이정표는 예봉산 1.6Km, 팔당역 2.6Km, 예빈산 0.7Km, 그리고 조안리 입구까지는 3.6Km란다.

 

 

 

 

 

 

 

 

 

▼  율리봉 정상은 흙으로 이루어진 제법 널따란 공터이다. 이곳도 동쪽 귀퉁이에 이정표와 산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공터의 중간에는 여러 개의 굵다란 통나무를 땅에 박아놓아 앉을 자리를 만들어 놓고 있다. 정상에서는 한강의 두물머리가 잘 조망된다. 오늘은 겨울철 山河의 특징인 희뿌연 山들이 水墨畵처럼 펼쳐지고 있지만... 정상의 이정표에는 율리고개 0.87Km, 예봉산 0.66Km. 운길산역 4.6Km로 표기되어 있다

 

 

 

 

▼  율리봉에서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한마디로 말해서 곱다. 특히 팔당역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는 都心의 도로가 무색할 정도로 반질반질하게 윤기가 흐르고 있다. 얼마나 많은 群像들이 지나다녔으면 저리도 윤기가 날수 있을까???

 

 

▼  율리봉에서 잠간 내려섰다가 벚나무 쉼터를 기점으로, 정상으로 향하는 경사면을 다시 한 번 치고 오르면, 드디어 예봉산 정상이다. 정상은 제법 널따란 분지, 예빈산 방향으로 돌무더기 위에 멋지게 생긴 정상표지석이 놓여져 있고, 적갑산 방향으로는 산행안내판과 이정표(팔당역 2.28Km, 철문봉 0.68Km, 벚나무 쉼터 0.2Km)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전망이 펼쳐지는데, 멀리 삼각산과 도봉산이 길 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용문산과 백운봉이 아스라하다. 남동쪽 방향으로는 한강이 뱀의 허리처럼 구부러져 흐르고 있는 광경도 보이고... 정상에서 팔당역 방향의 하산로에는 감로주를 파는 酒幕, 그 크기가 도심의 카페수준이다. 붐비는 인파하며,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는 메뉴들 까지...

 

 

 

 

 

 

 

▼  下山은 남서릉을 거쳐 팔당역 방면으로, 율리봉에서 올라온 등산로의 맞은편, 山上카페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선다. 하산로는 처음에는 완만한 내리막길을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서 점점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금만 경사가 심해도 길가에 손잡이용 로프를 매어 놓았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  간혹 길가의 로프에 의존하면서 어느 정도 내려서다 보면, 붉은 원형 철판에 위험이라고 적혀있는 경고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등산로는 제법 거친 암릉길로 변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은, 급경사 내리막길에서의 위험도를 줄이려는 듯, 등산로의 양 옆을 로프로 연결해 놓았기 때문이다.

 

 

 

 

▼  로프에 의지해서 급경사 내리막길의 速度를 줄이면서 내려오다 보면, 예쁘장하게 만들어진 나무테크 展望臺를 만나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팔당대교와 하남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왼편으로는 검단산이 우뚝 솟아있고...

 

 

▼  전망대에서의 내리막길은 바위벼랑 수준, 벼랑의 위에서 아래까지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계단이 갈之자를 그리며 高度를 떨어뜨리고 있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헉헉거리는 숨소리를 귓가로 흘리며, 내려서는 내 마음이 흐뭇한 것은... 어느 先賢 曰 ‘남의 不幸은 곧 나의 幸福이려니...’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이 변해있음을 알 수 있다. 예빈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졸참나무가 대부분이고 간간히 소나무가 보였을 따름인데, 어느새 소나무가 대부분이고 졸참나무는 간혹 보일 따름이다.

 

 

 

 

 

 

 

▼  나무계단 두 곳을 통과하고 나면 등산로는 그야말로 순한 양으로 변해있다. 아름드리 老松들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내려설 때,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오늘 또 하나의 山을 올랐다는 성취감이 그 하나의 원인이요. 나머지 하나는 산행 내내 등산로 주변의 소나무들이 넘치도록 보내주는 피톤치드로 내 가슴을 가득 채웠음일 것이다. 어느 유명한 山嶽人 曰 ‘어느 산이나 오르기 쉬운 산은 없다. 다만 그 힘들음을 어떻게 극복하고, 순간순간을 어떻게 즐기느냐 하는 것이다’ ‘그럼 난, 오늘 예봉산을 오르내리면서 어떻게 즐겼을까??’

 

 

 

▼  산행 날머리는 상팔당부락

소나무 香이 짙은 오솔길을 쉬엄쉬엄 내려서면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상팔당 부락에 닿는다. 자그마한 산행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날머리는, 도로와 하천을 정비하고 있는 중이라서 무척 어수선하다. 날머리에서 곱게 꾸며진 공원을 지나면 6번 國道, 오른편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오늘 산행이 마감되는 팔당역에 다다르게 된다.